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4. 11. 14. 선고 2014가합3574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65,125,180원 및 이에 대한 2013. 5. 1.부터 2014. 8. 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산림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되어 회원의 조직 및 경영 지도 등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단체이고,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설립되고 고용노동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보험료징수법에 따른 보험료와 그 밖의 징수금을 징수하는 등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시행하는 공공기관이다.

나.

원고는 2009년경부터 2013. 4. 30.까지 피고에게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임금채권부담금 합계 165,125,180원을 신고·납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임금채권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국세체납의 예에 따라 징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원고에게 임금채권부담금을 신고·납부하였는데, 임금채권 보장법에 대한 특별법에 해당하는 산림조합법 제8조에서 산림조합에 대한 조세외의 부과금을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원고에 대하여는 부담금이 면제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하게 납부된 임금채권부담금 165,125,180원 및 이에 대한 임금채권부담금 최후 납부일 다음날부터의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가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산재보험료를 자진신고하고 납부하였으므로 피고가 이를 부과, 징수한 것이 아니고, 임금채권부담금은 임금채권보장법에 의하여 산재보험 적용 사업장에 적용되는 국가가 운영하는 4대 보험의 일종인 보험료에 해당되므로 산림조합법 제8조에서 규정하는 부과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며, 산림조합법이 제정 취지가 전혀 다른 임금채권보장법에 우선한다고 할 수도 없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의 위법성 여부

1)

법률이 상호 모순, 저촉되는 경우에는 신법이 구법에, 그리고 특별법이 일반법에 우선하나, 법률이 상호 모순되는지 여부는 각 법률의 입법목적, 규정사항 및 그 적용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누6856 판결, 대법원 2010두16714 판결 등 참조)

산림조합법은 제1조에서 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산림소유자와 임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통하여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촉진하고 산림생산력을 증진시키며 그 구성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향상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으로서, 제2조에서 조합은 지역조합과 전문조합(위 법에 의하여 설립된 품목별·업종별 산림조합을 말한다)을 말하며, 중앙회는 위 법에 의하여 설립된 산립조합중앙회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8조에서는 조합 등과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세 외의 부과금을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는 고용노동부장관은 사업주가 회생절차개시, 파산선고의 결정을 받거나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퇴직한 근로자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면 근로자의 미지급 임금 등을 사업주를 대신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9조는 고용노동부장관이 미지급 임금 등을 대신 지급하는데 드는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사업주로부터 임금채권부담금을 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조는 위 법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에 따른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수행하는 사업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산림조합법의 입법취지, 산림조합법 제8조의 규정 내용, 임금채권보장법은 제3조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수행하는 사업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을 뿐 산림조합법에 따른 조합이나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과 관련하여 임금채권 부담금을 부과하거나 범위를 제한하는 등의 특별한 규정을 두거나 산림조합법 제8조의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여 산림조합법 제8조와 임금채권보장법의 규정이 문언상 서로 충돌하지 아니하는 사정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산림조합법 제8조는 부과금 면제에 관한 특별법으로서 임금채권보장법에 대하여도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산림조합법에 따른 조합이나 중앙회의 업무 및 재산에 대하여는 부과금의 일종인 임금채권부담금을 부과하거나 징수할 수 없고,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는 위 법률의 규정에 반하여 위법하다.

(피고는 임금채권부담금이 산재보험에 포함되어 보험료에 해당되므로 산림조합법 제8조에서 규정하는 부과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부담금관리기본법 제2, 3조 및 별표 제51호의 규정에 따르면 임금채권부담금은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로서 부담금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신고·납부가 당연무효인지 여부

1)

취득세나 등록세와 같은 신고납세방식의 조세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정하여 신고하는 행위에 의하여 조세채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그 납부행위는 신고에 의하여 확정된 구체적 조세채무의 이행으로 하는 것이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와 같이 확정된 조세채권에 기하여 납부된 세액을 보유하는 것이므로, 납세의무자의 신고행위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인하여 당연 무효로 되지 아니하는 한 그것이 바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여기에서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 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및 하자 있는 신고행위에 대한 법적 구제수단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신고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 사정을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23284 판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는 산림조합법 제8조에 따라 부과금 면제 대상인 조합이나 중앙회의 업무에 관하여 임금채권부담금을 납부함으로써 산림조합법 제8조의 취지를 무의미하게 한 것으로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것에 해당하여 그 하자가 중대하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위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산림조합법 제8조에 따르면 원고의 업무 및 재산에 관하여는 조세 외의 부과금이 면제된다는 것이 명백하고, 임금채권보장법 관련 규정도 그 적용을 배제하는 것으로는 해석되지 않는데, 2000. 1. 21. 임업협동조합법이 산림조합법으로 전부개정되고 위 조항이 신설되면서 원고와 피고가 그 적용을 간과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임금채권부담금의 신고, 납부는 납부의무자와 징수기관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원고와 같이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공공단체의 경우 경영상의 이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를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신고, 납부행위를 신뢰하는 제3자의 보호가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아 그 신고행위를 당연무효로 보더라도 법정 안정성이 크게 저해되지 않는 점,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 제12조, 제21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1조의 규정에 의하면 부담금을 잘못 납부한 경우 납부자는 이를 다음 연도의 보험료, 그 밖의 징수금에 충당시켜 줄 것을 신청할 수 있을 뿐이고 그 반환 절차는 규정되어 있지 않아 과오납시 법적 구제수단이 국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미비한데, 이 경우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로 인한 불이익을 원고에게 그대로 감수시키는 것이 원고의 권익구제 등의 측면에서 현저하게 부당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를 당연무효로 보더라도 임금채권부담금 등 징수행정의 원활한 운영에 지장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를 한 것은 그 하자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판단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고·납부행위는 그 하자가 중대,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원고가 납부한 임금채권부담금 합계 165,125,180원과 이에 대하여 최후 납부일 다음날인 2013. 5. 1.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인 2014. 8. 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기창(재판장) 최지경 황미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