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4. 6. 선고 2021구합8712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70. 7. 13.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60명을 사용하여 택시여객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B은 1998. 5. 8.부터, 참가인 C는 1992. 11. 11.부터, 참가인 D은 2015. 1. 1.부터 각각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E노동조합 산하의 H분회에 가입하고 있었다.

나.

원고는 2019. 12. 20. 교섭대표노동조합인 H 노동조합과 2020년도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임금협정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의 징계위원회는 2021. 1. 21. 참가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가 있음을 인정하고 참가인 B에게 14일의 출근정지, 참가인 C에게 25일의 출근정지, 참가인 D에게 5일의 출근정지를 각 의결하였고, 원고는 2021. 1. 25. 참가인들에게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참가인들에 대한 출근정지처분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이라 한다).

라.

참가인들과 E노동조합은 2021. 4. 19.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출근정지가 부당징계이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I/J(병합)].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6. 28. 참가인들의 기준운송수입금 미납이 참가인들의 불성실 근로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여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당징계 부분 구제신청은 인용하고, 원고가 참가인들과 E노동조합에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에서 징계를 하였음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당노동행위 부분 구제신청은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마.

참가인들과 E노동조합 및 원고는 2021. 4. 2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F/G(병합)],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0. 22.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20 내지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들은 불성실 근로를 하여 기준운송수입금을 미납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2)

관련 법령의 해석

가)

법률의 개정 연혁

1990년대 이후 택시운수종사자들의 가장 대표적인 임금체계는, 일정한 금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은 근로자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이른바 ‘사납금제’였다. 이러한 임금체계에 의할 때 운송수입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운수종사자의 수입이 늘어나게 되므로 운수종사자의 성실한 근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한편 운송수입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운수종사자의 임금액의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운송수입금이 적은 때에는 운수종사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결정 등 참조). 무엇보다 사납금제하에서 운송사업자는 사납금액만큼의 고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운송수입금 감소의 위험은 운수종사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은, 1997. 12. 13. 법률 제5448호로 구 자동차운수사업법이 여객자동차법으로 전부 개정된 이래 줄곧 제22조 및 제28조 또는 제21조 및 제26조에서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에 관하여 정하면서 ‘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로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받아야 하고, 운수종사자는 운송사업자에게 운송수입금 전액을 내야 한다.’고 규정하여 이른바 ‘전액관리제’를 시행하였고, 이는 기존의 ‘사납금제’의 문제점을 시정하고 고정급의 비율을 높임으로써 택시운수종사자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택시운송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택시운송사업자와 택시운수종사자가 명목상으로는 ‘전액관리제’를 실시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여전히 기존의 ‘사납금제’를 시행하면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고 실제 운송수입금이 운송수입금 기준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 부족한 금액, 즉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월 고정급에서 공제하는 제도가 시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러한 제도가 ‘단체협약’으로 시행된 경우 그 유효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도8221 판결 등 참조). 한편 운수종사자가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운송사업자에게 납입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만을 가져가기로 하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이 체결되는 경우도 여전히 있었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등 참조). 즉 위와 같은 구 여객자동차법의 조항에도 불구하고 ‘전액관리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어 고정급 비율이 높게 인상되거나 월급제가 정착됨으로써 기존 ‘사납금제’가 점차 사라지는 결과를 낳지는 못하였고, 여전히 기존 ‘사납금제’가 다소의 변형을 거쳐 시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구 여객자동차법이 개정되어, ‘운송사업자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말고 운수종사자는 이를 납부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제21조 제1항 제2호 및 제26조 제2항 제2호(이하 ‘이 사건 신설조항’이라 한다)가 신설되어 2020. 1. 1.부터 시행되었다. 이 사건 신설조항의 신설 이유는 ‘사납금 제도는 장시간 택시노동을 조장하는 등 택시 운수종사자들의 처우를 어렵게 하는 병폐로 오랜 기간 지적되어 온바,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에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관한 구체적 근거를 명시함으로써 택시업계의 고질적 관행인 사납금 제도를 근절하고 일반택시 운수종사자들의 처우 개선과 국민에 대한 양질의 택시서비스 제공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나)

