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13. 선고 2023나78059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변경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228,922,626원 및 그중 83,558,698원에 대하여는 2022. 8. 11.부터, 76,169,376원에 대하여는 2023. 8. 4.부터, 69,194,552원에 대하여는 2024. 12. 6.부터 각 2025. 2. 1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원고에게 적용하여 임금피크직으로 발령 후 그에 따라 감액된 임금을 지급한 조치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한 임금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지급한 임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피고의 인사규정 제10조에 의하면 인사발령은 소급할 수 없음에도, 피고가 2021. 2. 22.자 인사발령을 통하여 원고를 2021. 1. 1.로 소급하여 임금피크직으로 발령한 것은 인사규정에 위반되고 원고에게 불리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 불리한 대우를 적용하는 것으로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 헌법,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취업규칙 변경이고 피고에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하여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함에도, 위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에 대한 2021. 1. 1.부 인사발령은 2020. 12. 22.자 이사회의 안건이 대의원의 반대로 인하여 시행되지 않음으로 인하여 기존에 정해진 대로 이루어진 것일 뿐, 소급하여 행해진 것이 아니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지급받는 임금총액이 감소되지 않는 형태로 구성되었고, 그 업무도 경감되었으며, 그 재원도 새로운 고용창출에 활용되는 등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무효라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취업규칙 변경이 아니고,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았으므로 절차도 준수하였다.

3.

판단

가.

원고에 대한 임금피크제 적용이 무효인지

1)

임금피크직 발령이 부당한지에 관하여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본래 2021. 1. 1.자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게 되었고, 피고도 2020. 10. 27.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겠다는 확인서에 서명한 사실, 피고는 2020. 12. 22. 정기이사회를 개최하여 임금피크제 근무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변경하는 안을 대의원회에 상정하기로 하고, 원고에게는 대의원회의 결정을 수긍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하도록 하기로 의결한 사실, 피고는 2020. 12. 28. 위 이사회 결과를 근로자들에게 통보하였으나 임금피크제 변경에 반대하는 근로자가 있어 2020. 12. 31. 다시 이사회를 개최하였고, 원안대로 원고의 각서를 받고 대의원회에서 정해지는대로 진행하기로 의결한 사실, 2021. 2. 16. 피고의 정기대의원회에서 임금피크제 규정을 변경하지 않고 4년으로 현행유지하기로 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는 2021. 2. 17. 원고를 2021. 1. 1.자로 소급하여 임금피크직으로 발령한 사실, 원고는 위 소급 발령이 부당하다며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인사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임금피크제 소급적용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임금피크제는 원칙적으로 2021. 1. 1.부터 적용되어야 하고, 피고는 이사회와 대의원회 의결을 거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개정이 되지 않아 적용이 유보되었던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2021. 1. 1.자로 소급하여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것은 정당하고, 이를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고령자고용법 위반 여부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령상 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고령자고용법 등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되면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제19조), 제19조의2에서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이 의무화되면서 사업주의 재정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에 따른 기존 인력의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같은 법 시행령 제28조<3>),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4>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근로자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서로 상생하면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피고의 근로자들은 근속년수가 상승함에 따라 급여가 인상되는 호봉제를 주된 급여체계로 채택하고 있어 정년 연장에 따라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이 불가피하다. 피고는 당초 피고의 근로자들 정년이 58세임을 전제로 인력의 수급과 배치, 임금체계를 구성하였을 것인데, 근로자의 정년을 일률적으로 60세로 상향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상당한 수준의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피고는 고령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고 고령 인력의 적체현상으로 인한 신규인력 채용의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연공급(개인의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임금이 결정되는 임금체계)적 성격을 완화하여 고령자에 대한 정년을 연장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3)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경우 위 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들이 정년까지 지급받을 수 있는 총임금액은 동일하고, 후생복지는 임금피크제 적용 전 직군 및 직급을 기준으로 그대로 적용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방법과 정도 등에서 그 불이익이 심대하여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4)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7조는 임금피크직 직원에 대하여 직무수행능력 등을 고려하여 별도의 직무를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5)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일반적으로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을 제10, 12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후 퇴직자 수와 비슷한 규모로 신규 채용을 계속하고 있고, 2022. 12. 30. D지점을 신규 개점하기도 하였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해 절감된 인건비가 피고의 적절한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절차 위반에 관하여

