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 7. 18. 선고 2019노6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사실오인(2018고단1283 사기의 점)

이 사건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사실은 I과 S사업을 이미 단독으로 수주하여 피해자 주식회사 B(이하 '피해자회사'라 한다)를 협업업체로 등록해줄 수 없는데도, 피해자회사 운영자인 R에게 '협업업체로 등록하여 6천만 내지 7천만 원의 인쇄용역을 주겠다, 용역계약서에 협업업체로 등록해야 하니 법인사용인감, 명판, 위임장을 가지고 오라'고 말하여 R을 기망하고, 연대보증 서류임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피해자회사 직원 V에게 날인을 요구하여 피해자회사로 하여금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게 함으로써 연대보증채무액 153,805,940원 상당의 재산상이득을 취득하였다고 인정된다. 이에 부합하는 R, G의 각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데도 신빙성이 없다고 보아 이 부분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서 원심판결 중 2018고단1283 공소사실 제4행 내지 제5행 'S사업 용역계약을 체결하려 하는데'를 'S사업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데'로 아래 3의 가항과 같이 변경하는 내용으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며, 이 부분과 나머지 부분은 경합범 관계에 있어 유죄로 인정될 경우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2018고단1283 사기의 점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당심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3.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2018고단1283 사기의 점)

피고인은 홍보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E의 실제 운영자이다.

피고인은 2017. 7.초경 서울 성동구 Q에 있는 피해자 주식회사 B(이하 '피해자회사'라 함) 사무실에서, 피해자회사의 운영자인 R(54세)에게 "I과 'S사업'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귀 사에 6,000만 원~7,000만 원 상당의 인쇄 용역을 주겠다. 용역계약서에 함께 협업업체로 등록을 해야 하니 계약서를 작성하자. 법인사용인감, 명판, 위임장을 지참하여 달라."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이미 2017. 6.경 주식회사 E가 I으로부터 'S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하여, 피해자회사를 협업 업체로 등록하여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고, 피고인은 단지 피해자회사를 연대보증인으로 입보시킨 뒤 이를 이용하여 I으로부터 선급금을 받아 기존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할 생각으로, 피해자회사에게 인쇄 용역을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2017. 7. 4.경 서울 마포구 T빌딩에 있는 U 주식회사 마포지점에서 피해자회사의 직원 V으로 하여금 법인 인감 및 명판, 위임장을 지참하여 피해자회사와 U 주식회사 사이에 보증금액 153,805,940원인 선급금 지급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회사 운영자 R을 기망하여, 피해자회사로 하여금 153,805,940원의 연대보증 채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

나.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회사 대표 R에게 연대보증을 서달라고 부탁하여 승낙받았을 뿐이고, 피해자회사를 협업업체로 등록하거나 인쇄용역을 주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

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보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R, G의 각 진술은 믿기 어렵고, 그 밖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협업업체로 등록해주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연대보증 서류에 날인하도록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피고인에게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피고인과 피해자회사 대표 R을 소개로 연결해준 사람은 G이고, G과 피고인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 의하면 G은 피고인에게 연대보증금액과 연대보증에 필요한 서류에 대해 문의하였다. G이 R에게 연대보증과 관련한 구체적 사항을 전달할 목적이 아니라면 피고인에게 위 내용을 확인할 이유가 없고, 위와 같이 확인하고도 위 내용을 R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②

피해자회사가 제출한 고소장 기재내용과 첨부서류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G, Y과 함께 R을 만난 자리에서 R에게, 자신이 조달청과 체결한 용역계약서, I의 이 사건 사업 제안요청서를 보여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서류를 확인하면 피고인이 이미 단독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실과 피고인과 피해자가 협력업체로 등록을 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용역을 수행하는 관계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③

피고인은 연대보증계약 체결 전날인 2017. 7. 3. R에게 법인도장, 위임장 등 서류를 '서울 마포구 W빌딩 1층'으로 보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는 고소장 중 피고인이 2017. 7. 4. R에게 '주식회사 E 사무실(서울시 관악구 소재)로 법인인감도장을 가져와 날인하라'고 했다는 내용과 다르다.

④

피해자회사 직원 V은 U 사무실에서 직원으로부터 이행보증보험계약의 내용과 연대보증인의 책임 등에 관하여 설명을 듣고 이행보증보험계약서의 연대보증인란에 피해자회사의 도장을 날인하였다. R은 이 법정에서 V에게 협력업체계약서임을 명시하여 날인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V이 R의 지시와 달리 다른 서류에 도장을 날인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⑤

피고인은 2017. 7. 4. R에게 '오늘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저희도 사장님께 도움되는 방법을 찾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는 R이 연대보증 사실을 알고 연대보증을 서주었다고 피고인이 인식한 것으로 보이는 행동이다.

⑥

R은 이 법정에서 협업업체로 등록해주겠다는 말을 피고인으로부터만 들었고 G으로부터 소개받을 때 아무런 말을 듣지 못하였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G의 진술과 모순되고 무슨 일로 소개받는지 알아보지도 않은 채 상대방을 만났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⑦

피고인은 G에게 연대보증을 해줄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하였고 G의 소개로R을 만나게 되었으므로, R이 연대보증을 해줄 사람이라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라.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은 피해자회사 운영자 R에게 '연대보증인이 필요한데 도와 달라'고 말하니 R이 흔쾌히 동의하여 연대보증계약이 이루어졌고, R에게 홍보마케팅지원사업 용역 중 인쇄물 용역을 주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R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연대보증을 서줄 이유도 없고 만약 연대보증 이야기를 했다면 (인쇄홍보물제작협업) 사업 자체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R은 지인 Y을 통하여 2017년 7월 초에 처음으로 G과 피고인을 만났는데, 처음 만난 자리에서 R이 아무런 대가도 없이 피고인을 위하여 보험가입금액이 1억 5,000만 원이 넘는 이행보증계약의 연대보증을 흔쾌히 승낙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상식에 반한다.

