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6. 9. 22. 선고 2006구합408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은 상시근로자 580여명을 고용하여 식·음료 제조 및 도매업을 영위하는 외국인 투자 법인이고(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 원고 A은 1989. 1. 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2001. 3. 1.부터 대구 소재 동부지역영업본부 영업업무팀 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5. 1. 24. 서울 소재 공급망 관리부분(Supply Chain)의 영업지원부로 전보(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된 자이며, 원고 B노동조합(이하 원고 조합이라 한다)은 1988. 11. 5. 설립되어 조합원 290여명으로 구성된 기업별 노동조합이다.

나.

원고들은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05. 4. 19.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5. 6. 9. 원고 A에 대한 전보발령은 원고 조합과의 사전 합의 없이 행해진 것으로 부당하다는 이유로 구제명령을 발하는 한편 부당노동행위부분에 대한 구제신청은 이를 기각하였다.

다.

이에 대해 원고들 및 참가인 회사가 2005. 6.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각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6. 1. 11. 참가인 회사의 부당전보 재심신청에 대하여는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취소하고, 원고 조합의 부당노동행위 재심신청은 이를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5, 6, 7호증의 각 기재

2.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전보는 노동조합 간부인 원고 A의 전보와 관련하여 단체협약상의 사전 합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서 부당하고,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원고 A의 조합원자격이 상실되게 함으로써 사실상 원고 조합의 노동조합 활동을 저지하고 노동조합 조직을 위축시키려는 의도에서 행하여진 것으로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한다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 회사는 회사 설립이후 1995년까지 계속하여 적자를 기록하여 그 누적금액이 830억원에 이르렀고, 1996년 이후 흑자로 전환되었으나 최근 5년간 매출액 및 순이익이 감소되는 추세에 있으며, 특히 2003년에 있었던 장기간의 파업이후 시장점유율마저 급격히 하락하였다.

(2)

이에 참가인 회사가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매출액 증대를 위한 영업조직의 활성화를 기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스위스 본사에서도 그룹 내 업무·기본자료의 표준화 및 효율화를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GLOBE(Global Business Excellence)라는 프로젝트를 수립하여 지역영업본부의 영업지원 업무를 본사의 업무지원부서로 통합하는 등의 중앙 집중화를 위한 업무조정을 전 세계에 산재한 자회사별로 추진하여 왔다.

(3)

이에 따라 참가인 회사도 2002. 3.경부터 영업부문에 대한 조직개편에 착수하여 서울사무소 내 기존의 영업관리부의 명칭을 영업지원부로 변경하고 기존의 영업부서에서 처리하던 거래처의 주문, 반품업무의 통제, 채권관리 업무, 대형할인매장의 발주, 재고관리 업무, 거래처 서비스 개선 등의 영업지원 업무를 영업지원부로 이관·통합하여 실질적인 영업지원업무를 수행케 하였고, 2003. 2.부터 서울 강북과 강남 지역영업본부의 영업지원업무를 서울사무소 영업지원부로 이관하였으며, 2004년에는 각 지방영업본부의 영업지원업무를 서울사무소의 영업지원부로 이관·통합하여 업무를 집중 처리하도록 하였다. 그에 따라 원고 A이 근무하고 있던 대구 동부지역영업본부의 영업지원업무도 2004년도 서울사무소 영업지원부로 1차 이관되었고, 이후 참가인 회사는 2004. 7.경부터 5개월의 준비 작업을 거쳐 2005. 1. 1. 물류관리업무를 통합하는 공급망 관리 부분을 신설하여 동 부분에 영업지원부를 2차로 이관하였다.

(4)

참가인 회사는 위와 같이 업무의 이관 및 조직의 통합이 이뤄짐에 따라 각 지역영업본부에 1명씩의 최소지원인력만을 잔류시키고, 2002. 3.부터 2004. 12.까지 2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지역영업본부 영업업무팀 차·과장 7명과 직원 12명 등 총 19명을 서울사무소 영업지원부로 전보 발령하였다.

(5)

그런데 원고 조합의 상무집행위원(조사통계부장)인 원고 A에 대하여는 대구 동부지역영업본부의 영업지원업무가 서울사무소 영업지원부로 이관된 이후에도, 원고 A의 거부로 전보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위와 같은 원고 A의 전보 거부로 인한 서울사무소의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하여 참가인 회사는 6개월간 2명의 파견사원을 신규로 채용하기도 하였다.

(6)

이에 참가인 회사는 본사 영업부장 C 등을 통하여 2004. 2. 중순경부터 2005. 1.경까지 10여회에 걸쳐 원고 A에게 회의, 면담, 전화통화를 통하여 업무이관에 따른 전보발령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한편 '회사는 조합의 임원과 상무 집행위원 및 대의원에 대한 인사이동은 사전에 조합과 합의한다'라는 단체협약 규정에 따라 원고 A의 전보에 대하여 2004. 12. 21., 2004. 12. 28., 2005. 1. 13. 등 총 3차례에 걸쳐 원고 조합과 사전 합의를 위한 회의를 개최하였다.

(7)

그러나 원고 A은 개인적인 사정(부인이 대구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저녁에 자녀를 돌봐야 한다)을 이유로 전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원고 조합 또한 원고 A의 개인적인 사유를 이유로 계속하여 대구지역 영업사원으로 배치하여 줄 것만을 요청하여 결국 원고 조합과 참가인 회사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3차 회의를 끝으로 원고 A의 전보와 관련한 회의를 마치기로 하였다.

