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속한 법무법인은 2020년 여름경부터 변호사 1인의 감원을 계획하고 실행하려고 선임 변호사 2명에게 알려주었는데, 이들이 이 사건 근로자(D)가 둘째 출산이 예정이라 이석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인원이 감소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여 피고인이 이를 수용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가 2020. 10. 31.경 출산으로 이석함으로써 감원계획이 실현된 것으로, 외형적으로는 출산휴가이나 실질적으로는 감원에 의한 퇴직이었고, 2021. 2. 24.경 이 사건 근로자가 법무법인이 부담하여야 하는 출산급여차액을 반환하려 한 사정도 이에 부합한다.
피고인은 그 후 상황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를 재입사 형식으로 복귀시킬 의사였고, 그에 따라 2021. 4. 13.경 ‘복귀를 거론한 것은 충족이 전제되어야 하고, 출산 등 휴가절차는 회사가 협조해준 것이다. 실질적 근로관계는 출산준비로 인한 이석 시에 종료되었다’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일 따름이므로, 이로써 해고한 것이 아니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사건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판결문 3쪽 증거의 요지 하단에 이에 대한 판단을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판결이 설시한 이유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20. 10.경 이 사건 근로자와 사이에 위 주장과 같은 합의가 있었다거나 퇴직처리가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② 법무법인 담당직원과 이 사건 근로자 사이의 문자내역(이하 ‘이 사건 문자내역’이라 한다)에 의하면, 2021. 2. 24. 담당직원이 고용보험에서 사용주가 부담해야 하는 급여차액을 지급해야만 출산휴직급여의 지급이 가능하다는 것을 통보해 왔음을 알리자 이 사건 근로자는 급여를 받았다가 돌려주기로 하였고, 그에 따라 2021. 2. 25. 법무법인으로부터 급여가 지급되어 이를 반환할지 묻자 담당직원은 ‘피고인이 나중에 정산을 할 것이니 보류하라’고 하였다고 알린 점, ③ 이후 피고인은 복귀 여부에 관하여 2021. 4. 13. 위와 같이 복귀가 어렵고 출산으로 인한 이석 시에 실질적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점, ④ 그에 따라 담당직원이 2021. 6. 8. 퇴직금을 정산하여 보낸다는 문자와 퇴직금산정내역서(여기에서 퇴직일을 2020. 10. 31.로 하여 산정하였다)를 보내자 이 사건 근로자가 2021. 6. 14.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출산휴가에 즈음하여 이 사건 근로자가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출산휴직급여만을 지급받기로 한 것으로 보이긴 하나, 여기에서 나아가 ‘2020. 10. 31.자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하는데 관한 근로자의 동의 내지 상호간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워(이 사건의 쟁점은 실질적인 근로가 언제까지 있었는지가 아니라 해당 시점에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하는데 근로자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이다),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양형에 관한 직권판단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는 통상적인 근로관계와 달리 출산휴가급여만을 지급받고 이를 위해 절차적으로 필요한 법무법인으로부터 지급받은 급여는 반환하기로 하였던 점(이 사건 근로자는 원심 법정에서 ‘법무법인에서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급여와의 차액을 일단 지급받은 다음 그대로 반환하겠다면서 이체할 법인 계좌를 알려달라고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제가 먼저 이야기한 것은 아니고, 경리과장이 저에게 피고인이 그렇게 처리해달라고 요청을 했다라고 해서 제가 그렇게 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당시에는 원만히 복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으나,<1> 이 사건 문자내역에 의하면, 2021. 2. 24. 담당직원이 고용보험에서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급여차액<2>을 지급해야만 보험급여 지급이 가능하다는 것을 통보해 왔음을 알리자, 이 사건 근로자가 곧바로 ‘제가 그럼 사무실에서 받고 다시 보내드리면 될까요?’라고 물었고, 담당직원이 ‘네,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자 이 사건 근로자가 ‘네네 계좌 알려주시면 보내 드릴게요’라고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차이가 있다), 그에 따라 피고인은 출산휴가 즈음부터 이 사건 근로자와의 근로관계가 합의하에 종료된 것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직후인 2021. 5.부터 이 사건 법무법인에서 순차 퇴직한 다른 변호사들과 함께 2021. 8.경 다른 법인을 설립하기도 하였던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전력이 전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