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9. 9. 선고 2020구합74849 판결

부당인사명령 구제재심판정 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등

가.

피고보조참가인 서울교통공사(이하 '참가인 공사'라 한다)는 상시근로자 약 17,000여명을 사용하여 서울특별시 도시철도 건설, 운영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서울지하철 1~8호선,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15. 9. 14. 참가인 공사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 공사에 전문업무직(참가인 공사의 업무직관리규정 제2조에 따르면, '업무직'은 전문분야 또는 단순노무 업무 수행 등 임용에 신축성이 요구되는 업무에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말하고, '전문업무직'은 연구개발, 경영관리, 전문기술분야 등의 전문 지식, 기술, 경험을 요소로 하는 업무수행을 위하여 채용된 자를 말하는바, 원고의 전문분야는 '상가개발'이었음)으로 입사하여 참가인 공사의 'C'에서 지하철 역사의 임대사업, 개발계획 수립 및 특화업종 개발 등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이후 여러 차례 원고의 기간제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왔는바<각주1>,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는 참가인 공사의 정규직 전환 절차를 거쳐 2019. 12. 31. 참가인 공사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참가인 공사는 2019. 12. 31.자로 아래와 같이 원고를 정규직으로 전환 임용하는 인사발령을 하면서 원고에게 직급 4급(12호봉)을 부여하였다(이하 원고에 대하여 4급 12호봉을 부여한 인사명령을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

라.

원고는, 원래 자신은 실질적으로 3급(24호봉) 부장 직위에 해당하였는데, 2019. 12. 31.자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참가인 공사가 원고를 사무직 4급(12호봉)으로 직급과 호봉을 내리는 부당한 인사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0. 2. 1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인사명령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4. 14. 이 사건 인사명령은 노동위원회의 구제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E,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5. 2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도 2020. 7. 14.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바.

원고는 2020. 8. 10.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0. 8. 2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정규직 전환 전 'C'에서 3급에 해당하는 직무를 수행하여 왔고, 3급 부장에게만 지급되는 직책수당도 받아 왔다. 참가인 공사의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는 2018. 1. 25.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원고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원고의 종전 업무 수행 내역과 동일하게 원고를 3급으로 전환하기 위해 3급 상당의 역량평가 시험을 받도록 조치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최종 권한을 가진 위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 결정으로 인해 확정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로 결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3급 상당의 직책을 받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 공사는 2018. 10. 15.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게 사무직 4급 11호봉을 부여하기로 의결하고, 나아가 2019. 12. 31. 이 사건 인사명령을 통해 최종적으로 사무직 4급 12호봉을 부여하는 것으로 통보하면서 이를 거부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강요하여 같은 날 이의를 유보한 채 참가인 공사와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그 이후에도 종전과 동일한 'C'로 발령받아 동일한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로서는 이 사건 인사명령으로 인해 C에서 3급 부장 업무를 수행하다가 갑자기 4급 차장 직책을 부여받고 부원으로 강등된 것이므로, 이 사건 인사명령은 사실상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정하고 있는 부당해고 또는 부당강등, 부당감봉에 해당하며,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 중 직급과 호봉에 관한 부분은 그 이전에 행해진 이 사건 인사명령이 부당하여 무효인 이상, 역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명령이 구제명령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등

이 사건과 관계된 법령 및 참가인 공사의 인사규정, 업무직관리규정의 주요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5. 9. 14.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 공사에 전문업무직으로 입사하여 지하철 역사의 임대사업을 담당하여 왔다.

2)

참가인 공사의 업무직관리규정 제35조 제1항 제1호는 '전문업무직의 보수는 연봉제로 하되 별표1을 고려하여 채용 시 별도 방침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업무직관리규정 별표1은 전문직을 가, 나, 다, 라급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원고는 그중 '나급(대우직급 3급)'인 '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6년 이상 채용예정 직무분야의 경력이 있는 자'에 해당하여 그에 상응한 보수를 지급받아왔다.

