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이하 ‘피고 회사’라고도 한다)는 AO의 설계, 제조 및 가공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기획재정부가 2015. 1.경「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한 공공기관이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2020년에 정년퇴직한 근로자들이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의 경과 및 시행 등
1)「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은 종전에는 제19조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가, 2013. 5. 22.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함으로써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였다. 그리고 같은 법 부칙에서는 피고와 같은 공공기관의 경우 2016. 1. 1.부터 제19조, 제19조의2 제1항 및 제2항의 개정규정이 시행되는 것으로 정하였다.
피고는 당초 일반직 근로자의 정년은 60세로,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의 정년은 58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2015. 9. 24.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로 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을 목적으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내용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확정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5. 9. 30. AP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노사합의(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위 합의서 내용을 기초로 2015. 9. 30.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해당 규정을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하고, 이 사건 운영규정을 통해 시행된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을 제정하였고, 이 사건 운영규정은 2016. 1. 1.부터 시행되었다. 이 사건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의 취업규칙 등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되는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액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0. 4. 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원고 순번 1 내지 31) 부본 또는 2021. 6. 2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원고 순번 32 내지 39) 부본 각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의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의 근거가 된 이 사건 운영규정의 제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에게 지급하였을 임금과 퇴직금에서 기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공제한 임금 차액과 퇴직금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일반직 근로자들에게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한다. 따라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위한 동의 주체는 일반직 근로자들에 한정된다. 특히 원고들은 3급 이상 일반직 근로자들로서 이 사건 노동조합 가입 자격조차 없어 임금피크제 합의 당시 관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만을 얻고 3급 이상 일반직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을 포함한 3급 이상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관한 적법한 동의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다.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원고들로 하여금 종전과 동일한 정년까지 동일한 직무에 종사하게 하면서 임금만을 삭감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을 차별하는 것’에 해당하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의 연령차별금지 규정에 위반되고,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는 원고들과 매년 연봉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으나 피고가 원고들에게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매년 개인별 연봉 산정내역을 통보함으로써 연봉계약 체결에 갈음해왔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전년도 기본급은 개별적인 근로계약에 따라 보장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를 불이익하게 변경하기 위해서는 해당 근로자의 개별적인 동의를 받아야 하고,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 따라서 이 사건 운영규정은 원고들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인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여기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
또한, 여기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 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고,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년퇴직 연령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적법·유효하여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근로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시점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 나머지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장차 직급의 승급 등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동의 주체
앞서 본 증거들과 을 제2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에서 원고들과 같은 3급 이상 일반직 근로자들에게는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3급 이상의 일반직 근로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불이익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3급 이상 일반직 근로자 집단’과 ‘4급 이하 일반직 근로자 집단 및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 집단’ 사이에 일부 존재하는 근로조건의 차이나 구별이 본질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는 근로자들로서 동일한 근로자 집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한 동의 주체는 3급 이상 일반직 근로자 집단뿐만 아니라 4급 이하 일반직 근로자 집단 및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 주체가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당초 피고의 근로자 중 일반직의 정년은 60세, 생산·행정기술직은 58세로 정하고 있었으나,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피고는 2015. 9. 24.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로 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였고, 그 이후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 9. 30. 이 사건 노사합의를 통해 일반직과 생산·행정기술직에 대하여는 “현 정년 만 60세를 보장하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를, 별정직에 대하여는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비록 생산·행정기술직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 취업규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마찬가지로 2016. 1. 1.부터 시행되어 실질적으로 피고의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들로서는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시행이 함께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들 또한 고령자고용법 및 이에 따른 취업규칙 개정으로 정년 연장이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의 적용 대상이 된 것이고, 연장된 정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임금은 피크임금의 90% 및 70% 수준으로 감액된 것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들에게도 역시 불이익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의 직원은 일반직, 생산·행정기술직, 별정직으로 나뉘는데(피고 취업규칙 제4조 제2호), 피고의 인사규정은 그 적용범위와 관련하여 제2조에서 “직원의 인사에 관하여 다른 규정에 특별히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 다만, 별정직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한 바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외에 별도로 일반직 근로자와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를 구분한다거나 일반직 근로자 중에서도 3급 이상과 4급 이하를 구분하여 따로 마련한 인사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또한, 보수에 관하여 피고는 취업규칙 제61조에서 “직원의 임금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은 직원연봉규정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이에 따라 직원연봉규정을 두고 있을 뿐, 이외에 별도로 일반직 근로자와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를 구분하여 따로 마련한 직원연봉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피고는「생산 및 행정기술직에서 기술직, 사무직으로의 직종변경지침」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피고의 생산·행정기술직 직원은 위 직종변경지침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에 따라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추어 합격하면 일반직인 기술직·사무직으로 직종을 변경할 수 있고, 실제로도 피고의 직원들 중 생산·행정기술직에서 기술직 또는 사무직으로 전환한 사례들도 확인되므로, 피고의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는 일반직 근로자로의 전환가능성도 인정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일반직 근로자와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에 대하여 모두 직원연봉규정에 의하여 직원 연봉 운영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직원연봉규정 제5조에서는 “기본연봉은 별표2와 같다.”고 규정하고 있고, 별표2에 따르면 일반직 3직급 이상 직원의 기본연봉 상·하한액을 정하는 한편 그 이하 직원의 기본연봉표를 등급에 따라 산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임금 산정 방식이라는 근로조건의 일부에 차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조건 체계를 달리한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일반직 3직급 이상 근로자와 그 외의 근로자의 근로조건 자체가 이원화되어 있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
