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10. 5. 선고 2018구합5040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K공사법 제4조, K공사법 시행령 제1조의2에 따라 2007. 7. 5. 설립된 법인으로서 상시근로자 약 128명을 고용하여 K의 관리·운영에 관한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참가인들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청원경찰의 지위에서 L 경비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나.

2016년 8월경 기준으로 원고는 원고 소속 청원경찰들(이하 '청원경찰들'이라 한다)을 4개조(A조, B조, C조, D조)로 편성하여 3교대제(심야 8시간, 주간 8시간, 저녁 8시간)로 L 경비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참가인 B, C은 C조, 참가인 D, E, F은 D조에 소속되어 있었다.

다.

원고는 2016. 8. 19. D조 소속 청원경찰들에게 2016. 8. 23. 18:00부터 19:30까지, C조 소속 청원경찰들에게 2016. 8. 24. 18:00부터 19:30까지, B조 소속 청원경찰들에게 2016. 8. 25. 18:00부터 19:30까지 실시되는 보안훈련(이하 '이 사건 보안훈련'이라 한다)에 참석하라고 명령하였다.

라.

원고는 2016. 8. 22. 이 사건 보안훈련 일정을 변경하여, D조 소속 청원경찰들에게 2016. 8. 24. 14:30부터 16:00까지, C조 소속 청원경찰들에게 2016. 8. 25. 14:30부터 16:00까지, B조 소속 청원경찰들에게 2016. 8. 26. 14:30부터 16:00까지 실시되는 보안 훈련에 참석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러나 청원경찰 M은 2016. 8. 22. 참가인들을 포함한 청원경찰들에게 '원고의 잘못된 근무편성으로 법정근로시간이 미달하는 일이 발생하였고, 소집교육과 보안훈련으로 미달시간을 채운 경우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보안훈련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이에 참가인들은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하지 아니하였다.

마.

2017. 3. 29. 개최된 원고의 인사위원회는 참가인들이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원고의 인사규정 제30조(성실의무), 제31조(복종의무), 제32조(직장이 탈금지)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에 대한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원고는 2017. 4. 4. 참가인들에게 이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바.

참가인들은 원고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17. 5. 11. 개최된 원고의 재심인사위원회는 참가인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 원고는 같은 달 15. 참가인들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사.

참가인들은 '이 사건 보안훈련을 받을 업무상 필요성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보안훈련 참석 명령은 정당한 업무상 명령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참가인들이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2017. 6. 30.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8. 29.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울산2017부해 19,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아.

원고는 2017. 9.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11. 23.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17부해 963, 970(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10, 15, 17 내지 19호증, 을가 제5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와 참가인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징계사유 관련

이 사건 보안훈련 참석 명령은 정당한 업무상 명령에 해당함에도 참가인들은 이 사건 보안훈련에 무단으로 불참하였다. 이는 성실의무와 복종의무 위반행위에 해당한다.

나)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관련

참가인들은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조건을 두고 원고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겪어왔다. 그와 같은 과정에서 참가인들은 원고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쟁취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단결하여 이 사건 보안훈련에 불참하였다. 청원경찰의 직무 특성상 청원경찰들에게는 경찰공무원에 준하는 엄격한 위계질서가 요구되는데 참가인들의 이 사건 보안교육 불참으로 인해 원고의 위계질서가 크게 훼손되었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

2)

참가인들의 주장

가)

징계사유 관련

(1)

원고는 매월 말 청원경찰들의 다음달 근무편성표를 확정하여 청원경찰들에게 공지하고 있다. '위 근무편성표에 기재된 근로시간'과 청원경찰들이 관행적으로 참석해 오던 '매월 2시간씩 각 실시되는 소집교육과 보안훈련시간'만이 원고와 참가인들이 정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의 소정근로시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보안훈련은 소정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소정근로시간 외 근로를 시키기 위해서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가 존재하여야 하는데, 참가인들은 소정근로시간 외 근로인 이 사건 보안훈련 실시에 관해 원고와 명시적·묵시적으로 합의한 적이 없다. 따라서 참가인들이 소정근로시간 외 근로인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할 직무상 의무가 없었다.

(2)

이 사건 보안훈련을 실시할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지도 아니하였다.

(3)

따라서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하라는 원고의 명령을 따를 직무상 의무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보안훈련 불참은 성실의무와 복종의무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관련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나.

관계 법령과 원고의 규정

별지 관계 법령 등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청원경찰들의 근무형태 변경과 청원경찰들의 고소

가)

원고는 종래 참가인들을 포함한 청원경찰들을 3개조로 편성하여 2교대(주간 11시간, 야간 13시간)로 L 경비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나)

원고는 청원경찰들에게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과 동일한 수준의 상여금과 차등성과급 및 명절휴가비 등을 지급하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청원경찰들에게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제56조에 규정된 연장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을 전액 지급하지 아니하고 그 중 50% 내지 60%만을 지급하여 왔다.

