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7,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정592
판결선고
2022. 11. 30.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노원구 B건물, C호 소재 주식회사 D의 대표로서 상시 1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기전자기기 도소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4. 1. 3.부터 2019. 5.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E의 2016. 12.경부터 2019. 5.경 임금 중 28,600,000원을 2020. 6. 30.까지 지급하기로 당사자 간에 지급기일 연장 합의를 하였음에도 연장된 지급기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4. 1. 3.부터 2019. 5. 30.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E의 퇴직금 14,751,165원을 2020. 6. 30.까지 지급하기로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 합의를 하였음에도 연장된 지급기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E의 법정진술
녹취록
사업자등록증, 진정인 제출자료(급여총괄확인서 등), 진정인 추가자료 제출, 통장거래내역서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내역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구 근로기준법(2021. 1. 5. 법률 제178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E에게 미지급한 임금은 없고 현금으로 지급된 부분을 고려하면 오히려 초과 지급되었다. 가사 미지급 임금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은 1,390만 원에 불과하다.
피고인은 2004. 6. 18.부터 2007. 12. 27.까지 E으로부터 77,537,599원을 빌렸고, E에게 대여금 등 변제 명목으로 총 172,817,313원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95,279,754원을 부당이득금으로 돌려받아야 한다. 피고인과 E 사이에 임금 및 퇴직금의 미지급 여부 및 그 액수에 관하여 다툼이 있었고, 피고인은 E으로부터 95,279,754원을 돌려받아야 되므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없다고 믿고 있었는바,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판단
미지급 임금 산정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2004. 1. 3.부터 2019. 5. 30.까지 주식회사 D에서 근무하였고,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월 급여가 200만 원이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과 E 사이의 2019. 5. 23.자 녹취서에 의하면, E이 피고인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확인하는 내용의 서류를 보여주고 서명을 해달라고 하자, 피고인이 24,000,000원이 뭐냐고 묻고 이에 E이 연봉이 24,000,000원이라고 답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는 점, ③ E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이 2019. 6. 1. 상실된 것으로 확인되는 점, ④ 2019. 1.부터 2019. 5.까지 사이에 피고인과 E이 업무 관련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내역이 확인되는 점, ⑤ 피고인은 E이 작성해 온 2019. 5. 30.자 급여총괄확인서에 서명, 날인을 해주었는데, 급여총괄확인서에는 2019년도 기 지급 임금이 1,500,000원, 미지급 임금이 8,5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피고인 및 변호인은, 형사처분을 앞둔 궁박한 상황에서 E이 가족에게 보여주고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여 급여총괄확인서에 날인해 주었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급여총괄확인서가 작성될 당시 피고인과 E 간의 대화 녹취록에 의하면, E이 급여총괄확인서로 다른 것은 하지 않을 테니 믿고 찍어 달라고 하자, 피고인이 E에게 줄 돈이 맞고 조금씩 갚아나가겠다고 말하는 내용, 이에 E도 돈이 되면 조금씩 보내라고 하면서, 급여총괄확인서를 부모님에게 보여드리고 돈을 융통하여 당장 대출금을 갚고 이혼을 면하려 하는 것이니, 사정이 되는 대로 천천히 갚아달라고 말하는 내용, 이에 피고인도 사정이 되는 대로 갚아주겠다고 말하는 내용이 확인될 뿐, 피고인이 미지급 임금의 액수 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내용은 없다. 또한, 피고인이 형사재판의 판결 선고를 앞두고 있었던 것은 맞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급여총괄확인서의 내용을 다툴 수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등을 종합하면, E은 주식회사 D에서 2004. 1. 3.부터 근무하기 시작하여 2019. 5. 30. 퇴사하였고, 2016년부터 퇴사 시까지의 임금이 월 2,000,000원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E은 2016. 12.부터 2019. 5.까지 총 30개월간 임금 60,000,000원(= 2,000,000원 × 30개월) 중 현금 및 계좌이체를 통해 총 31,400,000원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E에게 위 31,400,000원을 초과한 임금이 지급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2016. 12.부터 2019. 5.까지의 임금 중 미지급 임금은 28,600,000원(= 60,000,000원 – 31,400,000원)이라고 할 것이다.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 유무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E이 퇴사할 무렵 작성을 요청한 급여총괄확인서에 서명, 날인을 해주었고, 당시 E에게 사정이 되는 대로 갚아주겠다는 말까지 하였다.
급여총괄확인서의 1차 지급기한은 2020. 6. 30.인데, 그 전까지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 및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투었다고 볼 만한 정황을 찾아볼 수 없다(피고인은 2020. 9. 1.이 되어서야 E을 사기 및 무고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였고, 이후 검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결정을 하였다.)
변호인은, 이 사건으로 피고인에게 약식명령이 청구된 때로부터 약 1년 6개월이 경과한 2022. 10. 13.에 비로소 E에게 임금이 초과 지급되었다는 내용의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였으나,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피고인이 E에게 임금을 초과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바, 피고인이 E에게 임금을 초과 지급하였다고 인식하고 있어서 2020. 6. 30.까지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은, E으로부터 빌린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변제하여 95,279,754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아야 되는 상황에 있었기 때문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고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며,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 한하여,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E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임금의 초과 지급에 의한 것이 아니고 대여금의 초과 변제에 의한 것인바, 이를 가지고 E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과 상계할 수 없다. 그러므로 가사 피고인이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이 E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미지급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과 E의 관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병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