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10. 15. 선고 2020구합85047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근로자 약 90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송업 등을 경영하는 회사이다.

나.

참가인들은 원고의 택시기사로 근무하던 근로자들로서, 아래 표 기재 각 입사일에 근로기간 1년의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하여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해 왔다.

다.

원고 회사에는 기존에 P 노동조합(이하 ‘P노조’라 한다)이 설립되어 있었는데(조합원 39명), 참가인들은 2019. 12. 23. Q노동조합 택시지부에 가입하여 A분회(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를 설립하였다.

라.

원고는 2019. 12. 30. P노조와 202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위 협정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2020. 1. 1.부터 시행되는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와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상 2021. 1. 1.부터 시행되는 ‘소정근로시간 산정 특례’를 반영하여 택시기사들의 근로조건을 변경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위 변경된 근로조건을 2019. 2. 16.로 소급하여 적용하면서 이에 따라 운송수입금과 급여를 재정산하도록 하고 있다.

마.

이후 원고는 위 2020년 임금협정 내용에 따라 취업규칙을 변경하고 근로자들과 2020. 1. 1.자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하였는데, 근로계약 제34조는 변경 근로조건의 소급적용에 따른 급여 재정산을 원치 않는 근로자의 경우 ‘(2019. 12. 31.까지의 수령분에 대하여) 최저임금 관련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임금청구포기 합의각서를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다.

바.

참가인들은 위 임금청구포기 합의각서 제출 등 변경된 근로계약의 내용은 참가인들에게 불리하고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가 마련한 2020. 1. 1.자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거부하였다.

사.

한편, 참가인들이 설립한 이 사건 노조는 2019. 12. 30. 원고에게 이 사건 노조의 ‘설립통보’ 및 분회 인준증‘(이하 ’이 사건 문서‘라 한다)의 공고를 위한 회사 내 게시판 사용승인을 요청하고 이 사건 문서를 회사 게시판에 부착하였는데, 원고는 같은 날 즉시 이 사건 문서를 게시판에서 철거하였다. 이 사건 노조는 2019. 12. 31. 이 사건 문서를 다시 게시판에 부착하였으나, 원고는 이번에도 즉시 이를 철거하였다.

이에 이 사건 노조가 항의하면서 2020. 1. 3. 이 사건 문서를 다시 게시판에 부착하자 원고는 이를 다시 철거하였고, 뒤이어 2020. 1. 8.경 회사 게시판에 “회사 내의 게시판 사용과 관련하여 일체의 부착물은 회사의 동의 없이 부착할 수 없습니다. 회사의 허락 없이 부착할 시 불법 부착물로 간주하여 발견 즉시 수거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알림문을 게시하였다.

아.

원고는 2020. 1. 13. 참가인들에게 ’2020. 1. 16.까지 변경된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할 경우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고 통보하고, 2020. 1. 17. 참가인들에게 승무정지 명령을 내렸다.

자.

원고는 2020. 1. 23. 참가인들에게 ‘참가인들이 유리한 변경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하며 근로제공의사를 표시하지 않아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1차 통보’라 한다). 원고는 이후 2020. 2. 10.와 2020. 2. 14., 참가인들에게 일정기한까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원직에 복직할 것’과 ‘이를 거부할 경우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취지로 반복하여 통보하고(이하 ‘이 사건 2, 3차 통보’라 한다), 2020. 2. 25.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취지를 반복하면서 2020. 2. 28.까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2020. 2. 29.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4차 통보’라 한다).

차.

이에 참가인들과 이 사건 노조는 2020. 2. 19. 이 사건 1차 통보는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문서를 철거한 행위 등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4. 이 사건 1차 통보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여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고 원고의 이 사건 문서 철거 역시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하여 참가인들 측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이 사건 1차 통보 및 참가인들이 주장한 ‘이 사건 노조탈퇴 종용’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은 기각하였다).

카.

이에 원고는 2020. 7.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 중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인용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0. 8. ‘이 사건 1차 통보는 참가인들의 근로계약이 이미 갱신된 상태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이루어진 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1차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고, 원고의 이 사건 문서 철거 역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결론에 이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1)

부당해고 관련

원고는 참가인들을 일방적으로 ‘해고’한 적이 없다. 우선 참가인 C, E은 고령자 고용에 해당하여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기간제 근로자로서, 갱신기대권이 없고, 2019. 12. 31. 계약기간 만료 이후 계약이 자동으로 갱신되지도 않았으므로 근로계약은 당연 종료되었다. 또한 참가인 D은 2019. 11. 30. 정년에 도달하여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 또한 나머지 참가인들은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였기 때문에 근로계약이 묵시적 합의해지된 것이다.

설령 이 사건 1차 통보가 해고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법상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등의 시행으로 인하여 근로조건의 변경이 불가피하였음에도 참가인들은 변경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고, 원고의 승무정지 명령에 무단결근을 하였으므로, 위 해고에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2)

부당노동행위 관련

원고가 이 사건 문서를 철거한 것은 승인받지 않은 시설사용을 금지함으로써 사내 질서유지권 및 시설관리권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이 사건 노조의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에 의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부당해고 인정 여부

가)

해고의 존재 여부

(1)

우선 참가인 B, F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입사일로부터 2년을 초과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해 왔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2)

참가인 C, E은 입사 당시 55세 이상인 ‘고령자’로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4호 등에 따라 여전히 기간제 근로자에 해당하나, 갑 제1, 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참가인들의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뿐 아니라, 나아가 2019. 12. 31.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들이 계속 근로함으로써 이미 기존과 같은 내용으로 계약이 갱신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①

참가인들은 3회에 걸쳐 계약을 갱신해왔고 2019. 12. 31. 이후에도 계속하여 근로하였다. 즉, 참가인 C은 2015. 10. 29., 참가인 E은 2016. 11. 7.에 각 입사하여 최초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각 2017. 2. 1. 2018. 1. 1., 2019. 1. 1. 등 3회에 걸쳐 갱신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위 갱신 계약기간이 만료한 2019. 12. 31. 이후에도 원고가 2020. 1. 17. 승무정지 명령을 할 때까지 근로를 계속하였다.