(8)

참가인 회사는 직원들에 대하여 전보발령 등으로 근무지가 변경되면 부임비, 이전료, 주택대부금 등의 명목으로 일정부분 근무지 변경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에 대하여 지원하고자 '전지근무지원에관한규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원고 A도 이 사건 전보 이후 장기숙박비, 장기출장비 명목으로 4,488,100원, 중개수수료로 240,000원을 각 지급받았고, 주택대부금으로 13,000,000원을 추가로 지원(무이자 융자)받았다.

(9)

참가인 회사의 인사관련규정

○

단체협약

제6조 조합원의 자격

1.

노동조합법 제5조에 의한 사용자에 속하는 자를 제외하고 모든 종업원은 자유로이 조합에 가입한다. 단, 아래 각 호에 해당하는 자는 제외한다.

1)

과장급 이상자

2.

조합원의 승진 또는 재편성, 전보에 의하여 상기 각항에 해당되는 경우, 조합원의 자격을 상실함을 조합은 인정한다.

제16조 인사원칙

3.

회사는 조합의 임원과 상무 집행위원 및 대의원에 대한 인사 이동은 사전에 조합과 합의한다.

4.

회사는 조합원의 부서이동 및 배치 전환시 본인과 충분히 협의하여야 한다.

○

취업규칙

제7조 보직 변경 및 전근

회사는 업무상 사정에 따라 종업원을 보직 변경하거나 다른 영업소로 전근시킬 수 있다. 전근 비용 및 제 조건은 회사가 정하는 다른 규정에 따라서 제공된다.

○

전지근무지원에 관한 규정

제2조 전지근무지원금의 지급구분

전지근무지원금은 아래와 같이 구분하여 지급한다.

1.

부임비, 2. 이전료, 주택대부금, 4. 숙식보조비, 5. 부동산 중개수수료 보조

[인정 근거] 을3 내지 35호증(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이 사건 전보의 정당성 여부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인사명령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 할 수 없다.

이때 전보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전보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단체협약 등에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서 노동조합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나)

그런데 단체협약 등에 규정된 인사협의(합의)조항의 구체적 내용이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서 신중을 기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인사처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나아가 단체협약 등에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나 승낙을 얻어야 한다거나 노동조합과 인사처분에 관한 논의를 하여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처분을 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인사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단체협약의 인사원칙 조항에 조합간부의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 "합의"를, 조합원의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 "협의"를 하도록 용어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면, 교섭 당시 사용자의 인사권에 대하여 조합간부와 조합원을 구분하여 제한의 정도를 달리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정도는 노조원에 대한 인사권의 신중한 행사를 위하여 단순히 의견수렴절차를 거치라는 뜻의 사전 "협의"와는 달리, 노조간부의 인사에 대하여는 노동조합과 의견을 성실하게 교환하여 노사간에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권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뜻에서 사전 "합의"를 하도록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인사합의조항이 노동조합 간부의 인사 및 징계 전반에 관하여 사전 합의를 거치게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사용자에게 있는 인사권을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거쳐 행사하도록 제한한 것일 뿐 사용자의 인사권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닌 이상, 단체협약에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인사이동에는 노동조합과의 사전합의가 있어야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도, 회사가 노동조합측과 사전 합의를 위하여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제시도 없이 무작정 인사이동에 반대함으로써 사전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측이 합의거부권을 남용한 것이 되어 사용자가 이러한 합의 없이 한 인사이동도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다)

이 사건의 경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전보는 업무의 효율화,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한 조직의 전반적인 개편 및 업무의 이관·통합의 결과 원고 A이 근무하던 동부지역영업본부의 업무가 서울사무소로 이관됨에 따른 것으로 그 업무상 필요가 있었던 점, ② 원고 A이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직급이나 임금, 근로형태, 근로시간 및 기타 근로조건에 아무런 불이익이 없었으며 업무의 내용도 기존의 영업지원 업무를 그대로 담당하게 되었고, 참가인 회사는 전국적으로 사업장이 산재하여 있어 매년 업무상의 필요에 따라 직원들의 전보발령이 전국단위로 지속적으로 행하여져 왔기 때문에 전보발령에 따라 생활근거지가 변경되는 현상은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고 보여지며, 원고 A도 이미 3차례의 전보명령을 받은 바 있고, 전보로 인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보전하고자 마련된 참가인회사의 규정에 따라 부임비 및 주택대부금 등을 지원받은 점 등에 비추어 원고 A이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할 수 없는 점, ③ 한편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전보와 관련하여 원고 A과 사이에 1년여의 기간 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업무이관 및 전보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원고 조합과의 사이에 3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하여 사전 합의를 도출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원고 조합은 이 사건 전보가 노동조합이나 노동조합의 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합리적인 근거나 이유를 제시함이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 A의 개인적인 사유만을 거론하며 이 사건 전보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결국 사전 합의에 이르지 못하게 된 것으로, 이는 노동조합측이 단체협약상의 인사합의조항에 기한 합의거부권을 남용한 것이라 봄이 상당하다고 보여지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전보는 참가인 회사가 비록 노동조합과의 사전 합의에까지는 이르지 못한 채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를 정당한 것으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2)

부당노동행위 여부

위와 같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전보는 참가인 회사의 업무 효율화를 위한 업무의 이관·통합의 과정에서 관련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인사조치로서 업무상의 필요와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볼 때 정당한 인사권 행사로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전보의 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비록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원고 A의 조합원으로서의 자격 여부가 문제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전보를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혐오하여 이를 위축시킬 의도로 이루어진 부당노동행위라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원고들의 부당노동행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중기(재판장) 김정숙 이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