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사단법인 C(이하 '이 사건 사단법인'이라 한다)를 운영하는 사용자인바, 2018. 9. 6. 서울지방노동위원회<1>로부터 "근로자 D을 2018. 10. 6.까지 원직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수령하고, 그 구제명령이 2019. 1. 25. 확정되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의 주장 및 판단
피고인 주장의 요지(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사단법인의 대표권 있는 이사로서,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2018. 10. 1. D을 이 사건 사단법인에 복직시켰고, 2018. 10. 12. D과 구제명령과 다른 내용으로 합의를 한 후 합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였다. 그럼에도 D은 일방적으로 위 합의의 파기를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인을 이 사건 구제명령 불이행으로 고발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모두 이행하였다고 할 것임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사단법인은 2018. 3. 27. 근로자 D을 해고하였고, 이에 D이 2018. 6. 2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8. 17. 이 사건 사단법인이 D을 해고한 것이 부당해고임을 판정하면서, 이 사건 사단법인에 대하여 'D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그에게 이 판정서 송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해고기간 중 임금에 상당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사단법인은 2018. 9. 6. 이 사건 구제명령이 기재된 판정서를 수령하고, 같은 달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2018. 10. 1.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D에게 원직에 복직시켰으나 판정서 수령일로부터 30일이 되는 2018. 10. 6.까지 위 구제명령에 포함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지는 아니하였다.
그 후 2018. 10. 12. 피고인과 D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가 성립되었다.
D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018. 10. 12. '2018. 3. 27.자로 사직한다.'는 취지의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사단법인은 D에 대한 형사고소 및 민사소송의 항소를 취하하였다.
D이 이 사건 합의 사항 중 실업급여 처리 문제가 이행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 사건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여 이 사건 사단법인과 D 사이에 다툼이 계속되던 중, 이 사건 사단법인은 2018. 11. 21. D을 피공탁자로 하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 8,380,000원(사문서위조 관련 1,750,000원과 합의금 6,630,000원의 합계액)을 변제공탁하였다.
한편, 이 사건 구제명령에 대한 이 사건 사단법인의 재심신청으로 개시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절차에서 2018. 12. 13. 이 사건 구제명령을 그대로 유지하는 판정을 하였고, 이 사건 사단법인이 위 재심판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이 사건 구제명령은 2019. 1. 25. 그대로 확정되었다.
D은 이 사건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이 사건 사단법인을 상대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9가단74788호로 35,296,292원의 임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9. 8. 30. 이 사건 합의가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부제소합의에 따른 각하 판결을 선고하였다.
살피건대, ① 근로기준법 제111조는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를 처벌하는 규정임이 문언상 명백한 점[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도2055 판결은, 확정되지 아니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처벌하도록 규정한 구 노동조합법(1997. 3. 1. 폐지됨) 제42조, 제46조의 적용에 관한 것인바, 위 조항은 헌법재판소 1995. 3. 23.자 92헌가14 결정에 의하여 위헌결정이 났고, 그 후 1997. 3. 13. 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근로기준법에서는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② 노동위원회 규칙 제79조(구제명령의 이행기준)는 "부당해고 등 구제명령의 이행 여부는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다만, 당사자가 부당해고 등 구제명령과 다른 내용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그 구제명령을 이행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사단법인은 이 사건 구제명령의 확정 전 근로자 D과 사이에 구제명령과 다른 내용의 이 사건 합의를 하였고, 이에 따라 근로자 D은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이 사건 사단법인은 합의에 따른 제반 의무를 이행하여 왔는바, 이 사건 합의가 당연무효라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단법인은 이 사건 구제명령 확정 전에 근로자 D과 사이에 이 사건 합의를 함으로써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확정 전의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까지도 근로기준법 제111조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인이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기일인 2018. 10. 6.까지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111조의 구성요건이 충족되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또는 사실오인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1항과 같은바, 제2항에서 본 바와 같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한다.
판사 이근영(재판장) 노진영 김지철
각주1) 공소사실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인이 2018. 9. 6. 수령한 구제명령은 2018. 8. 17.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판정서에 따른 구제명령이므로 위 부분은 오기임이 명백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