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7. 9. 선고 2019구합9067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토목, 건축업 등을 목적으로 1969. 12. 19. 설립된 주식회사이다. 원고는 1996. 1. 1. 참가인에 입사하여 신사업1팀에서 과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9. 1. 3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8. 11. 9. 이후의 실질적 대기발령 상태 및 2018. 12. 11. ‘2018년도 인사평가’(이하 ‘이 사건 인사평가’라 한다)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6. 19. 원고가 주장하는 대기발령은 존재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인사평가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규정한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않아 구제신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19. 8. 1.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0. 28.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이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참가인은 2018. 11. 9. 원고에게 신사업1팀에 복귀할 것을 명령한 이후 선행 부당 전직 구제신청 사건에서의 합의에 반하여 원고에게 CUPO(Coal Upgrading by Palm Oil residue) 기술 기반의 저급탄고품위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 관련 업무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원고는 신사업1팀 복귀 전 BM관리팀 소속 당시 3개월, 신사업1팀 복귀 후 3개월을 포함하여 거의 반년 동안 참가인으로부터 업무를 부여받지 못해 책상만 지키는 상태로 출퇴근을 반복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형식적으로 참가인이 ‘대기발령’의 인사명령을 하지는 않았더라도, 원고가 실질적으로 대기발령에 다름없는 상태에 있었음을 고려할 때 ‘대기발령’이 존재한다.

2)

이 사건 인사평가는 승진, 급여, 직책 선임에 반영되고, 이 사건 인사평가와 같은 D등급의 인사평가가 3년 연속 누적되면 취업규칙 제10조 제9호에 따라 당연면직 사유가 되므로, 이 사건 인사평가는 불이익한 제재에 해당하여 이에 대한 사법심사가 가능하다. 나아가 이 사건 인사평가는 객관적 기준보다는 참가인이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원고와 겪은 마찰을 바탕으로 자의적으로 행한 것으로서 부당하다.

나.

관계 법령 등

관계 법령과 참가인의 인사규정, 인사평가규정의 관련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3. 7. 미래 핵심사업 후보로 CUPO 기술을 이용한 이 사건 사업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개시하였다. 원고는 2013. 12. CUPO 기술에 대하여 ‘조건부 상용화 가능 기술’이라는 취지의 1차 기술검토보고서를 제출하였다.

2)

원고는 2014. 6. 21. 에이스 프로젝트팀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는데, 위 팀은 이 사건 사업을 위한 프로젝트팀에 해당하였다. 참가인은 2018. 7. 17. 조직 개편을 단행하여 에이스 프로젝트팀을 없애고 이 사건 사업에 관한 업무를 새로 신설한 신사업1팀으로 이관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 역시 신사업1팀 소속이 되었다.

3)

원고는 2018. 7. 20. 신사업1팀장 상무보 E으로부터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4)

원고는 2018. 7. 27.경 업무경험이 전무한 현장 노무, 인사, 회계, 총무 등의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BM관리팀으로 발령을 받았다. 원고는 2018. 10. 12. 위 발령이 부당전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소속 HR지원팀 부장 F과 면담을 거쳐, 위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취하하였다.

5)

참가인은 2018. 11. 9. 원고에 대하여 2018. 7. 17.자로 소급하여 신사업1팀으로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6)

E은 원고가 신사업1팀에 출근하기 시작한 첫날인 2018. 11. 12. 원고에게 이메일을 보내어 향후 업무계획을 업무명, 주요 내용, 일정 등을 포함하여 작성한 후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E은 원고가 위 이메일에 2018. 11. 13. 오전에도 회신하지 않자 위 무렵 원고에게 독촉 메일을 보냈고, 원고는 2018. 11. 13. 14:13 참조인으로 F을 추가하여 ‘기존에 해왔던, CUPO 기술 및 탄광평가 마무리하고, 가능하면 올해 내 그만두는 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회신하였다.

