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주식회사 B에 대한 사기의 점은 무죄.
사건정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고단1283,2018
판결선고
2019. 1. 11.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2018고단2685』
피고인은 서울 마포구 C 소재 주식회사 D, 주식회사 E의 실제 운영자로서 홍보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가 없는 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 일체의 금품과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2016. 3. 2.부터 2017. 3. 2.까지 근무한 근로자 F에 대한 2016년 10월 임금 2,5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7명에 대한 임금 등 금품 및 퇴직금 합계 212,786,199원을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18고단3141』
피해자 G에 대한 사기
피고인은 2017. 7. 28. 서울 중구 H빌딩 3층에 있는 피해자의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주식회사 E에서 조달청 I 홍보마케팅 용역을 진행하는데 운영자금이 부족하다.
2017. 10. 28.까지 변제할 테니 돈을 빌려 달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위 주식회사 E의 직원들에게 임금 합계 1억 원 상당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등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으므로, 피해자에게 빌린 돈을 정해진 기일에 갚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7. 7. 28. 3,000만 원을 주식회사 E 명의 기업은행계좌(J)로, 2017. 8. 24. 2,110만 원을 주식회사 E 명의 K은행계좌(L)로 각각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피해자 M에 대한 범행
피고인은 2017. 10. 25.경 알 수 없는 장소에서 피해자 M에게 전화로 'I 홍보마케팅용역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돈이 부족하다. 1,000만 원만 빌려주면 행사를 진행하여 중도금을 받으면 이전에 피해자의 지인인 G에게 빌린 6,000만 원까지 모두 변제하겠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I 홍보마케팅 용역 관련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고, 위 G에게 약 5,110만 원 상당 채무를 지고 있었으며, 위 E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임금 합계 1억 4,000만 원 상당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등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어 피해자에게 빌린 돈을 정해진 기일에 갚을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7. 10. 25. 600만 원, 2017. 10. 26. 400만 원을 주식회사 E 명의 K은행 계좌(N)로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2018고단2685』
피고인의 법정진술
O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P, F, O 작성의 각 진정서
『2018고단314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G의 법정진술 (제4회 공판기일에서의 것)
M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각 차용증
합산 보험료 고지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의 점), 각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3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미청산의 점), 각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P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사이, 근로자별로)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양형의 이유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사기)
[권고형의 범위]
일반사기 > 제1유형(1억 원 미만) > 기본영역(6월~1년6월)
제2범죄(근로기준법위반)
[권고형의 범위]
임금 등 미지급 > 제3유형(1억 원 이상) > 기본영역(4월~1년6월)
동종경합 합산 결과 유형 2단계 상승하므로 형량범위 하한의 1/2 감경
※다수범 가중에 따른 최종 형량범위 : 6월~2년3월
선고형의 결정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의 액수가 합계 2억 원을 넘는 거액인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편취금의 액수와 차용 경위 등을 참작함.
무죄 부분( 『2018고단1283』 )
공소사실
피고인은 홍보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E의 실제 운영자이다.
피고인은 2017. 7.초경 서울 성동구 Q에 있는 피해자 주식회사 B(이하 '피해자 회사'라 함) 사무실에서,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인 R(54세)에게 "I과 'S사업' 용역계약을 체결하려 하는데 귀 사에 6,000만 원~7,000만 원 상당의 인쇄 용역을 주겠다. 용역계약서에 함께 협업업체로 등록을 해야 하니 계약서를 작성하자. 법인사용인감, 명판, 위임장을 지참하여 달라."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이미 2017. 6.경 주식회사 E가 I으로부터 'S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하여, 피해자 회사를 협업 업체로 등록하여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고, 피고인은 단지 피해자 회사를 연대보증인으로 입보시킨 뒤 이를 이용하여 I으로부터 선급금을 받아 기존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할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인쇄 용역을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2017. 7. 4.경 서울 마포구 T빌딩에 있는 U 마포지점에서 피해자 회사의 직원 V으로 하여금 법인 인감 및 명판, 위임장을 지참하여 피해자 회사와 U 주식회사 사이에 보증금액 153,805,940원인 선급금 지급 연대보증 계약을 체결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 운영자 R을 기망하여,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153,805,940원의 연대보증 채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의 대표 R에게 연대보증을 서달라고 하였을 뿐 피해자를 협업업체로 등록을 한다거나 인쇄 용역을 주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
기소의 취지와 판단 대상
공소사실에 적시된 피기망자의 처분행위는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는 의사표시, 즉"연대보증 의사표시"이다. 공소사실에 따를 때 이러한 처분행위에 이르게 된 착오와 그 착오를 일으킨 기망을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연대보증을 한다는 생각도 없이(협업업체 등록하는 것인 줄 알고) 서류상 연대보증 의사표시를 하게 만든 것"으로 표시의 착오 및 이를 일으킨 기망이다.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R에게 '용역계약서에 함께 협업업체로 등록을 해야 하니 계약서를 작성하자. 법인사용인감, 명판, 위임장을 지참하여 달라.'라고 말하였다." 부분,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단지 피해자 회사를 연대보증인으로 입보시킨 뒤 이를 이용하여 I으로부터 선급금을 받아 기존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할 생각으로" 부분이 이러한 면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연대보증을 하면 반대급부로 어떤 이익을 받을 거라고 믿은 나머지 연대보증 의사표시를 하게 만든 것"으로 동기의 착오 및 이를 일으킨 기망이다.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R에게 'I과 S 사업 용역계약을 체결하려 하는데 귀사에 6,000만 원~7,000만 원 상당의 인쇄 용역을 주겠다.'라고 말하였다." 부분, "그러나 사실은 이미 2017. 6.경 주식회사 E가 I으로부터 S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하여, 피해자 회사를 협업업체로 등록하여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고 ···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인쇄 용역을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부분이 이러한 면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표시의 착오를 일으킨 사기범행과 동기의 착오를 일으킨 사기범행은 서로 태양이 전혀 다르다. "연대보증을 한다는 생각도 없이 서류상 연대보증 의사표시를 하게 만든 것", 즉 표시의 착오 및 이를 일으킨 기망이 인정된다면, 인쇄 용역을 줄 의사나 능력 없이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속였다는 것은 표시의 착오를 일으키는 기망의 한 과정에 불과하게 되고, 심지어 실제로 인쇄 용역을 주었다 하더라도 표시의 착오를 일으킨 사기범행이 성립한다. 한편, "연대보증을 하면 반대급부로 어떤 이익을 받을 거라고 믿은 나머지 연대보증 의사표시를 하게 만든 것", 즉 동기의 착오 및 이를 일으킨 기망이 인정된다면, 표시의 착오를 일으킨 사기범행이 성립하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공소사실이 어떤 사기범행을 결론으로 적시했는지 썩 분명하지는 않으나, 전체 문장, 앞서 본 두 가지 사기범행의 관계, 고소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표시의 착오를 일으킨 사기범행을 결론으로 적시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표시의 착오를 일으킨 사기범행의 인정 여부를 판단하고, 동기의 착오를 일으킨 사기범행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두 가지 사기범행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이를 모두 기소한 취지라면 택일적 또는 예비적으로 공소사실을 기재하는 것이 마땅하고, 공소사실 기재가 동기의 착오를 일으킨 사기범행을 가리킨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하여 공소장변경 없이 이를 판단할 수는 없다.
