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3. 6. 선고 2023가합6204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및 이와 관련된 부대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재직 중이거나 재직하였던 사람들이다.

나.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되어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9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게 되었으며, 위 개정 규정은 같은 법 부칙(제11791호, 2013. 5. 22) 제2호에 따라 상시 300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 피고에 대하여 2017. 1. 1.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다.

이에 피고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J 노동조합(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2016. 12. 30.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

라.

피고는 위 노사합의에 따라 2017. 1. 1. 인사규정을 개정하고 임금피크제 운용지침을 제정하여 피고 근로자의 정년을 기존 만 58세가 되는 달의 말일에서 만 60세가 되는 달의 말일로 연장하고 만 55세가 되는 날이 속한 달의 다음 달부터 일정 비율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마.

이후 피고는 2020. 3. 9. 피고 노동조합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전입시점과 지급률을 변경하는 합의를 통해 2020. 1. 1.부터 1964년 이전 출생자에 대하여는 종전과 동일하게 만 55세가 되는 날이 속한 달의 다음 달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되만 59세 해당연도의 임금 지급률을 40%로 하고, 1965년 이후 출생자부터는 만 56세가 되는 날이 속한 달의 다음 달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며 정년 이전 4년간의 임금 지급률을 만 56세 해당연도의 경우 60%, 만 57, 58, 59세 해당연도의 경우 각 50%로 조정하는 것으로 임금피크제 운용지침을 개정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1호증, 을 제10, 11, 2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에 따라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았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와 같이 삭감된 임금으로서 별지 청구금액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의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으나 피고 노동조합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아니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들의 유효한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배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기초 사실 및 갑 제1, 2호증, 을 제2, 6,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한 것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 연장 또는 보장으로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채용을 증가시켜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노사 간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나)

피고는 2017.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정년을 기존의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였는데, 2016. 1. 1.부터 개정 시행되어 피고에 대하여 2017. 1. 1.부터 적용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 그와 같은 연장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 위 개정시 함께 신설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 등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한 것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정년 연장과 그에 수반되는 임금체계 개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다)

피고는 정년 연장과 함께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근로자들은 정년이 연장된 2년 동안 종전에 지급받을 수 없었던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정년까지 근로를 제공하고도 매년 일정 비율에 따라 감액된 임금을 수령하게 되므로, 임금 측면에서 보면 위와 같은 취업규칙 개정은 근로자들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에 해당한다. 특히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 감액의 정도가 적지 않다. 피고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가 유예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만 55세에 70%, 만 56세에 60%, 만 57, 58세에 각 40%, 만 59세에 30%로 5년간 총 240%를 지급받게 되는데, 이는 기존 제도에서 피고 근로자들이 만 55세부터 만 57세까지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총액 300%보다 적은 금액으로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 근로자들은 임금 삭감의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대한 적법한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어느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갑 제1, 2, 4, 7, 11호증, 을 제20,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인 피고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음으로써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적법한 동의절차를 거쳤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은 유효하다.

가)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을 대상으로 하여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합의하였고, 실제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용지침도 제3조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을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으로 명시하고 있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피고의 근로자 111명 중 정규직 근로자는 70명, 무기계약직 근로자는 23명, 기간제 근로자는 18명인데, 피고 노동조합 조합원은 51명이므로, 피고 노동조합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 대상이 되는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해당한다.

다)