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인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작성 또는 변경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25322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그 종합 판단의 결과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고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하여 근로자 상호간에 유 · 불리에 따른 이익이 충돌되는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보아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취급하여 종전의 급여규정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필요로 한다(대법원 1997. 8. 26. 선고 96다1726 판결,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과 관련된 근로조건을 정하는 것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 정년이 58세에서 60세로 연장되어 임금피크제 적용 전의 임금총액(57세, 58세 임금 합계 200%)과 적용 후의 임금총액(57세 내지 60세 임금 합계 200%)이 동일한데, ① 근로자들의 정년이 2년 연장되기는 하였으나 기존 정년 대비 2년간 더 근로를 하더라도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총액은 동일하므로 정년연장이 반드시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요소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근로자의 정년이 연장된 것은 고령자고용법이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할 것을 법적으로 의무화하였기 때문이고 피고의 취업규칙 개정으로 인해 비로소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 이익을 향유하게 된 것이 아닌 점,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경우 기존 정년 시기 이전 기간(57세, 58세) 임금의 감액이 수반되는 점, ④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의하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57세 이상 근로자들은 변동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없고(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11조 제2항), 그 적용 이후 결정되는 임금인상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16조)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제정은 근로자의 임금에 관한 부분을 불리하게 개정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 · 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므로,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적법한 과반수 동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① 근로자들이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하여 주지할 수 있도록 적당한 방법에 의한 피고의 공고ㆍ설명 절차가 있었을 것, ② 근로자들이 회의를 개최하여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하여 찬반 의견을 교환하였을 것, ③ 근로자들의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한 집단적 의견이 찬성일 것이 요구된다(서울고등법원 2017. 1. 13. 선고 2015나2049413 판결<5> 참조).

(2)

구체적 판단

피고에게 노동조합이 없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취업규칙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을 제9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6. 11. 29.자 정기이사회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의결하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동의서를 회람하여 피고의 근로자들이 동의서에 서명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피고가 동의서를 받기에 앞서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내용을 주지할 수 있도록 공고ㆍ설명 절차를 거쳤다거나, 근로자들 사이에 찬반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부여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제출되지 않은 점, ② 오히려,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설명회, 직원회의 등을 개최했다는 내용은 없고, ‘2016. 11. 29. 피고 이사회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정, 2016. 12. 1. 임금피크제 도입 전 직원 동의서 징구’하였다고만 주장하는데, 을 제9호증의 3 피고의 직원동의서 중에는 2016. 12. 1.에 바로 작성된 것도 있어 직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내용을 확인하고 의견을 교환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집단적 동의의 방법으로서 동의서를 회람하여 근로자들이 개별적으로 서명하는 방식이 아예 허용되지 않는 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나, 피고가 마련한 동의서 양식은 개별 사무소의 직원 중 누가 동의하고, 누가 동의하지 않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작성되어 있어 개별 사무소의 사무소장이나 상위 직급자가 먼저 동의서에 서명하고 이를 근로자들에게 회람시키는 경우 자칫 사용자의 개입이나 간섭을 손쉽게 하고 근로자들의 의견 교환을 저해하는 도구로 사용될 위험성이 있으므로 이를 통한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는지는 엄격하게 평가하여야 하는바, 동의서 작성 과정에 변경된 취업규칙에 관한 회합을 통한 의견 교환 및 취합의 과정 등 적절한 집단의사의 형성이 수반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를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적법한 동의로 보기 어려운 점, ④ 을 제9호증의 3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근로자 27명이 임금피크제 도입 동의 의견으로 동의서에 서명한 사실이 확인되기는 하나, 동의대상 근로자들 전체 몇 명 중 몇 %가 동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있어 피고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회의방식에 의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의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가 지급해야 할 임금의 범위

1)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아왔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기간인 2021년 1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지급받았을 임금과 실제 수령한 임금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2)

대기발령으로 인한 임금 감액

가)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는 2022. 1. 6.부터 2022. 5. 8.까지, 2023. 2. 13.부터 2023. 5. 15.까지 각 대기발령 상태에 있었고(이하 첫 번째 대기발령을 ‘1차 대기발령’, 두 번째 대기발령을 ‘2차 대기발령’이라 한다), 2024. 2. 6.부터 7. 6.까지 정직 5월의 징계처분을 받았으므로, 이에 따른 임금 감액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원고는 ① 피고가 원고에게 대기발령 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고, ② 피고 인사규정에 따른 대기발령 절차 및 요건을 준수하지 않았으며, ③ 원고에게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한 대기사유도 없었으므로 위 각 대기발령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나)

관련 법리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고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므로,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참조).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여러 종류의 징계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징계의 경우와는 달리 사용자로 하여금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대기발령 외의 다른 처분을 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대기발령에 관한 절차규정 위반이 이를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참조).

