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22. 선고 2020가합504034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도로의 설치·관리 및 이와 관련된 사업을 하여 도로의 정비를 촉진하고 도로교통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에서 근무하다가 별지2 청구금액표 ‘퇴직일’란 기재 날짜에 퇴직한 사람들 또는 퇴직 후 사망한 자의 상속인들이다. 퇴직일 당시 원고들의 급호(직급 및 호봉)는 별지2 청구금액표 ‘퇴직 당시의 급호’란 기재와 같다.

나.

피고는 2005. 11.경 당시 정년이 1급 직원의 경우 만 59세, 2급 이하 직원들의 경우 만 58세임에도 불구하고 1~3급 직원들이 평균 53세에 명예퇴직하는 경우가 많은 사정을 고려하여, 이들의 고용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3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년 3, 4년 전 ① 외주영업소 운영권, ② 임금피크제 적용, ③ 명예퇴직 중 하나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2006. 1. 1.부터 2급 이상 직원들은 정년 4년 전부터, 3급 직원들은 정년 3년 전부터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임금지급율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이하 ‘2006년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였다.

다.

피고 대표자는 2015. 8. 28.경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피고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대표자인 위원장과 2016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임금피크제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 및 임금피크제 적용기간과 적용률을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하기로 하는 ‘임금피크제 세부합의서’에 서명하였다(이하 양 당사자가 각 합의서를 작성한 행위 및 각 합의서 내용을 통틀어 ‘이 사건 합의’라 한다).

같은 날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피고는 2016년부터 전 직원에 대한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단체협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피고는 2015. 9. 23.경 위 합의에 따라「직원의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직원의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 시행세칙」을 각 개정하고 2016. 1. 8.경「인사규정」을 개정하여 당시 만 59세이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고,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에 따른 임금피크제(이하 위 개정된 규정에 따라 시행된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피고의 개정된 위 각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마.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6. 12. 14.경, 2018. 1. 4.경, 2018. 12. 19.경, 2019. 12. 26.경 각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각 단체협약에는 모두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규정인 제35조의 2와 동일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바.「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만 한다)」, 이 사건 노동조합의「노동조합 규약」및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2015 ~ 2019년에 체결된 각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

이 사건 소송 계속 중 2017. 6. 30.경 피고에서 퇴직한 A(퇴사 당시 급호: 4급 23호, 이하 ’망 A‘라 한다)와 2019. 6. 30.경 피고에서 퇴직한 B(퇴사 당시 급호: 4급 21호, 이하 ’망 B‘이라 한다)이 사망함에 따라 망 A의 상속인인 원고 C, D, E이 망 A의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고, 망 B의 상속인인 원고 F, G, H이 망 B의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6, 7, 8, 10, 13,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청구의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에게 지급하였을 임금과 제수당(시간외근로수당)에서 기지급된 임금과 제수당을 공제한 임금 등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 C, D, E, F, G, H의 경우 망 A 또는 망 B의 임금 등 상당액 중 각 법정상속분 청구).

1)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3호는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은 노동조합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고, 노동조합 규약 제54조는 “단체협약의 갱신 체결안은 단체교섭위원을 포함하는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작성하여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총회(대의원회)에 보고 설명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 노동조합은 이 사건 합의 및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시 운영위원회의 심의절차 및 조합원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을뿐더러, 이 사건 노동조합 집행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2015. 8. 27.경 조합원들에게 임금피크제 시행을 막아야 하며 사측에 협조하지 말라는 취지의 “긴급 투쟁지침”을 공표한뒤, 그 다음날 돌연 입장을 바꾸어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을 체결한바,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은 조합원들의 집단적 의사가 아닌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의 독단적인 의사로 체결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고 단체협약 제77조, 제78조는 단체교섭 절차와 합의서 작성방법을 명시하고 있는데,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위 제77조의 교섭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합의서는 피고 사장과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의 서명만 있을 뿐, 재적 교섭위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여 출석한 쌍방교섭위원 전원이 서명·날인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 이전에 적용되던 2006년 임금피크제는 ①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고, ② 오로지 3급 이상 고령 직원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한 것이어서「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만 한다)」에서 금지하는 차별에 해당하며, ③ 삭감된 임금을 신규채용에 사용하거나 임금 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대상조치도 마련되지 않아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미 정년이 60세로 보장되어 있던 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결과만을 초래하므로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여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요구된다. 그런데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만으로는 노동조합 가입 자격이 없는 본사 2급 이상 직원, 지사 3급 이상 직원의 동의를 얻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별도로 이들로부터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를 얻었어야 하나 이들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이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의하면 임금피크 기간 2, 3년 동안 연 임금액의 45 ~60%가 삭감됨에도 적절한 대상조치가 강구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으로 절감한 재원을 신규채용에 사용하지도 않은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것으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정한 부분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2항의 연령차별금지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3.