원고들은 피고 인사규정 제6조 제1항에서 ‘종합근무평정 상위 20% 내의 계약직 직원은 부서장의 추천에 의해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규정하므로 기간제 근로자 18명 역시 동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기간제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피고의 모회사였던 주식회사 K에서 정년퇴직한 후 피고와 2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로서 이들에게는 임금피크제 운용지침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 삭감의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차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존재하지 아니하여(실제로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도 없다) 임금피크제 운용지침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라고 볼 수도 없어 정규직, 무기계약직 근로자 집단과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동의의 주체가 되는 근로자 집단은 피고의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에 한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배된 것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와 고령자고용법 관련 규정의 내용을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1>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정년퇴직일로부터 일정 시점에 도달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그러한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갑 제1, 2, 11호증, 을 제6, 14, 15, 16, 17, 19, 23, 2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함으로써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 연령을 기존의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정년 전 일정 기간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며,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에게 일할 기회를 추가적으로 부여함과 동시에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2013년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정년 연장 조치와 아울러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에게 그 사업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였다.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등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제28조의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예정하고 있는바,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5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에 대하여 후선 업무를 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의하였고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용지침 제7조 제2항은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에게는 직무수행능력 등을 고려하여 별도의 직무를 부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에 대하여 보직을 부여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를 제한하여 임금 삭감에 따른 불이익을 그 반대급부인 근로제공의 내용 또는 근로시간의 면에서 상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원고 A, B, D, G, H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전 각 L채권부 부장, 기금채권부 부부장, 안양지점장, AMC사업부 과장, L채권부 과장으로서 해당 지점 내지 부서의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였으나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된 후에는 이러한 책임에서 벗어나 비교적 간단한 행정 실무 업무와 민원 업무 지원 등을 담당하였고, 원고 E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전 검사부에서 근무하다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된 후에는 신용조사부로 배치되어 종전의 업무에 비하여 난이도가 현저히 낮은 임대차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원고 C, F은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 업무 내용이나 강도에 차이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위 원고들의 업무변경 신청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 시행 전과 동일한 시간과 강도의 업무 수행을 유지시켰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일부 원고들의 상대적 불이익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의 필요성이나 합리성을 부정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피고는 2020. 7. 20. 인사규정 제48조를 개정하여 은퇴준비를 위한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시행하였고 이에 따라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은 보수 감액 없이 최대 3년 동안 1일 근로시간을 최대 3시간 단축하여 근무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위 인사규정이 개정되기 전에 퇴직한 원고 B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 모두가 위 근로시간 단축제도에 따라 1년간 1일 3시간을 단축하여 근무하였다. 아울러 피고는 2021. 5. 1.부터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에 대하여 정년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업무를 부여하지 않고 은퇴와 재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재택근무의 기회를 부여하여 원고 B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각 정년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급여를 그대로 받으면서 회사에 출근하지 아니하여 업무 시간 및 강도를 완화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그 밖에도 피고는 임금피크제 운용지침 제13조에 따라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기 전에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고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 임금 삭감으로 인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입게 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가 도입되었고, 그 대상 조치가 적정하다고 할 수 있다.

다)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은 원칙적으로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연간 보수 총액 대비 30%(2020. 4. 3. 노사합의 이후부터는 40%) 내지 70%를 연 보수로 지급받게 되어 임금이 다소간 하락하는 불이익을 입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가 도입되었고 그 적정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①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일 이전에 이미 만 55세에 도달한 직원에 대해서는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1년 유예하여 원고 B, D은 4년간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었고 임금 지급률도 만 56세에 70%, 만 57세에 60%, 만 58, 59세에 각 40%로 4년간 총 210%의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던 점, ② 임금피크제 운용지침 제3조에 따라 일부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최대 2년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이 유예될 가능성이 열려있었고 실제로 원고 G, H는 근무 기간, 대·내외 업무 공적 등이 고려되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이 1년 유예된 점, ③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임금피크제 적용 예정 대상자들에게 특별 승진의 기회를 부여하여 실질적인 임금 감액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였고 실제로 원고 G, H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승진하여 상승한 연봉을 기준으로 임금 삭감이 이루어진 점, ④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동안에도 근로자에 대한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 제1항에 따라 원고 B은 20,304,000원, 원고 D은 11,209,000원, 원고 C은 13,324,000원, 원고 E는 6,674,000원, 원고 F은 5,199,000원, 원고 A은 6,309,000원의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받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경제적 손실 내지 불이익이 적정한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라)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후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확보한 재원으로 2022년까지 43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하였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절감한 재원은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에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라.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필요한 적법한 동의를 거쳐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연령차별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