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0. 7. 선고 2020초기461 판결

2020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①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에는 해고예고수당을 언제까지 지급해야 하는지 명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해고예고수당은 해고일로부터 30일 내에 지급하면 된다. 원심이 해고예고수당을 해고 즉시 지급해야 한다고 해석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유추해석 또는 확장해석에 의한 것으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

②

사단법인 C(이하 '사단법인'은 생략한다) 퇴직급여규정 및 직무전결규정의 해석상 해고예고수당 지급업무의 전결권자는 퇴직급여 지급업무에 준하여 C 부원장이다. 그리고 이 사건 해고예고수당 지급업무에 관한 행위자는 C 연구지원실장이다.

③

피고인은 근로자 D을 징계면직에 의하여 해고하기 전날인 2019. 4. 29. 연구지원실장에게 관련 법령 및 내부 규정에 따라 처리하라고 지시하였고 연구지원실장으로부터 해고예고수당 지급업무에 관하여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하였으므로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만 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1)

해고예고수당 지급기한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때 갑자기 근로자를 해고하게 되면 근로자는 다른 직장을 얻을 때까지 생활의 위협을 받게 되므로 적어도 다른 직장을 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간적인 여유를 부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기간의 생계비를 보장하여 근로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시켜주고자 하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이다(헌법재판소 2001. 7. 19. 선고 99헌마663 결정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 후단은 사용자는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써 해고예고에 갈음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해고예고수당은 해고예고를 대체하는 성격을 가지므로 해고예고수당은 해고일까지 지급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처럼 근로기준법 제26조의 입법취지 및 문언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해고예고수당의 지급기한은 해고일임을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의 해석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4557 판결 참조).

2)

피고인이 사용자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근로기준법에서 사용하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을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바, 근로기준법이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 경영 담당자란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하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490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C 원장으로서 C을 대표하고 그 업무를 통리하는 자이므로<1>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

게다가 C 인사규정 제40조 제2항은 "직원을 징계면직코자 할 때에는 30일 전에 본인에게 예고하여야 한다. 다만, 30일 전에 예고하지 아니할 때에는 30일분의 보수를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2>, 직무전결규정은 징계의 전결권자를 원장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3> 앞서 본 바와 같이 해고예고수당은 해고예고를 대체하는 성격을 가져 퇴직급여와는 성격을 달리하는 점을 종합하면, 징계면직에 따른 해고예고수당 지급업무는 부원장의 전결사항인 퇴직급여 지급업무와 달리 원장의 전결사항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C 연구지원실장이 근로자에 대한 징계면직 및 해고예고수당 지급업무의 실무를 담당하였더라도 피고인이 위 업무에 관하여 전결권자로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음에는 변함이 없다.

3)

피고인의 고의 유무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피고인은 연구지원실장 F으로부터 '인사위원회가 근로자 D에 대하여 면직을 건의하기로 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위 근로자를 30일의 해고예고기간 없이 2019. 4. 30.자로 면직하는 결정을 하면서 해고예고수당에 관하여는 보고를 받지 못하였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2019. 5. 13.경 비로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겠다는 보고를 받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위 근로자를 해고예고기간 없이 면직함에도 해고예고수당을 즉시 지급하지 않은 사실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이 해고예고수당의 지급기한, 해고예고수당 지급업무의 전결권자,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관한 고의 등을 다투고 있다.

그러나 선고유예의 요건 중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라고 함은, 반성의 정도를 포함하여 널리 형법 제51조가 규정하는 양형의 조건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볼 때 형을 선고하지 않더라도 피고인이 다시 범행을 저지르지 않으리라는 사정이 현저하게 기대되는 경우를 가리킨다고 해석할 것이고, 이와 달리 여기서의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가 반드시 피고인이 죄를 깊이 뉘우치는 경우만을 뜻하는 것으로 제한하여 해석하거나,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자백하지 않고 부인할 경우에는 언제나 선고유예를 할 수 없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3. 2. 20. 선고 2001도6138 판결 등 참조). 해고예고수당 지급기한에 관하여 다소 의문을 가질 여지가 있었다. C은 징계면직의 재심청구기간인 2019. 5. 8.이 지난 후 14일 내에 해고예수당을 지급하면 된다고 판단하여 2019. 5. 22. 해고예고수당을 전부 지급하였다. 위와 같은 판단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양형조건으로는 참작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은 초범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 중 양형부당 주장 부분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