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8. 7. 28. 상가영업의 운영관리에 관한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이다.
원고는 ① 2020. 5. 16.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2020. 5. 17.자로 직권휴직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한 후(이하 '이 사건 휴직명령'이라고 한다), ② 2020. 6. 13. 근로자 1, 2, 7, 22 등 4명에 대하여 즉시해고 통보를(이하 '제1차 징계해고'라고 한다), ③ 2020. 7. 1. 근로자 3, 4, 8, 9, 11, 15, 16 등 7명에 대하여 2020 7. 6.자로 해고하는 통보를(이하 '제2차 징계해고'라고 한다), ④ 2020. 7. 2. 근로자 5, 6, 10, 12 ~ 14, 17 ~ 21 등 11명에 대하여 2020. 7. 6.자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이하 '이 사건 정리해고'라고 한다) 각 하였다(이하 위 각 인사처분을 통칭할 때에는 '이 사건 인사처분'이라고 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인사처분이 모두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D, E(병합)}, 이에 대하여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1. 18. 이 사건 인사처분 중에서 근로자 22에 대한 제1차 징계해고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초심판정을 내렸다.
그러자 원고와 근로자 22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B, C(병합)},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4. 2. 근로자 22에 대한 제1차 징계해고도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인용하는 한편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3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이 사건 휴직명령의 적법성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휴직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므로, 이러한 휴직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휴직명령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는 휴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특히 경영상의 필요를 이유로 하여 휴직명령이 취해진 경우 그 휴직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① 당해 휴직명령 등의 경영상의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 · 경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② 휴직명령 대상자 선정의 기준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③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그 휴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2018. 4. 12. 선고 2015다24843 판결 등의 취지 참조).
판 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2, 3호증, 을나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휴직명령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정한 '정당한 이유'를 갖춘 휴직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인사관리규정 제16조 제1호에서 직권휴직사유 4가지를 열거하고 있으나, 이 사건 근로자들은 위 휴직사유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심문회의에서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무단결근 등 비위행위에 대하여 문책하는 예비단계로서 이 사건 휴직명령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갑 제2호증 제26쪽), 이 사건 변론절차에 이르러서는 영업손실의 누적에 따른 경영상 필요를 이유로 이 사건 휴직명령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바(2022. 4. 21.자 준비서면 제4쪽 등), 원고의 진술로는 이 사건 휴직명령의 목적이 무엇인지 특정하기도 어렵다.
한편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F는 "이 사건 근로자들은 원고 사무실에 매일 출근하려고 하였으나, 원고가 사무실 문을 계속 잠가놓은 탓에 사무실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원고 측 G 차장이 2020. 5. 16. 오전사무실 문을 잠깐 열어 놓았을 때 이 사건 근로자들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고, 원고는 그 다음날인 2020. 5. 17. 이 사건 휴직명령을 하였다. 그럼에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휴직명령에 불복하여 계속 출근을 시도하자, 원고는 2020. 6. 8. 사무실 문을 시건장치로 완전히 폐쇄하였고, 이 사건 인사처분을 모두 마친 2020. 7. 7.부터 다시 사무실 문을 개방하였다"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을나 제12호증)를 제출하였다.
위 사실확인서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영업손실의 방지 때문이 아니라 원고와 갈등 관계에 있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출근을 저지하려는 방편으로 이 사건 휴직명령을 내린 것이라 보이는바, 이 사건 휴직명령은 휴직제도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 업무상 필요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없고,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하여 휴직대상자를 선정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F 역시 원고와 갈등을 빚은 끝에 퇴사한 사람이어서 그가 작성한 사실확인서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할 뿐이고, 달리 위 사실확인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번복할 만한 증거를 제출한 바 없다.
원고가 이 사건 휴직명령 이후로는 ①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다가, ② 고용노동청에서 임금체불을 이유로 원고를 검찰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자, 그때서야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휴업수당 명목으로 평균임금의 70% 상당액을 지급하였는데, 그 뒤로도 휴업수당의 계산과 관련하여 다툼이 계속되었고(갑 제3호증 제37쪽), ③ 1년 이상 경과한 2021. 9. 10.경에 이르러 비로소 나머지 30%에 해당하는 액수를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피고보조참가인들 측 2022. 3. 8.자 준비서면 제5쪽)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휴직명령에 따른 이 사건 근로자들의 생활상 불이익도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휴직명령에 앞서 노동조합이나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아무런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제1차 징계해고의 적법성
관련 법리
단체협약 등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노동조합의 대표자를 참여시키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배하여 징계해고를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서 무효이다(대법원 1994. 4. 12. 선고 94다3612 판결, 1996. 6. 28. 선고 94다53716 판결 등의 취지 참조).
