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서울특별시장이 지정하는 시설물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함으로써 시민의 복리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지방공기업법과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의해 설립된 지방공기업이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의 주요 업무인 공공자전거 관리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다.
서울특별시는 2015. 1. 2. 기존 최저임금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해 생활임금 지급을 통해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교육․문화․주거 등 각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삶의 질향상에 기여하기 위하여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를 제정하였다. 서울특별시장은 위 생활임금 조례에 근거하여 생활임금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매년 구체적인 생활임금을 결정한 후 이를 고시해 왔다.
피고는 2019년부터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보전수당 명목으로 당해 고시된 생활임금과 기지급된 통상임금의 차액을 지급하였다. 또한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19. 12. 30. 단체협약 보충협약을 통해 ’생활임금 준수를 위한 별도 인건비 확보 및 2020년 임금 선인상 등에 관한 사항‘ 등을 노사제도개선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정하였고, 2020. 1. 17. ’서울특별시형 생활임금 보전을 위해 별도 예산을 확보토록 노사가 공동으로 노력하되, 생활임금 부족분은 매월 보전수당으로 2020. 1. 1.부터 지급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
피고의 보수규정 및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액표의 각 원고별 ‘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2. 7. 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4, 6, 7, 13 내지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피고는 서울특별시 산하 기관으로서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의 적용을 받으므로, 위 조례에 따라 2017. 1. 1.경부터 원고들에게 서울특별시가 매년 고시한 생활임금 상당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한편, 여기에서 생활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는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피고가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왔던 ’선택적 복지비‘가 2019. 8. 22. 대법원 판결에 의해 통상임금 범위에서 제외됨에 따라 그 무렵부터 원고들이 수령한 통상임금이 생활임금에 미달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액표의 각 원고별 ’합계‘란 각 기재와 같이 서울특별시 고시에 따른 생활임금과 원고들이 실제 통상임금으로 수령한 임금의 차액을 미지급 임금으로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에 의해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한 임금 지급의무가 직접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위 생활임금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이 있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약정에 의하여 서울특별시 고시에 따른 생활임금과 원고들이 실제 통상임금으로 수령한 임금의 차액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는 행정지도에 불과할 뿐이므로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에 의하여 곧바로 피고의 생활임금 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2020. 1. 17.경에 이르러서야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생활임금 부족분 지급에 관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을 뿐, 그 이전에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활임금 지급에 관한 묵시적 약정은 체결된 적이 없다.
판 단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에 의한 피고의 생활임금 지급의무 발생 여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5, 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는 서울특별시의 출자로 설립된 지방공기업으로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의 적용대상에 해당하는 사실, 서울특별시는 2016. 7. 1.부터 서울특별시형 생활임금을 공공분야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기로 한 사실, 실제 수령한 임금과 생활임금과의 차액 지급에 관한 피고 직원의 질문에 대해 서울특별시는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의 적용대상기관의 경우 생활임금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사실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0,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는 피고에 대하여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위 조례에 의하여 직접 별지 청구금액표 기재의 임금과 관련한 피고의 생활임금 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지방자치법 제105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소속 직원을 지휘ㆍ감독하고 법령과 조례ㆍ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임면ㆍ교육훈련ㆍ복무ㆍ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처리하는 권한을 가지고, 그 소속 공무원뿐만 아니라 소속 근로자 또한 위 ‘소속 직원’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위 지방자치법에 따라 서울특별시장에게 서울특별시 소속 근로자의 채용 및 관리에 관한 전속적인 권한이 부여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위 ‘채용 및 관리’에는 근로계약 체결에 관한 사항, 즉 임금의 결정 또는 임금 결정의 방식 등도 포함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2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도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데, 근로기준법 제4조에서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도록 하고, 같은 법 제17조 제1항 제1호에서는 근로계약을 할 때 임금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도록 하며, 같은 조 제4항에서는 임금의 구성항목ㆍ계산방법ㆍ 지급방법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다. 나아가, 구체적인 임금의 기준에 관하여는 최저임금법 제6조에서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서울특별시장은 소속 근로자의 사용자로서 최저임금법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소속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책정하여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고 그 밖에 추가적으로 서울특별시장에게 임금 지급에 관한 의무를 부여하는 상위법령의 규정은 없다. 따라서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가 서울특별시장에게 생활임금 지급을 강제한다면 이는 서울특별시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지방자치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이에 더하여, 비록 피고는 서울특별시가 100%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이기는 하나 서울특별시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고 서울특별시가 위탁한 공공자전거 설치․운영사무를 수행하는 법인이어서, 피고의 임금지급문제는 피고가 사적자치의 원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는 서울특별시장이나 피고에게 생활임금 지급을 장려하거나 이를 권고할 수 있을 뿐 이를 넘어 생활임금 지급의무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는 서울특별시장으로 하여금 생활임금 대상의 발굴 및 확대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도록 하고 또 생활임금 운영상황에 대한 지도․감독 활동을 성실히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위 조례 적용대상에 대하여 생활임금 지급을 장려하고 있을 뿐 생활임금 지급을 강제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③ 나아가, 서울특별시는 피고 직원의 생활임금 위반신고에 대하여 ’피고에게 생활임금 선지급을 적극 권고하고 있고, 생활임금 소급지급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답변하였고, 피고에게도 ’향후 서울특별시의 모든 투자․출연기관이 생활임금을 준수, 지급할 수 있도록 예산확보, 안내 및 지도 감독 등 필요한 조치에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어 피고의 자발적인 협조를 구하였다.
