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1, 피고는 별지 3 목록 ‘원고’란 기재 각 원고들에게 같은 목록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24. 8.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 B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 B이,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토목, 건축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 근무하던 중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다가 퇴직한 사람들이거나 현재 피고에 재직 중인 근로자들이다.
임금피크제의 도입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법률이 2013. 5. 22. 개정되어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동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였고, 위 개정 규정은 같은 법 부칙 제1호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2016. 1. 1.부터 시행되었다.
피고는 2016년경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비롯하여 전반적인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 개정을 진행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6. 8. 10. 피고 사내 인트라넷에 ‘취업규칙 개정에 대한 의견청취 및 직원 동의 절차 안내’라는 제목 하에 아래와 같은 공고를 올렸고(이하 ‘1차 공고’라 한다), 2016. 8. 16. 같은 내용의 게시글에 취업규칙 개정안, 근로자 동의서 양식 등을 첨부한 2차 공고를 올렸다(이하 ‘2차 공고’라 한다).
피고는 2016. 8. 11. 서울 및 천안, 2016. 8. 12. 대구, 2016. 8. 16. 본사에서 ‘취업규칙 개정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하였고(이하 ‘이 사건 각 설명회’라 한다), 2016. 8. 17.부터 2016. 8. 22.까지 아래와 안내사항이 기재된 동의서에 서명을 받는 방식으로 전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다.
2016. 8. 16.자 취업규칙 등 규정 내용 설명을 통하여 공지한 취업규칙 등 규정 변
피고는 2016. 8. 22. 직원의 정년을 ‘만 58세에 도달한 해의 말일’로 정하였던 취업규칙 제46조를 아래와 같이 개정하여,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에 도달한 해의 말일’로 연장하되, 만 57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1월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만 57세부터 임금을 전년 대비 10%씩 감축하는 것으로 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한편 피고는 2016. 8. 전체 근로자의 약 10% 가량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인 G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은 취지의 임금피크제 도입합의서를 체결하였고, 그 무렵 아래와 같은 조항이 포함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따라 감축되는 임금의 비율은, 도입 전 만 57세의 임금을 기준으로 할 때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2, 5, 6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근로기준법 제94조에 의하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변경 예정 취업규칙을 근로자들에게 회람하지 않았고, 전국 100여 곳의 사업장 중 단 네 곳의 현장에서만 1회씩 현장설명회를 하였으며, 변경된 취업규칙의 내용을 고지하지 아니하고, 근로자간의 의견교환 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채 사실상 서명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근로자들의 동의서를 징구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기준법 제94조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이다.
피고는 임금을 감액하여야 할 경영상 위험이 존재하지 않았고, 근로자들의 임금이 최종적으로 34.39%나 감소되어 그 불이익이 과도하며, 임금 삭감에도 불구하고 업무량이나 노동의 강도가 경감되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임금 삭감을 통해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되지도 않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만을 이유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것이어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반하여 무효이다.
판단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1>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이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변경된 정년에 도달하기 4년 전부터 시행되었던 점, 이에 따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만 57세 및 만 58세에 이르렀을 때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기 이전보다 임금을 적게 수령하는 불이익을 받았던 점, 만일 피고가 정년이 연장된 2년의 기간에 대하여만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기존 정년인 만 58세까지 동일한 임금을 받으며 근무하다가 퇴사하거나,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삭감된 임금을 수령하는 대신 2년을 추가로 근무하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나, 피고가 기존 정년인 만 58세에 도달하기 이전 2년에 대하여도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면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선택권을 박탈당한 채 감액된 임금을 받아야 할 지위에 놓이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취업규칙 변경의 절차적 하자 존재 여부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18, 19, 20호증, 을 제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관하여 피고 소속 근로자들로부터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기준법 제94조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이다.