3)

정부는 2017. 7. 20.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갑 제19호증). 위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위 발표 시점에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전환채용을 원칙으로 하되, 그 대상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평가절차를 거쳐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야 하고, 어떠한 평가절차를 거칠 것인지는 기관 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으며(갑 제19호증 제43면), 정규직 전환 결정을 위해 각 기관에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를 두도록 되어 있는 한편(갑 제19호증 제29면), 정규직 전환 후 임금 및 정년 등 근로조건 저하를 이유로 근로자가 전환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전환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되어 있다(갑 제19호증 제28면). 참가인 공사는 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2018. 1. 25.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포함한 기간제근로자 9명(전문업무직 6명, 촉탁직 3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채용을 의결하였다.

4)

참가인 공사는 2018. 2. 9. 내부 인터넷 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정규직 전환규모 확정관련 안내문을 공지하는 한편, 참가인 공사의 인사처에서 전환대상자에 대한 직급·직종 부여 등 업무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의 후속조치를 마련하였는바, 그 각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5)

참가인 공사는 2018. 2.경 전문업무직 정규직 전환 추진에 따라 전환대상자에 대한 업무능력 등 검증을 위하여 '역량검증 평가'를 시행하여 그 평가결과를 정규직 전환추진에 따른 기준설정 등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로 방침을 정하였다. 위 역량검증평가 시행에 관한 2018. 2. 12.자 내부결재 공문에 기재된 추진계획 등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으며, 원고는 아래 추진계획에 따라 실제로 2018. 2. 24. 3급 승진시험과 병행하여 실시된 역량검증 시험에 응시하였다.

6)

그런데 참가인 공사의 일부 정규직 직원들 등이 2018. 2.경 참가인 공사의 정규직 정책은 헌법상 평등권,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하거나 이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2018. 10.경에는 국정감사에서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가중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참가인 공사의 정규직 전환절차가 지연되었다.

7)

참가인 공사는 2018. 7.경 원고의 업무실적 등을 고려하여 관련 절차(정규직 전환절차를 의미)가 완료될 때까지 원고와 체결한 전문업무직 근로계약기간을 2020. 8. 13.까지 연장하기로 하는 방침을 세웠다. 그에 따라 위 제1항 나.에서 본 바와 같이 2018. 8. 14. 원고와 참가인 공사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8. 8. 14.부터 2020. 8. 13.까지(24개월)'로, 보수를 '3급 23호봉 기준'으로 정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

8)

참가인 공사는 2018. 10. 15.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전문업무직 6명 정규직 전환 심의' 안건에 관하여 심의한 후 아래와 같이 원고를 포함한 정규직 전환대상인 전문업무직 6명(사업전문가 3명, 임상심리사 3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경우 그들에게 부여할 직종, 직급, 보수수준을 의결하는 한편[원고의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직렬(직종)은 '사무', 직급은 '4급', 보수수준은 '4급 11호봉'을 부여하기로 하였음], 전환대상자들이 위와 같이 부여된 직급과 보수수준 등에 대하여 동의할 경우에는 의결 내용대로 정규직 임용을 하되, 만약 대상자들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정규직으로 임용하지 않기로 의결하였다. 참가인 공사는 원고를 비롯한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에게 위 의결 내용을 통보하였다.

9)

참가인 공사는 2019. 11.경 원고를 비롯한 전문업무직 5명(위 정규직 전환대상자 6명 중 '사업전문가' 부문에 해당하는 F은 2019. 11. 30.자로 사직서를 제출하였음)에 대한 정규직 전환 평가실시 계획을 마련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0)

참가인 공사는 2019. 11. 26. 원고에게 위와 같은 전문업무직 정규직 전환 평가실시 계획을 통보하면서, 정규직 전환 시 고용조건에 관하여 직렬(직종)은 '사무', 직급은 '4급', 호봉은 '12호봉', 연 급여수준은 '57,414,870원'이라는 점(이하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이라 한다)과 평가에 응시하지 않기를 희망하는 경우 잔여 계약기간까지만 고용하고 계약기간(2020. 8. 13.) 만료 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점을 안내하였다.

11)

원고를 포함한 정규직 전환 평가실시 대상자 5명은 위 평가실시 계획에 따라 2019. 12. 9. 실시된 역량평가 시험에 응시하였다. 원고는 위 역량평가 시험에서 합격기준 점수(60점)를 넘어선 64점을 받았다.