판 단
위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제1차 징계해고는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가 원고 사업장의 노동조합(이하 '원고 노동조합'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기간: 2018. 1. 1. ~ 2019. 12. 31.; 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은 제3조에서 "원고는 노동조합원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구성할 때 노동조합 위원장 1인을 징계위원으로 참여시켜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을가 제4호증).
위 조항의 근본적인 취지는 노동조합원에 대한 징계절차에는 노동조합의 의사를 대변할 사람을 반드시 징계위원으로 참석시켜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노동조합 위원장을 규정한 것이라 풀이되므로, 노동조합 위원장 본인이 징계대상자가 되거나 그 밖에 노동조합 위원장이 징계위원으로 참석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노동조합 측에서 위원장을 대행할 사람을 징계위원으로 선임할 권리가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원고도 2020. 5. 29. 원고 노동조합의 위원장인 근로자 22에게 징계위원회 회부 통지를 하면서 "근로자 22 역시 징계대상자이므로 본인의 징계사건에 관하여는 징계위원으로 참석할 수 없으나, 다른 조합원에게 징계위원의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라고 알린 바 있다(갑 제8호증).
그러므로 원고가 위 조항에서 규정한 절차에 반하여 원고 노동조합의 위원장 또는 대행자를 참여시키지 않고 노동조합원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경우, 해당 징계위원회의 의결 및 그에 따른 징계처분은 모두 무효가 된다.
비록 이 사건 단체협약이 원고가 제1차 징계해고 절차에 착수하기 전인 2020. 1. 1.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 중 해고의 절차를 비롯한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조항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조의 내용을 변경하는 취지의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 · 작성되거나 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동의를 얻은 것이 아닌 이상, 위 조항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어 근로관계를 규율하게 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등의 취지 참조).
그러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실효 여부는 이 사건의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근로자 22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4호 단서 가목에 정한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하는바, 근로자 22가 가입되어 있는 원고 노동조합은 위 단서조항에 의하여 노동조합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원고 노동조합이 당사자가 되어 체결한 이 사건 단체협약은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규정에서 말하는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란 근로자에 대한 인사, 급여, 징계, 감사, 노무관리 등 근로관계 결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사용자의 근로관계에 대한 계획과 방침에 관한 기밀사항 업무를 취급할 권한이 있는 등과 같이 직무상 의무와 책임이 조합원으로서 의무와 책임에 직접적으로 저촉되는 위치에 있는 자를 의미하고, 반면 업무 내용이 단순히 보조적 · 조언적인 것에 불과하여 업무 수행과 조합원 활동 사이에 실질적인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자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인데(대법원 2011. 9. 8. 선고 2008두13873 판결 등의 취지 참조), 갑 제36, 41, 4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의하면 근로자 22가 원고의 법무 · 노무 관련 업무를 두루 담당하였던 것으로는 보이나, 나아가 해당 업무에 관한 보조적인 역할 수행을 넘어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기밀사항을 취급할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의 주장처럼 근로자 22가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하고, 이로써 원고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의 적용 대상이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 제1호에 규정된 노동조합설립신고 반려사유를 구성하는 것에 그치는바, 행정관청이 위 사유를 들어 원고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반려하지 않는 한, 원고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하지 아니하므로(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두32992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 참조), 이 점에서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근로자 1, 7은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니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3조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①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원고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조합원의 자격에 대하여 별다른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을가 제4호증), 달리 근로자 1, 7이 원고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는 결격사유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근로자 1, 7 역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로서 노동조합법 제35조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친다고 볼 수 있는 점(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두6927 판결, 2003. 12. 26. 선고 2001두10264 판결 등의 취지 참조), ② 이 사건 단체협약과는 별개로 원고는 2020. 5. 29. 근로자 22에게 징계위원회 회부 통지를 하면서 "근로자 22에게 비조합원에 대한 징계위원 선임에 관하여 거부권 및 추천권을 부여한다"라는 취지로 고지한 점(갑 제8호증), ③ 당초 2020. 6. 5. 개최하기로 예정되었던 징계위원회가 무산되자, 원고는 근로자 1, 2, 7, 22의 출석 없이 2020. 6. 12.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제1차 징계해고를 의결한 것인데(갑 제3호증 제20쪽), 위 징계위원회 개최에 앞서 원고가 근로자 22에게 징계위원 선임 거부권 및 추천권 부여를 취소하거나, 근로자 22가 원고에게 위 각 권리의 행사를 포기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비조합원인 근로자 1, 7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구성할 때에도 최소한 담당 징계위원의 선임에 관하여 근로자 22의 거부 또는 추천 의사를 물어보아야 한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원고는 위 2020. 6. 12. 제1차 징계해고에 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때 근로자 22에게 참석 통지를 하지 않았고(갑 제3호증 제28쪽), 다만 근로자 22 본인의 징계사유에 대한 소명서만을 제출받았을 뿐이므로, 이로써 이 사건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자 22의 징계위원회 참여권은 물론이고, 원고가 근로자 22에게 별도로 부여한 비조합원 담당 징계위원의 선임 거부권 및 추천권까지 중대하게 침해하였다 할 것이다.