이 사건 신설조항의 강행법규성

앞서 본 관련 법령의 개정연혁에다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신설조항은 강행법규로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신설조항의 도입 전부터도 구 여객자동차법은 이른바 전액관리제를 규정하였으나 현실에서 이를 우회하여 사실상 사납금제를 여전히 실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신설조항은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수하는 행위가 금지됨을 명확히 규정하였다. 이는 사납금제의 오랜 병폐를 시정하겠다는 입법자의 분명한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신설조항을 도입한 2019. 8. 27. 법률 제16563호의 개정이유 역시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에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관한 구체적 근거를 명시함으로써 택시업계의 고질적 관행인 사납금 제도를 근절하기’ 위함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3)

한편 위 법률 제16563호의 개정이유는 ‘국민에 대한 양질의 택시서비스 제공에 이바지함’ 역시 이 사건 신설조항의 도입 이유로 들고 있다. 즉, 사납금제하에서는 기준액을 맞추기 위한 단거리 운행 승차 거부, 미터기에 의하지 아니하는 부당한 요금 징수 등의 불법행위부터 과속‧난폭운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 증가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사납금제를 근절하여 공중의 이익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 신설조항은 단순히 택시운수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넘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에 관한 질서를 확립하고 공공복리를 증진한다는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4)

이 사건 신설조항은 운송사업자가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운수종사자로부터 이를 수납하는 것을 금지할 뿐 아니라(제21조 제1항 제2호) 운수종사자가 자발적으로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운송사업자에게 이를 납부하는 행위 역시 금지하고 있다(제26조 제2항 제2호). 이 사건 신설조항은 노사 간의 의사 합치가 있는 경우에도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수하는 행위는 예외 없이 금지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5)

이러한 이 사건 신설조항의 입법 취지는, 구 여객자동차법이 전액관리제를 규정한 뒤에도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 간 단체협약 등을 통해 변칙적인 형태의 사납금제가 계속하여 유지되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전액관리제에 반하여 체결되는 근로계약과 근로계약에 영향을 미치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의 효력을 부정하지 않고는 달성될 수 없다.

다)

이 사건 신설조항 이후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을 이유로 한 징계의 가부

(1)

원고는, 원고가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한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하여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고 있을 뿐, 운송수입금 납부액이 운송수입금 기준액에 미달되더라도 임금에서 그만큼을 삭감하는 등의 금전적 불이익을 부과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는 것은 이 사건 신설조항 위반이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그러한 이 사건 임금협정상의 조항을 근거로 참가인들을 징계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그러나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을 이유로 징계 등 제재를 가하는 것은 곧 간접적인 방법으로 운송수입금 기준액 납부를 사실상 강제하는 것이므로, 운송수입금 기준액 수수와 마찬가지로 역시 금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즉,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운수종사자의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을 징계사유의 하나로 정하고 있더라도, 그러한 조항은 강행법규인 이 사건 신설조항에 반하는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을 이유로 승무정지나 해고 등의 징계를 하는 것은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설정하고 이에 미달하는 운수종사자는 근로에서 배제하거나 직장에서 축출하겠다는 것이어서, 이러한 방법으로 사실상 운송수입금 기준액 납부를 강제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이 사건 신설조항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정당한 이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참조)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 운송사업자가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을 이유로 운수종사자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그 자체로 현행법이 방지하고자 하는 ‘운송수입금 감소에 따른 위험의 전가’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

(3)

다만, 운송수입금 기준액 이상을 납입한 운수종사자에게 소정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정하는 것은 기본급여에 더하여 추가 수입을 획득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반대로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미납한 운수종사자에게는 그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이는 운수종사자에게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거나 운송수입금 기준액 납입을 강제하는 제재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운수종사자가 기본급여 외에 성과급을 추가로 지급받지 못한다고 하여 운송수입금 감소의 위험이나 책임을 떠안는 것이라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신설조항이 도입된 현행 여객자동차법하에서도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을 이유로 운수종사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가능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이 사건 신설조항이 사납금제를 금지한다고 하여 고의적인 근무 태만 등 불성실한 근로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므로(이 사건 신설조항은 오히려 운수종사자의 건전한 근로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것이다), 현행 여객자동차법에 의하더라도 일정한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고 이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운수종사자에게 징계처분 등 제재를 가하는 것이 금지될 뿐, 운수종사자의 근무시간 부족 등 불성실한 근로를 이유로 징계를 하거나 그 밖에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의 직‧간접적 원인이 되는 비위 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명목상으로는 불성실한 근로를 징계의 사유로 삼았으나 해당 징계대상자의 근로가 불성실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사실 또는 사정(가령 근무시간 부족, 불량한 태도 등)에 관한 아무런 언급 없이 단지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만을 불성실한 근로의 근거로 삼아 징계를 하는 경우에는, 사실상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을 이유로 징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할 것이어서,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3)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근거조항의 효력

