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2021. 12. 17. 근로자 D를 사전 예고 없이 해고한 것은 명백하고, 근로자 D가 자의로 백신을 접종하지 아니하여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더라도 이러한 사실만으로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되어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 한다)는 새로운 유형의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그 전염력이 이례적으로 매우 강력하였고, 대한민국 정부도 2020년 초경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자 2020. 2. 23.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국내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조치를 공표·시행하였던 점, ②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진 2021. 12. 17.경에도 코로나19의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었고, 특히 그 무렵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오미크론)의 국내유입 및 고령층 접종효과의 저하 등으로 방역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었던 점, ③ 당시 강화된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식당 등에 대하여 방역패스가 적용되었고, 그 내용은 접종완료자(완치자 포함), PCR음성확인자, 의학적 사유에 의한 접종예외자, 18세 이하 청소년이 아닌 경우 식당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었던 점, ④ 당시 시행되던 대응 지침(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르면 확진자 발생시 밀접 접촉자 중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자는 일정기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하고 있었던 점, ⑤ D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C에서 주방부장으로 근무하던 자로 위 식당 운영에 필수적인 인력이었는데, D는 의학적 사유에 따른 접종예외자나 미성년자 등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인다는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용자로 하여금 언제나 예외 없이 해고 예고를 사전에 이행하도록 하면 사용자의 이익을 무단히 해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돌발적으로 야기된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인하여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거나,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중대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기본적 신뢰관계가 깨어진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는 것은 근로관계에서 일방 당사자인 사용자를 지나치게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으로서 불합리한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이를 감안하여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는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고절차 없이 즉시 해고할 수 있다”고 하여 ‘해고예고가 불필요한 해고’인 즉시해고제도를 두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있다(헌법재판소 2017. 5. 25. 선고 2016헌마640 결정 참조).
이처럼 근로기준법에 마련된 해고예고제도는 근로조건의 핵심적 부분인 해고와 관련된 사항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갑자기 직장을 잃어 생활이 곤란해지는 것을 막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합리적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근로관계 종료 전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해고예고를 하도록 하는 것은 개별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로조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므로,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는 근로의 권리의 내용에 포함되고(헌법재판소 2015. 12. 23. 선고 2014헌바3 전원재판부), 위 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데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3833 판결 참조), 해고예고 예외사유는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임금·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임금·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인이 근로자 D를 해고한 것인지 여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사용자인 피고인이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사전예고 없이 근로자 D를 해고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직원이 2021. 12. 16.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진되었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 주방부장으로 근무하였던 근로자 D는 같은 날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당시 코로나19 대응지침(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자가 코로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에는 14일간 자가격리를 하여야 함)에 의하여 2021. 12. 17.부터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다(근로자 D는 그때까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2021. 12. 17. 15:40경 근로자 D에게 『부장님. 전화기가 꺼져있네요~. 지금 저희가 사람을 뽑아야 할 것 같습니다. 14일 동안 일할 분을 채용하는 건 힘들구요. 부장님의 잘못은 아니지만 부장님께서 백신을 맞지 않으셔서 혼자만 14일 자가격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누구나 코로나에 걸릴 수 있는데, 백신을 맞지 않는 한 그때마다 부장님이 격리될 수 있으니, 연말이라 바쁜데 부장님을 기다려 드릴수가 없네요. 가게에서 전화통화를 하려고 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아 문자 드립니다...몸조리 잘하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이하 ’이 사건 문자메시지‘라고 한다)를 전송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은 근로자 D가 격리하는 기간 동안만 일할 사람을 채용하기는 어렵고 앞으로도 이런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이유로 근로자 D에게 근로관계를 단절하고자 하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이에 대하여 근로자 D도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받아 피고인이 저를 해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해고 통보로 인식하였다.
