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1. 선고 2021가합55596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스포츠 서비스업, 골프용품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2021. 4. 1. 기획, 마케팅, 골프사업, 골프유통, 기술개발 등 사업 전반에 관한 임원, 본부장, 팀장 및 팀원을 모집하는 채용공고를 하였다.

나.

원고는 2021. 4. 11. 피고에게 ‘기획, 전략, 경영, 경리, 회계, 결산’과 관련한 직무분야에서 근무하기를 원한다는 내용의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였고, 면접 당시 ‘전략기획총괄’ 업무를 맡게 되는 것으로 알고 2021. 5. 26. 전략기획본부 사업기획팀 팀장으로 채용되었는데,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피고는 대표이사 아래 관리본부, 전략기획본부 등을 두고, 관리본부에 인사팀, 총무팀을, 전략기획본부에 사업전략팀, 사업기획팀, 서비스기획팀을 두는 방식으로 조직을 구성하던 중 원고가 채용된 이후인 2021. 6. 1. 관리본부와 전략기획본부를 통합하여 경영지원본부를 두고, 경영지원본부에 전략기획팀, 인사팀, 총무팀, 법무팀을 두는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하였고, 조직개편에 따라 원고의 보직을 경영지원본부장으로 변경하였다.

라.

원고는 2021. 6. 4. 피고 대표이사 C에게, 자신에게 인사, 총무, 법무 업무까지 총괄하게 한 데 따른 이의를 제기하였고, 이에 피고는 2021. 6. 8. 원고에게 2021. 6. 4.자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고, 입사 시부터 2021. 6. 30.까지의 임금 8,951,613원을 지급하였다.

마.

이후 피고는 이 사건 소송계속 중인 2021. 10. 18. 원고에게 2021. 6. 4.자 해고처분을 취소하고 2021. 10. 19.자로 경영지원본부장으로 복직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임금 미지급 기간인 2021. 7. 1.부터 2021. 10. 18.까지의 임금 26,854,839원을 지급하였으나, 원고는 2021. 8. 23.부터 D 주식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이유로 위 복직명령을 거부하였다.

바.

한편, 원고는 2022. 3.경 의류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E에 입사하고자 지원하였으나, 1차 역량면접을 합격한 후 경력조회 과정에서 탈락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 5, 6호증, 을 1 내지 7호증, 이 법원의 강남세무서장에 대한 2022. 6. 22.자 과세정보제출명령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채용면접 당시 원고에게 ‘전략기획총괄’ 업무를 맡기기로 하였으면서도 인사, 총무, 법무 업무까지 총괄하는 경영지원본부장 직위를 부여하였고, 이에 항의하는 원고에게 ‘눈빛이 이상하다’는 등 언어폭력을 행사하며 원고를 해고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는 피고로부터 2주 만에 해고되는 불명예스러운 경력을 보유하게 되어 다른 회사에 취업하고자 하는 경우 채용과정상 불이익을 입는 경력상 손해를 입었고, 우울증과 불면증을 동반하는 정신적 손해까지 입었다.

2)

또한 피고는 원고가 채용면접 당시 제공한 기업성장 방안 아이디어를 도용하면서도, 원고에게 아무런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경력상 손해, 정신적 손해, 아이디어 사용료 상당의 손해배상액으로 3,000만 1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구체적 판단

1)

언어폭력 등 해고 과정에서의 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참조).

살피건대, 갑 7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 대표이사 C이 보직변경에 항의하는 원고에게 ‘눈빛이 이상하다’는 등 언어폭력을 행사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는 사업을 확장하고 안정화하기 위한 업무상 필요로 조직을 개편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 제3항도 업무상 필요한 경우 원고의 업무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조직개편의 필요 및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를 경영지원본부장으로 발령하였으며, 나아가 이 사건 근로계약 제8조 제2항은 “상급자의 합법적인 지시를 반복적으로 불복종하는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보직변경에 항의하는 원고를 해고한 데 오로지 원고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가 있었다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사안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원고는 소장에서 피고가 채용면접 당시 원고에게 ‘전략기획총괄’ 업무를 맡기기로 하였으면서도 인사, 총무, 법무 업무까지 총괄하는 경영지원본부장 직위를 부여한 행위가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채용절차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3항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하였고, 이후 청구원인을 변경하면서도 ‘피고가 면접 당시 원고에게 제안한 업무와 다른 업무에 원고를 배치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채용절차법 위반을 여전히 청구원인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선해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를 ‘전략기획총괄’ 업무를 수행하는 전략기획본부 사업기획팀 팀장으로 채용하였다가, 관리본부와 전략기획본부를 경영지원본부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거친 후 ‘전략기획총괄’ 업무를 포함한 인사, 총무, 법무 업무까지 총괄하는 경영지원본부장으로 보직을 변경하였는바, 이와 같은 전략기획본부 사업기획팀 팀장에서 경영지원본부장으로의 보직변경은 임금삭감 등을 동반한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는 업무상 필요로 조직을 개편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도 업무상 필요한 경우 원고의 업무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까지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채용절차법 제4조 제3항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2)

아이디어 도용에 따른 불법행위 등 성립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4, 8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아이디어를 도용하여 피고 사업에 이용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아이디어 도용에 따른 불법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해당 아이디어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차)목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에 해당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0607 판결 참조), 원고가 피고로부터 도용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아이디어는 구축된 기업 이미지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A4 용지 1장짜리 자료(갑 제4호증)이고, 그 기재 내용을 보면 경영목표, 사업본부별 포트폴리오 재정립, 전사 운영 프로세스 등 개괄적인 주제와 관련한 소주제를 나누어 놓은 자료에 불과하여, 이로 인하여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거나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는 동종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아이디어에 불과해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로부터 보호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도용하였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발생한 손해에 대한 인과관계 인정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에게 불법행위 내지 채용절차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나아가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기간 임금을 모두 지급하고 복직명령을 하였는데, 원고가 당시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이유로 위 복직명령을 거부한 이상, 이후 원고에게 발생한 경력상 손해나 정신적 손해는 피고가 행한 해고 과정에서의 일련의 행위와 사이에 인과관계 역시 단절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되,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원고가소제기 당시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 청구를 하다가 소송계속 중 이루어진 피고의 복직명령을 받고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을 변경한 경위 등에 비추어 민사소송법 제99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각주1)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거짓 채용광고 등의 금지) ③ 구인자는 구직자를 채용한 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광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