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 5. 15.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① 2020. 5. 1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16,644,175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 ② 6,267,419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4. 25.부터 2020. 8. 26.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 ③ 16,644,175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5. 30.부터 2020. 8. 2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 ④ 16,830,601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8.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제2의 ①<1>, ②, ④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6,644,175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5.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수입 가전제품 도·소매 및 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독일에 본사를 둔 가전업체인 ‘C’의 한국 지사이다.
원고는 2017. 10. 10. 피고에 입사하여 경영관리 담당 상무이사(Finance and Administration Director)로 근무하다가 2020. 5. 15. 해고된 근로자이다.
원고의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
원고는 미국 국적의 배우자(D)와 함께 미국에서 거주하다가, 어린 자녀(2019. 7. 기준 만 4세)와 단둘이 우리나라로 귀국하여 생활하면서 피고에서 근무를 하였다. 원래는 원고의 모친이 원고의 근무시간 동안 원고의 자녀를 돌봐주었으나, 2019. 7.경 원고의 부친이 갑작스럽게 쓰러짐에 따라 원고의 모친이 더 이상 원고의 자녀 양육을 돕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원고는 2019. 9.경 피고의 대표이사인 E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설명하며 육아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에 귀국하는 배우자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의 임차비용의 지원을 요청하였고, E은 원고의 요청을 받아들여 연 4,000만 원의 한도 내에서 주택 임차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에 따라 원고는 2019. 10. 18. 피고의 대리인 자격으로 공동임대인인 F, G과 서울 용산구 H 4층 I호(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임차인을 피고, 임대차기간을 2019. 11. 2.부터 2020. 11. 1.까지(이하 ‘이 사건 임대차기간’이라고 한다)로 하는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는 ‘임차인’란에 피고의 사용인감이 날인되어 있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임대차계약과 관련된 일체의 사항을 위임받았다’는 내용의 위임장과 피고의 법인인 감증명서, 사용인감계 등이 첨부되어 있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는 차임에 관하여 ‘임대차보증금 없이 연 차임 4,000만 원을 매년 11월 2일에 선불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에 따라 피고는 2019. 11. 1. 임대인에게 4,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는 원고가 임대인 측에 요청하여 피고에게 제출할 용도로 작성한 것이고, 원고는 피고가 지급한 4,000만 원 외에 추가로 임대차보증금 390만 원, 연 차임 680만 원 합계 1,070만 원을 임대인에게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9. 11. 5.경부터 이 사건 주택에서 거주하기 시작하였다.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 및 해고 경위
피고는 2020. 3. 20. 원고에게 ‘원고가 회사의 사규, 방침 등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였을 가능성을 인지하게 되어 이에 대한 조사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피고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고 한다) 제74조에 근거하여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020. 3. 23.부터 2020. 5. 15.까지 대기발령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고 한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당초 ‘자택 대기발령’을 명하였다가 2020. 4. 3.부터는 ‘회사 내 대기발령’으로 변경하였다.
피고는 2020. 3. 23. 원고에게 ‘원고가 회사의 사규, 방침 등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였을 가능성을 인지하게 되었다’고 하며 2020. 3. 27.에 회사의 외부 장소에서 실시하는 조사에 출석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불응하여 위 장소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피고는 2020. 3. 30., 2020. 3. 31., 2020. 4. 1. 2020. 4. 2. 원고에게 조사에 출석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계속하여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원고는 회사 내 대기발령으로 변경된 이후인 2020. 4. 3., 2020. 4. 6., 2020. 4. 7., 2020. 4. 8., 2020. 4. 9., 2020. 4. 10.에도 피고가 회사 내에서 실시하는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피고는 재차 원고에게 조사에 응할 것을 명하면서 원고에게 조사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함과 아울러 변호사의 동석을 허용하였다. 이에 2020. 4. 13.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모임 전문공간인 J 강남 2호점에서 조사가 진행되었고, 원고는 변호사와 함께 참석하여 조사에 응하였다. 피고의 요청에 따라 2020. 4. 16. 피고의 회의실에서 추가 조사가 이루어졌고, 원고는 위 조사에도 응하였다.