12)

참가인 공사는 2019. 12. 12. 원고에게 고용동의서 제출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전문업무직 역량평가 완료에 따른 후속조치 계획'을 통보하였다. 위 후속조치 계획에 따르면 원고는 개인메일로 송부된 고용동의서 작성양식에 서명 후 그 스캔파일을 2019. 12. 17.까지 인사처 담당자에게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13)

원래 고용동의서 작성양식에는 '상기 본인은 2015. 9. 14.부터 참가인 공사에 임대사업전문가로 입사하여 현재까지 성실히 업무를 수행해 왔으며, 전문업무직 정규직 전환 방침에 따라 참가인 공사에 전환고용 됨에 있어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아래와 같이 동의합니다. 또한 정규직 전환 직렬, 직종, 직급, 호봉 및 보수수준 등에 대하여 향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인합니다.'라는 문구와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이 인쇄되어 있었는데, 원고는 2019. 12. 17. 위 문구 중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아래와 같이 동의합니다.' 부분과 '직급, 호봉 및 보수수준 등에 대하여 향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인합니다.' 부분에 삭선을 하는 한편, 하단에 수기로 '하향된 호봉 및 직급(급여 등)에 대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또한 정규직 전환 미동의 시 계약만료 적시는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문구를 기재하여 이를 참가인 공사에 제출하였다(갑 제14호증의 1).

14)

이에 참가인 공사는 2019. 12. 18. 원고에게 고용동의서 미제출로 인하여 고용동의서 제출기한을 2019. 12. 20.까지로 연장한다고 통보하면서, 고용동의서 제출양식을 임의로 변경하는 것을 불가하다고 안내하였다.

15)

원고는 2019. 12. 20. 참가인 공사의 인사처장에게 '원고에 대한 고용동의서 제출 건에 대한 이의제기'라는 제목의 문건을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는바,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6)

그러나 이후 원고는 2019. 12. 26. 참가인 공사가 제시한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이 명시된 고용동의서(갑 제15호증의 2, 이하 '이 사건 고용동의서'라 한다)와 그 외 사직원, 퇴직자 보안서약서, 퇴직자 경력증명정보 보관·활용 동의서에 각 서명 또는 날인하였다. 위 각 문건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아래에서 필기체로 표시된 부분은 수기로 기재된 부분임).

17)

원고는 참가인 공사로부터 2019. 12. 30.을 기준으로 정산된 퇴직금을 지급받았고, 위 퇴직일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의 4대 보험 자격 상실신고가 이루어졌다.

18)

위 제1항 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9. 12. 31. 참가인 공사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상 근로개시일은 2019. 12. 31.부터이다(원고는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 체결 당시 이의를 유보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참가인 공사는 2019. 12. 31.자로 원고를 정규직으로 전환 임용하는 인사발령을 하면서 원고에게 직급 4급(12호봉)을 부여하는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하였다.

19)

원고가 2019. 12. 31. 자필로 서명하여 참가인 공사에 제출한 '보안서약서'의 서약자란에는 수기로 원고의 소속 직위가 '차장'으로, 직급이 '4급'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20)

참가인 공사는 2020. 1. 1.자로 원래 원고가 담당했던 자리에 I에서 근무하던 일반직 J 부장(3급)을 전보발령하였다.

21)

참가인 공사의 2015. 12. 1.자부터 2019. 2. 18.자까지 업무분장표에는 원고의 직위가 '전문위원(부장)' 또는 '부장(전문위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중 2017. 5. 31.자 이후의 업무분장표에는 직급도 병기되었는데, 원고의 직급은 모두 '3급'으로 기재되어 있다.

