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 2. 28. 선고 2018가단116133 판결

주문

1.

피고는

가.

원고 A에게 1,893,960원, 원고 B에게 2,193,251원, 원고 C에게 2,257,024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7. 1. 15.부터,

나.

원고 D에게 2,320,232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4. 5.부터,

다.

원고 E에게 1,123,981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1. 3.부터,

라.

원고 F에게 740,377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7. 7.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한국국제협력단법에 의하여 대한민국과 개발도상국가와의 우호협력관계 및 상호교류를 증진시키고 개발도상국가의 경제·사회발전을 지원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 A은 피고의 2012년 입사자이고, 원고 B, C은 2013년 입사자이며, 원고 D, E, F은 피고의 2013년 입사자이나 현재는 퇴사한 사람이다.

나.

피고는 설립 이래 2005년까지 피고의 직원들에게 호봉제를 적용하여 임금을 지급하다가{직원을 신규채용할 때 초임호봉으로 1호봉(다만 경력이 있는 경우 그 경력연수를 합하였다)을 인정하면서 매년 1. 1.을 기준으로 1호봉씩 경력등급(호봉)을 승급하였다} 2006년경 취업규칙을 전면 개정하여 연봉제를 규정하였고 이 규정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피고는 2006년경 보수규정에서 연봉제를 규정하였으나 개정 전 보수규정의 호봉표를 참고하여 매년 1. 1․을 기준으로 근로자의 경력등급을 1호봉씩 승급하고 임금을 인상하여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

다.

피고는 다른 입사자들과는 달리 2012년, 2013년 입사자들의 경우에만 각 2013년과 2014년에 각 1호봉씩을 승급하지 아니하였고, 그 승급을 계속 누락한 상태로 호봉을 계산하여 그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다.

라.

피고의 2013년, 2014년 입사자들은 2016년경 2013년 입사자와 2014년 입사자의 임금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피고의 근로자들이 그 경위를 알아보았는데, 피고는 2012년 입사자의 경우 2013년에, 2013년 입사자들의 경우 2014년에 각 1호봉씩을 승급하여 주지 않은 반면 2012년, 2013년 입사자들(이하 '이 사건 입사자들'이라고 한다)을 제외한 다른 입사자들의 경우 매년 빠짐없이 1호봉씩을 승급하였으며, 이에 2013년도 입사자와 2014년도 입사자들의 경력등급(호봉)이 동일하게 되었다.

마.

이 사건 입사자들은 2016. 4. 18.경 피고에게 자신들이 2013년과 2014년에 각 1호봉씩 인정받지 못한 것에 관하여 그 설명 및 대책을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6. 5. 24.경 '① 2012년 입사자의 경우 2011년 입사자와의 경력등급 차등을 위하여 2013년도에 연봉경력등급을 동결하였으나, 이는 불가피한 조치이므로 연봉경력등급을 유지한다. ② 2013년 입사자의 경우 2012년 입사자와의 차등을 위하여 2014년 연봉경력등급을 동결하였으나, 2013년 입사자는 2012년 입사자가 계약직 인턴제 입사자인 것과는 달리 수습직원으로 채용하였기 때문에 2012년 입사자와의 차등을 위해 2014년도에 연봉경력등급을 동결한 것은 논리적 설득력이 부족하므로 2016년부터 연봉경력등급 1등급 상향 조정하고 2016. 1. 초부터 임금을 소급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바.

이 사건 입사자들은 피고에게 2013년, 2014년의 연봉경력등급을 각 1호봉씩 승급한 후 그동안 호봉 승급을 누락하여 지급하지 않았던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청하였고, 피고는 2017. 9. 26.경 이 사건 입사자들에게 ① 2017년도에 연봉경력등급을 1등급 승급한다. ② 2012년~2016년 연봉경력등급 소급분은 전액 비현금성(특별휴가, 항공마일리지)으로 지급한다'는 취지로 합의하자고 제안하였다. 피고의 위 제안에 이 사건 입사자들 중 일부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피고의 위 제안대로 합의를 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은 피고의 비현금성 지급 부분에 관한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 부분에 관하여도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따라 모두 통화로 지급하라고 피고에게 요구하였다.