판단

가.

‘조합원 총회 의결’, 노동조합 규약상 ‘운영위원회의 심의절차’, 단체협약상 ‘단체교섭 절차’와 ‘합의서 작성방법’이 단체협약의 효력요건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합의를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그 합의가 반드시 정식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 관한 합의가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쳐서 성립되었더라도, 당사자 쌍방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날인 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단체협약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고 대표자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 업무 수행에 대한 적절한 통제를 위하여 규약 등에서 내부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의 행사를 절차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그것이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닌 이상 허용된다.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위와 같이 조합원들의 의사를 결집·반영하기 위하여 마련한 내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아니한 채 조합원의 중요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 등에 관하여 만연히 사용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그 단체협약의 효력이 조합원들에게 미치게 되면, 이러한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조합원의 단결권 또는 노동조합의 의사 형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은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 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체결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반한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1누1225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단체협약 체결 전에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규약이 있더라도 위와 같은 규약상 대표권의 제한은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법리 참조).

2)

판단

가)

노동조합법, 노동조합 규약상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합의 및 이 사건 단체협약은 피고 대표자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한 것으로 단체협약으로서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모두 갖추었음은 분명하다.

나)

위 인정 사실에 앞서 든 증거, 갑 제8, 10호증, 을 제1, 3, 4, 9, 11, 12, 14 내지 16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❶ 피고는 이 사건 합의 전까지 2015. 6. 12.경 본사 본부별 주무차장 설명회를, 2015. 6. 16.경 본사 본부별 실·처장 및 주무팀장 설명회를 각 개최하고, 2015. 6. 19., 2015. 6. 25.경 임금피크제 개선 총괄 T/F 회의를 진행하였으며, 2015. 7. 8.경 각 본부 별 15명씩(2급 이상 5명 포함), 직할별 5명(2급 이상 2명 포함)씩 합계 100명의 본사 직원과의 타운 미팅을, 2015. 7. 14. ~ 15.경 8개 지역본부 및 R&D본부 전직원, 각 지사 및 인근 사업단에서 5명(3급 이상 2명 포함)씩을 대상으로 한 현장 설명회를 각 진행하였고, 2015. 7. 27. ~ 28.경까지 정부권고안 및 피고의 개선방안을 설명하기 위한 전(全)기관 순회 설명회를, 2015. 8. 17. ~ 27.경에는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총 4회에 걸친 집중 설명회를 각 실시하는 등 피고 직원들에게 향후 도입될 입금피크제에 관하여 설명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반영하고자 노력해왔던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을 포함한 피고 직원들은 피고에게 임금피크제에 관한 의견을 전달할 기회를 충분히 가졌다고 보아야 하는 점, ❷ 피고는 2015. 8. 19. ~ 25.경 이 사건 노동조합위원장에게 노사간 대표 각 7인의 사전협의를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노사협의를 진행하였으나 적용기간과 임금지급율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던 점, ❸ 이후 2015. 8. 27.경 이 사건 노동조합 운영위원회는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정부권고안의 주요내용, 타 공사의 임금피크제 추진동향, 연도별·직급별 퇴직자 현황과 신규채용 필요인원, 미합의시 정부경영평가에의 영향 등을 분석한 뒤, 노동조합 규약 제24조 제4호에 따라 ‘임금피크제 도입시기, 내용, 절차 등을 집행부에 위임한다‘고 의결한 점, ❹ 당시 정부가 임금피크제 도입여부 및 도입성과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적극 반영하기로 하여, 2016년 이전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인건비 인상률이 반액으로 삭감되고, 직원들에게 지급될 경영평가성과급의 액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고, 이러한 사정을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도 모두 인식하고 있었던 점(을 제16호증 11면 이하), ❺ 2015. 8. 27.경 피고 홈페이지에 게시된 ’긴급투쟁지침(갑 제8호증)‘은 누가 어떠한 취지에서 작성한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어, 위 내용이 그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집단적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고 보기 부족한 점, ❻ 피고의 2015. 8. 19.자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간 교섭요청(을 제15호증)‘에 의하면, 당초 피고가 제안한 ’임금피크제 기본(안)‘은 직급과 무관히 전직원을 대상으로 3년간 합계 60%(정년 3년 전에는 10%, 정년 2년 전에는 20%, 정년 1년 전에는 10%)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었으나 실제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을 통해 실제 도입된 임금피크제는 2급 직원의 경우 3년간 총 60%가 삭감되나, 3급 직원의 경우 2년간 총 50%, 4급 이하 직원의 경우 2년간 총 45%의 임금만이 삭감되어,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은 협상 끝에 3급 이하 직원들의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및 임금지급율에 관해 근로자 측에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었고, 협상결과에 따른 임금피크제가 조합원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❼ 이 사건 노동조합은 위원장이 변경된 이후에도 2019년도까지 매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포함된 단체협약을 체결해 온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조합원 총회 의결 및 이 사건 노동조합 규약상 운영위원회의 심의절차의 결여, 단체협약상 단체교섭 절차와 합의서 작성방법의 미준수)만으로는 피고의 대표자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체결한 이 사건 각 노사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나아가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원장의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 체결이 대표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소결

