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10. 7. 선고 2020나21024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3.

피고는 원고에게 3,42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5. 15.부터 2020. 10. 7.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4.

원고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5.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6.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7. 3. 13.경부터 2017. 4. 10.경까지 서울 은평구 D 소재 소형주택 신축현장(이하 'D 현장'이라 한다)에서, 2017. 4. 11.경부터 2017. 5.경까지 고양시 E 소형주택 신축현장(이하 'E 현장'이라 하고, 위 'D 현장'과 'E 현장'을 합하여 '이 사건 각 골조공사 현장'이라 한다)에서 위 각 현장을 관리하는 업무를 하였다.

나.

피고는 건축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실경영자 F)로 E 현장과 D 현장의 주택건축을 도급받은 자이고, G은 C이라는 상호로 건설업 및 구조물 해체업을 영위하였던 자이다.

다.

원고는 일당 18만 원을 받기로 하고 E 현장에서 일을 하였는데, 원고가 2017. 4. E 현장에서 일한 일수는 19일이고, 따라서 받아야 할 노임은 3,420,000원(일당 18만 원 × 19일)이다.

라.

피고는 2017. 5. 10. E 현장의 관리자 노임 명목으로 G과 원고의 임금 합계 6,840,000원(각 3,420,000원)에서 각종 세금과 보험료를 공제한 6,705,260원을 G의 계좌로 입금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17. 3. 초순경 피고와 일당 18만 원을 지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2017. 3. 13.경부터 2017. 5. 20.경까지 D 현장 및 E 현장에서 현장관리 등의 잡무 담당자로 근무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7. 4. 11.부터 2017. 4. 30.까지의 임금 3,420,00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3,42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갑 제1, 5,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은 원고가 2017. 4. 11.부터 같은 달 30.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3,420,000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체불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한 사실, 피고가 2017. 3. 및 2017. 4. 원고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D 현장의 경우 원고를 피보험자로 하여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와 갑 제4, 8호증, 을 제1, 3, 4 내지 8, 10, 12, 1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1)

C(대표자 G)은 2017. 3. 27.과 2017. 4. 10. 각 D 현장의 골조공사 자금청구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2017. 4. 27. E 현장의 골조공사 자금청구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는데, 2017. 3. 27.자 자금청구서(D 현장)는 원고(관리자)와 H(관리자), 목공, 철공의 노무비와 장비비, 자재비, 경비를 청구한다는 취지이고, 2017. 4. 10.자 자금청구서(D 현장)도 원고(관리비)와 H(관리자), 목공, 철공의 노무비를 청구한다는 취지이며, 2017. 4. 27.자 자금청구서(E 현장)도 관리자(G, 원고), 목공, 철공의 노무비를 청구한다는 취지이다. 이에 피고는 C이 청구한 노무비 명목으로 H에게 2017. 3. 31.경 4,764,260원(D 현장)을, 2017. 4. 19.경 4,587,820원(D 현장)을 각 송금하였고, 2017. 5. 10.경 G에게 6,705,260원(E 현장)을 각 송금하였다.

2)

이와 같이 C이 원고, G, H 등의 노무비와 장비비, 자재비, 경비 등을 집계하여 피고에게 청구하고 피고가 이에 따라 H과 G 등에게 노무비를 지급하였다는 것은 원고, G, H 등이 피고의 직원이 아니라 C의 직원이고 C은 피고와 하도급계약 관계에 있었음을 뒷받침한다.

3)

나아가 피고 소속의 I, 그리고 C에서 근무한 H은 원고가 임금체불로 피고의 대표이사 등을 진정한 사건에서, 공통적으로 피고와 C 사이에 D과 E 현장의 주택신축공사 중 골조공사 부분에 관한 하도급계약이 구두로 체결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4)

또한 J은 2017. 3. 17. C(G)과 사이에 J이 G으로부터 D과 E 현장의 골조공사 중 철공 부분을 하도급받는 내용의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E 현장에서 C이 철수한 이후인 2017. 6. 8. 피고와 사이에 J이 E 현장의 잔여 골조공사를 피고로부터 직접 하도급받는 내용의 E 골조 잔여공사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각 현장의 골조공사를 피고가 직영한 것이라면 C이 J과 위와 같은 내용의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

5)

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전후로 피고의 임금 체불을 이유로 지방고용노동청 등에 여러 차례 진정을 하였는데, 대체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또는 행정종결의 처분이 내려졌다.

6)

이 사건 각 골조공사 현장에 관하여 건축주, 설계사, 피고, C 등 관계자들이 설계변경 및 타설일정과 관련한 협의를 하는 회의에 원고도 참석하였는데, 협의내용을 정리한 회의록에 원고는 C의 전무로 기재되어 있다.

