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와 F(이하 'F'라 한다)는 별개의 법인으로 D는 F의 직원일 뿐이며, D는 C에 정식으로 출근하여 근무한 사실이 없고, D의 부탁(4대 보험 혜택)으로 C에서 4년 8개월간 급여의 일부를 지급하였을 뿐이며, D가 한국인이고 한국회사를 상대로 영업하기에 한국계정의 이메일을 부여한 것이고, E가 D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의 대부분이 F의 영업진행상황과 결과에 대한 보고라는 점을 고려하면 D가 C의 근로자임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그럼에도 D가 C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국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중구 B에 있는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8명을 사용하여 국제물류주선업 등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1. 4. 11.경부터 2017. 12. 31.경까지 위 사업장 등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 D에 대한 2017. 12. 임금 USD 3,300달러(약 3,526,050원) 및 퇴직금 USD 21,729달러(약 23,217,436원)를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D는 실질적으로 C의 근로자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① C과 "F"의 대표자는 피고인이다. 피고인은 C(영문명 G)을 운영하면서 해외의 물류운송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F"를 비롯한 여러 해외법인을 설립하였고, 해외사무실에 한국인 직원을 배치하여 왔다. ② D는 2011. 4. 11.경부터 해외 출국 전까지 C의 서울 소재 사무실에 출근하여 거래처 및 해외영업실적을 파악하였다. C은 내부급여대장에 D를 직위 "이사", 부서 "영업부"(이후 "캄보디아"로 변경), 입사일 "2011. 4. 11."로 등재하고 2015년까지 급여 중 일부인 110만 원을 지급하면서 C의 직원으로 4대보험에 가입시켰다. ③ D는 다른 C의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H"의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였다(반면 "F" 직원 I는 이메일 주소로 "J"을 사용하였다). C의 직원 E는, D나 위 I에게 "F"의 영업리스트나 비용리스트의 제출 및 수정 등을 요청하기도 하였고, D에게 C 거래처의 대금지급 독촉을 요청하거나 프리랜서 고용계약에 관한 지시 등을 하기도 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4737 판결).
한편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D가 C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피고인이 D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C은 1998. 1. 31. 대한민국에서, F은 2006년경 캄보디아에서 각 설립되어(증거기록 46, 214, 699쪽), F의 경우 근로자(특히 회계사나 운영관리자) 대부분이 현지인으로 C과 별도로 채용되어 근무하고 있으며, 급여 또한 독립적으로 지급되고 있다(증거기록 47 내지 50, 215 내지 221, 652쪽). 나아가 D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C과 F 사이의 거래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인 바(공판기록 126 내지 127쪽), C과 F는 대표이사만 피고인으로 같을 뿐 그 영업활동 및 재정이 분리되어 있는 별개의 법인이라고 할 것이다.
피고인과 D는 채용과정에서 서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으나, D 스스로도 처음부터 해외에서 근무할 것을 예정하고 입사하였다고 진술(공판기록 120, 125, 139쪽)하였고, 피고인 또한 D에게 캄보디아에 설립된 F에서 총괄관리 및 영업업무를 맡아줄 의향이 있는지 제의하였다는 것(공판기록 165쪽)인바, D는 F에서 근무하기 위해 피고인과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증거기록 695쪽)고 봄이 상당하다.
D 스스로도 원심 법정에서 2011. 4. 11.부터 같은 달 30.까지 C 사무실에 출근하여 거래처와 해외영업실적을 파악하였다고 하면서도 C의 자체 업무를 지시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하였고(공판기록 128쪽), D가 C에 정식 근무시간을 준수하며 출근하여 C의 자체 업무를 지시받아 이를 수행하였다는 자료는 없다. 나아가 당시 C의 직원이었던 S, T도 D가 F의 직원으로 채용되었을 뿐이고, C에 출근한 사실이 없으며, C의 직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고 있다.
D가 2011. 4.경부터 2015.까지 급여 3000달러 중 일부인 1000달러(110만 원)을 C으로부터 받았으나, D는 1,000달러를 D의 처 U 명의의 계좌로 입금받게 된 경위에 대하여 처음에는 3000달러를 지급받기로 하였으나 의료보험 등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1,000달러를 집으로 송금해달라고 부탁하였다고 진술하였고(공판기록 121, 131쪽), 이는 D의 부탁으로 4대 보험의 혜택을 위해 급여의 일부를 D의 처 명의 계좌로 보내주었다는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까지의 일관된 진술과도 일치한다. 또한 C은 D의 부탁으로 4대 보험 혜택을 위해 급여 중 일부인 110만 원을 D의 처 명의 계좌로 보내준 것 외에는 파견근로자라면 지급해야 하는 현지 체재비, 출장 항공료 등 어떠한 경비도 보내준 적이 없고 나머지 급여 2000달러도 F가 D에게 지급하였다.
한편 D는 2016. 1. 1.부터 약 2년간 그 급여 전부를 F로부터 지급받았고, 현지 프놈펜 사무실에서 별도로 아파트 임대료 450불을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오히려 D는 F의 근로자로서 F로부터 급여 및 생활비를 지급받았다.
D가 다른 C의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H"의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였으나, 이메일 계정은 회사의 기밀보호를 위하여 전체 이메일을 관리하는 피고인이 부여하는 것으로 소속 법인과는 무관하고(따라서 소속 법인이 이메일 계정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 피고인은 D가 한국인이고 한국 회사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한국계정의 이메일을 부과한 것으로 보인다.
C의 직원 E가 D에게 거래처의 대금지급을 독촉하는 등의 사정은 있었으나, 이는 E가 피고인의 의사를 이메일을 통하여 D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이고, D 스스로도 본사와 캄보디아 지점 연관된 부분에 대하여만 보고하였고 피고인 외에 달리 보고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136, 139쪽), 피고인이 F의 대표자로서 D에게 현지 업무에 대한 지시를 하고 D로부터 그 진행상황 및 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는 위치에 있는 점, 이메일로 오고간 내용들 대부분이 F와 관련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D는 F의 총괄 관리자로서 F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에게 F와 관련된 업무를 보고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설령 D가 C의 근로자라 하더라도, C과 F 그 영업활동 및 재정이 분리되어 있는 별개의 법인인 점, 피고인이 D를 F에 근무시키게 하기 위하여 채용하였다는 점, D는 F에서 급여 및 생활비를 지급받았고 F의 총괄관리자로서 업무를 해왔던 점, C이 아닌 F에서 D를 업무상배임 내지 사기, 횡령죄로 고소하였다는 점(공판기록 136, 170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D가 F의 근로자이므로 C이 D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피고인이 D에게 임금 및 퇴지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 보이고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퇴직금급여위반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1항에 의하여 이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정모(재판장) 차은경 김양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