결국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 체결에 조합원 총회의결이 결여되는 등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므로,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또한, 여기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 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고,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년퇴직 연령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적법·유효하여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근로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 나머지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장차 직급의 승급 등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적법한 동의에 의해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에 더하여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이 없는 근로자들의 추가적인 동의가 있어야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따라서 비록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이 없는 근로자들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을 위한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적법한 동의를 거침으로써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에게 효력이 있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피고의 1 ~ 3급 직원들 중 정년퇴직자가 3급 직원 1명밖에 없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바(을 제13호증 3면), 피고가 2006년 임금피크제 도입논의 당시 밝힌 바와 같이, 3급 이상 직원들이 정년보다 조기에 명예퇴직을 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여 이들의 고용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3급 이상 직원만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2006년 임금피크제는 이 사건 소 제기 전까지는 피고 직원들이 이의를 제기한 적 없이 장시간 시행되어 온 점 등을 고려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2006년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전 직원의 정년을 만 59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2, 3년 전부터 지급받는 임금이 삭감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이다(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기존 정년은 만 59세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바, 정년이 연장되지 않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4급 이하 직원들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정년이 1년 연장된 반면, 기존 정년인 만 59세의 임금지급율이 100%에서 80%로 삭감되었고, 정년과 임금은 서로 대가관계에 있다거나 유기적·동종적 관련성이 있는 근로조건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정년연장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4급 이하 직원들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대법원 2001. 4. 24. 선고 99다9370 판결 등 참조). 반면, 3급 이상 직원들의 경우, 당초 2006년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고 있었으므로,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정년이 연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정년(만 59세)까지 매년 지급 받는 임금의 지급율 역시 상승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3급 이상 직원들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당시 피고의「직원의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직원의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 시행세칙」및「인사규정」에서 노동조합 가입대상자가 아닌 2, 3급 이상 근로자 와 그 외 근로자들의 정년, 승진방법, 임금산정 방법 등을 달리 정하는 등 양 집단의 근로조건에 본질적인 차이를 두지 않았다.<2> 또한 피고「인사규정」제21조에서는 “① 1급 및 2급갑 직원에의 승진은 바로 하위직급의 직원 중에서 각각 임용한다.”, “② 2급을 내지 7급 직원에의 승진은 직종 내의 바로 하위직급 직원 중에서 각각 임용한다.”, “③ 3급 및 5급 직원에의 승진은 시험 또는 심사의 방법을 통하여 임용함을 원칙으로 하며, 세부사항은 세칙으로 정한다.”, “④ 1급 내지 2급을과 4급 및 6급 이하 직원에의 승진은 승진후보자 서열명부 중 승진임용이 제한된 자를 제외한 고순위자 순에 따라 임용하고자 하는 결원수의 5배수에 해당되는 후보자 중에서 임용한다.”고 정하고 있었던바, 4급 이하 근로자들이 얼마든지 1~3급 근로자로 승진할 수 있었다. 따라서 피고 직원들의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이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서 무효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협약 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다35309 판결 등 참조).

