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9. 26. 선고 2021가단5283240 판결

임금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4,742,997원, 원고 B에게 3,875,597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1. 9. 8.부터 2023. 9. 26.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8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A은 피고의 Q 방송국(이하 '피고 방송국'이라 한다)에서 중계피디(PD)로 재직 중인 자이고, 원고 B은 피고 방송국에 조연출로 채용되어 중계피디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자이며, 피고 Q는 국회의원의 입법 및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국회의 행정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국회사무처법에 따라 국회에 설치된 기관으로서 그 산하의 피고 방송국은 국회의 활동과 정책현안 입법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나.

원고 A은 2014. 12. 15 이래 피고 방송국에서 국회 본회의 및 상임위원회 회의, 국정감사 등의 생중계 또는 녹화방송 연출 등의 업무를 하다가 2018. 12. 14.경 피고와 사이에 업무완료시기를 2019. 6. 30.까지로 정하여 '방송영상프로그램 제작스태프(PD) 업무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별지 1과 같다.

다.

원고 B은 2012. 9. 1. 이래 피고 방속국에서 국회 본회의 및 상임위원회 회의, 국정감사 등의 생중계 또는 녹화방송 연출 등의 업무를 하다가 2018. 12. 14.경 피고와 사이에 업무완료시기를 2019. 6. 30.까지로 정하여 '방송영상프로그램 제작스태프(PD/AD) 업무위탁계약'(원고 A과 마찬가지로 이하에서는 이를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이 제2조의 내용이 일부 다른 점을 제외하고는 별지 1과 같다.

라.

원고들은 2019. 7. 11. 피고와 사이에 업무완료시기를 2019. 12. 31.까지로 정하여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과 사실상 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여 계속하여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0. 2. 17.경 피고와 사이에 무기계약근로자로서 별지 2와 같은 내용으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이하에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따른 원고들의 지위를 '공무직 근로자'로 지칭한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를 따로 표시하지 아니하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1)

원고들은 피고와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기 이전부터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피고의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차휴가를 부여받을 권리가 있고, 따라서 피고를 상대로 사용하지 않은 연차휴가(2017, 2018, 2019년 발생분)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으로 원고 A은 4,890,679원, 원고 B은 4,806,291원의 지급을 구한다.

2)

원고들은 공무직 근로자로 전환되기 전 계속하여 피고의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여 사실상 무기계약직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설령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에서 정한 기간제 근로자라고 할지라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이하 '무기계약직'이라고 칭한다)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고들과 같은 업무를 하는 피고 방송국의 정규직 피디는 2018년 9~12월 중 가족수당으로 매월 60,000원, 입법수당 매월 132,000원, 추석 명절 휴가비 1,398,360원, 기타 수당으로 매월 140,000원을 지급받아 왔고, 2019년에는 가족수당으로 매월 60,000원, 입법수당 매월 132,000원, 설날 명절 휴가비 1,486,440원, 추석 명절 휴가비 1,597,320(도합 연 명절 휴가비 3,083,760원), 기타 수당으로 연 3,127,350원을 지급받아온 반면, 원고들은 이를 지급받지 못하였다. 이와 같은 차별적 조치는 근로기준법 제6조 또는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각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들은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공무직 근로자로 일괄 근로승계가 되었는데, 피고 방송국 소속 정규직 피디들은 가족수당 매월 60,000원, 입법수당 매월 132,000원, 명절휴가 수당 연 3,348,480원, 기타 수당 매월 302,600원을 지급받아온 반면 원고들은 이를 지급받지 못하였는바, 이는 합리적 이유 없이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고용상 차별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6조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그 차별적 조치는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 각각에게 위 미지급 수당을 지급하여야 할 것이다.

나.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여 피고 방송국에서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은 사업자(프리랜서)에 해당할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 방송국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볼 수 없다.

