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29. 선고 2025가단9315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사실관계

갑 제1호증, 제2호증, 제3호증, 제4호증, 제5호증, 제6호증, 제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주식회사 B(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유일한 대표이사 C는 포천시 D에 있는 소외 회사 E 2공장에 자동 펄프 몰드 기계를 반입하기 위해 공장건물 내부 벽면을 해체하기로 하고(이하 '이 사건 해체 작업'이라 한다) 소외 회사 소속 근로자인 F(이하 '피재자'라 한다)과 피고(소외 회사와 위 해체 작업에 관하여 일당 350,000원을 지급받기로 구두 계약하였다)로 하여금 이 사건 해체 작업을 하도록 하였고, 그에 따라 피재자와 피고는 2023. 9. 15경부터 벽면 철거 및 바닥 콘크리트 파쇄 작업을 진행하였다.

나.

2023. 9. 18. 14:01경 피고가 전동식 해머 드릴로 콘크리트 바닥을 파쇄하던 중조적벽이 무너져 피재자와 피고가 그 아래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재자는 신체 여러 부위의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하였고, 피고는 약 10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골반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다.

C는 소외 회사의 대표자이자 안전보건관리업무 총괄자로서, 이 사건 해체 작업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체 건물 등의 구조, 주변 상황 등에 따라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 · 지반 및 지층 상태 등을 사전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고,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사전조사를 하거나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고 근로자에게 안전모를 착용하도록 하지도 않음으로써 이 사건 사고로 피재자가 사망하고 피고가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상의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받았다(의정부지방법원 2024. 10. 22. 선고 2024고단857 판결).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에 따른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같은 법 제62조, 제71조 등의 규정에 의한 보험급여로 피재자에게 요양급여 5,166,580원, 유족급여 231,032,600원, 장례비 17,241,680원 등 합계 253,440,860원을 지급하였다.

2.

원고의 주장

피고는 단순히 소외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라 이 사건 해체 작업의 주체임에도 사전조사를 하지 않고 벽면 붕괴방지 조치 및 현장 주변의 안전을 확보하지 않았으며 조적벽을 먼저 철거하고 바닥 콘크리트를 파쇄하였어야 함에도 바닥 콘크리트를 먼저 파쇄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킴으로써 피재가가 사망하게 하였으므로, 그로 인하여 피재가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는 피재자의 과실비율 20% 및 사업주인 소외 회사의 과실비율 30%를 반영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원고가 피재자에게 지급한 보험급여 범위 내에서 피재자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한다.

3.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해체 작업에 앞서 사전조사를 하고 벽면 붕괴방지 조치및 현장 주변의 안전을 확보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소외 회사의 대표자이자 안전보건관리업무 총괄자인 C가 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 작성과 그에 따른 작업지시 의무, 안전모를 착용하게 할 의무 등을 부담한다는 관련 형사 판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그와 같은 주의의무는 피고가 아니라 이 사건 해체 작업을 지시한 C가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해체 작업 시 바닥 콘크리트 파쇄에 앞서 조적벽을 먼저 철거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피고가 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와 같이 보기 어렵다.

1)

갑 제5호증, 제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소외 회사가 피고에게 작업을 맡기는 경우 본사 또는 본사 고문이 커다란 가이드라인을 잡아주고 작업 시 필요 및 확인 상황이 있으면 본사 또는 본 사 고문의 의견을 듣고 업무 수행을 하였다는 G의 진술 내용, ② 이 사건 사고 당시 '무너진 벽 바로 밑 부분까지 다 부수자'는 피재자의 말에 전동 드릴로 부수던 중 갑자기 벽이 넘어졌다는 피고의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조적벽을 철거하기에 앞서 바닥 콘크리트부터 먼저 파쇄하기로 정한 것이 피고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기 어렵다(오히려 피재자를 비롯한 소외 회사 소속 직원들이 그러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2)

C가 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 작성과 그에 따른 작업지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더라면 안전 확보를 위해 조적벽을 먼저 철거하도록 작업지시를 하였을 것이고, 피고가 그와 같은 작업지시에 따라 조적벽을 먼저 철거하였다면 결국 이 사건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이유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