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1>
1)『2019고단3001』사건의 공소사실 제1항 기재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CT영상 사본의 발급 방법을 알지 못해 그 방법을 알아내는 데 시간이 소요되었을 뿐이고, 결과적으로 CT영상 사본을 발급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CT영상 사본의 발급을 거부하려는 고의가 없었다. 설령 거부에 해당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의료법 제21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이하 ‘제1 주장’이라 한다).
2)『2019고단3001』사건의 공소사실 제2항 기재 범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B이 치과기공사 면허증을 발급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고의가 없었다(이하 ‘제2 주장’이라 한다).
3)『2019고단3001』사건의 공소사실 제3항 기재 범행과 관련하여, B은 성명불상 환자의 구강 내에 남아 있는 거즈를 제거하는 행위만 하였을 뿐이고, 이러한 행위는 치과위생사의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이하 제3 주장‘이라 한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0개월 및 벌금 300만 원, 징역형에 대한 집행유예 2년 등)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제1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환자의 본인에 관한 기록에 해당하는 CT영상 사본의 열람 또는 그 사본의 발급 등 내용의 확인을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인에게 CT영상 사본의 발급을 거부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환자 C의 모인 D는 경찰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환불을 요청했는데, 피고인은 할인이 적용된 가격이라는 이유로 환불해주지 않았고, 이에 소비자보호원의 구제를 통해 환불을 받기 위해서 피고인에게 진료기록 및 CT촬영 영상자료 사본의 발급을 요청하였음에도 피고인이 CT영상 사본을 제공해주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D는 또한 피고인이 기계가 독일제인데, 인증을 받아야 해서 못 준다고 하거나, 충분히 기다린 다음에 연락을 준다고 하여서 기다렸는데 연락이 없어 다시 연락을 해보니 담당 직원이 휴가를 가서 줄 수 없다고 말하거나, CD가 없어서 못 준다고 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CT영상 사본의 발급을 거부했다고 진술하였다.
이 사건 당시 병·의원 관리업무를 담당했던 증인 E의 원심 법정진술, 피고인이 2019. 1. 4. 자로 작성한 확인서의 내용, D가 2018. 12. 20. 자로 작성한 F카드 할부철회·항변 신청서에 적힌 내용,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한 일부 진술내용 등이 위 ①항에서 본 D의 진술내용에 부합한다.
피고인은 CT영상을 촬영한 기계가 독일제여서 다른 직원들도 사본을 발급하는 방법을 몰랐고, 제작 업체에 문의하여 발급 방법 등을 파악하는 데 시일이 소요되어 어쩔 수 없었다거나, 피고인의 연락에도 불구하고 D가 CT영상 사본을 제때 찾으러 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피고인이 사용하던 기계에 대한 파악의 부족 또는 미숙, 인수인계의 부재 등은 환자의 요청에 대한 정당한 거부사유가 될 수 없다. 더욱이 피고인은 수사 당시 예전에는 실장이 CT영상 사본 발급 업무를 했었는데 당시 실장이 없었고, 피고인은 발급 방법을 잘 몰랐으며, 해당 업무에 대한 인수인계가 잘 되지 않았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바, 이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하다. 또한 D가 피고인의 연락에도 불구하고 CT영상 사본을 바로 찾으러 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이 피고인의 이전 거부행위를 정당화하는 사정이 될 수 없다.
제2 주장에 관한 판단
의료기사등이 되려면 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기사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참조]. 의료기사법은 제5조 각호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의료기사등의 면허를 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고,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기사등의 면허를 할 때에는 그 종류에 따르는 면허대장에 그 면허에 관한 사항을 등록하고 그 면허증을 발급하여야 한다(제8조 제1항).
위와 같이 의료기사법에서 의료기사등이 되기 위해서 국가시험에 합격하는 것과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면허를 받는 것을 병렬적으로 정하고 있는 점, 위 법 제9조는 무면허자의 업무금지 등이라는 제목으로 의료기사등이 아니면 의료기사등의 업무를 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제1항), 피고인이 발급받은 면허증에도 발급일자인 2019. 3. 11.에 ’면허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고, 면허증이 발급되어야 면허번호가 부여되는 점,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에서 국가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절차에 따라 합격자의 결격 사유를 확인한 후 면허증을 발급하고 있으므로, 면허증이 발급되기 전에는 치과기공사가 아니라고 진술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국가시험에 합격하고,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면허증까지 발급받아야 의료기사법상 의료기사인 치과기공사가 될 수 있다.