피고는 2020. 5. 4.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통지한 후 2020. 5. 11.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으나 원고는 참석하지 않았고,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였다. 피고는 2020. 5. 14. 원고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를 이유로 원고를 2020. 5. 15.자로 해고한다’는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관련 규정
이 사건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근로기준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9, 11, 12, 14 내지 17호증, 을 제3, 12,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해고무효확인청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3> 가) 원고에게는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제1 내지 7징계사유의 요지는 ‘원고가 피고의 사전 승인 없이 임의로 피고 명의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사전에 피고의 대표이사인 E에게 계약 내용 및 방식을 설명한 후 E의 명시적 승인을 얻어 피고의 명의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설령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과정에 어떠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더라도, 피고는 원고가 제출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 따라 정당한 자금집행절차를 거쳐 임대인에게 차임으로 4,0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추인하였다. 따라서 제1 내지 7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제8징계사유와 관련하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회사 아닌 제3의 장소로의 출석을 지시한 것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74조 제2항을 위반한 부당한 업무상 명령이므로,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않았더라도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9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피고의 조사 명령에 불응한 것은 징계대상자로서 조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기 위함이었으므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근무기간 동안 성실하게 근무한 점,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상 다른 징계처분이 있음에도 곧바로 원고를 해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징계양정이 과하다.
임금 등 지급청구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 날인 2020. 5. 1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16,644,175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대기발령 기간에도 이 사건 취업규칙 제74조 제4항에 따라 원고에게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월 16,644,175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2020. 4.분 임금을 지급하면서 정당한 근거 없이 6,267,419원을 감액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6,267,41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른 해고예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 16,644,17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9. 11. 2.부터 2020. 11. 1.까지 이 사건 주택을 제공하되 연 4,000만 원을 한도로 그 임차비용을 지원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이 사건 해고 이후 원고에게 퇴거 및 인도를 요구하여 원고는 2020. 5. 31. 이 사건 주택에서 퇴거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주택 제공 약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16,830,601원(4,000만 원 중 피고의 주택 미제공기간에 상응하는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해고무효확인청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는 유효하다.
이 사건 해고의 근거가 된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
원고는 자신의 배우자가 육아를 위해 부득이하게 ‘휴직’을 하고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며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연세(年貰) 방식으로만 임대차계약이 가능한 것처럼 E을 기망하여 피고로부터 4,000만 원의 임차비용을 지원받았다. 원고는 E의 명시적 승인이 없었음에도 피고를 임차인으로 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과정에서 인감 사용, 위임장 작성 등에 관한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 명의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숨기고자 위 4,000만 원에 관하여 ‘임차료’ 항목이 아닌 ‘복리후생비’ 항목으로 회계처리를 하였다. 따라서 제1 내지 7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제8, 9징계사유와 관련하여, 피고는 대기발령 중에 있는 원고에 대해서도 필요한 경우 업무상 지시나 징계절차 진행을 위한 조사를 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이에 불응한 것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피고의 경영관리 담당 상무이사로서 중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는 지위에 있었고, 특히 피고의 자금을 집행하는 부서의 장으로서 법인인감 및 사용인감을 엄격하게 관리·통제해 왔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다.
임금 등 지급청구에 대하여
2020. 4.분 임금 감액분 청구와 관련하여, 피고는 원고가 출근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시간만큼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차감하여 지급한 것이므로, 임금 감액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원고는 재무·회계 담당 임원으로서 허위의 위임장 작성 등을 통해 피고 명의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그로써 피고는 이 사건 주택의 차임으로 지급한 4,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 구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 제7호 또는 제9호에 따라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사유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가 임차하는 주택의 차임만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을 뿐, 원고에게 주택 자체를 제공할 의무는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상대방인 임대인에게 4,00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약정의무를 다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오히려 원고는 근속에 대한 대가인 이른바 ‘리텐션 보너스(Retention Bonus)’로 위 4,000만 원을 지원받았음에도, 그와 관련된 합의서 작성을 거부하고 사직의사를 밝히는 등 근속의무를 위반하였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징계사유의 존부
제1 내지 7징계사유(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관련)
제1-1, 2-1, 3, 4, 5-1, 6-1 징계사유 제1-1, 2-1, 3, 4, 5-1, 6-1 징계사유는 모두 ‘대표이사의 명시적인 승인이 없었음에도 원고가 피고의 대리인으로서 피고 명의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앞서 채택한 증거와 갑 제2, 3,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의 대표이사인 E은 원고가 피고 명의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승인하였고, 여기에는 위와 같은 계약 체결에 필요한 제반 절차(법인인감 및 사용인감 사용, 대리를 위한 위임장 작성 등)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각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앞서 본 것처럼 E은 원고의 요청에 따라 원고가 가족과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의 임차비용을 연 4,000만 원의 한도 내에서 지원할 것을 약정하였다. 이에 원고는 위 약정의 이행방식에 따른 세금 문제에 관하여 회계사에게 자문을 구했고, 회계사로부터 ‘회사가 주체가 되어 계약을 체결한 후 해당 임원에게 사택 제공을 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얻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위와 같은 내용을 2019. 9. 25. 이메일로 E에게 그대로 전달하였고, E은 그 다음 날인 2019. 9. 26. 원고에게 “‘회사’가 계약을 하되 보증금은 원고가 내는 것으로(Deposit 개념으로) 하면 우리 reporting상에 문제가 없을 듯한데, 이 부분이 Finance team에서 처리가 가능한지(법적으로 소득세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해서) 한 번 알려 주세요.”라는 내용으로 답신하였다.
