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6. 24.자 2023과163 결정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위반

주문

위반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아니한다.

이유

1.

관련 법령

2.

기초사실

○

고용노동부는 2022. 12.경 위반자에게 별지 기재와 같이 노동조합법 제14조에 규정된 서류 등의 비치·보존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자율점검 등 안내문을 발송하였고, 2023. 2.경 위반자에게 위 서류 등의 비치·보존의무 이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점검결과서와 증빙자료 제출 요구서를 발송하였다.

○

위반자는 2023. 2.경 고용노동부에, 자율점검결과서와 증빙자료 각 사진촬영본{조합원 명부, 규약규정집, 임원 성명·주소, 각종 회의록(2020-2022), 예산원장, 전표철(수입/지출결의서, 수입/지출관계 장부 및 증빙), 회계감사보고서}을 제출하였다.

○

고용노동부는 2023. 2. 23. 다시 위반자에게 노동조합법 제27조 위반에 따른 시정요구서를 발송하였다. 그 내용은, 위반자가 '조합원 명부, 임원의 성명·주소록, 예산서, 결산서, 총수입원장 및 총지출원장, 수입 또는 지출결의서, 수입관계장부 및 증빙서, 지출관계장부 및 증빙서, 자체회계감사 관계서류'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위반자가 위 시정요구에 응하지 않고 2023. 4. 21.경 위반자의 사무소에 대한 고용노동부 조사관의 출입도 거부하자, 고용노동부는 일련의 절차를 밟아 2023. 6. 12.경 위반자에게 노동조합법이 아닌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2조 제2항 위반'을 적용하여 이 사건 과태료를 부과하였다.

○

위반자는 2023. 7. 위 과태료 부과 처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

○

이 법원은 2024. 6. 10. '위반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아니한다'는 약식결정을 하였다.

○

검사는 2024. 6. 26. 위 약식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다.

3.

판단

가.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 보장

(1)

대한민국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천명함으로써 근로자의 근로3권을 대한국민이 누리는 기본권으로 선언하고 있다.

(2)

헌법 제33조 제1항이 근로자에게 근로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근본취지는, 근로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단체교섭을 통하여 자율적으로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인바, 이러한 노사 간의 실질적인 자치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동조합의 자주성'이라는 대전제가 필요하다. 즉, 노동조합은 사용자, 정부 그 밖의 사회적 세력에 대한 대외적인 자주성 또는 독립성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내부의 운영이나 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한 자주성을 가져야 한다(헌법재판소 2013. 7. 25. 선고 2012헌바116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위와 같은 기본권 보장취지에 따라 노동조합에 대하여 정부 내지 행정관청이 비록 감독권을 행사할 경우에 직면하더라도, 그러한 권한의 행사는 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려는 행위는 그것이 어떠한 형태를 갖추더라도 쉽사리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3)

한편, 노동조합의 자주성은 대외적으로는 사용자 등에 대한 독립성의 확보를 의미함과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조합원의 의사를 기초로 노동조합의 의사가 형성·결정되어야 한다는 자율성, 즉 조직과 운영에 있어서의 민주성을 요청하게 된다. 근로3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서는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이 공히 필요한 것이다(위 헌법재판소 2012헌바116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러한 민주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노동조합법 제22조는 본문에서 명시적으로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균등하게 그 노동조합의 모든 문제에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모든 문제에 대한 조합원의 참여권 등 일반적인 권리와 의무를 선언하고 있다.

(4)

위와 같은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의 요청에 근거하여 노동조합법은 아래에서 보는《행정관청 보고제도》를 두었으며, 그 밖에 노동조합의 조직과 구성, 운영, 회계감사 등에 대해서도 각종 규정들을 두어 노동조합의 적절한 운영을 담보하고 있다.

나.