22)

원고와 같은 전문업무직(사업전문가)으로서 위 11)에서 본 바와 같이 2019. 12. 9. 실시된 역량평가 시험에 응시하였던 K는 2021. 2. 19. 참가인 공사로부터 2021. 3. 20.자로 전문업무직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K는 2021. 3. 25. 참가인 공사를 상대로 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K가 4급을 부여하기로 하는 인사명령에 불응하여 정규직 전환에 응하지 않았고, 2021. 3. 20. 계약기간 만료 후 재계약이 되지 않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1, 27, 28호증, 을나 제1 내지 3,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이 사건 인사명령이 구제명령의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8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0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제29조에 따른 심문을 끝내고 부당해고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하여야 하며, 부당해고등이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정하면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노동위원회법 제2조의2 제1호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판정에 관한 업무를 노동위원회의 소관 사무로 정하고 있고, 제25조는 '중앙노동위원회는 중앙노동위원회, 지방노동위원회 또는 특별노동위원회의 운영, 부문별 위원회가 처리하는 사건의 지정방법 및 조사관이 처리하는 사건의 지정방법, 그 밖에 위원회 운영에 필요한 사항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 노동위원회법 제25조에 따라 노동위원회의 권한과 직무를 신속·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노동위원회규칙 제44조 제1항, 제60조 제1항 제4호에 따르면, 노동위원회위원장은 구제신청서가 접수되면 사건처리를 담당할 심판위원회를 지체 없이 구성하여야 하고, 심판위원회는 '구제신청의 내용이 노동위윈회의 구제명령 대상이 아닌 경우'에는 구제신청을 각하하도록 되어 있다.

2)

그런데 위 인정사실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은 구제명령의 대상인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부당해고등', 즉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는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는 전문업무직(전문분야의 업무수행을 위하여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으로서 업무직관리규정 별표1의 구분상 '나급'이지만 대우직급은 '3급 상당'이다. 또한 참가인 공사의 2015. 12. 1.자부터 2019. 2. 18.자까지 업무분장표에는 원고의 직위가 '전문위원(부장)' 또는 '부장(전문위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2017. 5. 31.자 이후의 업무분장표에 병기된 원고의 직급은 모두 '3급'이었다. 정규직 전환 직전의 기간제 근로계약상 보수는 '3급 23호봉 기준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으며, 원고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후 참가인 공사는 원래 원고가 담당했던 자리에 직급 3급의 J 부장을 전보발령 하였다. 비록 참가인의 업무직관리규정상 전문업무직의 경우 직급이 가, 나, 다, 라급으로 구분될 뿐 일반정규직과 같이 '3급'이라는 직급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전 전문업무직으로 근무할 당시 실질적으로 3급 부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3급에 상당하는 보수를 받아왔다는 원고의 주장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따라서 정규직 전환 이후 원고가 4급 12호봉을 부여받게 됨으로써 정규진 전환 전보다 사실상 직급과 호봉이 낮아진 상황에 놓이게 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2019. 12. 26. 참가인 공사에 제출한 사직원, 퇴직자 보안서약서, 퇴직자 경력증명정보 보관·활용 동의서(갑 제15호증의 1)의 내용 및 원고가 참가인 공사로부터 2019. 12. 30.을 기준으로 정산된 퇴직금을 지급받고 위 퇴직일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의 4대 보험 자격 상실신고가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전문업무직으로서의 근로관계의 전제가 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은 그 계약기간 만료(2020. 8. 13.) 전인 2019. 12. 26. 원고의 사직원 제출에 의하여 종료되었음이 명백하고, 역량평가 시험 등 실질적인 정규직 전환심사 절차를 거쳐 정규직 전환이 완료된 이후 2019. 12. 31. 원고와 참가인 공사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에 의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정규직 전환 전 전문업무직으로서의 근로관계는 위 사직원 제출에 의하여 단절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정규직 전환 직후의 직급이나 호봉이 그 전환 직전의 직급이나 호봉에 비해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강등되었다거나 감봉되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나)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참가인 공사가 원고를 포함한 전문업무직에 대하여 정규직 전환 결정을 한 이후에는 원고로서도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사실상의 기대를 할 수 있었겠지만, 애초에 참가인 공사가 원고를 정규직으로 전환채용해야 할 법률상·계약상 의무가 있었다거나 또는 반대로 원고가 참가인 공사에 대하여 정규직 전환채용을 요구할 권리가 존재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참가인 공사가 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원고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한 다음 전환심의위원회와 인사위원회의 내부 심의 등을 거쳐 제시하는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에 대하여, 원고가 이를 받아들여 정규직 전환에 응할지 여부는 근로자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며, 정규직 전환에 따른 새로운 근로계약의 내용은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하여 정해지는 것이지 어느 일방 당사자가 근로계약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원고로서는 얼마든지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을 전제로 한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고 대우직급 3급 상당의 전문업무직으로 근무할 수도 있었는데,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에 동의하는 전제에서 이 사건 고용동의서를 제출하고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사실상 낮아진 직급과 호봉을 감내하는 대신 정규직으로서의 안정적인 근로관계를 선택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만약 원고가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고 전문업무직으로 근무하는 것을 선택하였는데, 참가인 공사가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원고에게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한 경우, 그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이다).