원고는 2019. 10. 15. E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자신이 체결하려는 임대차계약의 내용(임대차목적물은 빌라이고, 1년치 차임을 선납해야 하며, 그중 4,000만 원은 피고가 지급하고 나머지는 원고가 부담하되 계약서는 피고에 제출하기 위한 용도로 차임을 4,000만 원으로 하여 작성할 것)을 설명하면서 “다들 회사랑 계약 안 하려고 하고 보증금 계약서 따로 안 써 준다고 하고 ᅲᅲ”라는 메시지도 덧붙였는데, 이는 ‘회사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고 회사 제출용 계약서를 별도 작성해야 한다는 원고의 조건을 수용하는 임대인을 찾기 쉽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원고는 2019. 10. 16.에도 E에게 ‘임대인에게 회사 제출용 계약서를 따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금요일에 회사 서류를 전달하면 계약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취지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하여 E은 알겠다고 하며 ‘금요일까지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관하여 처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인사부에 11월 1일자로 비용결의서를 진행하라고 할 예정이다’라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원고는 2019. 10. 18.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E에게 계약 체결 사실을 알렸고, 며칠 뒤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를 E에게 제출하였다. E은 2019. 10. 25.경 피고의 인사부 소속 R 대리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와 함께 관련 내용을 전달하였고, 2019. 11. 1.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인에게 4,000만 원이 지급되도록 자금집행을 승인하였다. 그 과정에서 E은 원고가 피고의 대리인으로서 피고를 임차인으로 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실과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 피고의 사용인감이 날인되고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임장이 첨부된 사실을 당연히 인지하였을 것임에도 2020. 2.경까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위 (1)항에서 본 회계사의 자문 내용에 따르더라도, 주택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원고 개인 명의로 체결하고 피고는 그에 대한 임차비용만을 지원할 경우, 원고와 피고는 각각 소득세와 법인세를 부담하게 되어 불리하다. E이 원고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또는 이메일을 통해 ‘이 사건 임대차계약으로 피고의 세무관계 등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거듭 밝혔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E이 ‘원고 개인 명의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전제로 임차비용 지원을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에게 유리한 방식인 ‘피고 명의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승인하였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E은 원고에게 주택 임차비용 지원을 약정한 후 이 사건 임대차계약으로 인해 피고의 추가적인 법인세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하거나 증빙자료로 임대차계약서 제출을 요구한 것 외에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원고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따라서 E은 원고에 대하여 피고 명의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피고의 대리인으로 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과 이에 필요한 위임장 작성, 법인인감 및 사용인감 사용 등까지 포괄적으로 승인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제1-2, 1-3, 1-4, 2-2, 2-3, 2-4징계사유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1 ‘피고의 직원이 600만 원을 초과하는 결재 건에 대하여 법인인감 또는 사용인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피고 내부 전결규정이 2019. 3.