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11. 선고 2021가합543425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0,248,026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5.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시스템개발업, 네트워크구축업 등을 영위하기 위하여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2021. 2. 17. 피고로부터 입사 면접 제의를 받고 2021. 2. 18. 피고 경영관리본 부장과 면접을 보았다.

나.

피고 인사담당자는 2021. 3. 12. 원고에게 최종 합격을 통지하면서 출근일과 출근장소, 제출서류 등을 안내하였고, 원고는 2021. 3. 17. 피고 인사담당자가 입사 전 작성을 요청한 인력프로필과 인사기록카드를 작성하여 이메일로 제출하였다.

다.

피고 인사담당자는 2021. 3. 18. 원고에게 ’회사 내부사정으로 채용이 어렵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인 2022. 4. 25. 원고에게 2022. 4. 26.부터 출근하라고 통지하였으나, 원고는 다른 회사에 재직 중임을 이유로 위 제안을 거절하고 위 출근일에 사직처리 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경영관리본부장과 면접을 본 후 최종 합격 통지를 받고 2021. 3. 29.부터 근무하기로 하였으므로 원‧피고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 그럼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채용 취소를 통보한 것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무 예정일이었던 2021. 3. 29.부터 사직처리된 2022. 4. 26.까지 원고가 근무하였더라면 받았을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원고에 대하여 최종적인 채용 통보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피고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계약의 체결에 있어 특정한 형식을 요하지 않는 낙성‧불요식의 계약이다.<1>

통상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사용자의 모집 공고는 근로계약을 위한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고, 지원자가 그 모집절차에 응모·응시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사용자가 채용절차를 거쳐 지원자에게 합격 내지 채용내정의 통지를 하는 것은 그 청약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이다. 이는 현실적인 근로의 제공과 임금 지급이 이루어지기 상당기간 전에 사용자가 채용을 미리 결정하는 이른바 ‘채용내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채용내정 통지를 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는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고, 그 후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채용내정 취소를 통보한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다51476 판결,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등 참조).

나.

근로계약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을 제10,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면접한 후 2021. 3. 12. 출근일을 안내하는 등의 방식으로 채용확정 통지를 함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 체결에 관한 의사합치가 이루어짐으로써 유효한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는 구인사이트를 통해 원고의 구직 이력서를 확인한 후 2021. 2. 17. 원고에게 면접 제의를 하여 2021. 2. 18. 원고를 면접하였으며, 2021. 3. 12. 원고에게 “최종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입사와 관련하여 아래 내용 확인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의 면접 합격 메시지를 보내면서, 출근일자와 장소, 출근시 구비서류를 안내하였다. 위와 같은 채용 절차의 진행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청약 유인에 대하여 원고가 면접 제의에 응함으로써 근로계약의 체결을 청약하였고 피고가 면접을 거쳐 합격을 통보함으로써 원고의 청약을 승낙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인다.

②

피고의 위 면접 합격 메시지는 그 내용상 원고에 대한 채용의사를 외부적·객관적으로 표명하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또한 피고가 구인사이트에 게시한 구인공고에 채용할 근로자의 자격요건, 담당업무, 근무형태, 근로시간, 근무지역 등을 명시한 점, 피고는 원고가 제출한 이력서를 통해 원고의 업무 경력과 자격요건 구비 여부 등을 확인하였고 면접 절차를 통해 이를 충분히 검증할 기회를 가졌다고 보이는 점, 면접 합격 메시지에는 입사일이 2021. 3. 29.로 특정된 점, 원고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입사 전 작성이 필요한 인력프로필과 인사기록카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재직 중인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는 상대방에 대하여 근로계약 체결의사를 분명히 표시하였다고 인정된다.