②

원고의 취업규칙 제10조는 원칙적인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면서도 ‘계속 근로할 시 기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 유효하며, 새로운 근로조건의 변경 시에는 이를 모든 종사원들에게 계약의 서명날인과 무관하게 이를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계속 근로 시” 계약서 작성과 무관하게 기존의 계약내용에 따라 근로계약이 유효하다고 정하고 있다.

③

참가인들의 업무인 택시운전은 원고의 영업에서 상시·지속적인 핵심 업무로서 참가인들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한다 하여 그 업무의 필요성이나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의 필요성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3)

참가인 D은 앞서 본 바와 같이 M생으로서,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근로계약 제30조 본문에 따라 2019. 11. 30. 정년에 도달하였으나, 위 참가인은 ‘근태상황 관련 결격사유가 없는 자는 촉탁직으로 1년씩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의 위 규정 단서에 따라 계약이 연장되어 계속 근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위 참가인의 정년은 이미 2019. 11. 30. 도달하였음에도 원고가 참가인과 근로계약관계를 계속 유지한 것은 위 참가인이 이미 촉탁직으로 전환되었음을 전제한 것이고, 이와 달리 이후 예정된 2020년 임금협정 결과를 참가인이 수용하느냐에 따라 촉탁직 계약 체결 여부를 유보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다음으로, 해고는 근로자에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것으로, “근로계약 종료”에 대한 근로자와 사용자 쌍방의 의사 합치 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는데(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참조), 앞서 본 경위에 비추어 이 사건 1차 통보는 참가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즉, 참가인들이 원고의 변경 근로계약 체결 요구를 거부한 것은 근로관계의 존속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변경된 근로조건 일부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그 시정을 요구한 취지로서, 참가인들은 오히려 그 과정에서 ‘정당한 근로조건’ 아래에서의 근로계속 의사를 명백하게 밝혔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들이 근로조건의 변경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종료를 통보하였으므로, 이는 해고에 해당한다(원고가 이 사건 1차 통보로서 이미 근로관계종료 의사를 표시하고도 이 사건 2, 3, 4차 통보로써 변경 근로계약 체결을 촉구한 것은, 참가인들이 변경 근로계약 체결에 응할 경우 근로관계종료의사를 철회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또한, 참가인 C, E의 경우, 원고가 위 참가인들에게 기간만료 무렵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갱신거절을 통보하지 않은 채 계속 근로를 전제로 변경 계약 체결을 요구하였고, 참가인들이 이를 거부하자 원고는 ‘기간만료’와 무관하게 참가인들의 변경계약체결 거부를 이유로 이 사건 1차 통보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1차 통보는 ‘갱신거절’이 아닌 일반적인 해고에 해당한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해고의 정당성 유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징계해고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8069 판결, 대법원 2012. 7. 5. 선고 2009두16763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두202 판결 참조).

사안에 관하여 보건대, 비록 원고가 관련 법의 개정으로 인해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등을 반영하여 근로조건을 변경할 필요가 있었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들은 위 전액관리제 도입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변경 근로조건을 소급 적용하여 ‘재정산’을 요구하면서 재정산을 원치 않으면 최저임금 관련 부제소 합의를 내용으로 하는 ‘임금청구포기 합의각서’를 제출하도록 하자 그와 같은 계약내용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여 그 시정을 요구한 것일 뿐이다. 이러한 사정만으로 참가인들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원고가 주장하는 ‘승무정지 명령에 따른 결근’ 역시 참가인들이 사실상 ‘근로제공을 거부’하는 원고의 승무정지 명령을 받고 출근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참가인들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귀책사유가 존재한다거나, 혹은 원고 주장과 같이 ‘정당한 사유 없는 결근’으로서 취업규칙 제76조(‘정당한 사유 없이 월 3일 이상 결근한 때’를 사직의사로 간주하여 퇴직처리한다‘는 내용)에 따른 당연 퇴직사유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는 부족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2)

부당노동행위 인정 여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정의하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노조가 이 사건 문서를 게시하기 위하여 회사 내 게시판 사용승인을 요청하였음에도, 단지 위 노조가 원고의 사전 승인을 기다리지 않고 이를 부착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철거한 데 이어, 이 사건 노조가 이를 다시 부착하자 다시 이를 철거하는 등 총 3차례에 걸쳐서 위 문서를 철거함으로써 사실상 이 사건 노조의 게시판 사용승인 요청을 거절하였다. 그러나 위 문서의 게시는 이 사건 노조의 설립을 공고하는 것으로 헌법상 보장되는 노동조합의 단결권에 직접 관계되는 활동으로서, 원고로서는 그 게시를 불허할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이를 불허하였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게시물 철거를 일방적으로 단행하였다. 이는 결국 기존의 P노조가 존재하는 가운데 신설된 이 사건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방해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한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소결론

이 사건 1차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문서를 철거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판단을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위수현 김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