7)

원고는 2018. 12. 11. 참가인으로부터 2018년 인사평가 결과 D등급을 부여받았다는 내용의 이 사건 인사평가를 통지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평가에 대하여 참가인에게 이의를 제기하였고, 참가인은 2019. 1. 21. 위 이의제기를 기각하였다.

8)

참가인은 2019. 4. 8. HR지원팀 대리 G로부터 2019년 개인 업무목표가 성과관리시스템에 입력되지 않았으니 이를 입력할 것을 요구받았다. 참가인은 2019. 4. 8. F에게 이메일을 보내어 상급자의 승인을 포함한 내부적 컨센서스 없이 일방적으로 2019년 개인 업무목표를 성과관리시스템에 입력할 수는 없으니, 아래의 메일의 내용으로 2019년 개인 업무목표를 대신하고자 한다고 회신하였다.

9)

참가인 소속 리크루팅팀의 과장 H은 2019. 5. 8. 원고에게 태양광 영업지원 인력으로 선정된 자들에 대한 사전안내 메일을 발송하였다. 참가인은 2019. 5. 14. 원고를 신재생에너지 TF (영남)지역장으로 인사발령하였다.

10)

한편, 원고는 1996년 입사한 이래 2007. 2. 1. 대리에서 과장으로 진급하였고, 이후 현재까지 과장의 직위에 있다. 2013년 이후 2019년까지 원고에 대한 인사평가 내역은 아래와 같고, 원고는 2019년에도 참가인으로부터 희망퇴직을 제안받았으나 이를 거부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8, 24호증(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1 내지 4호증 및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규정 및 그 연혁, 해석원칙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 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28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 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노동위원회규칙 제60조 제1항 제4호는 구제신청의 내용이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대상이 아닌 경우 심판위원회는 심판 사건을 각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고 등 제한 규정과 근로자의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권은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이래 내용의 변경 없이 그 조문의 위치만 변경되어 계속 유지되어 오고 있는데, 구 근로기준법(2007. 1. 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사용자의 부당해고 등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었으나(제110조),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부당해고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부당해고 등에 대한 구제명령 불이행자에 대하여 이행강제금 및 벌칙 규정을 신설하였고(제33조의 6, 제110조, 제113조의 2), 위 각 규정은 조문의 위치만 변경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에 더하여,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기타) 징벌'을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 규정내용이 변경되지 아니한 점, 당초 이러한 사용자의 부당해고 등에 대하여는 처벌규정을 두고 있어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그 해석을 엄격히 해왔는데 조문내용 자체는 아무런 변경이 없고 단지 처벌 규정만이 삭제되었다고 하여 그 해석을 달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원칙적으로 사적 자치가 지배하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이익한 처분을 그 구제신청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행정의 과도한 관여가 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기준법이 구제신청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부당해고 등은 열거적․한정적 규정으로서 엄격하게 해석함이 상당하다.

한편, 이 사건 인사발령이나 인사평가가 해고, 휴직, 정직, 전직이나 감봉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그 문언의 해석상 명백하므로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는데, 여기서 '그 밖의 징벌'이라 함은 그 문언 자체의 뜻과 앞서 본 해석원칙에 비추어 보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을 제외한 처분으로서 사용자가 당해 근로자에게 과거의 잘못에 대한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처분만을 의미하고, 근로계약 관계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이익한 처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2)

구제신청의 대상인 대기발령이 존재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을나 제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 전후로 참가인이 원고에게 대기발령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그밖에 이 사건 인사발령이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정한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에서 구제신청의 대상인 대기발령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

