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상호를 ‘B’으로, 개업연월일을 ‘1991. 4. 20.’로, 사업장소재지를 ‘서울 서초구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로, 사업의 종류를 ‘업태: 부동산업, 종목: 점포(자기땅)‘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이 사건 사업장에 관하여 2000. 7.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보험관계가 성립되었다.
원고는 2000년도부터 피고에게 산재보험료를 납부하여 왔는데, 2014. 1. 27.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장은 산재보험법 제2조 단서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항 제4호(가구 내 고용활동)에 의하여 산재보험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원고가 납부한 산재보험료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2000. 9.경부터 2011. 4.경까지 피고에게 납부한 산재보험료 1,067,010원 및 이에 대한 2000. 9. 8.부터의 이자는 반환되어야 한다.
피고가 법적 근거 없이 원고로부터 신고서류를 접수받아 보험관계를 성립시킨 것으로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보험관계는 당연무효이고, 이는 피고의 불법적인 사기행위로 인해 성립된 것이다.
원고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청소인 1인에게 1층부터 5층까지의 화장실과 계단을 주 2회 청소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월 22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위 청소인은 일을 하는 횟수와 그 업무량이 정하여져 있으나, 근무시간이 정하여져 있지 않고 대가를 일당이나 시급으로 지급받는 것도 아니므로, 원고와 사이에 고용관계가 아니라 도급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설령 위 청소인을 근로자로 보더라도 산재보험법 제6조,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5호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는 0.05명으로 산정되므로, 이 사건 사업장은 상시근로자 수 1인 미만의 사업장으로서 산재보험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원고는 2018. 8. 4.에야 비로소 자신에게 산재보험료 지급의무가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산재보험료를 납부하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당일 바로 피고에게 반환청구를 하였는바, 원고의 산재보험료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는 2018. 8. 4.부터 기산되므로 아직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판 단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보험관계 성립이 피고의 불법행위로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보험가입 문서(갑 제8호증)를 발송하고, 5면 작성방법 안내란의 산재보험 항목에 “○”을 허위로 표시하는 등의 사기행위로 이 사건 사업장의 보험관계를 성립시켰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원고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라 산재보험 가입 안내문을 발송한 것은 산재보험의 대상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설명하고, 그 대상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경우 보험가입 방법을 안내하기 위한 것이며, 작성방법 안내란의 산재보험 항목에 표시된 “○”은 여러 근로자 유형별로 산재보험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표시하는 기호에 불과하므로, 그 안내문 발송으로써 이 사건 사업장이 산재보험의 가입 대상 사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대상인 것처럼 기망하여 가입을 강제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사업장의 청소인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산재보험법에서 말하는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그런데 원고의 위 주장(2.의 나.항)에 의하더라도 위 청소인은 사용자인 원고로부터 근무일정과 근무장소를 지정받아 이에 구속을 받는 것으로 보이고, 기본적인 업무 내용도 원고가 정하는 데다가 그 업무의 내용이나 특성상 원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것으로 보이며, 보수가 고정급으로 정하여져 있고 그 성격 또한 근로에 대한 대가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청소인은 원고에 대하여 계속적․종속적 근로관계에 있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사업장이 상시근로자 수 1인 미만의 사업장으로서 산재보험법의 적용대상이 아닌지 여부
산재보험법 제6조 본문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을 산재보험법 적용대상으로 규정하고, 다만 같은 조 단서에서 위험률․규모 및 장소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은 산재보험법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관하여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2000. 6. 27. 대통령령 제16871호로 개정된 것) 제3조 제5호가 산재보험법 제5조 단서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중 하나로 ‘제1호 내지 제4호의 사업 외의 사업으로서 근로자를 단속적으로 사용하여 상시근로자의 수가 1인 이상이 되지 아니하는 사업’이라고 규정하였고, 그때부터 같은 내용의 규정이 2017. 12.
시행령 개정으로 삭제될 때까지 유지되었다.
