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8고단8722, 2019고단885 사건의 공소사실은 각 무죄.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7고단8182,2018
판결선고
2020. 1. 7.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2017고단8182』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에 있는 (주)C의 대표자 사내이사로서 상시근로자 4명을 고용하여 건축자재 도소매업체를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위 사업체에서 2002. 1. 2.부터 2016. 12. 31.까지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의 2014. 7.부터 2016. 12.까지의 임금 및 퇴직금 등 합계 금 92,377,140원(=체불임금 및 2013년 연말정산 환급금 합계 68,744,150원 + 체불퇴직금 23,632,99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18고단6422』
피고인은 위생도기 등 도·소매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C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6. 10. 1.경 피해자 E 주식회사와 공급가액을 518,181,819원으로 하여 'F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 주식회사 C이 위생기구류 및 액세서리를 납품하기로 하는 자재납품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무렵 G 유한회사와 공급가액을 421,526,290원으로 하여 위 공사현장에 공급할 양변기, 세면기, 비데 등을 납품받기로 하는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G 유한회사 등 하도급업체들은 주식회사 C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피해자 회사로부터 직접 자재 납품대금을 받기를 원하였고, 이에 따라 2017. 6. 8.경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가 G 유한회사 등 하도급업체에 직접 자재 및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직불동의각서를 작성하여 피해자 회사에 제출하였고, 2017. 6. 12.경 유한회사 G와 위와 같은 내용의 직불동의각서를 작성하여 피해자 회사에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2017. 9. 25.경 서울 강남구 H에 있는 주식회사 C 사무실에서, 피해자 회사의 재무담당 직원의 착오로 피해자 회사가 위 직불동의 계약에 따라 G 유한회사에 지급해야 할 자재 및 공사대금 114,877,890원을 주식회사 C 명의 I은행 계좌로 송금받아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위 금원이 착오로 입금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2017. 9. 26.경부터 2017. 10.경까지 주식회사 C의 채무 변제 등 용도로 임의 소비하여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2017고단8182』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진술기재
D의 진정서, 진술서
체불임금, 체불퇴직금 내역
『2018고단6422』
제6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진술기재
제8회 공판조서 중 증인 J의 진술녹음
K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자재납품 계약서, 각 직불동의 각서, 각 직불동의서
이체확인증, 이체내역서
I은행 이체결과조회
대금사용내역, 예금거래실적증명서, 예금거래내역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 1항, 제36조(금품 등 미청산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 직금 미지급의 점), 형법 제355조 제1항(횡령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상호간)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양형의 이유
O 유리한 정상: 범행 일체를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 근로자의 체불 임금 및 퇴직금 합계 약 9,200만 원 중 약 7,200만 원 정도가 변제된 것으로 보이는 점, 횡 령죄 피해회사와 원만히 합의하여 위 피해회사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은 2018. 5. 8.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것 이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O 불리한 정상: 체불 임금 및 퇴직금과 횡령액이 적지 않은 금액이고, 피해 근로자로 부터는 용서받지 못한 점, 피고인은 이전에도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있는데, 또다시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을 저지른 점
O 위 각 정상들과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 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기타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형법 제51 조 소정의 여러 가지 양형조건을 참작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2018고단8722』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H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 대표이다.