2)

원고들은 계약직 또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인데, 피고 방송국 소속 정규직 피디들은 공무원으로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계약직이나 무기계약직이라는 지위 내지 근로형태는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에게 차별적 대우를 한 사실이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도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7 내지 59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 인정되는 아래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도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고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들은 피고 방송국의 방송영상프로그램 중계 PD 및 AD로 일하였는데, 수행한 업무는 의사·의정 중계프로그램 연출이고 세부 업무내용은 본회의, 상임위원회 회의 및 국정 감사 등의 생중계 또는 녹화방송 연출, 세미나 공청회 및 토론회의 생중계 자료수집, 주조정실 전송 및 프로그램 완제, 영상편집 및 오타수정 등으로서 이러한 업무내용은 사용자인 피고 방송국이 정한 것이고, 위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당연히 피고 방송국이 정한 일정에 구속될 수밖에 없었으며(이 사건 업무위탁계약 제4조, 제10조 참조), 원고들에게 위 일정 또는 업무에 관한 조정권한은 전혀 부여되지 아니하였다(피고는 위 일정은 국회본회의, 상임위원회 회의, 세미나, 공청회 등 국회의 일정에 따라 종속적으로 정해지는 것일 뿐, 피고 방송국이 임의로 일정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Q 방송국은 그 존재 의의나 지위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국회에 종속된 지위에서 그 일정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이므로, 국회가 일정을 설정하는 것과 피고 방송국이 일정을 설정하는 것이 전혀 별개라거나 상관이 없는 듯한 것처럼 보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

나)

방송 프로그램 제작은 여러 단계의 제작 및 협업을 거쳐 피고 방송국의 기획의도에 맞춘 수정과 보완이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 그 과정에서 피고 방송국의 개입과 관여가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전 피고 방송국에 근무한 J, K, L 계장 등과의 문자내역이나 업무일지 등을 보면, 그 관여 정도가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개입으로서 곧바로 원고들의 업무를 구속하였다고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그 계약 체결 전후에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의 내용이나 피고의 지휘·감독권 행사 내용에 뚜렷한 변화가 발생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원고들이 피고 방송국에 계속하여 근무하던 도중에 위와 같이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서가 갑작스레 작성되게 된 경위, 원고들과 동일하게 프리랜서 형식으로 고용되었던 M 피디, N 피디, O 기자 등이 Q를 상대로 노동청에 퇴직금등 체불임금의 진정을 한 결과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서의 내용을 들어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다)

원고들에게는 Q 방송국 출입시 방문객이 아닌 출입증이 부여되었으며, 국회 방송 중계방송과/PD라고 표시된 명함도 제공되었다. 또한 1년 중 2~3개월 정도를 제외하고는 업무량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연속적으로 피고 방송국의 일정에 맞춰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고(증인 I의 증언 참조), 위 2~3개월 동안에 피고 방송국의 업무와 관련 없는 전혀 다른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 역시 원고들과 같은 계약직 근로자들의 근로제공에 대한 계속성을 필요로 하여 2020. 2.경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원고들을 공무직 근로자로 전환시켰다고 판단된다.

라)

원고들은 피고 Q방송국 소유의 편집장비, 카메라, 스튜디오를 이용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사용한 장비나 도구는 모두 피고 방송국이 제공한 것이었다. 그 밖에 원고들은 자신들의 업무를 통하여 그 이윤을 꾀하거나 손실의 위험을 부담한 사실도 없다.

마)

그 밖에 근무시간에 관하여 보면, 원고들은 출근시간이 취업규칙 등에 의해 정해지지 않았으나 대략 피고 방송국 소속 공무원 피디와 같이 9:00~18:00경까지를 근무시간으로 보고 함께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고(증인 I의 증언 참조), 방송국 내의 설비를 이용하여 근무했어야 하므로 근무장소 또한 피고 방송국 소속 공무원 피디와 다르지 않은 사무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출장을 통하여 외근을 하게 되는 경우에도 피고 방송국에 출장신청을 하여 출장명령에 따라 그 업무를 수행하였다.