제2차 징계해고의 적법성
징계사유에 대하여
무단결근
근로자 3, 4, 8, 9, 11, 15, 16(이하 '근로자 3 등'으로 통칭한다)이 2020. 3. 26. 원고의 승인을 얻지 않고 조퇴한 사실, 근로자 3 등이 그 다음날인 2020. 3. 27.부터 2020. 5. 15.까지 원고의 사무실 내에서 근무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① 당시 원고는 용역관리회사 보안팀(이하 '보안팀'이라고만 한다)에 사무실 문을 잠그라고 지시하고, 더욱이 보안카드까지 교체한 점(갑 제3호증 제15쪽, 원고의 2022. 3. 2.자 준비서면 제5쪽), ② 원고의 종전 직원 F가 제출한 사실확인서에서도 "원고가 사무실 문을 잠가두고는 근로자 3 등이 출근에 실패하여 돌아가고나서야 몰래 사무실 문을 개방하였다"라는 내용이 확인되는 점(을나 제12호증), ③입 · 출차내역(갑 제7호증)에 의하더라도, 근로자 3 등은 2020. 3. 27. ~ 2020. 5. 9. 꾸준히 출근을 시도하였으나 원고의 사무실 문이 잠겨있는 것을 확인하고 몇 분 만에 귀가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그동안 근로자 3 등이 보안팀에 연락을 취하였다면 얼마든지 사무실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근로자가 정상적으로 사무실에 출근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없는데다, 오히려 위 주장에 따르면 원고는 앞서 보안팀에 내린 출입구 시정 지시를 스스로 취소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원고가 2020. 3. 31. 및 2020. 4. 1.경 근로자 3 등에게 보낸 업무복귀 지시 (갑 제32, 33호증)의 진정성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사정인 점, ⑤ 원고의 위 주장 내용과는 반대로, 근로자 22가 2020. 5. 21.경 "보안팀에 사무실 열쇠를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보안팀은 '원고가 근로자들에게 열쇠도 주지 말라고 지시하였다'라고 대답하면서 위 요청에 불응하였다"라며 문제를 제기하였음에도 원고는 이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였을 뿐인 점(을나 제10호증 제8쪽)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사무실 문을 잠근 2020. 3. 27.부터는 근로자 3 등이 정당한 이유 없이 무단으로 결근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부분 징계사유는 2020. 3. 26.자 무단 조퇴에 한하여 인정된다.
컴퓨터 무단 반출
갑 제21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의하면, 근로자 4, 7, 8, 11이 2020. 5. 16.경 원고 사무실에 있는 경리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 5대를 허락 없이 사무실 밖으로 가지고 나가 절취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원고의 복무규정 제7조 제3항에서 징계사유로 정한 사내 물품의 무단 반출에 해당한다.
그러나 갑 제39호증의 각 영상만으로는 위 근로자들의 컴퓨터 반출 행위에 근로자 9가 함께 가담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으므로, 근로자 9에 대하여는 이 부분 징계사유가 성립하지 않는다.