피고인은 L과 함께 2011. 10. 19.경 광주시 M에서 임대사업을 하기 위하여 총 대금 33억 원에 위 N 등 4필지의 지분 1/2을 각각 매입하는 방법으로 위 지분을 매수한 다음 그 무렵 위 임대사업자 등록 사무를 위 C 소속 직원 피해자 O에게 지시하였고, 피해자는 그 무렵 위 등록사무를 대행해 준 것을 기화로 피고인과 L이 위 지분을 33억 원에 매수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6. 5. 16. 위 C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사업자금 1억 5,000만 원을 빌려주면 월 2%의 이자를 지급하고, 원금은 2016. 8. 31.에 갚겠다. 또한 위 지분 1/2시가 약 20억 원 상당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이를 매도하는 등 처분하여 당신의 돈을 우선적으로 변제하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이미 9,500만 원을 차용하여 그에 대한 이자 3,350만 원 포함 약 1억 2,850만 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2014년 초경부터 C의 주력 품목인 '월풀 욕조'에 대한 공급계약이 급격히 줄면서 매출이 30억 원 상당으로 줄어 거래처 어음을 결제하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C이 운영난에 빠져 계속된 적자로 2014. 7.경부터는 소속 직원에 대한 임금조차 체불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약속한 바와 같이 변제할 능력이 없었고, 위 금원 차용 당시인 2016. 5.경 피고인 소유의 위 지분 1/2의 시가가 2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1. 12. 21. 토지 매수를 위해 8억 원 상당을 대출받으면서 채권자인 중소기업은행에 채권 최고액 19억 2,000만 원 상당의 근저당권, 2014. 3. 6. 거래처인 P 주식회사에게 1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 2015. 9. 8. L에게 6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2016. 5. 19. 2억 원으로 감액)을 각각 설정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위 지분에 2016. 12. 15. L에게 8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 2018. 1. 9. 피고인의 장모 Q에게 7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을 각각 설정하여 위 지분을 처분하더라도 피해자의 차용금을 우선 변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피고인의 채권자인 R의 S은행 계좌(T)로 150만 원을 송금하게 하고, C S은행 계좌(U)로 1억 4,850만 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7. 3. 15.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5회에 걸쳐 합계 285,591,840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2019고단885』
피고인은 2017. 6. 27.경 서울 강남구 H에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사무실에서 위 회사의 경리직원인 피해자 O에게 "돈을 빌려주면 현금서비스를 모두 정리하여 신용등급을 회복한 후 회사 명의로 1억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받은 돈으로 변제하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당시 피고인의 현금서비스 채무액은 2,140만 원, 회사 채무액이 2억 4,000만 원에 이르렀고, 2017. 7.말경 만기에 도달하는 약 1억 6,000만 원 상당의 어음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현금서비스를 모두 상환하더라도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도 불확실한 상태여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변제할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2017. 6. 28. 500만 원, 같은 해 6. 29. 1,500만 원, 같은 해 7. 12. 1,000만 원, 같은 해 7. 17. 1,300만 원 등 합계 4,30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판단
『2018고단8722』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과 피해자 O의 관계
피고인은 C의 대표자 사내이사이고(증거기록 제2권 제20쪽), 피해자 O은 2004. 7.경부터 C의 부도가 있던 2017. 7.경까지 C의 경리직원으로 근무하였다.
피고인은 C 이외에도 2017. 2.경 폐업한 주식회사 V(이하 'V'라 한다)를 동시에 운영하였는데, O은 V의 경리업무도 함께 담당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제313쪽). 나) C과 V의 재정 운영 방식
C과 V의 재정, 회계는 O이 전담하였다. O은 C이나 V의 업무상 지출이 필요할 경우 피고인에게 자금 상황을 보고하고, 재원이 부족하면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O이 자신의 자금이나 지인으로부터의 차용금으로 회사 업무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집행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제39, 40쪽).
부동산에 관한 권리변동과 강제경매의 개시
피고인과 L은 2011. 10. 19. 주식회사 W으로부터 광주시 X, N, Y, Z의 4필지 토지와 위 Y 토지 지상의 건물들(위 토지들과 건물들을 통칭할 경우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을 대금 합계 32억 원에 매수하였다(2019. 7. 10.자 변호인 의견서에 첨부된 부동산매매계약서).
피고인과 L은 2011. 12. 21.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각 1/2씩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증거기록 제2권 제22~89쪽,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피고인의 각 지분 1/2을 통칭하여 이하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이라 한다).
중소기업은행은 2011. 12. 21.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9억 2,000만 원, 채무자 L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P 주식회사는 2014. 3. 7.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지번 Y 토지와 그 지상 건물들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억 원, 채무자 V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L은 2015. 9. 8.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6억 원, 채무자 피고인(A)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하여 2016. 5. 20. 채권최고액을 2억 원으로 감액하는 내용의 근저당권변경등기가 경료되었다.