노동조합법상 '행정관청 보고제도'의 연혁 및 변경내용

(1)

구 노동조합법은 1953년 제정 당시부터 행정관청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의 경리상황을 조사하거나 기타 필요한 서류를 검사하되, 노동조합의 서류 미제출, 허위 제출 또는 조사 거부·방해 또는 기피 시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1953. 3. 8. 법률 제280호로 제정된 구 노동조합법 제30조, 제45조 참조). 즉, 행정관청의 노동조합에 대한 직접 조사·검사권을 인정한 것이고, 행정관청의 직접 조사·검사권 발동에 따라 노동조합 사무실에의 출입도 당연히 허용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이후, 구 노동조합법은 1987년 개정되면서(1987. 11. 28. 법률 제3966호로 개정된 것) 행정관청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의 경리상황 기타 관계서류를 제출하게 하여 조사하도록 함으로써, 종전 법과는 달리 행정관청이 직접 노동조합 사무실에 가서 검사하는 대신 관계서류를 제출받아 조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한편, 1988년 개정된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행정관청의 조사 사유를, ① 당해 노동조합에 대하여 진정·고발·청원 등이 있는 경우, ② 노동조합의 조직간 또는 조직 내부에 분규가 야기되어 조정·지도할 필요가 있는 경우, ③ 노동조합의 회계·경리상태나 기타 운영에 대하여 지도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으로 한정하고 있었다. 이는, 노동조합의 내부 운영에 대한 행정관청의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에서 그 조사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였던 것으로 이해된다.

위와 같은 구 노동조합법상 '행정관청의 조사제도'는 노동조합의 재정과 운영에 대한 민주성·공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었으나 그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자율적 운영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는바, 1997년에 이르러서는 구 노동조합법이 폐지되고 현행과 같은 노동조합법이 새로이 제정되면서 노동조합은 행정관청이 요구하는 경우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보고하되 이를 위반하는 경우 형사처벌 대신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규정도 완전히 변경되었다(노동조합법의 개정 경과는, 위 헌법재판소 2012헌바116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2)

노동조합법의 위와 같은 개정 경과에 비추어 볼 때 구 노동조합법이 행정관청의 노동조합 사무실에의 출입 및 직접 조사·검사권을 인정하였던 것에 반하여, 현행 노동조합법에 의하면 행정관청이 요구하는 경우에 노동조합은 그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보고'할 의무만을 부담하고 그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역시 과태료만 부과할 수 있으며, 구 노동조합법과 같은 행정관청의 노동조합 사무실에의 출입 및 직접 조사·검사권은 더 이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위 헌법재판소 2012헌바116 전원재판부 결정의 취지 참조).

(3)

이로써 행정관청의 노동조합 사무실에의 출입을 저지하는 한편, 행정관청으로부터 직접 조사·검사를 받지 아니할 노동조합의 권리는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는 근로3권 중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고히 보장받기 위한 핵심적인 지위를 획득하게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

노동조합에 대한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2조 제2항의 적용 여부

(1)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1948. 7. 17. 처음《대한민국》의 이름으로 헌법을 제정하고 그 이후 수차례 개정하면서, 전(全)국가적 영역을 화합과 정의와 국방과 복지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으로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수호하는데 헌납하였다. 대한민국헌법과 그것이 표상하는 헌법적 가치보다 "더 높은 법률(Higher Laws)"은 존재할 수 없고, 헌법 내지 헌법적 가치와 상충하는 법률이 있을 경우에는 응당 헌법적 가치에 우선하거나 그 우위를 내세울 수도 없다.

(2)

법률상 의무의 효율적인 이행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질서위반행위의 성립요건과 과태료의 부과·징수 및 재판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제1조) 제정된 일반법인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은 과태료를 부과하기 위한 질서위반행위의 발생 여부를 조사하기 위하여, 제22조 제1항에서는 1차적으로 행정청의 당사자 또는 참고인에 대한 출석요구 및 진술 청취권, 당사자에 대한 보고명령 또는 자료제출 명령권을 각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에서는 더 나아가 조사의 실효성 확보 차원에서 "행정청은 질서위반행위가 발생하였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어 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당사자의 사무소 또는 영업소에 출입하여 장부·서류 또는 그 밖의 물건을 검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행정청 소속 직원의 당사자 사무소에의 출입 및 직접 조사·검사권을 부여하는 한편, 제57조 제1항에서는 "제22조 제2항에 따른 검사를 거부·방해 또는 기피한 자에게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