징계양정에 대하여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나, 징계권자가 내린 징계처분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 징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므로 위법하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판 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설령 제2차 징계해고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① 앞서 보았듯이 원고가 사무실 문을 시정하여 근로자 3 등의 출근을 방해한 것이 무단결근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 점, ② 컴퓨터 무단반출의 경우, 근로자 4, 7, 8, 9, 11이 나름대로 관리비 부과 업무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하여 벌인 일이고, 해당 물품을 1개월 만에 모두 반환한 사정 등이 참작되어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데 그친 점(갑 제21호증), ③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근로자들이 컴퓨터를 반출한 기간 동안에 원고가 관리비 고지서 발급에 지장을 받았다고 주장하나, 한편 갑 제40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위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반출한 컴퓨터를 사용하여 직접 고지서 발급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이 처리한 업무 결과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 가리키는 증거가 없는 점, ④ 또한 원고는, 위 근로자들이 위 컴퓨터의 일부 데이터를 삭제한 상태로 반환한 탓에 원고의 회계 감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고도 주장하나, 위 데이터가 삭제된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제2차 징계해고의 징계양정은 과중하여 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정리해고의 적법성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정리해고를 하려는 경우에는 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②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④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하는데,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 ·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당해 정리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의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정리해고에서도 사용자가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비롯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2017. 6. 29. 선고 2016두52194 판결 등의 취지 참조).
판 단
위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다가 을가 제2, 6호증, 을나 제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정리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정한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정리해고 무렵에 이르기까지 원고의 당기순손실이 수년간 누적되었고(을가 제2호증의 1), 뒤따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원고가 관리하는 상가의 공실률이 40%에 달하는 등 경영상 악재들이 발생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위와 같은 악재에 대응하기 위하여 절약하여야 할 인건비의 총액이 얼마인지 계산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없다. 나아가 원고는 제1, 2차 징계해고를 통하여 이미 전체 직원의 1/3 수준인 11명의 근로자들을 감축한 터였으므로, 여기에 추가적인인원 감축을 병행할 긴박한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
설령 원고가 제1, 2차 징계해고와는 별개로 인건비를 절약하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로서는 나머지 근로자 5, 6, 10, 12 ~ 14, 17 ~ 21 등 11명을 해고하기에 앞서 그들의 임금을 감액하는 등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였어야 한다.
특히 원고가 이 사건 정리해고 시점으로부터 불과 3개월 전인 2020. 4.경 4명의 직원을 추가로 고용한 점을 볼 때(을가 제2호증의 2), 당시 원고는 적어도 위 4명분의 임금을 부담할 재원은 있었다고 보임에도, 그 재원을 활용하여 정리해고의 범위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0. 5. 22.경 희망퇴직자 신청을 받은 점(을가 제6호증 제7쪽)을 거론하고 있으나, 희망퇴직도 어디까지나 해고와 마찬가지로 고용관계를 단절시키는 조치임을 감안하면, 고용관계의 유지를 전제로 하는 다른 해고 회피 수단들이 불가능하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한, 단지 사용자가 근로자들의 희망퇴직 의사를 수렴하였다는 점만을 들어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먼저 이 사건 휴직명령을 내리고는, 제1, 2차 징계해고 및 이 사건 정리해고를 통하여 그들 전원을 일제히 해고한 점, ②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휴직명령 자체가 업무상 필요를 벗어나 이 사건 근로자들의 출근을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인 점, ③ "이 사건 근로자들 중 상대적으로 하위 직급에 있는 사람들은 징계해고로 인한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하였다"라는 원고의 노동위원회 심문회의 진술을 보더라도(갑 제2호증 제27쪽, 갑 제3호증 제27, 28쪽), 원고가 이 사건 정리해고를 제1, 2차 징계해고의 대체 수단으로 전용한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공정하거나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하여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볼 수 없다.
2020. 5. 21.경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정리해고에 관한 협의가한 차례 진행되었는데, 그때 이 사건 근로자들이 원고에게 정리해고의 경영상 필요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출하고 아울러 정리해고를 회피할 방법이 무엇인지 설명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음에도, 원고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로 협의를 종료하였다(을가 제6호증 제6, 9, 12쪽). 그 후 원고는 2020. 6. 4.에 이르러 근로자 22에게 2017 ~2019년도 표준재무제표증명을 송부하기는 하였으나(을나 제13호증), 위 자료만으로는 원고의 일반적인 재무상태를 개관할 수 있을 뿐, 정리해고의 필요성과 기준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에 부족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사전에 이 사건 정리해고의 기준과 회피 방법 등 주요 사항을 성실하게 협의하였다고 할 수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인사처분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부당휴직 및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