L은 2016. 12. 16.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8억 원, 채무자 피고인(A)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O은 2017. 6. 8.경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 중 토지 4필지에 관한 지분에 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하였고,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17. 6. 8. 위 법원 AA로 강제경매개시결정을 하였으며, 같은 날 위 토지 4필지에 관한 피고인 지분에 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등기가 경료되었다.
위 강제경매절차에서 감정평가사 AB는 2017. 6. 22.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 중 토지 4필지에 관한 지분의 시가를 1,795,546,500원(기준일 2017. 6. 22.)으로 평가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제91쪽).
O은 2017. 8. 29.경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 중 건물들에 관한 지분에 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하였고,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17. 8. 29. 위 법원 AC로 강제경매개시결정을 하였으며, 2017. 8. 30. 위 건물들에 관한 피고인 지분에 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등기가 경료되었다.
위 강제경매절차에서 감정평가사 AD은 2017. 9. 18.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 중 건물들에 관한 지분의 시가를 174,685,600원으로(기준일 2017. 9. 13.) 평가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제133쪽).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지번 Y 토지 3,057㎡ 중 1,044㎡와 지번 Z 토지 472㎡중 126㎡가 각 2017. 11. 10. 광주시 AE 토지와 AF 토지로 분할되었다(증거기록 제2권 제32, 42쪽).
피고인의 장모인 Q는 2018. 1. 9.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위 분할된 토지 부분에 관한 지분은 제외)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7억 원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기망행위, 편취범의 및 인과관계의 존부
판단의 전제
공소사실 기재 기망행위의 태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로는, 직원 급여마저도 연체될 정도로 C이 운영난에 빠져있고, 피고인 개인의 자력 역시 거의 없는 상태임에도 변제자력이나 변제의사가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는 부분, 둘째로는 O의 채권액을 담보하지 못할 정도로서 2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부동산 자산을 소유하고 있었고, 위 부동산 자산에 관하여 추가로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줄 의사였으면서도 마치 피고인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O의 채권을 충분히 담보할 뿐만 아니라 그 가액도 20억 원이 넘으며, 이를 전적으로 O에게 담보로 제공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위와 같은 두 가지 기망행위와 그와 관련된 인과관계 및 편취범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첫 번째 기망행위와 관련하여
앞서 살핀 C과 V의 재정, 회계의 업무처리 태양 및 O이 C과 V에서 경리담당 직원으로 근무한 기간 등에 비추어 보면, O은 공소사실 기재 금전 대여 당시 피고인이나 C과 V의 재정 상태를 훤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O은 공소사실 기재 금전 대여 당시 C이 심각한 운영난에 빠져 있고, 피고인에게 자력이 거의 없었음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O은 이 법정에서 "C, V의 영업수익이라든지 피고인의 일반적인 재력은 돈을 빌려준 동기가 전혀 아니었고, 오직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만이 돈을 빌려준 동기였다"고 진술하였다(증인 O의 법정진술).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금전차용과 관련하여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 이외에 피고인 회사나 피고인 개인의 변제자력이나 변제의사가 있는 것처럼 O을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사 그러한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처분행위로서 O의 피고인 또는 C이나 V에 대한 금전 대여행위와 위 기망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두 번째 기망행위와 관련하여