경부터 시행된 사실, 2 피고의 인감을 관리하는 담당자는 직원의 인감 사용 요청이 있는 경우 대표이사의 승인에 관한 서류(긴급한 경우에는 카카오톡 메시지, 이메일 등도 가능)를 확인하고, 인감관리대장에 사용 목적을 기재하도록 한 후 인감을 사용하도록 허용하여 온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1 피고 내부 전결규정은 법인인감 또는 사용인감 사용의 요건으로 ‘대표이사의 승인’을 요구하고 있는 외에 그 절차로 대표이사 승인 관련 서류를 제시하거나 인감 관리대장에 사용 목적을 구체적으로 기재할 것까지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보이는 점, 2 대표이사 승인 관련 서류를 제시하고 인감 관리대장에 사용 목적을 기재하도록 하는 것은 모두 대표이사의 승인 하에 정당한 목적과 용도로 인감을 사용하는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궁극적으로는 피고의 직원이 무단으로 인감을 사용함으로써 피고에 손해를 입히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앞서 본 것처럼 원고의 법인인감 및 사용인감 사용에 대한 E의 승인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어 원고가 정당하게 피고의 인감을 사용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단지 위와 같은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법인인감·사용인감 사용에 관한 회사의 원칙과 절차를 위반한 징계사유가 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원고에 대한 주택 임차비용 지원은 원고의 특수한 사정을 배려한 이례적인 특혜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과 관련된 논의도 원고와 E 사이에서만 내밀하게 이루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원고로서는 피고의 인감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염려했던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따라서 제1-3, 1-4, 2-2, 2-3, 2-4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나아가 원고가 담당자에게 반출이 금지된 법인인감 반출을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어떠한 사술·기망을 쓴다거나 강압에 의해 반출을 강요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법인인감의 무단반출을 시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제1-2징계사유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제5-2징계사유 ‘피고가 임차인인 부동산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피고에게 계약서 외에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와 공제증서도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고 명시한 내부규정 등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과 관련하여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와 공제증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관한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와 공제증서를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회사가 임차인인 부동산계약 체결 원칙과 절차’를 위반하였다는 제5-2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제6-2징계사유 이 부분 징계사유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주택 임차비용을 지원받기 위해 ᄀ 원고의 배우자가 육아를 위해 무급휴직을 한다는 점과 ᄂ 피고의 명의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을 기망하였다는 것인데, 우선 위 ᄂ 부분은 앞서 본 것처럼 피고 명의의 임대차계약 체결에 대한 E의 승인이 있었다는 점에서 기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갑 제23, 24, 32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배우자의 무급휴직(위 ᄀ 부분)에 관하여 피고를 기망하여 주택 임차비용을 지원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4> 따라서 제6-2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 부분에 관한 피고 주장의 취지는 ‘원고가 E에게 주택 임차비용 지원을 요청하기 전에 이미 미국에 있던 원고의 배우자가 육아를 위해 사직하고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 확정된 상태였음에도, 원고는 마치 육아를 위해 원고의 퇴사와 원고 배우자의 휴직 사이에서 고민 중인 것처럼 피고를 기망하였고, 피고는 이에 속아 원고가 피고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주택 임차비용을 지원하였다’는 것이다.
미국에 거주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던 원고의 배우자는 2019. 8. 15. 우리 나라에 입국하였다가 2019. 9. 25. 미국으로 출국하였고, 2019. 10. 9. 다시 우리나라에 입국하였는데, 당시 보유하고 있던 유급휴가[병가(sick leave), 휴가(vacation)] 및 무급휴가를 사용하여 우리나라에 머무르는 한편, 2019. 10. 2. 재직 중인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후 2019. 10. 24.자로 사직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이 원고의 배우자가 2019. 8.경부터 우리나라에 머무르기 위해 잔여 휴가를 사용하다가 사직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2019. 9.