대기발령은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인 징계와는 성질이 다르므로, 직권정지와 대기발령에 대한 특별한 절차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징계에 관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참조).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와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을 제20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0. 12.경 피고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업무상 배임죄로 고소를 당하였던 사실, 2021. 3. 2.부터 3. 5.까지 실시한 E중앙회 F국 종합감사에서 위 고소 사건과 관련하여 “선순위채권 차감 소홀로 인한 손실발생” 및 “수탁사업미수금 약정한도 초과공급으로 인한 손실발생” 건을 사고로 확정하면서 원고를 위 사고 관련자로 기재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에게 ‘견책’ 징계를 할 것을 피고에게 제시하였던 사실, 피고는 2022. 1. 5. 원고에게 ‘형사재판 또는 G조합 징계 확정시까지’ 1차 대기발령을 하였고, 창원지방검찰청에서 2022. 5. 3. 위 고소건을 불기소 결정하여 2022. 5. 8. 1차 대기발령이 종료된 사실, 2023. 2. 9.경 피고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원고의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 혐의가 밝혀져 피고는 2023. 2. 13.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징계심의결과 확정시까지’ 2차 대기발령을 명하였고,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3. 5. 16. 원고에 대한 징계해직을 의결하여 2차 대기발령이 종료된 사실, 이후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위 징계해직이 부당하다는 판정을 하자, 피고는 다시 2023. 5. 16.부터 2023. 10. 15.까지 정직 5개월의 징계를 하였다가, 위 위원회에서 징계시작일을 소급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정하여 다시 2024. 2. 6.부터 7. 6.까지 정직 5개월의 징계처분을 한 사실, 원고는 이에 대해 위 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원고의 신청이 기각된 사실, 창원지방검찰청에서 2024. 11. 27. 원고의 위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 사건을 약식기소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1차, 2차 각 대기발령은 이를 무효로 할만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가 1차, 2차 대기발령 당시 원고와 협의를 하거나, 원고에게 대기발령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서면을 교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대기발령 사유에 관한 설명서를 교부할 의무나 근로자와의 협의절차를 거칠 것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1차, 2차 대기발령 당시 원고는 이미 관련 형사사건 수사를 받고 있었거나, 이미 피고와 원고 사이에 징계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대기발령문에 ‘형사재판 또는 G조합 징계 확정시까지’, ‘인사위원회 징계 심의결과 확정시까지’ 대기발령한다고도 기재되어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자신의 범죄혐의 때문에 대기발령을 받은 것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②

피고의 인사규정상 중대한 부정, 불상사고가 발생하여 사건의 확대를 방지하고 수습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그 행위자 또는 관련자에게 직권정지를 명하고 대기발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인사규정 제90조 제1호, 제62조 제3호), 1차 대기발령 당시 원고에 대한 형사사건이 계속중이었고, E중앙회 F국 종합감사에서도 원고를 사건 관련자로 지목하면서 원고에 대한 징계를 권고하기까지 하였던 상황이었으므로 원고에게 위 직권정지 및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피고가 원고에게 ‘직권정지’ 처분은 별도로 명하지 않고 대기발령만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직권정지’를 별도로 명하지 않았다는 것이 1차 대기발령을 무효로 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③

2차 대기발령의 경우,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에게 피고의 인사규정상 ‘징계사유가 있어 인사위원회에 부의된 경우’에 해당하는 대기발령 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도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징계해직을 다투면서 위 대기발령은 다투지 않는다고 진술한 바 있다(을 제23호증의 1 제10면).

원고는 위 인사규정을 들어 ‘인사위원회에 부의된 후 대기발령을 명해야 하는 것인데, 피고가 대기발령 전 원고 징계 건을 인사위원회에 부의했다는 증거가 없다’라고 주장하나, 위 인사규정은 근로자에게 징계 사유가 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의결을 하기 전까지 계속 조합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때까지 해당 근로자를 일시적으로 업무에서 배제하기 위한 규정인 것으로 보이고, 그 취지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징계 사유가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일시적으로 그를 업무에서 배제해야 할 필요가 있고 그 징계 건에 대한 인사위원회 개최가 예정되어 있는 경우라면 위 대기발령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며, 반드시 ‘먼저 인사위원회에 부의한 후 대기발령을 명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지는 아니한다. 피고가 합리적 이유 없이 단지 원고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인사위원회 개최를 미루었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2차 대기발령과 인사위원회 개최 사이 3개월 정도의 시간적 간격이 있기는 하나, 경남지방노동위원회 판정서에 “위 사건 담당 경찰서는 원고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청에서 2023. 5. 2. 보완수사 요구를 결정하였다(을 제23호증의 1 5면)”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원고의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사건의 수사가 예상보다 오래 걸려 수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징계절차가 미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3)

구체적인 금액

을 제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직원급여규정은 대기기간중에는 기본급의 90%를 지급하고(제7조 제2항 제6호), 정직기간 중에는 기본급의 70%를 지급하며(동조 제5항), 정직·대기자에게는 성과급(제19조 제1항), 중식비, 업무활동보조비를 제외한 각종 후생복지비(제26조 제1항)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이를 반영하여 계산한 피고의 구체적인 급여 미지급액은 별지 표 ‘미지급액’란 기재와 같이 228,922,626원이다(일부 다툼 없는 사실, 을 제26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228,922,626원 및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그중 83,558,698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2. 8. 11.부터, 76,169,376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2023. 8. 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3. 8. 4.부터, 69,194,552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2024. 12. 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4. 12. 6.부터 각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2.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이 법원에서 변경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평균(재판장) 고충정 지상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