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6. 7. 9. 선고 2025노1188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1>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설령 피고인이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와 피해근로자는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연차미사용 수당을 별도로 지급할 의무가 없고, 피고인은 2022. 11. 15. 퇴직금 명목으로 15,470,000원을 미리 지급한 바 있어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으므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5. 11. 27.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사문서변조죄 등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아 2026. 2. 23.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위 사문서변조죄 등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원심 판시 각 죄에 대한 형을 선고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이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아래에서 살펴본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유사한 주장을 하였는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와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거기에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보태어 보더라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범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1)

이 사건 회사와 피해근로자 사이에서 작성된 근로계약서 제4조 제3항에서는 기본급(주휴수당 포함)을 1,914,410원으로 정하고 있는데 그 옆에 있는 '연차수당' 란에는 아무런 금액이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연차미사용 수당이 피해근로자의 월급에 포함되어 이미 지급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의 지위와 피해근로자와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도 이러한 사정을 알았다고 볼 수 있다.

2)

이 사건 회사가 2022. 11. 15. 피해근로자의 계좌로 1,547만 원을 이체하였고 해당 이체내역에는 '퇴직금선D'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① 위 기재는 피해근로자의 관여가 없더라도 이 사건 회사에서 임의로 기재할 수 있는 문구인 점, ② 이체된 1,547만 원 중 847만 원은 같은 날 다른 계좌로 이체되었고 피해근로자는 위 돈은 이 사건 회사의 지시에 따라 이체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러한 피해근로자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③ 이 사건 회사는 2022. 10. 26. 피해근로자에게 667만 원을 이체하면서 '3개월 급여가불'이라는 문구를 기재하였는데 위 돈은 같은 날 이 사건 회사에 그대로 이체되었는바, 위 문구 역시 이체된 돈의 실제 성격과는 무관하다고 보이는 점, ④ 2022. 11. 15. 기준 피해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은 1년 11개월가량이었는데 향후 계속 근무 여부가 명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피해근로자가 6년간 계속 근로할 것임을 전제로 산정한 퇴직금 상당 금액을 지급하였다는 것은 이례적인 점(실제로 피해근로자는 2024. 4. 30.경 퇴사하였는데 그때까지의 계속근로기간은 3년 4개월가량에 불과하였다), ⑤ 피해근로자가 먼저 퇴직금 선 지급을 요청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회사가 2022. 11. 15. 피해근로자의 계좌로 1,547만 원을 이체한 것이 퇴직금 선 지급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설령 이 사건 회사가 2022. 11. 15. 피해근로자의 계좌로 1,547만 원을 이체한 것이 퇴직금 선지급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었고 그것이 '퇴직금 분할 약정'으로서 효력이 없어 이 사건 회사가 피해근로자에게 위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타당한데(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 참조), 피고인은 퇴직금채권의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조차도 피해근로자에게 현실적으로 지급하지 않았다.

다.

소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