나)

한편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대법원 2017다292343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2)

판단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19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강행법규인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는 공공기관의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체계로 인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특히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근로자의 정년이 60세로 상향됨에 따른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즉,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청년들의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함으로써 모든 세대의 상생을 꾀하는 제도이다.

나)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면서,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의 일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제19조의2). 이는 정년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은 당연히 예상되는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신규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실제로 제315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2013. 4. 23.자 회의록을 살펴보면(을 제6호증 40쪽), 임금체계 개편 등에 관한 제19조의2는 정년연장에 따른 사업주의 부담을 경감하려는 취지에서 신설된 조항으로 입법자는 임금의 조정 즉 삭감까지도 예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정년연장에 따른 편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노사 간에 분담하여야 한다는 것이 정년연장의 당연한 전제가 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3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위 규정에서 예정한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

다)

기획재정부는 2015. 5. 7.자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통해 공공기관의 인건비 부담 증가를 해소하고,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을 통한 고용안정을 도모하며, 임금피크제 절감 재원으로 신규채용을 증가시키기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 피고는 2015. 6. 12.경부터 2015. 8. 27.경까지 설명회 및 실무 T/F 회의 등을 수차례 개최하였고, 이 과정에서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직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과 불이익에 대해 파악하고, 이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정은 적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라)

기획재정부는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종전 정년에 따르면 퇴직해야 할 인원수(기획재정부는 이를 “별도정원”이라 칭하고 있다)의 증감분(= 해당 연도의 별도정원 – 전년도의 별도정원)만큼을 “신규채용규모” 즉, 반드시 채용하여야 하는 목표인 원 수로 정하고 있었다(그 외 해당 연도의 별도정원 범위 내에서 기관이 자율적으로 추가채용 가능). 또한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제5조 제1항에서는 “공사의 장은 매년 정원의 100분의 3 이상씩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피고는 2016 ~ 2021년 동안 매년 위 “신규채용규모” 및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따른 신규채용의무인원(정원의 3%)을 산정하여, 이를 상회하는 인원을 새로이 채용하였다. 즉, 피고는 실제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절감된 예산(삭감된 임금 상당액)을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따른 15세 이상 34세 이하의 청년들<3>의 고용을 위해 사용한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4>에 해당한다.

마)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만 59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피크기간 2, 3년 동안 연 임금액의 45 ~ 60% 가량<5>을 삭감하는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3급 이상 직원들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하여 임금지급율이 오히려 상승하여 임금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전혀 손해를 입지 않음이 명백하다. 4급 이하 직원들을 놓고 보더라도, 임금피크제 실시 전 임금피크 기간(2년) 동안 지급받는 임금은 100%(기존 정년 1년 전)인 반면, 실시 후 동일 기간 동안의 임금은 155%(= 연장된 정년 2년 전 80% + 연장된 정년 1년 전 75%)가 되어, ‘임금 총액’의 측면에서는 더 많은 액수를 지급받게 되는바, 이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해 적극적인 손해를 입게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로서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하여 근로시간을 8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도록 하여, 업무량을 저감하는 조치를 시행하였다.

라.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임금 등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현재언 최윤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