근로자 D가 자가격리 기간이 종료한 2021. 12. 25. 이후에도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로자 D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조사에서 “상황이 억울하여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문자까지 받았는데 제가 계속 출근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던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D는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해고 통보로 인식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 D는 자신이 해고되었다고 인식하였기 때문에 자가격리 기간이 경과한 이후에도 출근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그로써 근로자 D가 근로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피고인은 2021. 12. 17. D에게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있으나 위 문자를 통해 D를 해고할 생각이 없었고, D에게 자가격리 이후에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출근할 것을 권유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내게 된 것이며, 이에 대하여 D가 답장하지 않자 D가 더 이상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할 의사가 없다고 생각하였던 것으로, 피고인이 D를 해고한 것이 아니라 D가 자진 퇴사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 피고인이 근로자 D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자가격리 이후에는 백신을 접종하였으면 좋겠다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오히려 근로자 D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다시 격리될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을 채용하겠다는 내용이어서, 피고인이 근로자 D에게 코로나19 백신접종을 권유하기 위하여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 피고인은 2021. 12. 17. 근로자 D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이전에 3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였을 뿐이고,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근로자 D에게 백신 접종 후 출근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해보지도 않았던 점, ㉢ 피고인은 D가 자가격리 기간 이후 출근하지 않았음에도 D에게 출근을 지시하거나 출근하지 않는 이유를 물어보지 않았고, 오히려 2021. 12. 27. D에게 2021. 12. 16.까지의 임금을 정산한 ‘12월 급여내역’을 문자메시지로 보냈던 점, ㉣ 근로자 D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조사에서 ‘저는 조기재취업 대상자로 이 사건 사업장에서 1년 동안 근속할 경우 420만 원 정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계속 근로할 의사가 있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 근로자 D의 근로계약서 상의 계약기간은 2021. 5. 2.부터 2022. 5. 1.까지였으므로, 근로자 D가 이 사건 당시 근로계약을 스스로 종료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 근로자 D가 피고인에게 근로관계를 종료할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자 D가 자진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해고예고의 예외사유 및 고의 인정 여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자 D가 자의로 백신을 접종하지 아니하여 자가격리에 이르렀다는 사실만으로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의 해고예고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및 별표 제1호 내지 제8호는 해고예고 없이 해고할 수 있는 근로자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의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고 불량품을 납품받은 경우, 영업용 차량을 임의로 타인에게 대리운전하게 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사업상 기밀 등을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한 경우,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한 경우, 공금을 착복·횡령 또는 배임한 경우, 제품이나 원료 등을 절도한 경우, 근무상황 실적을 조작하거나 허위서류를 작성한 경우, 고의로 사업장기물을 파손한 경우’ 등을 열거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과 근로기준법 제26조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별표 제9호에서 정한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해고예고기간을 두지 않고 즉시 해고되어도 부득이하다고 인정될 정도로 근로자의 중대한 복무규율위반이나 배신행위가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 이 사건 당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법률상 의무사항은 아니었던 점, ㉡ 사업주는 근로자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입원 또는 격리되는 경우 그 입원 또는 격리되는 동안 유급휴가를 줄 수 있고(감염병예방법 제41조의2 제1항), 위 유급휴가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할 수 없었던 점(감염병예방법 제41조의2 제2항 본문), ㉢ 근로자 D는 원심 법정에서 “처음 면접 볼 당시에도 코로나가 유행했던 상황이었음에도 피고인이 백신 접종 유무를 확인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기 전에 백신을 접종할 것을 독려한 적은 없었다.”라고 진술하였고, 피고인도 원심 법정에서 ‘D가 본인의 신념에 의해서 백신을 맞을 수 없다고 하여 흘러왔는데 제일 바쁜 12월 달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죠’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에 D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을 요구하거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이 사건 사업장의 근무조건으로 정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자 D가 자의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법령이나 복무규율을 위반한 행위라거나 사전 예고 없이 즉시 해고되어야 할 정도의 중대한 배신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근로자 D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주방부장으로서 조리를 담당하였으므로, 자가격리로 인하여 이 사건 사업장의 운영에 어느 정도 지장이 발생하였을 것으로 보이긴 한다. 그러나 근로자 D는 원심 법정에서 “저는 조리부장으로 일한 것이고, 제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실장님이 계셔서 자가격리를 하더라도 경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진술하였고, 피고인도 당심 법정에서 “D가 그만 둔 시점이 연말이라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서 주방부장을 즉시 구하지는 않았고, 다음해 1월부터 주방부장을 채용하기 시작하여 이듬해 3월에 채용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한 것을 감안하면, 당시 주방부장을 즉시 채용하지 않으면 가게를 운영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 사건 사업장의 2021. 12.과 2022. 12.의 각 매출액을 비교해보면 근로자 D가 자가격리로 인해 매출이 크게 감소하였으므로 위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나, 2021. 12.과 2022. 12. 양 시점 사이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방역패스 시행여부 등에 있어서 차이가 있었으므로, 변호인이 제출한 매출액 자료만으로는 그것이 온전히 근로자 D의 자가격리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