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2019고단6789)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2019고단4474 사건의 공소사실 중 근로자 B, C, D, E, F, G, H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 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근로자 I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근로자 J에 대한 금품청산 미이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각 공소를 기각하였으며, 2019고단4474 사건의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검사는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 유죄 부분(위 무죄 부분 포함)에 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피고인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지 않은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
사실오인(사기의 점)
피고인은 직원들의 급여마저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무자력이어서 납품대금을 변제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같은 기간에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납품받은 점, 피고인이 AK 주식회사(이하 'AK'라고만 한다)에 금원을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위 금원이 피해자와 관계된 것이라고 특정할 수 없을 뿐더러, AK는 피고인의 남동생인 AL가 운영하는 회사로서 사실상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L(이하 'L'이라고만 한다)의 유통을 담당하는 회사에 불과하여, 실질적으로 L과 하나의 실체라고 볼 수 있는 점, 피고인이 추진 중이던 투자유치가 성공하리라고 낙관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
피고인(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
판단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먼저 직권으로 살핀다.
원심 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1 내지 5, 17 기재 근로자들(M, T, S, U, X, V)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는 위 각 근로자별로 하나의 행위가 수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할 것인데, 원심은 이를 간과하고 이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처리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에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 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18 기재 근로자(O)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행위시법인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어 2018. 5. 29. 시행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1>, 제36조'를 적용하였어야 하는데<2>, 원심은 이를 간과하고 법정형이 행위시법보다 피고인
에게 불리하게 개정된 '현행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3>, 제36조'를 적용한 잘못이 있는바, 이 점에서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 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 속하므로 이하에서 살핀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법리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거래에 있어서 그 채무불이행이 예측된 결과라고 하여 그 기업경영자에 대한 사기죄의 성부가 문제된 경우, 그 거래시점에 그 사업체가 경영부진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 파산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사기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따라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설사 기업경영자가 파산에 의한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고,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대법원 2016. 6. 9. 선고 2015도18555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8432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물품거래 당시 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국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이 지급하지 못한 근로자들의 임금 등이 다액이기는 하나, 이는 해당 근로자들이 퇴사할 무렵의 임금 등으로서 대부분 2018. 7. 이후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바(2019고단4474 증거기록 170, 180, 282쪽 등 참조), 이 때에 이르러 다액의 임금 등 체불 사태가 발생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와 거래를 시작한 2017. 7.경 또는 피해자에 대한 대금결제가 연체되기 시작한 2018. 4.경부터 피고인이 대금 변제의사나 능력 없이 편취의 의사로 피해자로부터 머랭쿠키 등을 공급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L이 피해자로부터 공급받은 물품은 과자류 제조에 필요한 식재료로, 위 거래는 L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AK와 L 사이의 금전거래내역(L의 AK로의 송금내역) 및 AK의 지출내역에 비추어 볼 때, L은 피해자와의 거래 기간 동안 피해자와의 위 물품거래 외에도 L의 사업 수행에 필요한 다른 거래도 계속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원심이 설시한 것과 같이 피해자는 AK를 상대로 2018. 4. 30. 공급가액 4,054,000원, 같은 해 5. 31. 공급가액 3,318,000원, 같은 해 6. 29. 공급가액 2,247,000원, 같은 해 7. 31. 공급가액 798,000원, 같은 해 8. 31. 공급가액 672,000원, 같은 해 9. 30. 공급가액 504,000원의 세금계산서를 각 발행하였는바, 그 공급가액이 점차 감소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건대, 이는 피고인이 일응 경영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에 맞추어 주문량을 줄여나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가 L에 머랭쿠키를 공급한 위 기간 동안 L으로부터 AK에게로 계속하여 거래처 대금 지급을 위한 금원이 입금된 것으로 보이고, AK는 위 입금받은 돈 중 2018. 4. 30. 5,000,000원, 같은 해 5. 10. 6,476,800원, 같은 해 7. 3. 2,750,700원, 같은 해 8. 22, 2,500,000원을 피해자에게 지급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연체대금을 변제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AK 직원이 AK 회사 계좌에 입금된 돈을 횡령한 사건이 일어난 일시는 2018. 12. 28. 이후로 보이는바(공판기록 182쪽 등 참조), 위와 같은 횡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대금을 변제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은 L의 운영적자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2018. 6.경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려고 노력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이 유치한 투자금을 근로자들의 임금 또는 거래처 대금 등으로 지출한 것으로 보이는바(2019고단4474 증거기록 207쪽 이하 등 참조), 피고인이 당초 예상하였던 만큼의 투자금 유치가 좌절되었다고 하여, 피고인이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하여 노력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AK의 실 운영자인 AL가 피고인의 남동생이라는 사실 또는 AK가 L의 유통을 담당하기 위하여 설립된 회사라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이 형사책임을 면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AK를 설립하고, 피해자와 L, AK 삼각관계 거래를 이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결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는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