다)

원고는 2019. 12. 26.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이 명시되어 있고 '참가인 공사에 전환고용 됨에 있어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아래(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을 의미)와 같이 동의합니다. 또한 정규직 전환 직렬, 직종, 직급, 호봉 및 보수수준 등에 대하여 향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이 사건 고용동의서에 자필로 서명하여 제출하였으며, 이를 전제로 2019. 12. 31. 참가인 공사와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원고는 이 사건 고용동의서 제출에 의하여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직렬, 직종, 직급, 호봉 및 보수수준)에 동의함과 동시에 이에 대하여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였음이 명백하고,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은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인사명령의 내용은 바로 원고가 동의한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에 따른 것인바, 그와 같이 합의된 근로계약의 내용(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이 정규직 전환 전의 근로조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해서 참가인 공사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라)

원고가 정규직 전환을 위한 역량평가 시험에 합격한 이후 2019. 12. 17. 참가인 공사에 고용동의서(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이 인쇄되어 있는 것)를 제출하면서 원래 양식에 있던 문구 중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아래와 같이 동의합니다.' 부분과 '직급, 호봉 및 보수수준 등에 대하여 향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인합니다.' 부분에 삭선을 하는 한편, 하단에 수기로 '하향된 호봉 및 직급(급여 등)에 대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또한 정규직 전환 미동의 시 계약만료 적시는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문구를 기재하기도 한 점, 2019. 12. 20.에는 참가인 공사의 인사처장에게 위 문구가 포함된 고용동의서 제출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기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그 당시에는 원고가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을 전제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이후 원고는 이 사건 고용동의서 제출에 의하여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직렬, 직종, 직급, 호봉 및 보수수준)에 동의함과 동시에 이에 대하여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였음이 명백하다. 참가인 공사가 2018. 10. 15. 원고에게 인사위원회에서 결정된 직종, 직급, 보수수준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정규직으로 임용하지 않기로 하는 의결 내용을 통보하였다는 사정, 그리고 2019. 11. 26. 원고에게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을 안내하면서 평가에 응시하지 않기를 희망하는 경우 잔여 계약기간까지만 고용하고 계약기간 만료 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점을 안내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참가인 공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고용동의서 작성 또는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 체결을 강요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고, 달리 참가인 공사가 원고에게 이를 강요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마)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47279 판결 등 참조). 물론 원고로서는 이 사건 고용동의서 제출 및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 체결 당시 마음속으로는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을 바라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되고,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가 당시 상황에서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고용동의서를 제출하고 이 사건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상 이를 두고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할 수는 없다.

바)

이 사건 정규직 고용조건 중 직급과 호봉에 국한하여 보면, 정규직 전환 후의 직급과 호봉이 전환 전에 비해 사실상 낮아진 것으로 볼 여지가 있지만, 원고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원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5호 소정의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였는데, 정규직 전환에 따라 정년까지 안정적인 근로관계가 확보되는 등 정규직 근로자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고려해 보면, 전체적으로 볼 때 정규직 전환 후의 근로조건이 그 전환 전의 근로조건에 비해 반드시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단정하기는 곤란하다.

마.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인사명령이 구제명령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별지]

각주1) 원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5호 소정의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도 2020. 9. 23.자 준비서면 제2면에서 자신이 위 예외 사유에 해당하여 2년을 넘어 계속해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