다)

청원경찰들은 원고에게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조건과 관련된 문제들에 관해 지속적인 항의를 하였다.<1> 이에 원고는 2016. 6. 1. 근무형태를 3개조 2교대제에서 4개조 3교대제로 변경하고, 구 근로기준법 제56조에 규정된 연장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을 전액 지급하며, 휴게시간 30분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청원경찰들의 근무형태를 변경하였다.

라)

근무형태가 3개조 2교대제에서 4개조 3교대제로 변경되고 휴게시간이 부여되면서 청원경찰들의 연장근로시간은 대폭 축소되었다. 이에 청원경찰들로부터 위임을 받은 M은 '원고가 청원경찰들의 동의 없이 근무형태를 3개조 2교대제에서 4개조 3교대제로 변경하고 휴게시간을 부여함으로써 연장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실질적으로 임금이 삭감되는 결과가 초래되었는바, 이는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2016. 8. 17. 원고의 대표자 사장 N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고소하였다. 그러나 울산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2017. 5. 11. '근무형태 변경과 휴게시간 부여는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증거불충분 혐의없음의 불기소 결정을 하였다.

마)

참가인들은 이 사건 초심판정과 재심판정 과정에서 '근무형태를 3개조 2교대제에서 4개조 3교대제로 변경하면서 연장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실질적으로 임금이 삭감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이는 근로조건 저하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2)

소집교육과 보안훈련

원고는 평소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매월 2시간씩 청원경찰들에 대한 소집교육과 보안훈련을 각 실시하였다(사격훈련을 실시하는 달에는 소집교육과 보안훈련을 실시하지 아니하였다). 일반적으로 소집교육은 근무편성표에 기재된 근로시간 전·후 시간에 실시되었고, 보안훈련은 근무편성표에 기재된 근로시간 내에 실시되었다.

<2>

3)

2016년 8월 근무편성표와 이 사건 보안훈련 내용 등

가)

청원경찰들의 2016년 8월 근무편성표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2016년 8월 넷째 주(2016. 8. 22. 부터 같은 달 28,까지) 기준 C조 소속인 참가인 B, C의 근로시간은 39시간 30분(근무편성표에 따른 L 경비업무 37시간 30분<3> + 소집교육 2시간)이었고, D조 소속인 참가인 D, E, F의 근로시간은 47시간(근무편성표에 따른 L 경비업무 45시간<4> + 소집교육 2시간)이었다.

나)

이 사건 보안훈련은 외국인 선원들이 L O 정문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가상의 상황을 설정해 놓고 이들을 추적하여 검거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초심판정과 재심판정 과정에서 '이 사건 보안훈련의 내용이 직무와 관련된 것은 맞다'고 진술하였다.

다)

한편, 참가인들은 2016. 8. 26. 원고에게 '근무형태가 3개조 2교대제에서 4개조 3교대제로 변경되면서 법정근로시간 미달 사태가 발생하였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이 사건 보안훈련이 실시된 것이므로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할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참가인들이 이 사건 보안훈련에 불참한 것은 집단행위이자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6. 11.경 참가인들을 청원경찰법위반죄와 업무방해죄로 고소하였다. 그러나 울산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2017. 4. 28. '참가인들이 이 사건 보안훈련에 불참한 것은 개인의 의사에 의한 것이므로 집단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보안훈련 불참이 위력에 해당하지도 않으며, 참가인들에게 원고의 업무를 방해할 고의도 없었다'는 이유로 증거불충분 혐의 없음의 불기소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9, 12, 15 내지 17, 19호증, 을가 제2 내지 4, 7 내지 9호증, 을나 제1, 2, 4, 6,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징계사유 존재 여부

가)

쟁점의 정리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은 '당사자가 합의한 경우에 한하여 1주 12시간을 한 도로 법정근로시간(1주 40시간, 1일 8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D, E, F을 포함한 D조 소속 청원경찰들에게 2016. 8. 24. 16:00부터 24:00까지 7시간 30분의 근무가 예정되어 있었음에도 원고는 이들에게 같은 날 14:30부터 16:00까지 실시되는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하라고 명령하였다. 또한 참가인 B, C을 포함한 C조 소속 청원경찰들에게 2016. 8. 25. 16:00부터 24:00까지 7시간 30분의 근무가 예정되어 있었음에도 원고는 이들에게 같은 날 14:30부터 16:00까지 실시되는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하라고 명령하였다. 이는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법정근로시간인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1일 9시간의 근로, 즉 1시간의 연장근로를 명령한 것에 해당한다.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의 연장근로에 관한 합의가 있었고, 이 사건 보안훈련 참석 명령이 아무런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 명령, 즉 권한 남용에 해당할 정도로 부당한 업무상 명령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참가인들은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할 직무상 의무가 있었다. 따라서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와 관련된 주된 쟁점은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의 연장근로합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되고, 그 다음 쟁점은 '이 사건 보안훈련 참석 명령이 권한 남용에 해당할 정도로 부당한 업무상 명령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된다.

