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1. 8. 10. 선고 2020가단10646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9. 1. 30. 피고 회사에 상무의 지위로 입사하여 국내에서 근무를 하다가 2009. 2. 6.부터 피고가 중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 판매 등을 할 목적으로 설립한 중국 법인의 법인장 대행, 영업관리팀장, 영업본부장 등으로 근무하였다.

나.

이후 원고는 2012. 1. 1.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 2년, 보수 130,000,000원으로 각 정하고 원고를 상무로 위촉하는 내용의 임원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2013. 1. 16.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계약이 2013. 3. 25.자로 해지된다는 내용의 통보(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를 받았다.

다.

원고는 2013. 4. 8.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송 이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3. 6. 3.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징계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여 ‘피고가 2013. 3. 25.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피고는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며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하였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 8. 29. 같은 이유로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라.

이에 피고는 서울행정법원에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의 소(2013구합23836)를 제기하였으나 2014. 6. 26.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해고처분이 무효라는 이유로 청구기각 판결(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한다)을 선고받았고, 이후 항소(서울고등법원 2014누58374) 및 상고(대법원 2016두41347)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어 2016. 9. 12. 이 사건 판결은 확정되었다.

마.

이 사건 판결 확정 이후 피고는 원고가 2014. 12. 31. 정년에 도달하였음을 이유로 원고를 퇴직 처리하였고, 2016. 11. 21. 원고가 임원이 아닌 근로자임을 전제로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00%’의 비율로 계산한 퇴직금 상당액과 그 이자 등을 포함한 65,736,587원을 퇴직금 상당액으로 원고에게 지급하였으며, 원고가 청구한 학자금 중 2012년도 이전 부분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제외하고 자료로써 확인되는 부분으로 피고가 인정한 5,000,000원과 그 이자액을 학자금 상당액으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 10,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이 사건 재심판정과 이 사건 판결에 따라 원고는 근로자성이 인정되나 이 사건 계약의 내용과 원고가 사용한 구체적인 직함 등을 모두 고려하면 임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은 피고 회사의 임원퇴직금규정에 따라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50%’로 계산한 98,494,661원<1>임에도 피고는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00%’로 계산한 65,736,587원만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상 고용계약에 관한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그 차액에 해당하는 32,758,074원(= 98,494,661원 – 65,736,587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2)

한편, 학자금 상당액 역시 민법상 손해배상금의 성격을 갖고 있어 원고가 청구한 2012년도 이전 부분 역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는 않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청구한 2009년부터 2014년까지의 학자금 합계 17,546,800원 중 이미 지급한 5,0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12,546,800원(= 17,546,800원 – 5,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1)

이 사건 판결에서 원고는 피고 회사의 임원이 아닌 근로자임이 확정되어 원고에게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에게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을 적용하여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50%’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는 2014. 12. 31. 정년도달을 이유로 피고 회사에서 퇴직처리 되었는데 퇴직금 및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근로기준법 제49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 따라 3년이므로 2017. 12. 31.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인바, 원고가 구하는 퇴직금 및 학자금 상당의 임금채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설령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원고의 신분관계가 확정되었음을 고려하여 이 사건 판결 확정일 다음날을 기산일로 하더라도 이 사건 소 제기 당시에는 이미 그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였음이 분명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3)

한편 원고는 선행 소송에서 자신이 임원이 아닌 근로자로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였고 그 주장이 받아들여져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선고되었음에도 갑자기 이 사건 소에서는 원고가 피고 회사의 임원으로 근무하였다고 입장을 바꾸어 주장하고 있는바, 원고의 주장은 자기모순의 행동을 금지하는 금반언의 원칙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

3.

판단

가.

미지급 퇴직금 상당액 청구에 관한 판단

1)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의 적용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갑 제3,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위촉계약서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의 상무로 위촉되어 상무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고(제1조), 업무수행의 대가로 130,000,000원의 보수를 받고 별도로 규정된 회사의 임원보수지급규정에 따라 12개월 이상 회사에 근무한 경우 퇴직금을 지급받기로(제3조) 피고와 합의한 사실, 피고 회사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 제2조에는 ‘본 규정에서 임원이라 함은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등기이사, 감사 및 비등기임원을 포함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 제1항 및 별표 1에는 ‘상무이사, 이사, 감사’의 경우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50%’를 지급하기로 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위 인정사실과 함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부당해고와 관련한 판단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퇴직금 산정에 있어서는 피고 회사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①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의 의사는 원고를 피고 회사의 상무로 위촉하여 상무의 지위에서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임원으로서 보수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사였음이 분명하고, 원고의 의사 역시 상무라는 임원의 지위에서 그 직무를 수행하고 그에 따라 약정한 보수 및 퇴직금을 지급받을 의사였다고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원고가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이 사건 해고처분을 받기까지 상무라는 직함으로 중국법인장 대행, 영업관리팀장,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피고 회사에서 임원이 담당해 온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②

