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보험업법에 따른 보험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21. 12. 31. 퇴직하였다.
피고는 2017년경 직원의 정년을 만 55세로 정하고 있던 급여규정을 개정하여 만 60세로 정년을 정하면서 2018. 1. 1.부터 만 55세가 도래하는 직원{부서장(센터장)의 경우 적용 제외)에 대하여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하되, 연령별 기준연봉은 만 54세 누적연봉에서 아래 표와 같이 매년 연령별 감액율을 적용한 금액을 지급하기로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원고가 만 55세에 도달함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2019. 4.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삭감된 임금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6, 8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원고를 비롯한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 직원들의 업무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과 동일하게 수행하도록 하였음에도 업무 성과 등에 관계없이 임금을 일률적으로 삭감하였고,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만한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신규 직원 채용 등 임금피크제의 실질적인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조치도 전혀 없었다.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에 반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라 삭감된 급여 합계 49,177,88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고령자고용법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대법원 2017다292343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1>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5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을 제1 내지 5, 7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2>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3>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⑵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종전 정년인 만 55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 연장된 5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90%, 90%, 80%, 50%, 50%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의 연봉제 운영지침 제6조 제1항에서 정한 연봉등급별 가감율<4>을 적용한 임금 지급율은 아래 표와 같은바,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률(B등급 기준)은 임금피크제 적용 1년차에는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기준연봉의 90%, 2년차에는 기준연봉의 90%, 3년차에는 기준연봉의 80%, 4년차에는 기준연봉의 50%, 5년차에는 기준연봉의 50%로 보수의 삭감 정도가 과도하지는 않고,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학자금 지원 등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⑶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는데,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하여 줄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 또한 피고는 2021. 10. 27.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들의 직무조정을 통하여 업무강도를 조절하고 공정한 평가를 통하여 직무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들을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정량평가가 가능한 업무를 담당하는 ‘장기보상협력유닛’으로 인사발령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원고에게도 위 제도가 적용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가 법정정년의 연장에 따른 사업주의 부담을 경감하려는 취지에서 임금의 조정, 즉 삭감을 예정하고 있다는 점 및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에 만 55세였던 법정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는 것에 대응하여 인건비 상승 부담을 완화하고자 시행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법정 정년의 연장과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운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삭감하는 형태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제28조(임금피크제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제28조의2(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의 임금 감액에 따른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제6조 (연봉등급별 가감율) ① 연봉등급별 가감율은 아래 표를 적용하며 매년 본인 연봉에 누적하여 운영함을 원칙으로 한다. 1. 일반직군, 사무지원직군 과장 이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