바)

원고들이 지급받은 보수의 형태가 고정급의 형태였다고 보이지 않고, 매월 지급받는 보수가 일정하지도 않았으나, Q 방송국에 근무한 원고들의 기간, 보수액 등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지급받은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서 원고들의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보여 임금의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다.

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서에는 피고 방송국이 원고들의 경영활동에 대한 자주적 결정권을 인정하고 원고들의 기술자료를 제공받지 아니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긴 하다. 그러나 원고들이 수행한 중계 프로그램의 제작은 피고 방송국 내의 정규직 근로자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수행하는 것으로 계속성이 필요하므로 원고들의 업무만을 분리하여 독립한 사업자에게 수급을 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이에 피고 방송국도 원고들이 입사 이래 수행한 업무는 동일함에도 그 업무에 관하여 새로운 사업자들에게 수급을 주지 않고 2020. 2.경 이 사건 근로계약을 통하여 원고들을 공무직 근로자로 전환하여 계속하여 같은 업무에 종사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아)

원고들에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일부 사정이 있고, 원고들이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아니하였으며,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하여 근로자로 신고되지 않았던 사정 등이 확인되나, 앞서 든 사정들을 고려할 때, 그러한 사유만으로 원고들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다277570 판결 등 참조).

나.

피고 방송국 소속 공무원들과 원고들에 대한 차별적 처우 인정여부

1)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하여 '균등한 처우 원칙' 또는 '차별적 처우 금지 원칙'을 규정하는 한편, 제114조 제1호에서 그 위반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복수의 근로자들 사이에 합리적 이유 없는 차등 처우를 금지하여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을 개별적 근로관계에서 구현하기 위한 조항으로서, 차별적 처우는 복수의 근로자들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근로자 집단에 속하는 것을 전제로, 그럼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서로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에 대한 처우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라고 보기 위해서는 차별의 사유가 되는 원고들의 지위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여야 하고, 원고들이 지목하는 비교대상자인 공무원들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근로자 집단에 속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이 반드시 선천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사회적 지위에 국한된다거나 그 지위에 변동가능성이 없을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개별 근로계약에 따른 고용상 지위는 공무원과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한 차별적 처우 사유인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공무원은 그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동일한 근로자 집단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워 비교대상 집단이 될 수도 없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판단

위 법리를 고려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4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이나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고용상 지위는 피고 방송국 소속 공무원들과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한 차별적 처우 사유인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공무원은 그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동일한 근로자 집단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들은 피고 방송국 소속 공무원들과 비교대상 집단이 될 수 없다.

가)

공무원인 피고 방송국 소속 정규직 피디들의 지위에 관하여 본다. 위 피디들과 같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헌법 제7조). 공무원은 노무의 대가로 얻는 수입에 의존하여 생활한다는 점에서 근로자로서의 성격을 가지지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공성, 공정성, 성실성, 중립성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일반 근로자와는 다른 특별한 근무관계에 있다(헌법재판소 2017. 8. 31. 선고 2016헌마404 결정 참조). 공무원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근무관계는 사법상 근로계약으로 형성되는 관계가 아니라 임용주체의 행정처분인 임명행위로 인하여 설정되는 공법상 신분관계이다.

일반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취업규칙이 정한 복무규율에 따라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 등을 부담하는 것과 달리,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를 비롯하여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 청렴의 의무, 종교중립의 의무 등 헌법과 법령이 정한 다양한 의무를 부담하고, 근무시간 외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정치운동이 금지되고 집단행위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국가공무원법 제56조 내지 제66조, 지방공무원법 제48조 내지 제58조). 이처럼 공무원은 업무 내·외적으로 일반 근로자보다 무거운 책임과 높은 윤리성을 요구받는 지위에 있다.