O은 2016. 5. 16. 피고인 또는 C에 1억 5,000만 원을 대여한 것을 시작으로 그 때부터 2017. 3. 15.까지 사이에 합계 285,591,840원을 대여하였다. 그런데 위 2016. 5. 16.을 기준으로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에 설정된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합계액은, 중소기업은행의 근저당권 관련 9억 6,000만 원(=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을 포함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채권최고액 19억 2,000만 원 x 피고인 지분 비율 1/2), P 주식회사의 근저당권 관련 5,000만 원(=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을 포함한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지번 Y 토지와 그 지상 건물들에 관한 채권최고액 1억 원 x 피고인의 지분 비율 1/2), L의 근저당권 관련 6억 원, 총 합계 16억 1,000만 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2017. 여름 무렵을 기준으로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의 시가는 합계 1,970,232,100원(= 토지 부분 1,795,546,500원 + 건물 부분 174,685,600원)이어서 위 선순위 근저당권 채권최고액 합계액을 제하더라도 약 3억 6,000만 원의 담보가치가 있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비록 위 시가의 기준시점이 이 사건 최초발생일인 2016. 5. 16.로부터 1년 정도 지난 후이기는 하나,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의 담보가치에서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상당의 담보가치를 제외한 나머지 순담보가치가 2016. 5. 16.자 대여금 1억 5,000만 원은 물론 O의 총 대여금액인 285,591,840원에 미치지 못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위와 같이 2017년 여름 무렵을 기준으로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의 시가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억 원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시가와의 차액이 약 3,0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O은 2016. 5. 16. 처음 1억 5,000만 원을 대여하기 직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바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L이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2011. 10. 19.경 작성한 매매계약서상의 매매대금이 32억 원(즉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에 대한 매매대금은 16억 원이 된다)이란 사실도 인지한 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개별공시지가 등을 통해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토지 시세가 피고인과 L의 매수 이후 상승하였음까지 체크한 후 대여를 시작하였다(증인 O의 법정진술). 이런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20억 원 상당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피고인의 발언이 일응 세세한 부분에 관하여는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기망행위로 평가하기 어렵고, 가사 이를 기망행위로 본다 하더라도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나 피고인의 편취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L의 2015. 9. 8.자 근저당권설정등기상의 채권최고액은 O의 대여가 시작된 직후인 2016. 5. 20. 2억 원으로 감액되었다. 이후 피고인은 2016. 12. 16. L에게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8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게 된다. 그로 인해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20억 1,000만 원(= 위 16억 1,000만 원 - 감액등기로 감액된 4억 원 + 위 8억 원)이 2017년 여름 무렵을 기준으로 한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의 시가 합계 1,970,232,100원을 초과하게 된다. 이후 피고인은 2018. 1. 9. 피고인의 장모 Q에게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분할된 토지 부분 제외)에 채권최고액 7억 원의 근저당권을 추가로 설정해 주게 된다. 그러나 ① 위 채권최고액 8억 원인 L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진 2016. 12. 16.은 최초 대여일인 2016. 5. 16.로부터 7개월 후이고, 채권최고액 7억 원의 Q의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최초 대여일로부터 1년 8개월 정도가 경과한 후인 2018. 1. 9. 설정된 것이다. 이와 같은 기간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최초 대여일인 2016. 5. 16.부터 이미 제3자에 대한 위와 같은 추가 근저당권들의 설정을 염두해 두고 O으로부터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렵다. ② 가사위 최초 대여일 이전부터 피고인, C이나 V의 재력 상황이 몹시 좋지 않았고 향후에도 개선될 여지가 적었다는 점에서 피고인이 위 2016. 5. 16. 당시 미필적으로나마 향후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에 관한 추가 근저당권들의 설정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아니하다. 하지만 피고인과 위 회사들의 재정 상황을 훤히 알고 있었던 O 역시 그러한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③ 또한 위 2016. 12. 16.자 채권최고액 8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와 관련하여 있었던 2016. 12. 15.자 피고인과 L 사이의 근저당권설정계약 당시 O이 현장에 동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2019고단885 사건의 증거기록 제93쪽). ④ 그럼에도 O은 위 채권최고액 8억 원인 L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된 이후 2017. 3. 15.까지도 피고인이나 피고인의 회사들에 자금을 계속 대여하였다.
