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사건정보
사건
2025고단2523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
A
검사
유관모(기소), 임성환(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청 담당변호사 최서빈
판결선고
2026. 1. 15.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중구 B, 3층 C호 ㈜D(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무역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09. 9. 1.부터 2023. 12. 13.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2022. 4. 임금 3,178,43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22. 4.부터 2023. 12.까지 입금 합계 64,901,49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근로자 E의 퇴직금 44,721,197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 F, G의 각 법정진술
A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증거목록 순번 6)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고용계약서, 피보험자이력조회 피보험자검색화면, 계좌거래내역, 급여명세서, 카카오톡 대화내역, 이메일,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녹취록, 각 가입자 건강·장기용양보험료 납부확인서, 각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교통카드사용내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E은 회사의 등기임원으로서 '부사장' 직책으로 근로한 자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회사의 임원이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2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E이 피고인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E은 입사 당시인 2009. 9.경 피고인과 사이에 직책(전무), 업무 내용(영업 및 운영), 임금(연봉 총액 50,000,000원의 정액조건 및 계약 중개료의 20%에 해당하는 성과금), 업무 지시에 따를 의무, 비밀 유지 의무, 퇴사 절차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을 정하여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이후 E이 2023. 12.경 퇴사할 때까지 새로 작성된 계약서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피고인과 E 사이의 묵시적 합의에 따라 기본적인 근로조건은 위 고용계약 내용대로 갱신, 유지되었다고 판단된다.
E은 대체로 평일 09:00~09.30 무렵부터 18:00~18:30 무렵까지 이 사건 회사의 사무실에서 근무하였고, 선주와 화주를 알선, 중개하는 영업 업무를 맡아 수행하였는바,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업무내용이 정해져 있었다. 물론 E이 근무기간 동안 '전무' 또는 '부사장' 직함을 가지고 있었고, 근무 도중 '사내이사'로 등기부에 등재되기도 하였으며, 이 사건 회사를 대표하여 대외적인 영업활동을 하는 등 어느 정도 자율성이 보장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회사의 규모(대부분의 기간 피고인을 제외한 직원 수는 1~2명이었다), E이 맡은 업무 내용(선주와 화주를 알선, 중개하는 영업 활동), 피고인이 미국에 자주 왕래하여 이 사건 회사에 상근하지는 않은 것 으로 보이는 점, E이 이 사건 회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영업 활동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보고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처리한 경우는 확인되지 않는 점(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E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서울중부경찰서에서 2024. 5. 29. 불송치 결정하였다), 이메일이나 카카오톡 대화내역에 의하면 E이 피고인에게 업무 추진 관련하여 보고하는 내용들이 확인되고, 회사 업무용 이메일은 같은 계정주소를 사용하여 피고인과 E이 공유하고 있던 점, E이 등기이사로 등재된 경위(등재 이후에도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업무내용 및 급여액 등 근로조건에도 변동이 없었으며, 지분을 받지도 않았는바, E의 이사 등재는 기존 등기이사였던 H이 퇴사하자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등을 종합해 보면, E은 업무의 최종 승인권자인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2009. 9.경부터 이 사건 임금 체불이 있기 전까지 12년 이상 E의 임금을 고정급으로 지급하여 왔고, E은 4대 보험에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로 가입되어 있었으며, 이 사건 회사는 E의 근로소득세와 4대 보험료를 원천징수하였다(이사로 등재된 이후에도 근로자만 가입대상인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된 급여만을 지급받았다). E이 영업상 실적을 쌓는 경우에도 E에게 별도의 수수료나 인센티브등이 지급된 사실이 없고, 위 실적으로 인한 수익은 모두 이 사건 회사에 귀속되었는바, E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부담하지 않은 채 일반적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고정 급여만을 지급받았다(위 임금 액수 및 지급기간, E의 업무내용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12년이 넘는 기간 동안 E에게 단지 친분 때문에 시혜적인 의미로 돈을 지급해 왔고 무료로 사무실 공간과 비품, 법인카드를 제공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E이 회사 내에서 사용하던 방, 책상, 컴퓨터, 회의 테이블 등은 이 사건 회사의 소유이고, E이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업무를 대행하게 한 사실도 없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E이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던 기간 중에도 승마사업 등 별도의 사업을 추진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E은 이 법정에서 "승마사업은 선박화물 중개시장이 어려워져서 이 사건 회사의 사업 확장을 위해 피고인과 협의하여 시도한 것이다. 명함에 자신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라고 기재한 것은 영업상 필요에 의해 피고인의 동의를 얻어 만든 것이다. 피고인과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승마사업을 추진한 적이 없다."라고 진술하였고, 이는 F가 이 법정에서 한 "승마사업 관련하여 어떤 내용을 E에게 제안하면 E이 피고인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피고인과 직접 상의한 적은 없으나 방문 당시 피고인을 보기도 했다. E으로부터 피고인이 미국에서 자금 투자 받아온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 G가 이 법정에서 한 "승마사업 관련 업무상 미팅을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도 여러 차례 하였고, 이 사건 회사 방문 당시 피고인을 만나기도 했다. 피고인이 주도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으나 사업 내용, 방향에 대해서E, 피고인이 대화하기도 하였다"는 진술, 실제로 E의 명함에 이 사건 회사 명칭이 기재되어 있고, E이 I협회에서도 이 사건 회사의 명칭을 사용하여 활동한 점도 E의 진술에 부합한다. 따라서 E이 추진하려 했던 승마사업은 피고인과도 협의가 된 사업내용으로 판단되고, E이 이 사건 회사와 관련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그 외 E의 임대사업소득 등 사업소득은 그 액수 및 기간, 구체적인 사업내용이 밝혀 지지 않은 점에 비추어 E이 해당기간 동안 겸직이나 겸업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E의 출퇴근이 별도로 관리되지 않았으며, 장기간 해외를 다녀오기도하였다는 점을 근거로 근로자성을 부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E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 교통카드 사용내역 등에 의하면 E의 근로시간은 대체로 일정했던 것으로 보이고, 출퇴근이 전산이나 출근기록부 등에 의해 별도로 관리되지 않은 것은 E의 업무 특성, 이 사건 회사의 규모 및 근로자 수, 자리 배치 구조상 출퇴근 여부가 쉽게 식별되는 점에 비추어 별다른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애초에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없어 근무시간이나 휴가 시행이 피고인에게 구두로 보고되는 형태였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E의 전체 근로기간(14년 이상) 및 해외 방문 횟수 및 기간을 고려하면 간헐적으로 한차례씩 몇 주 동안 해외를 다녀온 것이 피고인의 허락 없이 이루어졌다거나 근로자 지위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도 고용노동청에서의 첫 조사 당시 임금 체불 사실을 인정하면서 추후 투자를 받아 지급할 예정이라고 진술한 바 있고, 2023. 11.경에는 E에게 미지급 급여에 대한 합의금 명목으로 5,500만 원(합의 이후 E이 이 사건 회사에 계속 재직하는 경우 합의 이후의 급여에 대해서는 실적이 생길 경우 수익비율로 계산하여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며 E에게 임금과 퇴직금 합계 약 1억 1,000만 원 상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 운영의 이 사건 회사의 수익 저조로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볼 수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박찬범
별지
<생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