당사자 사이의 약정은 그 당사자들이 그 약정에 관한 서면을 작성한 경우 기본적으로 그 서면의 내용에 의하여 구체화되고 그 기재에 구속된다고 할 것이며 그 문언의 내용을 부인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와 피고가 최초 작성한 위촉계약서에는 원고가 받을 퇴직금 금액은 별도로 규정된 회 사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따라 결정된다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고(피고는 원고와 같은 지위에서 그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상대방에 대하여 퇴직금은 ‘재임기간 매 1년에 대하여 월평균보수의 150%’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 피고는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인 2013. 4. 4.경 위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을 원고에게 지급한 사실도 있다.

③

원고가 자신에 대한 해고의 무효를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구제명령을 받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과정에서 법원으로부터 원고가 그 직위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받은 사실이 있으나, 부당해고와 관련하여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한 것이 그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구체적인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라 퇴직금 등 구체적인 금원 청구를 함에 있어 임원의 지위에 있다는 사실과 양립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소멸시효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먼저 소멸시효 중단 여부에 관하여 본다.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해고를 당한 경우, 근로자로서는 민사소송으로 해고의 무효확인 및 임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으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하여 마련된 구 근로기준법 제33조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2조 내지 제86조(제85조 제5항 제외)의 행정상 구제절차를 이용하여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후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또는 기각결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에서 다투는 방법으로 임금청구권 등 부당노동행위로 침해된 권리의 회복을 구할 수도 있으므로, 근로자가 위 관계 법령에 따른 구제신청을 한 후 이에 관한 행정소송에서 그 권리관계를 다투는 것 역시 권리자가 재판상 그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서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2013. 1. 16. 피고로부터 이 사건 해고처분을 받은 뒤 2013. 4. 8.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2013. 6. 3. 구제명령을 받은 사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재심신청을 하였다가 기각당하자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원고는 위 행정소송에서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위하여 보조참가하는 방식으로 피고의 주장을 다툰 사실, 피고는 위 행정소송의 제1심에서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받았으며, 그 판결이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쳐 2016. 9. 12.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이 피고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원고가 보조참가하여 피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다투면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 것은 재판상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원고의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및 퇴직금 상당액에 대한 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재판상의 청구로써 중단되었고, 그 소멸시효는 위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시 진행된다고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소멸시효 기간에 관하여 본다.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위 대법원 2011다20034 판결 참조). 이와 함께 민법 제538조 제1항에 기한 채무자의 채권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급부가 불능이 된 때 자신의 급부의무를 면함과 동시에 마치 자신의 채무가 이행된 것과 마찬가지로 보아 채권자에 대하여 갖게 되는 반대급부청구권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부당해고 되었던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 상당액을 구하는 채권은 본래 채권인 퇴직금 채권으로서 그 소멸시효기간은 3년(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는 이 사건 판결 확정일 다음날인 2016. 9. 13.부터 진행된다고 할 것인데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0. 2. 12.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퇴직금채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고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 상당액 청구는 구체적인 금액이나 그에 관한 주장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미지급 학자금 상당액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의 부당해고가 없었으면 자녀들 학자금 상당액 역시 지급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지급받지 못한 학자금의 지급도 구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서에는 계약기간과 함께 연간 보수액 및 퇴직금 지급에 관한 규정(회사의 임원 보수 지급 규정에 따라 결정된다)이 기재되어 있고, 기타 복리후생 항목으로 ‘차량, 휴가, 건강보험 및 국민연금’에 관한 규정이 기재되어 있으나 자녀 학자금 지원에 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 사실, 학자금 지원에 관한 규정(제12조)을 두고 있는 피고 회사 급여규정은 ‘직원’의 급여에 관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사실(제1조)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과 함께 당사자 사이의 약정은 그 당사자들이 그 약정에 관한 서면을 작성한 경우 기본적으로 그 서면의 내용과 기재에 구속된다고 할 것인 점, 실제로 피고는 원고가 재직하고 있던 동안에는 학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던 점, 부당해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에 있어서 원고와 피고는 그 보수와 관련하여서는 원고를 임원으로서 대우하는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보이고 보이므로 보수와 관련하여서는 원고를 직원이 아닌 임원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관된 해석이라고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가 직원들에게 지원하려고 규정한 학자금을 임원의 지위에 있는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미지급 학자금 상당액 청구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재희

각주1) 369,933원(1년 보수총액 130,000,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1일 평균임금) × 1.5 × 30일 × 71/12, 원 미만 버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