따라서 두 번째 기망행위와 관련하여서도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취지와 같이 O을 기망하였고, 그 기망행위와 처분행위와의 인과관계 및 이와 관련된 피고인의 편취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
『2019고단885』
판단의 전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도 검사는 기망행위를 두 가지로 특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① 현금서비스 채무액, C이나 V의 채무액 등이 다액이었음에도 그러한 사실이 없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였다는 것과 ② 현금서비스채무를 상환하더라도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태임에도 이를 명확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처럼 거짓말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위와 같은 두 가지 기망행위와 그와 관련된 인과관계 및 편취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첫 번째 기망행위와 관련하여
앞서 살핀 바와 같이 ① O이 이 사건 이전에 이미 C의 심각한 운영난과 피고인의 무자력 등을 알고 있었던 점, ② O은 이 법정에서도, 이 사건 직전에 발생한 대여금의 상환과 관련된 담보력도 오직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만을 믿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
두 번째 기망행위와 관련하여
먼저 2017. 6. 28.자 500만 원, 2017. 6. 29.자 1,500만 원에 관하여 본다. ① 피고인이 이 부분 차용과 관련하여 O에게 'C의 현금서비스 채무를 모두 상환하여 신용등급을 회복한 후 신용대출을 받아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는 보인다. ② 또한 피고인은 검찰에서, 현금서비스채무를 상환하여 신용등급을 높인 뒤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 그 방법이나 절차 등을 안양시에 소재한 AG은행 지점장 AH에게 문의하여 확인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증거기록 제1권 제55쪽), AH은 피고인의 위와 같은 진술을 부인하고 있다(증거기록 제1권 제64쪽). ③ 피고인이 이 부분 차용금으로 C의 현금서비스채무 중 상당액을 변제하였음에도 결과적으로는 신용등급회복이 이루어지 않았고, 이에 신용대출을 받지 못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편취범의를 가지고 O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불확실한 신용대출 방법을 제시하면서 위 합계 2,000만 원을 편취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가기는 한다.
그러나 형사소송에서의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한 증명이 없는 이상 유죄의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7도163 판결 참조). 앞서 살핀 유죄의 의심스러운 정황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실제로 위 합계 2,000만 원 중 직원 R의 급여 300만 원을 제외한(증거기록 제1권 제56쪽) 나머지 돈을 거의 C의 현금서비스채무를 상환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직원 R에게 급여 명목으로 이체된 300만 원도 피고인이 아닌 O이 직접 이체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제1권 제216쪽), ③ 이 부분 대여가 시작된 날은 2017. 6. 28.인데, 이때는 이 사건 각 피고인 지분 중 토지 4필지 관련 지분에 관한 O의 강제경매신청 및 그에 따른 강제경매개시결정등기가 기입된 2017. 6. 8. 이후인바, 당시 O은 C의 현금서비스채무 변제만으로 그 신용등급이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④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O은 '신용등급 회복에 따른 신용대출'이라는 담보 수단이 없음에도 이후 어음채무 변제에 필요한 자금 2,300만 원을 피고인 또는 C에 추가로 대여해 준 점 등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대여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기망행위나 편취범의, 기망행위와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2017. 7. 12.자 1,000만 원, 2017. 7. 17.자 1,300만 원에 관하여 본다. O은 이 법정에서, 이 부분 대여금과 관련하여서는 현금서비스채무 상환이나 신용등급을 회복한 후 신용대출을 받아 변제하겠다는 피고인의 언급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나아가 O은 경찰에서 "이 부분 대여금의 변제 방법과 관련하여서는, 돈이 어디서 들어온다고는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말하지 않고, 다만 늦어도 7월 말이면 정리가 된다고 하였다"고 진술하면서 신용등급 회복이나 현금서비스채무 상환을 전혀 언급하지 아니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제97쪽). 사정이 이와 같다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차용금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O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의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2018고단8722 사건과 2019고단855 사건의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각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위 무죄 부분의 요지 공시에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위 무죄 부분의 요지는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안재천
별지
각주1)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줄 염려가 없다고 보이므로, 공소장변경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체불임금 등 액수와 체불퇴직금 액수를 나누어 기재한다.
각주2) 공소장에는 '2,140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