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전국 41개 신문사와 방송사 단위노동조합들의 상급단체로 결성된 산별노동조합으로서 1988. 11. 26. 설립총회를 마치고 1989. 1. 5. 노동조합법 제13조 제1항, 같은법 시행령 제8조의 2에 의하여 피고 산하 노동부장관에게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제출한 사실, 그런데 노동부장관은 같은달 7. '위 설립신고서에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이 누락되었고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인준필증)가 함께 제출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위 시행령 제8조 제8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그 보완을 요구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불응하자 1989. 2. 1. 위 설립신고서를 반려하는내용의 행정처분을 한 사실, 그후 원고는 1989. 8. 25. 노동부장관에게 재차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위 설립신고서에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이 기재되지 아니하였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하고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인준필증이 함께 제출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1989. 9. 18. 다시 위 설립신고서를 반려하는 내용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 사실, 이에 원고는 노동부장관을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에 90구587호 사건으로 위 1989. 9. 18.자 노동조합설립신고서반려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위 법원으로부터 1991. 5. 30.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노동부장관의 상고로 제기된 대법원 91누6726호 사건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원고 승소로 확정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의 1, 2(각 판결), 갑제2호증의 1, 2(설립신고서 보완 및 반려), 갑제3호증의 1(노조설립재신고), 2(노조설립신고서보완), 3(노조설립신고서 반려)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사실로서, 노동조합설립신고서와 이에 첨부하여 제출할 규약에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을 기재하도록 한 노동조합법 제13조 제1항 제5호와 같은법 제14조 제5호의 각 규정은, 만약 노동조합이 상급단체에 가입한 일이 있다면 그 내용을 있는 그대로 기재하라는 취지의 규정에 불과하고 모든 노동조합에 대하여 무조건 상급단체에 가입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강제규정으로 볼 수 없는 것인데도 피고 산하 노동부장관은 그 동안의 잘못된 법률해석과 관행을 바탕으로 위와 같이 원고의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반려하는 등 원고에게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가입하도록 강요하고 이에 불응하자 노동조합의 설립을 거부함으로써 그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는바, 이러한 노동부장관의 노동조합설립신고서 반려처분은 행정권을 남용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위 설립총회 이후 1993. 12. 24.까지 기관지로 발행한 '언론노보'를 조합원 등에게 발송함에 있어 제3종 우편물로 인가받지 못하여 합계 금28,727,740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되었고, 이와 아울러 원고는 노동부장관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노동조합법 소정의 노동조합으로서의 설립을 방해, 저지받음으로써 그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게 되고 조직사업이 제한됨과 동시에 불법단체로 낙인찍히는 등의 무형적인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할 것이니 피고는 위 재산상 손해 금28,727,740원과 위 무형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금 20,000,000원, 합계금 48,727,7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의 위 주장과 같이 노동조합설립신고서와 이에 첨부하여 제출할 규약에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을 기재하도록 한 노동조합법 제13조 제1항 제5호, 제14조 제5호의 각 규정은, 당해 노동조합이 산업별 연합단체 또는 총연합단체인 노동조합의 인준을 얻어 그 노동조합에 가입한 경우에는 반드시 그 사실을 노동조합설립신고서 및 노동조합의 규약에 기재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일 뿐 모든 노동조합에 대하여 반드시 산업별 연합단체 또는 총연합단체에 가입하고 그 가입한 연합단체의 명칭을 설립신고서 등에 기재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이 아님은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33조 제1항, 노동조합의 정의를 규정한 노동조합법 제3조와 그밖의 노동조합법 제8조(노동조합의 조직과 가입의 제한), 같은법 시행령 제7조 제2항 등 관계규정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 산하 노동부장관이 위 노동조합법 제13조 제1항 제5호, 제14조 제5호의 각 규정을 모든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연합단체 등에 가입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으로 보아 원고가 제출한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2차에 걸쳐 반려한 처분은 위법한 처분임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나아가 노동부장관이 위와 같이 원고의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반려한 행위가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있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관계법규를 알지 못하거나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여 법규의 해석을 그르쳐 잘못된 행정처분을 하였다면 그가 법률전문가가 아닌 행정직 공무원이라고 하여 과실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법령에 대한 해석이 그 문언 자체만으로는 명백하지 아니하여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는데다가 이에 대한 선례나 학설, 판례 등도 귀일된 바 없어 의의가 없을 수 없는 경우에 관계공무원이 그 나름대로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 그 중 어느 한 견해에 따라 내린 해석이, 대법원이 가린바 그것과 같지 아니하여 결과적으로 잘못된 해석에 돌아가고 이에 따라 공무원의 업무집행 역시 결과적으로 위법하게 되어 그 법령의 부당집행이라는 결과를 빚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처리방법 이상의 것을 성실한 평균적 공무원에게 기대하기란 어려운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까지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인바(대법원 1973. 10. 10. 선고, 72다2583 판결 참조). 갑제11호증(노동위원회회의록)의 기재와 원심증인 의 증언만으로는 위 노동부장관에게 그와 같은 직무 집행상의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올제1호증(업무처리지침)의 기재와 원심증인 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노동부장관이 위와 같이 원고에게 노동조합설립신고서 등에 '소속된 연합단체의 명칭'을 기재하여 줄 것을 요구한 것은 노동조합법 제13조 제1항 제5호, 제14조 제5호의 각 규정을, 노동조합에 대한 효율적인 조직체계의 정비관리를 통하여 이를 보호, 육성 내지 지도감독에 철저를 기하게 하기 위한 노동정책적인 고려에서 마련된 강행규정으로 해석하여 온 노동부 내의 오랜 관행과 노동부의 업무처리지침에 근거하여 온 것에 기인한 사실, 원고가 서울고등법원에 위 노동조합설립신고서 반려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여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선고되기 이전까지 위와 같은 노동부의 업무처리지침 내지 관행 등이 행정소송, 기타 관련기관의 유권해석 등을 통하여 현실적으로 명백하게 위법 내지 부당한 업무처리지침에 해당한다고 구체적으로 논의되어진 바 없고 위 행정소송을 통하여 비로소 위 관행 내지 업무처리지침에 근거한 행정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밝혀지게 된 사실을 엿볼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노동부장관의 위 노동조합설립신고서 반려처분이 위법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노동부장관의 업무 집행에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니 결국 노동부장관에게 직무 집행상의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없이 이유없다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5. 6. 2.
판사 윤영헌(재판장) 김동국 유상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