나)

근무조건을 보더라도 공무원의 보수 등에 관하여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은 이른바 '근무조건 법정주의'를 규정하고 있다(국가공무원법 제46조 제5항, 지방공무원법 제44조 제4항). 이는 공무원이 헌법 제7조에 정한 직업공무원 제도에 기하여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특수한 지위를 가지므로 국민 전체의 의사를 대표하는 국회에서 그 근무조건을 결정하도록 함이 타당할 뿐 아니라, 공무원의 보수 등은 국가예산에서 지급되는 것이므로 헌법 제54조에 따라 예산안 심의·확정 권한을 가진 국회로 하여금 예산상의 고려가 함께 반영된 법률로써 공무원의 근무조건을 정하도록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16. 8. 25. 선고 2013두14610 판결,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두64606 판결 등 참조).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의 자주적인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으면서도, 공무원의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지위 및 그 직무의 공공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직업공무원 제도를 보장하고 이와 관련한 주권자의 권익을 공공복리의 목적 아래 통합적으로 조정하기 위하여 같은 조 제2항에서 공무원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법률로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였다(헌법재판소 2008. 12. 26. 선고 2005헌마971 등 결정 참조). 이에 따라「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은 법령·조례·예산 및 하위규정과 다른 내용으로 체결되는 단체협약에 대하여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제10조 제1항), 공무원에 대하여 일체의 쟁의행위도 금지하고 있다(제11조). 이러한 규정들로 인하여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공무원의 경우에도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의 행사를 통해 근로조건의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 이와 달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사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이 강행규정을 통해 보호하는 범위 내에서 그 근로계약 및 단체협약이 정한 바에 따라 처우가 결정되므로, 노동3권의 행사에 있어서 특별한 법적 제한을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들과 같은 공무직 근로자들은「근로기준법」,「국회 무기계약직 관리규정」, 그리고 Q와 국회공무직연합교섭단 사이에 체결된「2020년 임금 협약서」의 적용을 받아 연장·야간·휴일·연차수당, 정액급식비, 명절상여금, 선임수당 등을 지급받아 오는 등 근로조건을 개선하여 왔다.

다)

공무원 보수의 성격에 관하여 보건대,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근로의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직업공무원 제도의 유지를 위한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각 수당 중 직급보조비는 지급 대상자인 공무원의 직급에 따른 업무 수행에 수반되는 제 비용을 보전해 주는 차원에서 지급되는 수당이고(헌법재판소 2015. 6. 25. 선고 2012헌마494 결정 등 참조), 성과상여금은 실적과 성과가 우수한 공무원에게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공무원들의 근무의욕을 고취시켜 업무수행능력의 지속적 향상을 유도하고 공직사회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된 것이다(대법원 2017. 2. 9. 선고 2013다205778 판결 참조). 가족수당 역시 공무원의 처우개선 및 생활비 보조를 위하여 도입된 것이다. 이처럼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각 수당은 공무원 조직의 특수성을 반영하거나 공무원의 생활 보장 등 정책적 목적을 함께 가지고 있다.

라)

업무의 변경가능성과 보수체계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므로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다는 제한을 받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이를 벗어난 전직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동의가 요구된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참조). 반면 피고 소속 정규직 피디들인 공무원에 대한 전보인사 등은 국회사무처법, 국가공무원법 등 공무원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법령의 제한 내에서 인사권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고, 인사권자가 한 전보인사는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위반하여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6215 판결 참조).

공무원의 봉급은 기본적으로 공무원의 종류(일반직, 연구직, 경찰·소방직 등), 계급 또는 직무등급, 호봉 등에 따라 결정되고, 공무원이 특정 시기에 담당하는 보직이나 업무의 내용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는다. 원고들이 문제 삼는 이 사건에서의 각 수당을 포함하여 공무원수당규정이 정한 수당 중 대부분은 국가공무원 일반에게 공통적으로 지급되는 것이지, 이 사건 Q 방송국 소속 공무원들이나 이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에게만 지급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공무원의 보수체계는 공무원이 담당하는 업무를 기초로 설정된 것이 아니므로 특별한 법률의 규정이 없는 한 공무원과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의 업무 내용에 유사한 부분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앞서 본 지위 및 근로조건 결정 방법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무원과 같은 처우가 보장되어야 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다.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에 대한 판단