7)

소규모 공사 현장의 경우 일용노동자들의 근로소득세원천징수나 고용보험 가입 등은 원청이나 하청업체 어디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거나 원고를 피보험자로 한 고용보험을 가입하였다는 사정만을 들어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

8)

원고는, E 현장에서 일하는 동안 피고 측 직원인 K 소장, L 대리 등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공사현장에서 원청업체가 하수급 업체에게 현장지시를 할 수도 있고 오히려 그것이 일반적인 일임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9)

원고는 피고의 직원인 L 대리가 이 사건 현장에서 일을 권유하여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나, L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신입사원에 불과한 L이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만큼, 원고의 위 주장 역시 그대로 믿기 어렵다.

3.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설령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 C의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건축주로부터 주택 신축을 도급받았고 그 중 골조 공사에 관하여 C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 2 제1항에서 정하는 직상 수급인이므로, 피고는 C의 대표자인 G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09조(이하 '처벌조항'이라고 한다)는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이를 위반한 직상 수급인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자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취지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의 적용을 받는 직상 수급인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 경우와 달리 자신에게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하수급인의 임금 미지급으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책임을 부담하고,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는 경우에는 함께 책임을 면하게 된다.

이와 같은 처벌조항의 입법 취지와 문언 등에 비추어 보면,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지고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면,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또는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도9012 판결 등 참조).

다.

이 사건에서의 구체적 판단

C(대표자 G)은 피고로부터 E 현장의 골조공사를 하도급받은 사실, 원고는 2017. 4.경 C 소속으로 E 현장에서 19일간 현장관리 등의 업무를 하여 C로부터 2017. 4.분 임금 3,420,000원(일당 180,000원 × 19일)을 지급받아야 하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0호증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C(대표 G)은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따른 건설업등록이 되지 않은 건설업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C의 대표인 G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3,42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C의 경영자이지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원고가 E 현장에서 현장관리자로서 현장소장과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고, 건축주 및 설계사와의 설계변경 회의 등에도 참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C의 대표자인 G은 원고가 C 소속 현장관리자임을 전제로 E 현장에서 발생한 원고의 일용노임을 일당 18만 원으로 계산하여 피고에게 청구하였고, 피고도 이러한 전제에서 G에게 G과 원고의 노임을 지급한 점, ② 피고는 C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지 원고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닌 점, ③ 원고가 G이나 G에게 원고를 소개한 H과 사이에 원고가 지급받기로 한 일당 18만 원과는 별도로 C의 수익을 공동분배하기로 하였다는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E 현장에서 관리자의 업무를 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원고는 C의 근로자일 뿐 사용자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의 임금을 이미 지급하였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피고가 원고의 노무비를 C의 대표자인 G에게 입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G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원고의 노무비를 실제로 원고에게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가 면책될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기초한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소결

결국 피고는 G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3,42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약정된 임금 지급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7. 5. 15.부터 피고가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0. 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고,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안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며, 예비적 청구에 따라 피고에게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고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철기(재판장) 김광진 이평근

각주1) 원고는 2017. 5.에도 E 현장에서 현장관리 업무를 한 것으로 보이나, 그 종기 및 일한 일수가 명확하지 않다.

각주2) 원고와 D 현장에서 함께 일한 동료로 원고에게 E 현장 일을 제안한 자이다.

각주3) 원고의 노무비는 216만 원(18만 원 × 12일), H의 노무비는 276만 원(18만 원 × 15일)으로 기재되어 있다.

각주4) 원고와 H의 노무비는 각 2,293,910원으로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234만 원(18만 원 × 13일)에서 각종 세금과 보험료를 공제한 금액이다.

각주5) 단순히 '관리자'라고만 기재되어 있으나 그 내용은 원고와 G의 노무비 6,705,260원(각 342만 원에서 각종 세금과 보험료를 공제한 3,352,630원)을 의미한다(을 제4호증).

각주6) 원고와 H의 노무비 합계액에서 각종 세금과 보험료를 공제한 금액이다.

각주7) 원고와 H의 노무비 합계액에서 각종 세금과 보험료를 공제한 금액이다.

각주8) 원고와 G의 노무비 합계액에서 각종 세금과 보험료를 공제한 금액이다.

각주9) 피고는 C에 하도급을 준 것인데, 관계 서류는 피고의 직영공사인 것처럼 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각주10) 제1심에서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으나, 당심에서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배척하고 예비적 청구를 받아들이는 점, 피고는 제2차적 지급의무자이고 C의 대표자인 G에게 원고의 노임을 지급한 점 등을 참작한다(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동시행령 제18조 제3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