경 E에게 주택 임차비용 지원을 요청할 당시 이미 원고의 배우자가 사직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이 확정적으로 결정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작스러운 사정 변화로 원고가 업무와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임시방편으로 원고의 배우자가 휴가를 사용하여 우리나라에 들어와 원고의 육아를 도우면서 향후 대처방안을 고민하였고, 그러던 중 피고로부터 주택 임차비용을 지원받기로 됨에 따라 원고가 피고를 퇴사한 후 미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원고의 배우자가 미국에서 다니던 회사를 사직하고 한국에 들어오는 방향으로 최종 결정하였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피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의 원고에 대한 주택 임차비용 지원은 ‘원고의 배우자가 육아를 위해 미국 회사에서의 급여를 포기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원고가 배우자의 상황에 관하여 ‘사직’이 아닌 ‘휴직’으로 설명하였더라도, 사직과 휴직은 ‘원고의 배우자가 최소한 1년간은 무급으로 우리나라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원고의 배우자가 사직 이전까지 유급휴가 등에 대한 급여를 일부 지급받았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피고가 원고에게 주택 임차비용을 지원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 내지 사정에 관하여 어떠한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제6-3징계사유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 따르면, 피고는 임대인에게 4,000만 원의 연 차임을 선납하는 외에 임대차보증금과 매월 30만 원의 관리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중개인에 대한 중개보수와 일방적으로 퇴거 시 중개수수료도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상 임차인을 피고로 한 이상 위와 같이 기재될 수 밖에 없었다고 보이고,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E에게 임대차조건 등을 설명하면서 ‘피고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4,0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자신이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통해 피고에 대하여 당초 약정한 4,000만 원의 한도를 넘어 금전적 부담을 지웠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6-3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제7징계사유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한 피고 주장의 취지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피고 명의로 체결된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피고가 임대인에게 지급한 차임 4,000만 원을 ‘임차료’가 아닌 ‘복리후생비’ 항목으로 회계처리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 명의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대한 대표이사의 승인이 있었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주장의 전제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나아가 피고는 위와 같이 원고에게 지원한 금액을 ‘복리후생비’ 항목으로 회계처리함에 따라 ‘임차료’ 항목으로 회계처리한 경우와 비교하여 피고에게 어떠한 손해 내지 불이익이 발생하였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증명을 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제7징계사유는 인정될 수 없다.
제8, 9징계사유(대기발령 기간 중 조사 불출석 및 조사 불응 관련) 원고가 2020. 3. 27.부터 2020. 4. 10.까지 11차례에 걸쳐 피고가 실시하는 조사에 출석하지 않거나 응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채택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조사 불출석 및 조사 불응을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제8, 9징계사유는 인정될 수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을 명하면서 원고를 업무에서 배제하였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대기발령 및 업무 배제의 원인이 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출석하여 응할 것을 지시한 것이 ‘업무상 지시 또는 명령’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1 원고는 2020. 3. 23.부터 2020. 4. 2.까지 ‘자택 대기발령’ 기간 동안 피고의 사전 승인 없이 회사에 출근·방문하거나 피고의 임직원, 고객 등을 접촉하는 것이 금지된 점, 2 이 사건 취업규칙 제74조 제2항은 “대기발령 기간 중 당해 직원에 대해서는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회사 내의 일정한 장소‘에 대기하게 하거나 회사 출근을 금지시킬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자택 대기발령 중인 원고에게 업무 목적이 아니라 대기발령의 원인이 된 사실관계의 조사를 위해 회사 외부의 특정한 장소로 출석하도록 지시한 것을 두고 ’정당한 출근명령‘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다만, 원고는 2020. 4. 3. ’회사 내 대기발령‘으로 전환됨에 따라 그때부터는 회사 내 일정한 장소로 출근할 의무가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2020. 4. 3.부터 출근의무를 이행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2020. 3. 27.부터 2020. 4. 2.까지 조사에 불출석하였더라도 이를 ’무단결근‘으로 볼 수는 없다.