가)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근거조항

원고는 참가인들에 대한 각 징계처분장(갑 제22호증)에서 징계사유를 ‘이 사건 임금협정 제6조 제2항 제7호, 제7조’로 기재하였으나, 갑 제20호증(각 징계위원회 회의록)의 기재 등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중 제7조는 제7조 전부가 아니라 제7조 제2항, 제3항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위 각 징계처분장에 이 사건 임금협정 제8조 제1항은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이 사건 임금협정은 제6조에서 근로자의 성실의무에 관하여, 제7조에서 불성실근로자 및 저성과자에 관하여 각 정하고, 제8조에서 불성실근로자 및 저성과자에 대한 처벌과 징계에 관하여 정하고 있으므로, 제8조 제1항, 특히 그 중 제7조 제2항, 제3항에 관한 부분 역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근거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근거가 된 조항은 이 사건 임금협정 제6조 제2항 제7호, 제7조 제2항, 제3항 및 제8조 제1항 중 제7조 제2항, 제3항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이라 한다)이다.

나)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이 강행법규에 반하는지 여부

(1)

노사 간에 절차상 하자 없이 체결된 단체협약이라고 하더라도 강행법규나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범위 내에서는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두20406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협정 제6조 제2항 제7호는 근무형태별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고 원고의 근로자에게 그 이상의 운송수입금을 납부할 의무를 부과하며 그 의무를 위반할 경우 불성실근로자 또는 저성과자로 간주하여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 사건 임금협정 제7조 제2항, 제3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위 제6조 제2항 제7호에서 정한 운송수입금 기준액의 일부라도 미납한 근로자는 불성실근로자 또는 저성과자로 인정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임금협정 제8조 제1항은 ‘제7조에서 정한 불성실근로자 및 저성과자에 해당함’을 독자적인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다. 이들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은 운송수입금 기준액의 수납과 납부를 금지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신설조항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이 사건 신설조항이 운송수입금 기준액의 수수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이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달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더라도 이는 마찬가지이다).

다)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이 사회질서에 반하는지 여부 등

(1)

설령 위와 달리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이 강행법규인 이 사건 신설조항에 직접 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만일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이 정하는 불성실근로자 또는 저성과자의 기준이 되는 운송수입금 기준액이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났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은 사회질서에 위배되어 효력이 없거나, 적어도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을 근거로 한 징계처분에는 정당한 이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2)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24 내지 26, 28 내지 31, 34호증, 을가 제1, 3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에서 정한 운송수입금 기준액 및 징계기준 등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정해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가)

목포시가 2019. 9.경 발간한 ‘제4차 택시 사업구역별 총량제 실태조사용역’ 보고서에 의하면, 2019. 2. 1.부터 같은 해 4. 30.까지의 기간 동안 목포시에서 운행된 일반택시<1>의 일일 평균 근무시간은 14시간 51분(891분)이었고, 일일 평균 운송수입금은 186,741원이었다. 이를 시간당 운송수입금으로 환산하면 약 12,575원[= (186,741원 ÷ 891분) × 60분]이 되는바, 위 시간당 운송수입금을 기준으로 하여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에서 정한 월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마련하기 위한 하루당 근로시간을 산정하면, 주간 근무자인 참가인 B의 경우에는 11.9시간(= 3,897,400원/26일 ÷ 12,575원, 소수점 둘째자리 이하 버림, 이하 같다), 야간 근무자인 참가인 C의 경우에는 13.5시간(= 4,417,400원/26일 ÷ 12,575원), 1인 1차제 근무자인 참가인 D의 경우에는 각 15.5시간(= 5,093,400원/26일 ÷ 12,575원)이 된다.