1)

연차휴가수당에 대한 판단(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전 부분)

가)

근로기준법에서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고(제60조 제1항), 사용자는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제1항에 따른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제60조 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 A이 2014. 12. 15.부터 2020. 2. 17.까지, 원고 B이 2012. 9. 1.부터 2020. 2. 17.까지 각 피고 방송국에 근로자로서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들이 근무하는 기간 동안 20퍼센트를 초과하여 결근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으므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 제60조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 방송국에서 원고들의 연차일수를 확인할 수 없다는 사정과 별개로, 원고들은 휴가 사용기간 1년 동안 연차휴가시간을 사용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연차휴가시간에 상응하는 임금으로서 연차휴가수당청구권이 발생하는바(근로기준법 제60조 제7항),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따로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통상임금으로 지급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원고 A은 2017. 1. 1. 15일의 유급휴가가 발생하고(2016년도 근무분), 2018. 1. 1. 및 2019. 1. 1.에는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로서 위 유급휴가에 1일을 가산한 각 16일의 유급휴가가 발생하며, 원고 B은 위와 같이 계산할 경우 2017. 1. 1. 16일의 유급휴가, 2018. 1. 1. 및 2019. 1. 1.에는 1일을 더 가산한 각 17일의 유급휴가가 발생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위 유급휴가에 대해서 각 연도마다 2일씩을 연차로 사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유급휴가에서 각 2일을 공제한 해당 미사용연차에 대한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나아가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의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의 취업규칙에서는 원고들과 같은 지위의 근로자들에 대한 연차수당 산정 기준에 대하여 별다른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통상임금을 기초로 연차휴가수당을 산정하기로 한다.

다만, 원고들의 통상임금에 관하여 원고가 원천징수영수증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제작보수는 아래와 같은바, 그 액수에 대하여 원고가 이의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아래 표 금액을 12개월로 나눈 금액을 통상임금으로 보고 이를 기준으로 연차휴가수당을 산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연차휴가미지급수당은 '시간급 통상임금(위 임금 ÷ 12개월 ÷ 209시간) × 8시간 × 연차휴일수' 산식으로 계산되는바,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연차휴가수당의 계산내역은 별지 3 기재와 같다. 결국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연차휴가수당 합계액은 원고 A에 대하여는 4,742,997원, 원고 B에 대하여는 3,875,597원이다.

2)

기타 수당에 대한 판단

원고들이 구하는 기타 수당에 대한 청구는 모두 공무원인 피고 방송국 소속 정규직 피디들과 사이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의 위반사유가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고용상 지위(이 사건 업무위탁계약 또는 근로계약상 지위)는 피고 방송국 소속 공무원들과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한 차별적 처우 사유인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이 피고 방송국 소속 공무원들과 비교대상 집단이 될 수 없는 이상, 근로기준법 제6조가 이에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을 이유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 밖에 원고들은 차별적 대우에 대하여 기간제법 제8조의 위반에 관한 주장도 하는 듯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의 지위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공무원인 피고 방송국 소속 정규직 피디들을 기간제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비교대상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나 '통상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에 대하여 기간제법 제8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규정을 전제로 하는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는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으로, 원고 A에게 4,742,997원, 원고 B에게 3,875,597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제기일 이후로서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각주1>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21. 9. 8.부터 피고가 연차휴가수당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23. 9. 26.까지<각주2>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일부 인용한다.

판사 박창우

각주1) 피고는 대한민국이나 실질적인 당사자는 Q로 보이므로, Q에 송달된 날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각주2) 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각주3) 매해 사용한 연차 2일을 각 공제한 일수이다. 계산의 편의상 원 미만은 버린다. 이하 모두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