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4. 13.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16,092,24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3.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나. 2024. 4.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10,553,840원의 비율로
각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2012. 4. 9.경 피고 회사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법무팀 직원으로 입사하여 계약서 검토, 소송 수행 및 관리, 보험금 청구, 부동산 담보집행, 채권추심 등의 업무를 수행한 자이다.
피고 회사는 신용 및 직불카드 정보시스템 및 서비스 제공업 등을 영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 회사는 당초 C 유한회사(C)라는 상호로 영업하였으나, 2022. 10.경 피고 회사 주식 전량이 D 주식회사에 인수되었고, 2022. 11. 1.경 현재의 상호로 그 명칭을 변경하였다.
이 사건 해고의 경위
피고 회사는 2022. 11. 1.자로 조직 개편을 진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가 속한 피고 회사의 “법무부문”은 지원부문 경영혁신담당 산하의 “법무팀”으로 개편되었고, 원고의 직책도 “법무부문장(이사)”에서 “법무팀장(이사)”으로 변경되었다.
피고 회사는 2023. 1.경 피고 회사에서 이사 직급을 가진 자들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던 근로계약기간을 2년으로 한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새로운 근로계약에 대하여 설명하고 2023. 1. 19. 전자서명을 통한 새로운 근로계약의 체결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2023. 1. 20. “본인에게 추가적인 혜택도 없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만 추가된 계약직 전환에 동의하지 않습니다”라는 이유로 새로운 근로계약의 체결을 거절하였다.
피고 회사는 2023. 3. 28.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 회사의 법무팀 폐지 및 이에 따른 인력 전환 배치를 의결하였고, 2023. 4. 4. 2023년 제1분기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이에 관한 노사협의회의 동의를 얻었다.
피고 회사는 2023. 4. 6. 원고에 대하여 보직해임 및 보직대기를 명하면서, ‘원고가 계약직 전환을 거부하였기 때문에 정규직을 원한다면 직급이 이사에서 부장으로 변경되고, 연봉이 현재보다 30% 삭감된다. 피고 회사는 법무팀을 폐지하였기 때문에 원고는 영업부문으로 전직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근로계약을 제안하였다.
원고는 2023. 4. 13. 피고 회사에 ‘연봉 인하에 반대급부가 없고, 무조건 계약직 전환을 강요하는 것은 고용의 안정성을 해친다. 본인의 직급을 이사에서 부장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합리하지만 연봉이 동일하게 유지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영업부문에 가면 본인이 어떤 업무를 하게 되는지 설명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 회사가 제안한 영업부문으로의 전직, 연봉 30% 삭감, 직위강등을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피고 회사는 2023. 4. 13.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중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1, 2, 4 내지 7, 10 내지 13, 19 내지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고는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37조가 규정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해고사유가 존재하더라도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무효이다.
이 사건 해고는 형식적으로는 통상해고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원고가 2023. 4. 11. 고용노동부에 피고 회사의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것에 대한 보복성 징계해고에 해당하는데,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른 징계해고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중대한 하자가 있고, 이 사건 해고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사실을 신고한 근로자에 대한 해고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을 위반한 처분이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는 확인을 구한다. 아울러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미지급한 2023. 4. 14.부터 2024. 3.경까지의 급여 및 2024. 4.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매월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의 주장
이 사건 해고는 보복성 징계해고가 아닌 통상해고이다. 원고가 이 사건 해고가 보복성 징계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언급한 직장 내 괴롭힘 중 상당 부분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피고 회사는 2022. 10.경 D 주식회사에 인수된 이후에 조직개편을 진행하였고, 원고가 담당하던 법무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법무부문(법무팀)을 폐지하였다. 이에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원고가 기존에 담당하던 법무 업무와 유사한 구매, 총무, 준법감시, 영업지원 업무 등 다양한 직무를 제안하였지만 원고는 이를 모두 거부하였다. 그러면서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이사 직급에서 정규직인 부장 직급으로 강등되는 것은 수긍하면서도 기존에 이사로 근무하면서 받던 임금은 유지해달라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원고가 전환배치를 거절하여 피고 회사는 불가피하게 원고를 해고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어야 한다.
