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 B회사(B, 이하 ‘참가인 본사’라 한다)은 미국 아이오와주에 본사를 두고 석유 및 가스 관련 기계 최적화 서비스 등 사업을 경영하는 외국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 C회사(이하 ‘참가인 C’라 한다)는 미국 워싱턴주에 본사를 두고 2015. 12. 12. 설립한 대한민국 영업소(대전 유성구 E, F호)에서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비파괴 검사 장비 판매 등의 사업을 경영하는 법인이며, 원고는 2018. 5. 1.경 참가인 본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서울 강남구 G에 있는 참가인 C의 서울 사무실에서 신규프로젝트 어카운트 매니저(Greenfield Account Manager)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참가인 본사는 2020. 3. 25.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만료 통지서를 보냈다(이하 ‘이 사건 기간만료통지’라 한다).
원고는 2020. 6. 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기간만료통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8. 5. “원고의 사용자는 참가인 본사인데 위 참가인은 국내에 사업장이 없고 근로자에 대한 인사노무관리를 외국에서 하여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0. 9.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4. 24.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와 참가인 본사 사이에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이 사건은 노동위원회규칙 제60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신청하는 구제의 내용이 법령상이나 사실상 실현할 수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참가인 본사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고 근로조건 협의 및 최종 서명 등을 거쳐 참가인 본사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지시를 받았고, 참가인 C의 서울사무소에 출퇴근하면서 참가인 C가 제공하는 컴퓨터 등 집기를 사용하여 위 참가인으로부터 임금 등을 수령하였으며 원고에 대한 4대 보험 등의 업무도 참가인 C가 담당하였으므로, 참가인들은 모두 원고의 사용자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참가인 C는 원고의 사용자이다.
원고는 참가인 C와의 근로계약서상 2년의 근로계약기간 조항에 관하여 처음부터 이의를 제기하고 서명을 거부하였으며, 그 후 원고는 참가인 본사의 인사 담당 직원인 H(H, 이하 ‘H’라 한다)과 근로기간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합의하였으나 합의된 내용에 따라 근로기간 조항이 삭제된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받지 못하였을 뿐이고, 원고와 참가인들은 묵시적으로 원고와 사이의 근로계약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원고는 참가인들과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간만료통지는 해고에 해당하고, 원고는 2년 동안 우수한 업무성과를 달성하였고 참가인들의 업무능력 평가기준 및 내용이 객관적이지 않아 위 해고는 부당해고이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 본사는 1986. 2. 5. 미합중국(이하 ‘미국’이라 한다) 아이오와주 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미국 법인이고, 참가인 C는 2005. 12. 9. 미국 델라웨어주 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미국 법인이며, I회사(I, 이하 ‘I’라 한다)는 1995. 9. 26. 미국 델라웨어주 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다. 참가인 C는 2016. 7. 5. 대전 유성구 E에 한국 상법에 따른 영업소를 개설하였고, 등기부상 위 영업소의 목적은 ‘비파괴검사장비의 판매 및 이에 부대한 사업 일체’이다. 한편 참가인들과 I는 J회사(J, 이하 ‘J’라 한다)의 관계 회사이다.
원고는 2018. 3. 22. 참가인 본사의 인사 담당 직원 H로부터 이메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고용계약서(을나 제2호증 1 내지 3면, 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서’라 한다)와 비밀유지계약서(Confidentiality, Intellectual Property, Non-competition and Non-solicitation agreement, 을나 제2호증 4 내지 13면, 이하 ‘이 사건 비밀유지계약서’라 한다)를 받았다.
원고는 2018. 3. 26. H에게 이 사건 고용계약서와 비밀유지계약서에 모두 서명하여 이를 전자우편으로 송부하였다.
참가인 C는 2018. 4. 9.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2년의 재직기간 등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송부하였다(갑 제2호증의2, 이하 ‘참가인 C의 근로계약서’라 한다).
원고는 참가인 C의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지 않고, 2018. 4. 10. 참가인 본사 소속 H에게 아래와 같이 ‘참가인 C의 근로계약서에서 재직기간 관련 조항을 삭제해 달라’는 등의 내용의 근로계약서 수정 요청사항을 보냈고, H는 2020. 4. 11. 원고에게 ‘참가인 C의 근로계약서의 일부 문구를 추가 또는 삭제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참가인 본사는 2018. 6. 29.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참가인 C의 근로계약서상 근로계약기간 등 계약조항을 변경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였고, 원고는 재직기간이 24개월로 명시된 참가인 C의 근로계약서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참가인 C는 매월 참가인 본사에 원고에 대한 급여 지급 및 사무실 이용료 등을 청구하여 지급받았다.