원고의 주장대로 이 사건 사업장에서 1인의 청소인에게 주 2회 청소하도록 한 경우를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상 상시근로자 수의 산정 방법에 관한 조항<1>에 대입하여 보면, 위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는 2/5명으로 1명 미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신고(보고)납부방식으로 징수되는 산재보험법상의 산재보험료는 원칙적으로 납부의무자의 신고행위에 의하여 납부의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그 납부행위는 신고에 의하여 확정된 구체적 납부채무의 이행으로 이루어지며, 근로복지공단은 그와 같이 확정된 채권에 따라 납부된 부담금을 보유하는 것이므로, 납부의무자의 신고행위에 하자가 있어도 그것이 중대하고 명백하여 신고행위가 당연무효로 되지 아니하는 한 납부된 부담금이 바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여기에서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령의 규정 및 하자 있는 신고행위에 대한 구제수단과 신고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 사정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다52084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사업장이 상시근로자 수 1명 미만인 사업장으로서 원고가 피고에게 산재보험료를 신고․납부할 의무가 없다면 원고가 산재보험료를 신고․납부한 행위는 그 하자가 중대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산재보험료 신고․납부행위의 하자가 명백하여 그 신고․납부행위가 당연무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산재보험료는 부당이득이 되지 않는다.
2000. 7. 1. 이 사건 사업장에 관한 산재보험법상 보험관계가 성립될 당시 위 사업장이 상시근로자 수 1인 미만으로 산재보험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자료가 제출된 바 없었으므로, 산재보험법 제6조 본문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은 산재보험의 당연가입자가 되었다.
원고가 피고에게 제출한 산재보험 보험료신고서 또는 보수총액신고서에 기재된 내용에 따라 원고의 산재보험료 납부의무가 확정되었다. 원고가 피고에게 제출한 2007년부터 2010년까지의 산재보험 보험료신고서에는 산재보험료 산정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만이 기재되어 있고, 2010년, 2011년 보수총액신고서에는 ‘매월 말 현재 근로자 수’ 또는 ‘매월 말일 현재 일용근로자와 그 밖의 근로자 수’란에 근로자 수 2명, 2012년 보수총액신고서와 2013년 보수총액수정신고서의 ‘매월 말일 현재 일용근로자와 그 밖의 근로자 수’란에 근로자 수 1명이 각각 기재되어 있으며, 2013년 보수총액수정신고서에는 ‘주 : 상근 1 + 일용 1 = 2명, 2명 중 1명(D)이 산재보험대상자가 아님’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이러한 원고 제출의 보수총액신고서 등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사업장이 상시 근로자 수 1인 미만의 사업장임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2014. 1. 27.에서야 피고에게 이 사건 사업장은 산재보험법 제6조 단서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항 제4호(가구내 고용활동)에 의하여 산재보험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산재보험료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
설령 원고의 산재보험료 신고행위가 당연무효라고 보더라도,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원고가 산재보험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때로부터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41조에 의한 소멸시효기간 3년이 지난 이후인 2020. 6. 23.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미 소멸시효가 경과하였다.
원고는 2018. 8. 4.에야 비로소 산재보험료를 납부할 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에 이 사건 청구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않으나,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산재보험료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그 알지 못하였던 기간 중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더구나 원고는 위와 같이 산재보험료의 반환을 요구한 2014. 1. 27.경에는 이미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할 것이므로, 2018. 8. 4.에서야 비로소 이를 알게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김현석 당우증
각주1)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2017. 12. 26. 대통령령 제285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의2(상시근로자 수의 산정 및 적용 시점) ①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상시근로자 수는 사업을 시작한 후 최초로 근로자를 사용한 날부터 그 사업의 가동일수 14일 동안 사용한 근로자 연인원을 14로 나누어 산정한다. 이 경우 상시근로자 수가 1명 미만이면 최초로 근로자를 사용한 날부터 하루씩 순차적으로 미루어 가동기간 14일 동안 사용한 근로자 연인원을 14로 나누어 산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