②

피고인은 2017. 7. 4. 피해자회사를 연대보증인으로 하여 U 주식회사와 사이에 이행(선금급)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행보증보험계약서를 제출한 다음 2017. 7. 7. I으로부터 선금 1억 4,973만 원을 주식회사 E 계좌로 지급받았다. 위 돈 중 7,000만 원이 2017. 7. 11. 주식회사 E의 다른 계좌로 송금되었고 이를 거쳐 주식회사 E는 2017. 7. 14. G에게 7,200만 원을 변제하였다. 위와 같이 피해자회사의 연대보증을 통하여 피고인이 I으로부터 받게 된 선금 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곧바로 대여금 변제 명목으로 G에게 지급된 점을 고려하면, G이 피고인을 위하여 연대보증이 성사되도록 피해자회사에게 피고인이나 주식회사 E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만한 동기가 충분히 존재하였다. 따라서 피고인과 G이 연대보증에 관한 문자메시지를 서로 주고받은 사실만으로 G이 R에게 연대보증에 관한 내용을 전달하였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③

R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기망당하여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였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R이 피고인을 소개받을 무렵 G으로부터 어떠한 사항을 전달받았는지가 아니라 R이 피고인을 직접 만났을 때 피고인으로부터 어떠한 설명과 제안을 들었는지를 가려야 한다.

④

R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경위에 대하여, '2017년 7월 초 Y의 소개로 피고인을 만났고, 피고인이 I과 홍보마케팅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인 회사에서 기획과 디자인을 맡고 주식회사 B에게 인쇄를 맡겨서 협업업체로 등록해주겠다고 하였으며, 피고인이 계약서를 보여주었는데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고, 그 후 피고인이 협업업체로 등록을 해야 한다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자고 해서 내가 2017. 7. 4. V 부장을 보내면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오라고 하였으며, 인쇄물 일을 받으려고 기다리다가 2017년 9월말쯤 Y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라고 하였고, Y이 G에게 알아보니 일이 곧 넘어온다고 하여 기다리던 중, 주식회사 E 대표 AF이 2017년 10월초 전화를 하여 주식회사 B가 주식회사 E를 위하여 보증을 선 사실이 있느냐고 물어서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전화를 끊었으며, AF이 다시 전화하여 U에 알아보라고 하였고, U에 전화를 해보고 처음으로 연대보증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2017년 10월초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물어보니 그런 일이 없다고 딱 잡아떼었고 피고인이 자기가 알아보겠다고 한 다음 피고인과 연락이 되지 않아서 고소를 하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다.

R이 이 사건 당시 지인 Y의 말을 만연히 신뢰하여 모든 일이 순리대로 처리될 것이라고 믿고 계약서 날인 전후에 계약서 내용조차 확인하지 않는 등 거래관계에서 일반적으로 취해야 할 합리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 R의 일부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일부 일관성이 없는 진술 부분은 기억의 한계로 인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경위에 대한 R의 진술 중 주요부분에 일관성이 있으며, 특히 피고인으로부터 연대보증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고 만약 들었다면 (인쇄홍보물제작 협업) 사업 자체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내용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뒤늦게 연대보증사실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한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허위로 지어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⑤

G도 수사기관과 원심법정에서 '내가 Y에게, 1억 4천만 원 입찰 딴 내용이 있는데 컨소시엄 구성해서 광고 인쇄 7,000만~8,000만 원 같이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고, 7월 초에 주식회사 B 사무실에서 R, 피고인과 만났다. 피고인을 R에게 소개할 때 연대보증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R은 협업업체로 등록된 것으로 알고 있었고, 나중에 I 익산 본점에 R과 같이 가서 확인해보니 컨소시엄에 피해자회사 이름이 없었다. R도 그때 알았다'라고 진술하였고, 이는 R의 위 진술에 부합한다.

⑥

Y은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G을 통해 피고인을 알게 되었다. 피고인이 관공서 일을 하는데 인쇄 관련된 일이 있는데 인쇄시설이 없으니 인쇄시설을 가지고 있는 업체를 협력업체로 등록해서 같이 일을 해야 된다고 해서 내가 R을 소개해주었다. 매출(실적)이 좀 있어야 되고 신용도가 있어야 해서 R을 소개했다. R 사무실에서 같이 만난 자리에서 피고인이 R에게 직접 협업업체등록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연대보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없다. 피고인이 협업업체 등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보증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적이 없다. 연대보증이나 보증이라는 단어가 들어갔으면 (내가) 절대 소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메인은 주식회사 E이고 거기에 인쇄시설이 없으니 인쇄업체만 등록해야 된다 그렇게 믿고 소개를 시켰다'라고 진술하였고, 이는 R의 위 진술에 부합한다.

⑦

연대보증계약 체결 이후에 피고인이 R에게 감사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곧바로 R도 피고인에게 감사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만약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R이 아무런 대가 없이 피고인을 위하여 연대보증을 해준 것이라면 R이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낼 이유가 없다. 이에 대하여 R은 당심 법정에서, (협업업체 등록을 마치고) 계약이 잘 되어가니까 고맙다는 인사로 알았고 일이 잘 진행되면 나한테도 이득이 있으니 서로 좋은 것이니까 (나도) 감사하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위 사정을 종합하면, R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회사에게 인쇄용역을 줄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R에게 협업업체로 등록하는 용역계약서라고 기망하여 이행보증보험계약서의 연대보증인란에 날인하게 하여 피해자회사로 하여금 153,805,940원의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고 인정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