판단
해고무효확인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효력이 인정되는 것인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에 대한 해고사유를 제한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제한에 위배된 해고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9. 8. 선고 91다27556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때에도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 한편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에는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37조가 정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나아가 사회통념상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1>
피고는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37조 각 호에서 해고사유를 제한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이 사건 해고사유가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37조의 각 호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특정하지 않았고, 이 사건 변론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조직 개편 전까지 피고 회사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로서 계속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피고 회사는 조직 개편을 진행하여 법무부문을 폐지하면서 원고에게 연봉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계약기간이 2년인 새로운 근로계약의 체결을 제안하였다. 이에 원고가 새로운 근로계약의 체결을 거절하자,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원고의 기존 근로계약과 같이 고용안정성은 보장되면서도 연봉은 원고의 기존 연봉에서 30% 삭감되고, 직급은 부장으로 강등되는 내용의 새로운 근로계약의 체결을 제안하였다. 이처럼 피고 회사가 조직 개편 이후에 원고에게 제안한 새로운 근로계약의 내용들은 모두 원고의 기존 근로계약의 내용에 비하여 원고에게 불리한 내용들이다. 반면에 피고 회사가 제안한 새로운 근로계약의 내용에서 원고에게 유리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와 피고 회사는 근로계약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임금과 계약기간에 대하여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으며, 피고 회사가 제시한 임금과 계약기간에 대하여 원고가 동의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 회사는 원고와 같은 직급에 종사한 다른 임원들은 피고 회사가 제안한 계약기간이 2년인 새로운 근로계약의 체결에 모두 동의하였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임원들이 기존보다 불리한 새로운 근로계약의 체결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원고도 이를 동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원고가 2023. 4. 13. 피고 회사에 보낸 이메일에는 “제가 바라고 있는 것은 정년 퇴직하는 것입니다”, “저는 현재 제 연봉을 인하하는 것에 동의하지 못합니다”, “저는 계약직 전환에도 동의하지 못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를 통해 보건대, 원고가 피고 회사의 조직 개편 이후 피고 회사가 제안한 여러 새로운 근로계약의 체결을 거절한 핵심적인 이유는 원고의 지위가 계약직으로 전환되거나 원고의 연봉이 기존 연봉에 비해 약 30% 가량이 삭감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 회사가 제안한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을 두고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있는 사유로 볼 수는 없다.
피고 회사는 원고가 조직 개편으로 폐지된 법무부문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계속하여 고집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의 위 ④항의 이메일에 “저를 기존 직무로 원대 복귀시켜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이 있기는 하나, 이는 피고 회사가 원고를 기존의 법무부문의 업무와 관련성이 적어보이는 영업직군 업무로 발령하려고 하자 부당한 전직제의로 보고 이를 거절하고자 한 표현으로 보인다. 피고 회사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내심의 의사와는 별개로, 원고가 대외적으로는 직무교육을 시켜주면 피고 회사가 제안한 컴플라이언스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기존에 수행하던 법무부문이 폐지되었음에도 법무부문의 업무 외에 다른 업무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2012. 4. 9.자 및 2017. 1. 1.자 근로계약 제3.1조에는 ‘법률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생략) 위에 명시된 의무들과 병행해서 혹은 새로이 다른 직위의 업무를 부여하거나 직책명, 부서 또는 직속상관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원고의 계약기간을 제한하거나 임금이 삭감될 수 있다는 내용은 없고, 위 규정만으로 피고의 임의적인 전직이 허용된다고 볼 수도 없다.
임금 등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의 임금지급 의무 발생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고용관계는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부당한 해고를 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근로자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로서 무효인 이상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회사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해고의 유효성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발생할 예정인 임금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민사소송법 제251조).
임금 지급의무의 범위
앞서 든 증거들, 을 제8, 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022. 4.경부터 2022. 12.경까지 매월 10,553,810원을, 2023. 1.경부터 2023. 3.경까지 매월 10,553,840원을 지급한 사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가 있은 2023. 4.분의 임금으로 10,553,840원에서 13일분에 해당하는 4,573,340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와의 근로계약 종료 당시 매월 10,553,840원의 임금을 받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013. 4. 미지급 임금인 5,980,500원과 2013. 5.경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매월 10,553,840원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원고는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의 변경된 청구원인 기재와는 다르게 변경된 청구취지에서 2023. 4. 미지급 임금인 5,980,500원(= 10,553,840원 – 4,573,340원)에 대한 청구는 포함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3. 5경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제출된 2024. 3.경까지 미지급임금 합계인 116,092,240원(= 10,553,840원 X 11개월)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4. 3. 29.부터<2>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각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024. 4.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10,553,84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강대현 백승영
각주1) 원고의 이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다른 해고무효 사유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각주2) 을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매월 21일에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2024. 3. 임금의 지급기일은 2024. 3. 21.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