③

피고는, 구체적인 근로조건의 협의를 위해 예정된 2차 면접이 진행되지 않았으므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을 제11, 14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채용절차는 통상 1, 2차 면접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원고 또한 근로조건 협의를 위한 추가적인 절차가 예정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보이기는 하나,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2차 면접 통지가 아닌 최종 합격을 통지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를 면접한 피고 경영관리본부장 C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 대표이사 등의 지시를 받아 원고에게 최종합격통보를 하게 되었는데, 피고 본사 이전 문제로 2차 면접이 취소되고 곧바로 최종합격통보를 하게 되었으며, 원고가 출근한 이후 이를 협의할 예정이었다고 증언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위 최종합격통보가 근로계약 체결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2차 면접에 응시할 것을 안내하는 내용으로 보기는 어렵고, 원고에게 예정된 2차 면접이 생략된 채 최종합격통보가 이루어졌다고 하여 원고가 여러 단계로 나뉜 피고의 채용절차 중 1차 면접을 통과하였을 뿐이고 이후로도 다른 면접 절차가 남아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④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하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다면 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는바(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다242867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최종합격통보를 하면서 출근일자와 장소, 출근시 구비서류를 안내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에 더하여 원고는 2021. 2. 26.경 ‘근무협의를 위해 방문해야 할 날짜를 통보받지 못했으니 이를 알려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으나 피고 측 일정 조율을 이유로 사전 방문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 이에 피고는 원고가 출근한 이후 급여 등을 협의하여 정하기로 하였던 점, 원고는 당시 재직 중이던 회사에서 4,000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었는데, 피고와 1차 면접을 진행하면서 희망 연봉이 4,500만 원이라고 밝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 체결의사를 표시하면서 급여와 관련한 사항에 관하여는 원고가 위 출근예정일에 출근한 이후 원고의 기존 연봉과 희망 연봉 등을 고려하여 확정하기로 하는 묵시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해고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의 채용내정 통지로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면 계약 성립 시부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므로,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 채용내정 취소의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4조, 제27조에 따라 해고 사유 및 절차의 제한을 받는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21. 3. 12. 원고에 대하여 출근일을 안내하는 등의 방식으로 채용확정 통지를 함으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후 2021. 3. 18.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채용내정 취소를 통보한 것은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한 근로관계의 종료로서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채용내정을 취소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을 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채용내정 취소를 통보할 당시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인원 감축의 필요성이 있었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한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나)

경영상의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41089 판결 참조). 그리고 긴박한 경영상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감축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 감축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는지는 해고를 할 당시의 사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대법원 2022. 6. 9. 선고 2017두71604 판결 참조),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의무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도 적용된다.

다)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경영진과 근로자 대표는 2021. 3. 15.경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구조조정 여부와 해고의 기준, 방식 등을 논의하기 시작하여 기존 인력의 경우 퇴사자 발생시 신규 충원을 보류하는 방식으로 인원을 감축하고, 신규채용의 경우 2021년 프로젝트 수행 인력은 채용 예정규모를 축소하고, 2022년 프로젝트 수행 인력의 경우 채용을 보류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의 기준과 방식을 정하였으며, 실제로 2021. 8.경까지 자진퇴사한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인원감축이 이루어진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채용내정 취소를 통보할 당시 원고를 해고해야 할 정도로 긴박한 경영상 위기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선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무 예정일이었던 2021. 3. 29.부터 사직처리된 2022. 4. 26.까지 원고가 피고 근로자로서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2)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액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는 당시 재직 중이던 회사에서 4,000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었던 사실, 원고가 1차 면접 당시 희망 연봉이 4,500만 원이라고 언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는 원고에 대한 최종합격통지를 하면서 출근일 이후 원고에 대한 급여를 협의하여 정하기로 한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피고 사이에 급여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채용내정에 의하여 성립된 근로계약관계에서 피고는 원고가 제시한 희망 연봉의 범위 내에서 최소한 원고가 기존에 지급받던 연봉만큼은 지급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3. 29.부터 2022. 4. 26.까지의 임금 합계 43,211,466원(= 2021. 3. 29.부터 3. 31.까지의 임금 322,580원<2> + 2021. 4. 1.부터 2022. 3. 31.까지의 임금 40,000,000원<3> + 2022. 4. 1.부터 4. 26.까지의 임금 2,888,886원<4>)에서 원고가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 범위 내에서 공제를 자인하는 중간수입을 제외한 30,248,026원(= 43,211,466원 × 70%, 원 단위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2. 5.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이진희 김창수

각주1) 다만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을 명시하여야 하고(제17조 제1항), 그 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하며(제17조 제2항),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 부과대상이 되나(제114조 제1호), 이와 같은 사용자의 의무는 근로자의 지위 강화를 위한 것으로서 근로계약의 성립이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각주2) 3,333,330원(= 40,000,000원 ÷ 12개월, 10원 단위 이하 버림) × 3일/31일

각주3)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취업규칙 제9조에서 ‘신규로 채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고, 수습기간 중 근무성적, 기능, 적성 등을 고려하여 회사가 근로자로서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는 정식계약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수습기간 중의 급여에 관하여는 별도의 정함이 없으므로, 위 수습기간에 해당하는 급여를 감액하지 아니한다.

각주4) 3,333,330원 × 26일/30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