원고는 참가인 본사의 회사명이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였고, 위 명함에는 참가인 본사 직원들이 사용하는 도메인의 이메일(이메일 1 생략)과 참가인 본사의 홈페이지가 기재되어 있으며, 위 명함에 참가인 C와 관련된 내용은 없다.
참가인 본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영업이사인 K은 2019. 7. 3. 원고에게 성과향상계획(Performance Improvement Plan, 이하 ’PIP‘라 한다)를 제공하니 일정 기간 내에 업무성과가 개선되지 않으면 징계 등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통지하였고, 참가인 본사의 인사팀은 2019. 8. 2. 원고에게 PIP 절차 등을 안내하였으며, 원고는 K, H 등 참가인 본사의 관리자들과 원고에 대한 PIP 절차 참여 지시가 정당한지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의 사용자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하는데(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근로기준법 소정의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도300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 본사가 원고의 실질적인 사용자이고, 참가인 C는 원고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⑴ 참가인 본사는 한국 내 건설회사 등을 상대로 ‘M’이라는 석유 및 가스 관련 기계 등을 판매하는 회사이고, 참가인 C는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대상으로 비파괴검사 장비를 판매하는 회사로서, 참가인들이 미국에 본사를 둔 L의 관계회사이기는 하나 참가인들은 업무상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⑵ 원고는 참가인 본사와 근로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하고, 2018. 3. 26. 참가인 본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참가인 C와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등으로 실질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원고는 참가인 본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신규프로젝트 수주 업무를 수행하였고, 기존 업무는 참가인 본사 소속의 K에게, 주요업무나 신규업무는 참가인 본사 소속의 N에게 보고하였으며 이들로부터 업무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원고는 참가인 C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위 참가인 소속 직원으로부터 업무에 대한 지시 및 감독이나 평가를 받지 않았다. 즉, 원고는 참가인 C와 사이의 업무상 지휘·감독의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⑶ 참가인 본사는 한국 내에서의 업무량이 많지 않아 한국 내 별도의 법인이나 영업소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관계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에서 파생되는 원고에 대한 급여 및 복리후생비 지급, 세금 관련 업무, 4대 보험 업무 등을 참가인 본사의 관계회사인 L와 관계 회사이면서 한국 내 영업소가 개설되어 있는 참가인 C를 통하여 원고와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기로 하였다. 참가인 C는 원고에게 급여 및 복리후생비를 지급하는 등 본래 참가인 본사가 하였어야 할 원고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원고에게 한국 내 사무실을 제공하는 대신 매월 참가인 본사에 대하여 이와 관련된 제반 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았다. 참가인 C가 원고에게 상여금 등을 지급한 것은 원고와 참가인 본사 사이의 근로계약 중 급여 내용을 한국법, 상관행 등에 따라 처리하기로 한 것을 구체화하여 지급한 것일 뿐이고, 이는 참가인 C가 원고의 사용자라는 근거가 될 수 없다.
⑷ 참가인 본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영업이사인 K은 2019. 7. 3. 원고에게 ‘PIP를 제공하니 일정 기간 내에 업무성과가 개선되지 않으면 징계 등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통지하였고, 참가인 본사의 인사팀은 2019. 8. 2. 원고에게 PIP 절차 등을 안내하였으며, 원고는 K, H 등 참가인 본사의 관리자들과 원고에 대한 PIP 절차 참여지시가 정당한지에 관하여 논의하였는바, 이와 같이 원고의 업무성과에 대한 평가 및 관련 절차 회부 결정, 이에 대한 원고의 이의 절차는 모두 참가인 본사 소속 직원들과 이루어졌고, 참가인 C는 이에 관여하지 않았다.
⑸ 원고가 사용하였던 이메일 주소나 명함 등에도 참가인 본사의 사명이 기재되어 있을 뿐 참가인 C와 관련된 표시가 없다.
원고와 참가인 본사 사이의 근로계약에 적용되는 준거법 및 구제신청 가부
원고가 서명한 이 사건 비밀유지계약서 5. 7.항에서, 위 근로계약에 미국 델라웨어 주의 법률이 적용된다고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근로계약에 적용되는 준거법은 미국 델라웨어 주의 법률이다. 한편 근로계약의 경우에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더라도,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강행규정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보호를 박탈할 수 없으나(국제사법 제28조 제1항, 제2항), 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및 재심신청은 근로자의 여러 권리 실현 방법 중 하나를 규정한 것으로서 위 절차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8조를 국제사법 제28조에서 정한 ‘강행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본사 사이와의 근로계약과 관련된 구제 절차에는 대한민국법(근로기준법)이 아닌 미국 델라웨어 주법이 적용되어야 하고, 노동위원회에서는 이를 판정할 권한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각하한 이 사건 초심판정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 재심판정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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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