그런데 노동조합에 대하여는 앞서 보았듯이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한 근로3권에 따라 노동조합의 자율적 운영 저해를 이유로 행정관청의 노동조합 사무소에의 출입 및 직접 조사·검사권 일체가 폐지되고 현행 노동조합법에서는 다만 노동조합에 대하여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의 보고 의무'만을 지우고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과태료만 부과하도록 규정하는 등 노동조합의 운영에 관한 간접적인 통제방법만을 허용하고 있는바, 행정관청이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2조 제2항을 이유로 노동조합 사무실에의 출입 및 직접 조사·검사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이는 노동조합법의 연혁 경위 및 현행 노동조합법의 근본취지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직접적으로 침해·훼손하게 된다.

(4)

따라서 헌법합치적 법률해석 원칙에 따라 적어도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노동조합 또는 그 연합단체(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에 대하여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2조 제2항에서 정한, 행정청 소속 직원의 노동조합 사무소에의 출입 및 사무실 내에 비치된 장부·서류 또는 그 밖의 물건에 대한 직접 조사·검사권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전지방법원 2023. 11. 14.자 2023과225 약식결정 참조).

그러지 않고 만약 이를 허용할 경우에는, 지난 수십년 동안 꾸준한 노력으로 노동조합법이 완전히 폐지한 '행정청의 노동조합 사무소에의 출입 및 직접 조사·검사권'을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사실상 다시 부활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구 노동조합법상 '행정관청의 조사제도'와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2조 제2항이 정한 조사 사이에 그 요건, 절차 등에 있어 차이가 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

(5)

다른 한편으로, 현행 노동조합법 제27조는 앞서 보았듯이 행정관청이 요구하는 경우에 노동조합은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보고할 의무'를 부담하고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제96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행정관청으로서는 노동조합의 자주적·민주적 운영에 관한 간접적인 통제 수단을 확보함으로써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제도가 이미 마련되어 시행·정착해 왔고, 이것이 1987년 이후 헌법 제33조 제1항이 천명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 제도이다(즉, 행정관청의 위와 같은 간접적인 통제 수단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에 대한 최소 침해의 마지막 보루로서 기능하는 반면, 이를 넘어서는 행정관청의 개입은 노동조합의 자주적 운영에 대한 과도한 침해이거나 행정권의 지나친 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 위 헌법재판소 2012헌바116 전원재판부 결정의 취지 참조). 따라서 이러한 헌법적 가치에 상충되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2조 제2항은 적어도 노동조합에 대하여는 그 우위를 내세울 수 없어 적용이 제한된다고 보아야 한다.

(6)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5조는 "과태료의 부과·징수, 재판 및 집행 등의 절차에 관한 다른 법률의 규정 중 이 법의 규정에 저촉되는 것은 이 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규정의 내용은 '과태료의 부과·징수, 재판 및 집행 등의 절차'에 관한 다른 법률의 규정 중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이 정한 규정에 저촉되는 부분에 한하여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을 우선한다는 것일 뿐, 이러한 규정만으로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2조 제2항이 현행 노동조합법이 근간으로 삼고 있는《행정관청의 노동조합 사무소에의 출입 및 직접 조사·검사 금지 원칙》에 우선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법률의 의미, 내용과 적용 범위를 정하여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권한, 곧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이고,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헌법 제101조 제1항). 법원의 법률해석 권한이 무제한적인 것은 아니므로 법원은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법률을 해석해야 하지만, 법률 제정 당시 입법자의 의사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법률 규정이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고 법률을 문구대로 적용할 경우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 법률의 정당한 의미를 찾아 현실에 맞게 법률을 적용하고자 법원은 문언해석 외에도 논리적·체계적 해석, 역사적 해석, 목적론적 해석, 헌법합치적 해석 등 여러 해석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다수의견에서 본 바와 같이 법률을 해석할 때에는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정·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법질서 전체'란 최고 규범인 헌법을 중심으로 하여 형성된 사회 일반의 법의식을 포함한다. 법률의 해석은 헌법 규정과 그 취지를 반영해야 한다. 어떤 법률조항에 대하여 여러 갈래의 해석이 가능한 경우에는 우선 그중 헌법에 부합하는 의미를 채택함으로써 위헌성을 제거하는 헌법합치적 해석을 해야 하고, 나아가 헌법에 부합하는 해석 중에서도 헌법의 원리와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의미를 채택하는 헌법정향적 해석을 해야 한다(이에 관해서는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두32992 전원합의체 판결 중 대법관 김재형의 별개의견 참조). 이러한 해석은 국가의 최고 규범인 헌법을 법률해석의 기준으로 삼아 법질서의 통일을 기하여야 한다는 법원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법률의 문언이 갖는 의미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그 문언대로 해석·적용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에는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정·개정 연혁과 함께 헌법규범을 고려하는 합헌적 해석을 통하여 교정할 수 있다(대법원 2022. 4. 21. 선고 2019도3047 전원합의체 판결 중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오경미의 보충의견 참조)].