피고는 2016. 8. 11., 2016. 8. 12. 및 2016. 8. 16. 서울(C), 천안(D), 대구(E) 및 본사에서 급여체계 개편 및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취업규칙 개정에 관한 설명회를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각 설명회에 실제로 몇 명이 참석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피고는 2016. 8. 10. 위 각 설명회를 하루 내지 이틀 앞둔 시점에 1차 공고를 올렸는데, 위 공고는 사내 인트라넷의 ‘게시판 – 사우게시판 – 노사관계 – 인사제도’의 하위 항목을 클릭한 뒤에 비로소 찾을 수 있는 게시판에 게시되었는바, 이로써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설명회의 개최 사실을 알았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피고는 당시 전국 각지에 140여 개의 건설현장을 두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각 설명회에 참석의사가 있는 근로자가 1차 공고로써 약 1~2일 이후 서울, 천안 및 대구에서 설명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설명회에 실제로 참석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위 1차 공고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등 취업규칙의 개정내용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첨부되어 있지 않았고, 2016. 8. 16.경 게시된 2차 공고에 비로소 취업규칙 개정내용을 담은 자료가 첨부되었는데, 이 때는 적어도 세 차례의 설명회가 진행된 이후였다. 당시 피고 소속 근로자는 총 1,537명이었는데, 피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2024. 10. 말경까지도 취업규칙 개정내용을 첨부한 2차 공고문 게시글의 조회수는 827회에 불과하였다.
피고는 위 각 현장설명회에서 별다른 서면 자료를 배포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갑 제18, 19, 20호증). 그렇다면 실제로 각 공사현장별로 1인 이상이 위 현장설명회에 참석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각 참석자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외에도 급여 항목 변경, 연장 수당 변경 등 취업규칙의 전반적인 개편 내용에 관한 복잡한 설명을 듣고 즉시 이해한 뒤 각 현장으로 복귀하여 이를 다른 현장 근로자들에게 전달할 수도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피고가 이 사건 각 설명회를 개최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근로자들이 이 사건 각 설명회 이후 동의서에 서명하기까지 짧게는 하루, 길게는 약 열흘의 기간 동안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부서별로 의견을 교환하여 취합하는 등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을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동의하였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
무엇보다 피고가 징구한 동의서 양식에는 그 어디에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언급이 없다. 위 동의서에는 ‘2016. 8. 16.자 취업규칙 등 규정 내용 설명을 통하여 공지한 취업규칙등 규정 변경 내용을 이해하고 있으며, 임금체계 변경으로 인하여 임금인상분 반영을 위해 급여규정은 2016. 3. 1.자로 소급되는 사항 및 변경된 근로조건에 대하여 직원들과 토론한 결과 개정된 취업규칙등 규정 변경 내용 일체를 수용함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그 문언상 취업규칙 변경 내용 중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변경사항(임금인상분 반영을 위한 급여규정 소급 적용)만을 적시하고 있을 뿐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관하여는 언급조차 없고, 위 동의서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이 첨부되지도 않았다.
아울러 위 동의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규약 개정, 급여항목 단순화 등 피고 취업규칙의 전반적인 변경 내용을 포함하여 일괄적으로 동의하도록 하고 있었으므로,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동의 여부를 선택할 수도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위 양식에는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함을 전제로 한 서명란만 존재할 뿐, 반대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항목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위 동의서 양식에 서명한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인식하고 이에 동의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 밖에 이 사건 노동조합이 조합원 및 피고 소속 직원들에게 피고 측과 통상 임금 적용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 및 임금피크제 도입 방안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거나, 같은 취지의 글을 피고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하였다는 등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인식하고 동의서를 제출하였다거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대하여 회의 등 집단적 의견교환 절차를 통해 찬반의견을 교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
단체협약 체결에 따른 임금피크제 적용 여부 및 범위
피고가 2016. 8.경 이 사건 노동조합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노사합의서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2016. 8.경 전체 근로자 수의 약 10% 가량에 불과하였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른 동의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이 사건 노동조합이 피고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 근로자 반수 이상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아닌 이상<2> 위 단체협약 체결에 따르는 효과는 조합원들에게만 미치고,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단체협약 제2조에서도 ‘본 협약은 당사자인 조합과 조합원 및 회사에게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바, 이 사건 원고들 중 원고 B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 그러므로 원고 B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2016. 8.경 체결된 단체협약을 근거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갑 제25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B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반영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조합원이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 B에 대하여는 2016. 8.경 체결된 단체협약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위 단체협약이 피고의 기망에 의하여 체결된 것으로서 무효이거나 취소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 제25호증 등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B에 대하여 위 단체협약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이유 있다.
소결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B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취업규칙의 변경으로서 효력이 없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해 위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수령하지 못한 미지급임금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인해 위 원고들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 총액이 별지 3 목록 ‘인용금액’란 기재 해당 돈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3>.
따라서 피고는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상당액으로 원고 B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별지 3 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4. 8. 2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날인 2024. 8.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B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광현(재판장) 최오미 이승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