그럼에도 참가인들은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와 관련된 주된 쟁점은 놔둔 채, 이 사건 보안훈련이 소정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고 소정근로시간 외 근로에 대한 합의가 없었으므로 참가인들이 소정근로시간 외 근로에 해당하는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할 직무상 의무가 없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① 소정근로시간과 관련된 참가인들 주장의 당부를 우선적으로 살펴보고, ② 그 다음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와 관련된 주된 쟁점인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의 연장근로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보며, ③ 마지막으로 이 사건 보안훈련 참석 명령이 권한 남용에 해당할 정도로 부당한 업무상 명령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나)

소정근로시간과 관련된 참가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는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기준법 제50조 등에 따른 법정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 규정된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 제50조 등에 따른 법정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지 '근로자에게 근로를 시킬 수 있는 한계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사용자는 근로자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에 따른 법정근로시간인 1주 40시간의 범위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더라도, 근로자와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의 연장근로합의를 하였다면 1주 52시간의 한도 내에서 근로자에게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를 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참가인들은 소정근로시간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여 소정근로시간이 근로자에게 근로를 시킬 수 있는 한계시간을 의미한다는 그릇된 전제 하에, '청원경찰들의 근무편성표에 기재된 근로시간'과 청원경찰들이 관행적으로 참석해 오던 '매월 각 2시간씩 이루어지는 소집교육과 보안훈련시간'이 참가인들에게 근로를 시킬 수 있는 한계시간이므로, 참가인들은 소정근로시간 외 근로인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할 직무상 의무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원고의 취업규칙(갑 제14호증) 제10조 제1항, 제2항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의 법정근로시간과 같은 1주 40시간을 원고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으로 정한다. 원칙적으로 근무시간은 09:00부터 18:00까지이나, 청원경찰의 경우 업무사정에 따라 원고가 근무시간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11조 제1항, 제2항은 '원고는 필요한 경우 근로자와 합의 하에 연장근로를 명할 수 있다. 연장근로시간은 주 1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에 따라 원고는 참가인들과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의 연장근로 합의를 하였다면,<5> 잠정적으로 정한 근무편성표의 기재와 상관없이, 1주 52시간의 한도 내에서 원고가 재량으로 정한 근무시간에 참가인들에게 근로를 시킬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2016년 8월 넷째 주(2016. 8. 22.부터 같은 달 28.까지) 기준 참가인 B, C의 근로시간은 39시간 30분이었고, 참가인 D, E, F의 근로시간은 47시간이어서 52시간을 초과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참가인들은 1주 52시간의 한도 내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할 직무상 의무가 있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자의적인 소정근로시간 개념을 내세우며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할 직무상 의무가 없다고 다투는 참가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의 연장근로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1)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근로기준법 제50조의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여기서 당사자 간의 합의란 원칙적으로 사용자와 근로자와의 개별적 합의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이와 같은 개별 근로자와의 연장근로합의는 연장근로를 할 때마다 그때그때 할 필요는 없고 근로계약 등으로 미리 이를 약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19228 판결, 대법원 2000. 6. 23. 선고 98다54960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의 취업규칙에는 '원고는 필요한 경우 근로자와 합의 하에 연장근로를 명할 수 있다'는 조항(제11조 제1항)만이 존재할 뿐이고, '원고는 필요한 경우 근로자에게 연장근로를 명할 수 있다'와 같이 명시적인 포괄 연장근로합의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들은 'L 경비업무', '소집교육', '보안교육' 등 참가인들이 수행하는 모든 업무에 관하여 묵시적으로 포괄 연장근로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는 종래 참가인들을 포함한 청원경찰들을 3개조로 편성하여 2교대(주간 11시간, 야간 13시간)로 L 경비업무를 수행하게 하였고, 여기에 더하여 매월 2시간씩 소집교육과 보안교육을 각 실시하였다. 그 과정에서 참가인들은 자연스럽게 1주 40시간 이상의 근로를 하였고, 매 근무일마다 8시간 이상의 근로를 하였다.

(나)

2016. 6. 1. 근무형태가 3개조 2교대제에서 4개조 3교대제로 변경된 이후에도 참가인들은 1주 40시간 이상의 근로를 하였고, 소집교육이 있는 날에는 1일 9시간 30분(= 근무편성표에 따른 L 경비업무 7시간 30분 + 소집교육 2시간)의 근로를 하였다.