라.

'노동조합법 제14조 위반행위 발생에 관한 합리적 의심' 유무

설령 행정관청의 주장대로 노동조합에 대하여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2조 제2항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에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질서위반행위가 발생하였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는 경우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1)

과태료 위반행위에 대한 '엄격해석의 원칙' 적용

법률상 과태료처분은 규정 위반자에 대하여 제재 또는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므로, 법이 정하고 있는 처분대상인 위반행위를 함부로 유추해석하거나 확대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4두7665 판결, 대법원 2007. 3. 29.자 2006마724 결정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조는 제1호에서 "질서위반행위"란 법률(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상의 의무를 위반하여 과태료를 부과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제6조에서는《질서위반행위 법정주의》라는 제목으로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어떤 행위도 질서위반행위로 과태료를 부과하지 아니한다."는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이는 형사법의 대원칙인《죄형법정주의》를 과태료 부과절차에서도 동일하게 구현하기 위하여 도입한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과태료 부과의 대상이 되는 '위반행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위와 같은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하고, 위반자에게 불이익하게 판단해서는 아니 된다고 보아야 한다.

(2)

'행정관청의 조사 사유에 대한 엄격제한의 원칙'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앞서 보았듯이 행정관청의 조사 사유를 엄격하고 한정하고 있었는바, 비록 현행 법령에서는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현행 노동조합법 제27조에 따라 행정관청이 운영상황 보고요구권을 발동하여 해당 노동조합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그 조사 사유에 관한 한 여전히 유효하게 참고할 수는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그 중 어느 하나의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바, 행정관청이 별지 기재와 같이 일반적·포괄적인 감독권을 발동하여 노동조합을 조사하는 것은 가급적 자제되거나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로 제한되어야 한다.

(3)

위반자의 자료제출에 나타난 사정

위반자는 고용노동부의 자료제출 요구에 따라 노동조합법 제14조가 규정한 조합원명부(연합단체인 노동조합에 있어서는 그 구성단체의 명칭), 규약, 임원의 성명·주소록, 회의록,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 등의 작성·비치를 확인해 줄 서류 및 그 사진촬영 자료를 제출하였다. 비록 그 제출자료 중에 요구받은 자료 중 일부 자료가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이고, 위 제출자료 중 그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반자의 제출자료에 비추어 볼 때 위반자로서는 일응 노동조합법 제14조가 정한 서류등의 작성·비치·보존 의무를 어느 정도는 성실히 이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

(4)

소결론

그렇다면 위반자가 과태료 부과대상인 노동조합법 제14조를 위반한 질서위반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합리적인 의심을 할 만한 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2조 제2항이 정한 사무소 출입 및 자료등 검사권을 발동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

4.

결론

결국 이 사건의 경우에는 위반자에게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22조 제2항이 정한 위반행위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과태료를 부과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5. 6. 24.

판사 김상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