회사가 근로자의 사규 위반행위 가능성을 인지하고 이에 관한 조사를 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가 조사에 출석하여 적극적으로 변명하고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조사에 출석 자체를 하지 않거나 출석은 하되 진술을 거부하는 등으로 조사에 소극적으로 응하는 것 역시 근로자에게 보장된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조사대상이 된 근로자가 계속하여 조사에 출석하지 않거나 응하지 않는 경우, 회사로서는 근로자가 스스로 소명할 기회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근로자의 소명이 없는 상태에서 사실관계를 확정한 다음 징계 등 필요한 절차를 밟으면 되는 것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을 명하면서 징계조치의 일환이 아님을 명시하였지만, 이 사건 대기발령의 원인이 ’원고의 사규, 방침 등 위반행위 가능성을 인지하였다‘는 데에 있고, 피고가 2020. 3. 26.경 원고에게 ’조사 후 징계가 필요하면 징계사유를 특정하여 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한 이상,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에 이루어지는 조사는 이미 징계절차와 밀접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는 그 조사 과정에서 방어권을 적절하게 보장받을 필요가 있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최초의 조사 출석통지를 받고나서 피고에 대하여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을 정도로 조사대상이 된 행위(징계사유)를 특정하고 근거자료를 송부하여 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이후 2020. 4. 10.까지 계속해서 조사에 불응하다가 조사에 변호사가 동석하는 것이 가능해지자 2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조사에 출석하여 성실히 응한 점에 비추어, 원고의 조사 불출석 및 조사 불응은 정당한 방어권 행사를 위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가 원고의 조사 불출석 및 조사 불응을 별도의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사실상 원고로 하여금 조사에 출석하여 응할 것을 강요함으로써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나아가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의 규정 위반행위 등에 관한 조사가 실시되는 경우 해당 근로자가 조사에 출석할 의무가 있다거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
소결론 위와 같이 제1 내지 9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지 않으므로,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임금 등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해고 다음 날부터의 미지급 임금 지급청구
관련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여기에서 근로자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규정하는 임금을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 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이에 포함된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갑 제1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20. 4. 기준으로 원고의 임금은 월 16,644,175원(= 기본급 15,512,175원 + 식대 132,000원 + 차량유지비 1,000,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다만 피고는 원고의 무단결근 등을 이유로 위 16,644,175원에서 일부를 감액하여 지급하였는데, 이는 아래 나.항에서 보는 것처럼 부당하다), 이 사건 해고 이후의 임금 역시 같은 액수일 것으로 추인할 수 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도 다투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 날인 2020. 5. 1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16,644,175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대기발령 기간 감액된 임금 지급청구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74조 제4항에 따라 대기발령 기간 중인 원고에게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급여를 지급하여야 하고, 원고의 임금을 구성하는 항목인 기본급, 식대, 차량유지비가 모두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2020. 4.분 임금을 지급하면서 앞서 본 16,644,175원에서 6,267,419원을 감액하여 지급하였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가 임금을 감액한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감액된 임금 6,267,419원 및 이에 대하여 임금지급일<5> 다음 날인 2020. 4. 25.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인
. 대기발령 기간 감액된 임금 지급청구 1)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74조 제4항에 따라 대기발령 기간 중인 원고에게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급여를 지급하여야 하고, 원고의 임금을 구성하는 항목인 기본급, 식대, 차량유지비가 모두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2020. 4.분 임금을 지급하면서 앞서 본 16,644,175원에서 6,267,419원을 감액하여 지급하였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가 임금을 감액한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감액된 임금 6,267,419원 및 이에 대하여 임금지급일<5> 다음 날인 2020. 4. 25.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0. 8. 26.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의 출근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그에 해당하는 2020. 4.분 임금을 일부 감액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원고가 ’자택 대기발령‘ 중 피고가 회사의 외부 장소에서 실시하는 조사에 출석하지 않은 것이 무단결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원고가 ’회사 내 대기발령‘ 중 출근은 하였으나 피고의 조사에 응하지 않은 후 피고의 퇴근명령에 따라 퇴근한 것이라면 이를 무단퇴근으로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임금 감액사유로 삼은 원고의 출근의무 불이행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원고의 무단결근 또는 무단퇴근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징계사유로 삼아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쳐 ’감급‘ 처분을 한 후 그에 따라 임금을 감액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이 사건 취업규칙도 ”회사는 직원의 개인 사정에 따라 5일 이상이 결근이 계속되는 경우 및 무단결근을 하는 경우 그 기간에 따라서 승급, 승호의 제재, 징계 등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할 뿐(제27조 제4항),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무단결근에 해당하는 기간만큼 임금을 감액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원고와의 별도 합의 없이 임의로 임금을 감액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해고예고수당 지급청구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돈이고, 그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을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않았던 이상,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이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으로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허위의 위임장 작성 등을 통해 권한 없이 피고 명의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피고에게 연 차임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것을 전제로,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 구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 제7호 또는 제9조 사유에 해당하여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 전제사실을 인정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의 임금(기본급, 식대, 차량유지비)이 월 16,644,175원인 사실과 위 각 항목이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 16,644,17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해고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20. 5. 30.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0. 8. 26.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지연손해금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를 적용하여 구하고 있으나, 위 규정들은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로 되어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킬 의무가 있는 이상 위와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4다28305 판결 취지 참조). 따라서 위 인정 범위를 초과하는 지연손해금 청구는 이유 없다].