참가인의 ‘대기발령제도 및 처우기준’에 의하면 참가인의 대기발령은 직무를 부여받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팀에서 대기하는 ‘보직대기’와 자택에서 대기하는 ‘재택대기’로 나뉘며, 근무태도가 현저히 부적합하거나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직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합한 경우에 발령된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2018. 7. 17. 조직개편으로 팀이 신사업1팀으로 변경된 뒤 2018. 7. 27.경 BM관리팀으로 발령받았으며, 2018. 11. 9. 이 사건 인사발령에 따라 소급적으로 위 발령이 취소되고 2018. 7. 17.자로 신사업 1팀으로 발령받았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원래의 직위 및 팀에 복귀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전후 무렵부터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위 기간동안 참가인이 원고에게 공식적으로 보직대기나 재택대기와 같은 대기명령 형식의 인사발령을 한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

E은 원고가 복직한 첫날인 2018. 11. 12. 원고에게 이메일을 보내어 업무계획을 작성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 다음 날 회신을 독촉하기도 하였으며, 참가인의 인사팀에서는 원고에게 2019년 개인 업무목표를 성과관리시스템에 입력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에게 아무런 업무도 부여하지 않고자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원고는 2018. 11. 13. 업무계획에 대하여 ‘기존에 해왔던, CUPO 기술 및 탄광평가 마무리하고, 가능하면 올해 내 그만두는 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회신하였고, 2019년 개인 업무목표와 관련하여서도 이 사건 사업 관련한 업무를 계속하고자 한다는 의사를 피력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사업에 관련한 업무만을 담당하기를 희망하였고, 참가인으로서는 원고가 이 사건 사업에 대하여 회의적인 입장임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참가인에게 해당 업무를 맡길 수는 없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업무가 없는 상태가 지속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라)

나아가 원고는 선행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참가인과 이 사건 사업의 위험성 등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하고,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 절차에서 “위 선행 부당전직 구제신청의 취하 당시 이 사건 사업에 대하여 원고가 의견을 정리해 주면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하였다”고 진술한바 있다. 선행 부당전직 구제신청의 취하와 관련하여 원고와 참가인이 어떠한 내용의 합의에 이르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제출된바 없어 위와 같은 합의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설령 위와 같은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합의의 이행여부와 별개로 이 사건 사업의 위험성 등은 경영판단의 영역이므로 참가인이 원고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해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

마)

이와 같이 이 사건 인사발령 전후로 어떠한 대기발령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설령 원고의 주장이 이 사건 인사발령이 대기발령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선해하더라도, 이 사건 인사발령은 원고가 원래 있었던 팀에 복직할 것을 명한 것으로서 위 인사발령이 구제신청의 대상인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에 해당하지 않음은 명백하고, 달리 위 처분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처분인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이 사건 인사평가가 구제신청의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에 을가 제5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인사평가는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근로자에 대한 인사평가는 해당 근로자를 상대로 한 전인격적, 복합적인 평가로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이다. 모든 평가요소를 객관화하기 곤란하여 원칙적으로 그 평정을 위한 평가기준이나 항목의 설정, 점수의 배분 등에 있어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인사고과제도의 목적과 성질 등에 비추어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무실적이나 업무능력 등을 중심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정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그것이 불순한 동기로 남용되어서는 아니되므로, 만일 이러한 기준에 위배되어 사용자의 인사고과가 이루어진다면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사법상 구제절차가 요구되고 그 인사평가 결과 또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사용자의 인사고과평가 결과 자체를 언제나 ‘그 밖의 징벌’의 범위에 포함시켜 노동위원회의 구제대상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나)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59조는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급, 정직, 강직, 징계해고를 열거하고 있고, 인사평가를 징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이 사건 인사평가는 참가인의 전체 정규직에 대하여 인사평가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즉 이 사건 인사평가가 원고의 과거 잘못에 대하여 불이익을 주기 위해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인사평가는 예외적으로 사법심사에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할 수 없다.

다)

한편 이 사건 인사평가 결과가 당연면직, 승진, 직책 보임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능력주의에 입각한 생산성 향상 및 직원역량 개발의 촉진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사평가 그 자체가 ‘그 밖의 징벌’로서 구제신청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다.

4)

소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유환우

판사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