판단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R, G의 이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은 믿기 어렵고, 그 외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협업업체로 등록하겠다고 피해자 측을 기망하여 연대보증 서류에 날인하도록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인에게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과 피해자의 대표 R은 G의 소개로 연결되었다. 그런데 피고인과 G 사이의 문자메세지 내용에 의하면, G은 피고인에게 연대보증금액과 연대보증에 필요한 서류에 대해 문의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G에게 연대보증을 하여 줄 사람을 소개하여 줄 것을 부탁한 사실을 추단할 수 있다.
한편, G이 소개받을 사람에게 연대보증과 관련된 구체적 사항을 전달할 목적이 아니라면 피고인에게 이를 확인할 이유가 없고, 피고인에게 위 사항을 굳이 물어 확인까지 하였으면서도 소개받을 사람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고소장 기재 내용과 첨부 서류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G과 함께 R을 만난 자리에서 R 등에게 자신이 이 사건 사업에 관하여 조달청과 체결한 용역계약서, I의 이 사건 사업 제안요청서를 보여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위 서류를 확인하면 피고인이 이미 단독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실과 조달청이나 I에 대한 관계에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협력업체로 등록을 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용역을 수행하는 관계가 아니라는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피고인 제출의 문자메세지 사진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7. 7. 3. R에게 법인도장, 위임장 등 필요서류를 서울 마포구 W 빌딩 1층으로 보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세지를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위 사실은, 피해자가 제출한 고소장의 기재 내용, 즉 피고인이 R에게 주식회사 E 사무실(서울시 관악구 소재)로 법인인감도장을 가져와 날인하라고 했다는 것과 명백히 다르다.
V은 U대리점 사무실에서 직원 X으로부터 이행(선급금) 보증보험계약의 내용과 연대보증인의 책임과 책임 범위 등에 관하여 설명을 듣고 이행(선급금) 보증보험계약서의 연대보증인 란에 피해자의 도장을 날인하였다. R은 이 법정에서 자신이 V에게 "협력업체 계약서"임을 명시하여 거기에 날인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그렇다면 피해자의 직원 V이 지시와 달리 다른 서류에 도장을 날인하였다는 것이어서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2017. 7. 4. R에게 '오늘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저희도 사장님께 도움되는 방법을 찾겠다. 시간 주시면 다음주에 찾아뵙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세지를 보내고, 2017. 7. 13.경 일식집에서 R, G, Y에게 식사를 대접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는 피고인으로서는 R이 연대보증을 선다는 사실을 알고 연대보증을 서주었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이는 행동이다. ("사장님께 도움되는 방법을 찾겠다."는 표현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력업체 또는 컨소시엄으로 등록을 하고 인쇄용역을 주기로 하였다는 것과는 맞지 않다.)
R은 이 법정에서 '협업업체로 등록하여 주겠다.'라는 말을 오로지 피고인으로만 들었다고 진술하였고, G은 이 법정에서 '컨소시엄'이라는 말을 자신과 피고인이 하였다고 진술하여, 진술이 서로 모순된다. 또한 R은 G으로부터 소개를 받을 때 아무런 말을 듣지 못하였고, G, Y, 피고인, 자신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오로지 피고인으로부터만 모든 이야기를 듣고 그 다음날 피고인에게 필요서류를 건네주고, G과도 초면이라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G의 진술과 모순될 뿐 아니라 무슨 일로 소개를 받는 것인지 알아보지도 않은 채 소개 상대방을 만났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한편, G의 진술은 컨소시엄에는 연대보증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컨소시엄이라는 것이 곧 협업업체와 같은 말이며, 그래서 R 등 피해자 측 사람들에게 연대보증을 한다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는데, 컨소시엄에 연대보증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볼 만한 거래관행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과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메세지 내용에 의할 때 G의 위 진술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적어도 피고인은 G에게 연대보증을 하여 줄 사람의 소개를 부탁하였고, G의 소개로 G 등과 함께 R을 만나게 되었으므로 R이 연대보증을 하여 줄 사람이라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