이처럼 참가인들이 월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하루당 근로시간이 적게는 11.9시간에서 많게는 15.5시간에 이르는바, 위 각 시간은 이 사건 임금협정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소정 근로시간인 6시간을 크게 상회하는 점, 참가인 D의 경우에는 목포시에서 운행한 일반택시의 일일 평균 근무시간보다 긴 시간을 근무해야만 월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달성할 수 있는 점 등의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미납하면 곧바로 불성실하게 근무하였다고 간주할 수 있을 정도로 합리적인 수준에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 정해져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2>

[원고는, 목포시는 2019. 4. 20.경 목포시의 택시 기본요금을 2,800원에서 3,300원으로, 거리 요금을 146m당 100원에서 134m당 100원으로, 시간 운임을 35초당 100원에서 32초당 100원으로 각 인상하였으므로, 위 요금 인상 전의 자료를 기준으로 한 위 보고서의 조사결과는 이 사건에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설령 그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바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근로자 중 거의 절반의 근로자가 인상된 요금체계하에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납부하지 못하였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원고가 드는 사정은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나)

원고 소속 근로자들 중 참가인들을 제외하고도 31명의 근로자가 2020년 1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1회 이상 월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납부하지 못하였다(그 중 15명의 근로자는 5회 이상 월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납부하지 못하였다). 참가인들을 포함하면 34명의 근로자들이 위 기간 중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납부하지 못하였다는 것인바, 원고의 상시 근로자 수가 약 80명인 점을 고려하면 거의 절반에 이르는 근로자들이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납부하지 못한 것이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에서 정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31명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협정 제7조 제4항 및 단체협약 제28조에서 정한 선급증을 제출하여 징계를 받지 않았고, 참가인들 역시 원고에게 선급증을 제출함으로써 충분히 징계를 피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이 부당하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각 근로자들이 선급증을 제출하여 징계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정은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정해졌는지 여부와 무관하다.<3>

(다)

또한 이 사건 임금협정 제7조 제3항에서는, 1일 납입액이 8만 원 이상 운송수입금 기준액에 미달한 경우(제1호), 5일 동안의 납입액이 10만 원 이상 운송수입금 기준액에 미달한 경우(제2호) 등을 승무정지 처분의 사유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택시 운행에 따른 그날그날의 운송수입금은 근로자가 성실하게 근로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점, 위 기준에 따르면 근로자가 납입한 운송수입금이 월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충족하는 경우에도 해당 월 중 일부 기간의 실적에 따라 승무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는 점, 이에 따라 원고가 임의의 기간을 선택하여 자의적으로 근로자를 징계할 수도 있게 되는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협정 제7조 제3항에서 정하고 있는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에 대한 징계의 기준 역시 합리적으로 마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 목포시의 택시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고, 참가인 B, D이 2021. 10.분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초과하여 납입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 불합리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 B, D이 2021. 10.분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초과 납입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해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 근로시간을 훨씬 초과하여 근무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설령 다른 택시회사와 비교하여 낮은 편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달리 평가할 수 없는 점 등의 사정들을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보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징계사유 인정 여부

강행법규 또는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인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인정될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들이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으로 여러 차례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고, 이 사건 각 징계처분 이후에도 다시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미납하여 징계를 받았으므로 이처럼 근무태도가 불량한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참가인들의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에 관하여만 반복하여 주장할 뿐 참가인들의 근로가 불성실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그 밖의 구체적인 사실 또는 사정에 관하여는 원고의 아무런 주장․증명이 없고, 갑 제20호증(징계위원회 회의록)이나 갑 제22호증(징계처분장)의 기재 등에 의하더라도 참가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을 함에 있어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 이외의 사실 또는 사정을 징계사유로 들었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4> 그렇다면 원고는 결국 참가인들의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을 유일한 사유로 삼아 이 사건 징계사유조항을 근거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그러한 징계사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인정될 수 없다.

나.

소결론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부당한 징계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판단을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위와 같은 이유로 징계사유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등에 관한 참가인들의 나머지 주장<5>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