위 법리를 기초로 원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B이 치과기공사 면허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B은 경찰 및 원심 법정에서 G이라고 하는 치과 관련 업계 구인구직 홈페이지에 이력서를 올려놓았는데, 피고인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면접을 보자고 했고, 당시 피고인에게 국가시험은 합격하였으나 면허가 없는 상황인데 일을 해도 괜찮느냐고 물어보았으며, 피고인이 일을 해도 된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특히 B은 수사 당시 자기소개서 및 이력서를 작성할 때 2017. 12.경 치기공과를 졸업하고 국가시험을 본 상태인 것은 기재하였으나, 구체적으로 면허 취득일자나 면허번호 등을 기재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수사 당시 B으로부터 국가시험에 합격했으며, 면허증은 신청만 하면 나온다는 말을 들었으며, 졸업증명서와 합격증을 확인하고 취업을 시켰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2019. 2. 8. 자로 작성한 진술서의 내용을 보면, “기공사 시험 합격했으나 면허증(2월 말에 발부) 아직 발부 안 됨”이라 적혀 있기도 하다.
치과기공사인 H은 B이 취업하기 이전인 2018. 11.말경부터 피고인이 운영하는 의원에 근무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H은 수사 당시 치과기공사 면허 여부를 확인하려면 I협회에 들어가서 열람하면 된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바, 상당한 기간 동안 치과를 운영하던 피고인으로서는 B에게 치과기공사 면허가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3 주장에 관한 판단
2019. 2. 8. 13:21경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위반교사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B은 수사 당시 2019. 2. 8. 13:21경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환자가 진료를 받고 누워 계실 때 일으켜 드리면서 입 안에 솜을 핀셋으로 빼드렸다고 진술한 점, ② B은 일관되게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했었다고 진술하였으며, H, J의 각 진술내용이 위 B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③ 의료기사법 시행령 제2조, [별표 제1호] 6. 부분을 보면, 치과위생사 업무에는 임시 부착물의 장착, 부착물의 제거, 치석 등 침착물의 제거 등과 같은 업무(가. 목)뿐만 아니라 그 밖에 치아 및 구강질환의 예방과 위생 관리 등에 관한 업무(나. 목)도 포함되는데, B이 진료실 내에서 환자의 입 속에 넣어 두었던 솜을 제거한 행위는 위 나. 목의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당시 환자의 입 속에 넣어둔 솜은 치과의사인 피고인이 환자에 대한 의료행위의 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넣어둔 것이므로, 그 솜을 제거하는 행위도 의료행위의 일환으로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B은 치과위생사가 아님에도 피고인의 교사에 따라 면허 없이 치과위생사의 업무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머지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위반교사의 점에 관한 판단
공소사실
누구든지 치과위생사의 면허 없이 치아 및 구강질환의 예방과 위생 관리 등에 관한 업무 등 치과위생사의 업무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1. 29. 15:45경, 2019. 1. 29. 18:05경, 2019. 1. 31. 16:36경 위 치과병원 진료실에서 B에게 당시 진료를 받고 있던 성명불상 환자의 구강 내에 있던 임시 부착물, 치석 등 침착물, 거즈 등의 제거를 지시하였고, B은 이에 따라 위 환자의 구강 내 임시 부착물 등을 제거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B으로 하여금 치과위생사 면허 없이 위와 같은 치과위생사의 업무를 하도록 교사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K, B의 각 법정진술, B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동영상 CD 등을 근거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K은 치과기공사인 B이 진료를 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고, 이를 동영상 촬영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였으며, L이 제출한 동영상 및 사진을 살펴보면, B이 초록색 천을 얼굴에 덮어쓴 환자의 바로 앞에 앉아 무언가 작업을 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근무했던 치과위생사인 J은 수사 과정에서 B이 환자의 입 안에 있는 거즈를 제거해 준다든지 입 안의 이물질 제거 정도를 했었고, 이러한 업무는 치과위생사가 해야 할 업무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도 2019. 3. 30. 수사 당시 고발장에 첨부된 B의 사진을 보면서, B이 손에 에어시린지를 들고 있고, 환자의 구강 내에 있는 가루, 솜이나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B이 위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치과위생사 업무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하다.
그러나 원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치과위생사 업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으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K은 B이 진료를 하는 것을 목격해서 112 신고를 한 것이고,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K은 진료실 밖에서 B의 행위를 보고 촬영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데, K이 제출한 동영상을 살펴보더라도, B이 환자의 구강 내 부착물의 제거, 치석 등 침착물의 제거 등 치과위생사 업무를 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
K은 치과기공사인 B 및 H이 2019. 1. 21. 17:24경 및 2019. 1. 29. 12:44, 13:11, 15:45, 18:05경 진료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위 2명을 고발하였다(수사기관은 이후 동영상을 통해 확인된 일시를 기준으로 각 범행일을 특정하였다). B이 환자에게 치과위생사 업무를 하였다면 B으로부터 치료를 받은 환자가 있을 것인데, 실제 치료를 받은 환자의 진술을 확인할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B은 환자의 입 안에 있던 거즈 제거 등을 도와준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B은 영상을 통해 확인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추측을 이야기하기는 하였으나, 자신이 그때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결론
『2019고단3001』사건의 공소사실 제3항 기재 범행 중 2019. 2. 8. 13:21경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점에 한하여 피고인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가 있으므로, 이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원심은 이 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부분 및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의 관계에 있는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