설령,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가 피고에 대해 어떠한 구속력을 가진다 하더라도 이는 서울특별시와 피고 사이의 공법적 관계에 관한 것일 뿐 피고와 원고들 사이의 사법적 관계를 규율하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생활임금 지급에 관한 묵시적 약정의 성립 여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 12, 22 내지 24호증 및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별지 청구금액표 기재의 생활임금 지급에 관한 묵시적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 체계는 근로계약, 취업규칙 및 피고의 보수규정에 각 규정되어 있는데, 우선 피고의 보수규정에는 생활임금 부족분을 보전해 주기 위한 목적인 ’보전수당‘이 규정되어 있지 않다. 또한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직원에 대한 임금은 노사합의로 체결된 임금협약에 의하고,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매년 단체교섭을 통하여 임금협약을 체결한다‘는 단체협약서 내용에 따라 매년 임금협약을 통해 임금 인상 등 구체적인 임금 조건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를 이루어왔고, 이와 달리 묵시적 합의에 의해 관행적으로 지급된 수당은 없다.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의 2018년 단체협약 부칙 제2조 제1항은 ’유효기간 중이라도 협약내용 중 누락되었거나 협약의 미진, 사회적․경제적 여건의 변화 또는 법률의 개정으로 인하여 수정되어야 할 사항은 보충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위 1항의 보충협약은 본 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였다. 위 단체협약 부칙 제2조에 따라 2019. 12. 30. 체결된 단체협약 보충협약에서 ’생활임금 준수를 위한 별도 인건비 확보 및 2020년 임금 선인상 등에 관한 사항 ‘이 논의 사항으로 정해졌고,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20. 1. 17. 생활임금 부족분을 매월 보전수당 명목으로 2020. 1. 1.부터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이루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20. 1. 17. 비로소 원고들에게 생활임금 제도를 적용하기로 정하였고, 그 효력은 2020. 1. 1.부터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 직원들이 2018년경부터 피고에게 생활임금 준수를 요구하거나 서울특별시에 피고의 생활임금 미준수에 관한 신고를 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피고 직원들의 일방적인 요구에 불과하므로 위 사실만으로 피고와 피고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생활임금 지급에 관한 의사의 합치를 이루었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피고는 2018. 3. 2. 피고 직원의 생활임금 준수 요구에 대해 ’임금 인상분을 반영한 후 생활임금을 산정하여 부족분을 지급할 것을 검토하고 있고, 향후 지방공기업 임금제도와 생활임금제도 간 구조적 문제점이 선결되고 예산이 확보될 경우 법원의 최종적인 통상임금 범위 확정에 따라 생활임금 미지급분 발생 시 추가 지급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변하였고, 2018. 11. 16.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의 시정질의에 대해 ’임금 인상분을 전체 직원의 형평성에 맞게 분배해야 하고 여기에 노사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공공자전거 관련 직군에 생활임금을 바로 적용해 버리면 다른 직군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므로 TF팀을 만들어 계속 논의 중이다‘라고 답변하였으며, 원고들 역시 ’2019. 12. 30. 생활임금 준수에 관한 문제가 노사 간 논의사항이 된 이유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생활임금 준수를 요구했음에도 피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점 등에 비추어, 그 당시 피고는 생활임금 준수에 관한 내․외부의 강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임금 추가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 및 근로자들 간의 형평 문제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생활임금 제도의 도입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채 이와 관련한 논의를 계속하였을 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2019. 2. 7. 제도개선위원회 노사합의를 통해 원고들이 포함된 공무직 직군을 일반직 8급으로 통합하고 공무직 중 설비·보안 이외의 직종의 임금은 일반직 상수도직군 기본급표를 따라 산정하도록 정하였는데,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원고들의 2019년도 임금은 서울특별시가 그 해 고시한 생활임금보다 낮아졌다. 위와 같이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원고들의 임금을 서울특별시가 고시한 생활임금보다 낮은 수준으로 정하는 데 합의하였는데, 이는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에 생활임금 지급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원고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사정이다.
비록 피고가 2019. 4.경 서울특별시에 생활임금 충족을 위한 추경예산 편성을 요구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에서의 시정질의 및 서울특별시장의 구두 요청 등에 따른 조치로서 향후 생활임금 제도 도입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보고하는 것으로 보일 뿐,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생활임금 지급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있음을 전제로 한 요구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피고와 서울특별시 사이에 작성된 서울특별시 공공자전거 설치․운영사무 위․수탁 협약 제10조 제1항, 제21조 제2항 제2, 3호에 의하면 피고는 위탁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서울특별시의 조례를 준수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서울특별시의 시정조치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 위 협약이 해지될 수 있기는 하나, 피고가 위 협약 조항을 통해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를 준수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인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는 점까지 추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비록 피고가 2019년에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생활임금 부족분을 보전해 주기 위해 ’보전수당‘ 명목의 임금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에 관하여 피고는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정책을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피고의 일방적이고 자체적인 판단 하에 위 수당을 지급한 것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이러한 피고의 주장이나 그 지급 경위 등을 고려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서울특별시 생활임금 조례 시행 이후부터 생활임금 지급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소결론
결국, 피고에게 원고들에 대한 별지 청구금액표 기재의 추가적인 생활임금 지급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완(재판장) 곽새롬 한성민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합115918
판결선고
2022. 9. 22.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5민사부
판결
별지
각주1) 근로기준법 제12조(적용 범위)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대통령령은 국가, 특별시ㆍ광역시ㆍ도, 시ㆍ군ㆍ구, 읍ㆍ면ㆍ동,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에 대하여도 적용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