주택 제공 약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피고 주장과 같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연 4,000만 원의 한도 내에서 주택 임차비용을 지원‘하기로 약정하였을 뿐, ’주택 자체를 제공‘한다는 약정을 한 사실은 없다. 그러나 위와 같이 주택 임차비용 지원 약정을 하게 된 원인과 경위를 고려하면, 피고가 위 약정에 따라 부담할 의무는 단순히 이 사건 주택의 임대인에게 임차비용(연차임)으로 4,0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원고가 중도에 정당하게 해고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임대차기간 동안 이 사건 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원고도 이러한 취지에서 ’주택 제공 약정‘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해고 이후 원고에게 ’2020. 5. 31.까지 이 사건 주택에서 퇴거하고 임대인에게 이 사건 주택을 인도할 것‘을 요구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는 2020. 5. 31. 이 사건 주택에서 퇴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여전히 이 사건 임대차기간이 종료할 때까지 원고가 이 사건 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협조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임대차기간 도중에 퇴거 및 인도를 요구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주택에서 퇴거하게 한 것은 원고와의 약정을 위반한 것으로, 원고에 대하여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데, 원고의 손해는 ’잔존 임대차기간 동안 이 사건 주택과 동일 내지 유사한 조건의 대체주거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비용‘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주택의 실제 임차비용은 4,000만 원을 초과하였는데, 대체주거의 임차비용도 그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봄이 합리적인 점, 임차비용 외에 이사비용, 중개수수료 등도 포함되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액은 적어도 원고가 구하는 바와 같이 ’피고가 지원하기로 약정한 4,000만 원 중 잔존 임대차기간에 상응하는 금액‘으로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16,830,601원[= 4,000만 원 × 154일(원고가 이 사건 주택에서 퇴거한 다음날인 2020. 6. 1.부터 이 사건 임대차기간 종료일인 2020. 11. 1.까지) / 366일<6>,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0. 8.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는 ’원고에 대한 주택 임차비용 지원이 원고의 근속을 조건으로 한 것‘임을 전제로, 원고가 근속조건을 위반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연 4,000만 원 상당의 주택 임차비용을 지원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근속을 조건으로 하는 이른바 ’리텐션 보너스‘로서 주택 임차비용을 지원한다는 점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오히려 원고가 2019. 9. 25. E과 주택 임차비용 지원과 관련하여 회사 내부적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갑 제27호증)이나 피고가 주택 임차비용 지원을 약정한 시점 또는 위 약정에 따라 실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임대인에게 4,000만 원의 차임을 지급한 시점으로부터 한참이 지난 2020. 2. 28.경에서야 원고에게 리텐션 보너스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리텐션 보너스에 관한 합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2020. 2. 말경 보관품 매출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원고와 E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자 갑자기 피고가 리텐션 보너스라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오주훈 성창희 각주1) 소장 청구취지 제2의 가항에는 ‘2020. 5. 15.’부터 구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청구원인 기재에 비추어 ‘2020. 5. 16.’의 오기임이 명백하다. 각주2) 근로기준법 제26조의 문언과 내용을 함께 고려하면 ‘제26조 단서 제3호’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이후 2021. 4. 5.자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제26조 제3호’로 변경되었다). 각주3) 원고는 해고무효확인청구와 관련하여 2021. 3. 30.자 준비서면에서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였으나, 원고의 소송대리인이 제4회 변론기일에서 ‘이 사건 해고의 절차는 다투지 않는다’고 진술하였으므로, 위 주장을 철회한 것으로 본다. 각주4) 한편, 피고는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서 제6-2징계사유 부분에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임대차계약이 연세(年貰) 방식으로만 가능한 것처럼 기망하였다’는 점도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가 위와 같이 계약 방식에 관하여 기망한 사실이 있더라도 그로 인해 피고가 원고에게 지원을 약정한 4,000만 원을 초과하여 추가로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기망행위가 피고의 주택 임차비용 지원 약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 각주5) 피고의 임금지급일은 원칙적으로 매월 25일이지만, 그날이 휴일인 경우에는 전날 지급한다(이 사건 취업규칙 제54조 제1항). 2020. 4. 25.이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그 전날인 2020. 4. 24. 임금이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각주6) 위 기간에 윤달(2020년 2월)이 포함되어 있어 1년의 일수가 366일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