(다)

참가인들은 2016. 6. 1. 근무형태가 변경되기 전은 물론 근무형태가 변경된 후에도 1주 40시간, 1일 8시간 이상의 근로를 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참가인들은 2016. 6. 1. 근무형태가 3개조 2교대제에서 4개조 3교대제로 변경되면서 연장근로시간이 대폭 축소되자, M을 통해 2016. 8. 17. 원고의 대표자 사장 N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고소하면서까지 종래와 같은 수준의 연장근로시간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다.

(2)

한편, 포괄 연장근로 합의가 존재하는 이상 근로자가 자의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연장근로만을 수행하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연장근로는 수행하지 않는 연장근로의 취사선택은 허용될 수 없다. 원고와 참가인들은 '보안훈련' 등 참가인들이 수행하는 모든 업무에 관하여 묵시적 포괄 연장근로합의를 체결하였으므로,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연장근로로서 보안훈련의 범주에 포함되는 이 사건 보안훈련을 명한 이상 참가인들이 종래 보안훈련이 매월 1회만 실시되었다는 사정을 내세워 이 사건 보안훈련을 거부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3)

따라서 참가인들은 이 사건 보안훈련 참석 명령이 권한 남용에 해당할 정도로 부당한 업무상 명령이 아닌 이상 이 사건 보안훈련 참석 명령에 따를 직무상 의무가 있었다.

라)

이 사건 보안훈련 참석 명령이 권한 남용에 해당할 정도로 부당한 업무상 명령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2016년 8월 근무편성표 기재와 같이, A조 소속 청원경찰들은 2016년 8월 동안 24일을 근무한 반면, B 내지 D조 소속 청원경찰들은 같은 기간 23일을 근무하였다. 원고가 A조 소속 청원경찰들은 제외한 채 B 내지 D조 소속 청원경찰들에게만 이 사건 보안훈련 참가를 명하였던 것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안훈련은 A조 소속 청원경찰들에 비해 근로시간이 적은 B 내지 D조 소속 청원경찰들의 근로시간을 보충하려는 동기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6>

그러나 앞서 본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① 청원경찰법 제9조의3은 '청원주는 청원경찰에게 근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7>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청원경찰법 시행규칙 제13조 제1항은 '근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은 매월 4시간 이상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근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을 매월 4시간만 할지 아니면 4시간을 초과하여 할지는 청원주인 원고가 재량으로 결정할 문제인 점, ②보안훈련을 많이 실시할수록 관련 상황에 더욱 숙달되어 능숙한 대처를 할 수 있으므로, 여건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가능한 한 많은 보안훈련을 시행할 필요가 존재하는 점, ③ 이 사건 보안훈련은 외국인 선원들이 L O 정문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가상의 상황을 설정해 놓고 진행되었는데, 밀입국 시도는 L의 보안을 해칠 수 있는 중요한 잠재적 위협에 해당하므로 보안훈련을 통해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할 필요가 존재하는 점, ④ 참가인들조차 이 사건 초심 판정과 재심판정 과정에서 '이 사건 보안훈련의 내용이 직무와 관련된 것은 맞다'고 진술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보안훈련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비록 이 사건 보안훈련 실시 동기가 다소 합리적이지 못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보안훈련 참석 명령이 권한 남용에 해당할 정도로 부당한 업무상 명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론

결국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에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의 연장근로합의가 있었고, 이 사건 보안훈련 참석 명령이 권한 남용에 해당할 정도로 부당한 업무상 명령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참가인들은 이 사건 보안훈련 참석 명령에 따라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하였어야 하였다. 그럼에도 참가인들은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성실의무와 복종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원고가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2)

징계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구체적으로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나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은 위법하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앞서 본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보안훈련이 A조 소속 청원경찰들에 비해 근로시간이 부족한 B 내지 D조 소속 청원경찰들의 근로시간을 보충해야 한다는 다소 합리적이지 못한 동기에서 실시되었고, 원고 설립 이래 이와 같은 예외적 보안훈련이 실시된 적도 없었으므로, 참가인들이 이 사건 보안훈련에 참가할 직무상 의무가 없다고 오해할 여지가 있었던 점, ② 참가인들이 이 사건 보안훈련 이전에 소집교육이나 보안훈련에 불참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참가인들이 이 사건 징계처분 이전에 단 한 번도 징계처분을 받은 적이 없었던 점, ④ 원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 즉 참가인들을 포함한 청원경찰들에게 원고의 정당한 업무상 명령을 거부할 경우 제재적 처분을 받을 수 있음을 고지하여 원고의 위계질서를 바로잡으려는 목적은 견책징계처분을 통해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비례원칙 위반으로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중결론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이슬기 강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