이처럼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에 있는 이상,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전체 근로자 중 일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그 동의의 주체는 전체 근로자이지 불리한 변경의 적용대상이 되는 일부 근로자만이 아니다.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한 동의
이 사건 노동조합이 피고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가 이 사건 노사합의를 거쳐 이 사건 운영규정을 제정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 및 시행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에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이 사건 노동조합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동의한 이상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적법한 동의를 거친 것이므로 이로써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취업규칙은 원고들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에 대해 효력이 있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게 비조합원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또는 일정한 근로자 집단의 이해관계를 대표하여 불이익 변경에 대해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우선적인 지위를 창설적으로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위 근로기준법 규정에 따라 과반수 조합의 동의가 있으면 조합원은 물론 비조합원에 대하여도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 유효하게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하여 노조가입이 배제된 소수근로자들(통상 관리직 근로자들)의 동의권 또는 의견 제시권 등이 일부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집단적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이나 근로자 집단에 대한 획일적·통일적 규율이라고 하는 취업규칙의 본질 등을 중요하게 고려한 정책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이를 두고 소수 근로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로서 그들의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거나 근로의 권리 또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국민의 권리에 대한 침해로서 헌법에 위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라 피고가 소속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이 사건 노동조합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이 사건 노사합의를 체결할 당시 원고들이 위 합의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러한 합의의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이 고령자고용법에서 정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서 무효인지 여부
관련 법리 등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①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②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③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④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2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갑 제6호증, 을 제8 내지 10, 14, 15, 17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로 연령차별을 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는 공공기관의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체계로 인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특히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2016년도부터 정년이 60세로 상향됨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하여 이에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등 여러 문제점의 발생에 대비하기 위하여,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임금피크제는 고령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에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 보장·연장 또는 정년 후 재고용 등을 예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5. 5. 7.경 모든 공공기관에 고령자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는데, 공공기관인 피고는 위 권고에 따라 피고 회사 내 과반수 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의 시행 여부,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지급률,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등에 관하여 협의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를 체결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강행규정에 위반되거나 절차상 하자가 있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는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가 아닌 근로자에 대하여도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제4조의5 제4호에서는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한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특정 연령집단’에는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인 근로자집단뿐만 아니라 청년층 근로자집단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연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 피고의 신규채용 실적이 당초 신규채용 목표를 상회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층 근로자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인해 피고 직원들의 정년을 60세로 정함에 따라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들의 경우 그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배경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일부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된 것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직후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에게 별도직무 운영 계획을 마련하여 별도직무 희망서를 제출한 직원들에 대하여는 별도직무를 부여하고, 교육훈련비 및 교육시간을 제공하였으며, 임금피크제 적용 전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적용받고 있는 직원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로 전환하는 것으로 하였고(이 사건 운영규정 제15조 제1항), 복리후생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전기준으로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하였으며(이 사건 운영규정 제12조), 2019. 1.경부터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을 상대로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실제로 원고들 중 일부도 단축근무를 신청하였다)하는 등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 감액에 따른 불이익을 어느 정도 상쇄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였다.
일반직 근로자는 종전부터 정년이 60세였으므로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들에 비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불이익이 더욱 크다고 볼 수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에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에 비하여 더욱 유리한 정년규정을 적용받아 왔다. 이러한 사정에 더하여 앞서 본 위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 및 취지, 운영 경과 등을 두루 감안하면, 일반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피크제도 그 정당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개별 근로계약보다 불리하여 원고들에게 적용될 수 없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및 제97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 법리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다. 개별 근로계약에서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우선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이 사건 운영규정에 우선하는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할 것인데, 원고들과 피고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앞서 본 증거들과 을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들이 피고 회사 입사 당시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임금 산정 방법이나 액수에 관한 내용을 피고의 취업규칙에 위임하는 것으로 정한 점, ② 피고는 임금 산정방법에 대하여 취업규칙의 위임에 따라 직원연봉규정에 상세히 규정하면서 그에 따라 임금을 산정·지급하여 왔고, 원고들 또한 별도의 연봉계약 체결 없이 위 규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아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마찬가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의 원고들의 근로계약 중 임금과 관련된 근로조건에 관한 부분은 취업규칙의 위임에 따라 이 사건 운영규정에 연동하여 변경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④ 그 밖에 달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직원연봉규정이나 이 사건 운영규정과 다른 내용으로 임금을 정하는 개별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더 유리한 내용으로 임금을 정하는 개별근로계약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것은 유효하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임금 및 퇴직금 차액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완(재판장) 김찬미 박선임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합104857,2020
판결선고
2023. 10. 12.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