사.

피고는 2017. 12. 29.경 원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입사자들에게 그동안 호봉승급을 누락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부분 중 2017년도분에 관하여 현금으로 그 누락분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각 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피고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의무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신규로 채용한 직원들에게 1호봉(경력이 있는 직원의 경우에는 그 경력연수 합산)을 인정하고 매년 1. 1. 기준으로 1호봉씩 경력등급(호봉)을 승급하여 임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은 20년 넘게 이루어진 노동관행으로서 피고 내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으며 이러한 노동관행은 피고와 그 직원들 사이에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2013년 또는 2014년에 경력등급(호봉)을 승급하지 아니하고 그 승급을 누락한 상태로 임금을 지급한 것은 피고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매년 1. 1. 경력등급(또는 호봉)을 상승하여 임금을 지급한다'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된 노동관행에 반하여 일부 임금을 미지급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정상적으로 경력등급(또는 호봉) 승급이 이루어졌을 경우 원고들이 지급받았을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의 대표자로서 원고 C이 피고에게 이 사건 미지급 임금에 대해 문의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피고가 이를 2017. 12. 5. 수령하였는바, 이로부터 3년 이전의 임금채권(2014. 12. 5. 이전에 발생한 임금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48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 의하면 임금 및 퇴직금의 소멸시효는 3년이고, 별지 '2014. 12. 5. 이후 발생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미지급 임금 내역'에 기재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미지급 임금채권의 지급기일이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18. 5. 4.로부터 3년 이전에 도래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고들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 중 위 나머지 부분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다.

원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① 자신들의 임금이 일부 미지급되더라도 이를 알기가 객관적으로 매우 어렵고 이와 같이 근로자가 자신의 정당한 임금을 계산할 수 없는데도 미지급 임금에 관하여 소멸시효가 진행된다면 사용자가 근로자의 부지를 이용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근로자들이 정당한 임금채권을 상실하여 사용자는 부당하게 자신의 임금지급 채무를 면하는 한편 직원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귀책사유 없이 상실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직원들이 자신들의 임금이 미지급된 것을 안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봄이 타당한바,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임금의 소멸시효는 입사자들이 그 미지급사실을 알게 된 2016년경부터 진행한다고 봄이 타당하여 원고들의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고, ② 가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더라도 원고들에게 객관적으로 이 사건 추가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고, 임금채권자인 원고들을 보호할 필요성이 크며, 같은 조건의 다른 이 사건 입사자들이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분에 관하여도 보상을 받는 등의 사정이 있어 피고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만은 진행하지 않고,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라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며,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바(대법원 1999. 12. 7. 선고 98다42929 판결,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2013년 또는 2014년에 경력등급(호봉)을 승급받지 못하여 임금이 일부 미지급된 사실을 원고들이 알지 못했다는 사정은 그것이 원고들의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소멸시효 진행에 아무런 영향이 없고, 이 경우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으며, ②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나(대법원 1999. 12. 7. 선고 98다42929 판결, 대법원 1994․ 12. 9. 선고 93다27604 판결, 1997. 12. 12. 선고 95다29895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원고들이 보수규정 등을 근거로 자신들의 기본연봉을 산정하기 어려워서 미지급 임금이 있는지 알기 어려웠고 피고가 고지한 급여명세서를 신뢰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 피고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 사건 입사자들에게 2012년~2016년 연봉경력 등급 소급분을 현금이 아닌 비현금성 혜택(특별휴가, 항공마일리지)으로 갈음하여 보상한 사정 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므로 피고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소결

그렇다면, 피고는 별지 '2014. 12. 5. 이후 발생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미지급임금 내역' 기재와 같이, ① 원고 A에게 1,893,960원, 원고 B에게 2,193,251원, 원고 C에게 2,257,024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위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17. 1. 15․부터, ② 원고 D에게 2,320,232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7. 4. 5․부터, ③ 원고 E에게 1,123,981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5. 11. 3.부터, ④ 원고 F에게 740,377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5. 7. 7.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등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재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