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7. 14. 선고 2022구합51543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11. 27. 원고에 대하여 한 2018년도 산업재해보상보험 확정보험료, 고 용보험 확정보험료, 가산금 및 연체금 합계 7,738,530원, 2019년도 산업재해보상보 험 확정보험료, 고용보험 확정보험료, 가산금 및 연체금 합계 31,400,750원의 부과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서울 강서구 B건물, C호에 본사를 두고 지붕 · 판금공사업, 구조용 금속제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4. 3. 10. 본사 사업장에 대하여 업종을 건축건설공사로 하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고용 · 산재보험'이라 한다)에 가입하였고, 2016. 10. 4. 원고가 하도급받은 각각의 공사현장에 해당하는 일괄유기(有期) 사업장에 대하여 같은 업종으로 고용 · 산재보험에 가입하였다.

다.

피고는 2021년 11월경 원고의 본사 및 일괄사업장에 대하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1>(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19조 제4항에 따라 원고의 2018~2019년도 고용 · 산재보험 신고내역에 관하여 확정정산을 실시하였다.

라.

피고는 위 확정정산 결과에 따라 2021. 11. 27. 원고에 대하여, ① 2018년도 고용 · 산재보험료 부족분 6,392,000원, 가산금 731,190원, 연체금 615,340원 합계 7,738,530원, ② 2019년도 고용 · 산재보험료 부족분 26,338,880원, 가산금 2,668,790원, 연체금 2,393,080원 합계 31,400,750원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2>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5,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처분 중 연체금 부분은 고용 · 산재보험료 부족분 및 가산금을 납부기한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연체금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7조, 제19조는 사업주로 하여금 보험연도마다 그 1년 동안에 사용할 근로자에게 지급할 '보수총액의 추정액'에 고용 · 산재보험료율을 곱하여 산정한 고용 · 산재보험 '개산보험료'를 그 보험연도의 3. 31.까지 피고에게 신고 · 납부하고, 보험연도의 말일까지 사용한 근로자에게 지급한 '보수총액'에 고용 · 산재보험료율을 곱하여 산정한 고용 · 산재보험 '확정보험료'를 다음 보험연도의 3. 31.까지 피고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확정보험료의 정산 과정에서 부족분이 발생한 경우 이를 추가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2021. 1. 5. 법률 제178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은 "건강보험공단은 사업주가 제16조의7, 제17조 및 제19조에 따른 납부기한까지 보험료 또는 이 법에 따른 그 밖의 징수금을 내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납부기한이 지난 날부터 매 1일이 경과할 때마다 체납된 보험료, 그 밖의 징수금의 1천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한 연체금을 징수한다. 이 경우 연체금은 체납된 보험료등의 1천분의 30을 초과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제2호는 '제17조 제1항 및 제19조 제2항에 따른 보험료에 대하여는 제17조 제1항, 제19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른 납부기한의 다음 날'부터 연체금을 산정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2)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9조에 따라 추가로 징수하여야 하는 확정보험료, 가산금과 함께 확정보험료의 납부기한이 이미 경과한 부분에 대하여 연체금을 산정한 사실, ② 피고는 2021. 11. 30. 납부할 금액을 39,139,270원으로 기재한 납부고지서를 원고에게 송달하면서, 2021. 12. 15.까지 이를 납부할 것을 통지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과 위 관계 규정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확정정산을 거쳐 피고가 추가로 징수하게 되는 고용 · 산재보험료 및 그에 대한 가산금뿐만 아니라, 개산보험료의 납부기한을 경과함에 따라 발생한 연체금에 대하여도 별도로 납부를 명하는 내용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따라 부과 · 고지된 보험료, 가산금, 연체금을 위 납부기한까지 납부하지 않는 경우에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27조, 제28조에 따라 독촉 및 체납처분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연체금 부분에 대하여 피고의 처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한편 피고가 그 주장의 근거로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2000두2013 판결(대법원 2005다15482 판결도 같은 취지의 판결이다)은, 과세관청이 종래 국세징수법에서 규정하던 가산금이나 중가산금을 확정하는 어떠한 행위를 한 바 없고, 다만 국세의 납세고지를 하면서 납기일까지 납부하지 아니하면 납기 후 가산금으로 얼마를 징수하게 된다는 등의 취지만을 고지한 사안이다.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가산금, 연체금을 확정하는 절차를 거친 후 이를 포함하여 원고의 추가 납부금을 결정 · 고지한 것이므로, 구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법률상 당연히 발생하게 될 연체금을 고지한 것에 그쳤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위 대법원 판결을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3)

그러므로 이 사건 소 중 연체금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적법하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주식회사 D 등 원고의 각 거래처(이하 '이 사건 각 거래처'라고 하고, 각 거래처는 상호만 기재한다)로부터 지붕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납품받는 대가로 그 대금을 지급하였을 뿐이고, 지급한 대금에는 원재료의 설치 · 시공 등에 필요한 외주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위와 같이 지급한 금원이 원재료비가 아닌 외주비임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갑 제5 내지 21호증,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 G, 주식회사 H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2019. 3. 13. 주식회사 I과 사이에 J초등학교 다목적 체육관 증축공사 중 일부인 지붕판넬공사 부분을 하도급받고,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단서,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2항에 따라 피고로부터 사업주 승인을 받는 등 이 사건 각 거래처와 관련된 일괄유기사업장에 대하여 하수급인으로서 사업주 승인을 받았다.

2)

원고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각 업체로부터 자재(이하 '이 사건 자재'라고 한다)를 공급받았는데, 피고는 해당 대금을 외주비에 포함하여 고용 · 산재보험료를 확정 · 정산하였다.

3)

한편 원고는 D, L로부터 공급받은 칼라강판 코일(세금계산서에는 품목이 철강재로 기재되어 있다)을 원고 소유 가공기계를 사용하여 Z바, 유공패널, 지붕패널 등으로 가공한 다음 지붕공사 자재로 사용 · 설치하였고, 나머지 거래처로부터 공급받은 자재는 별도의 가공을 거치지 않고 사용 · 설치하였다.<3>

다.

판단

1)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3조 제6항은 건설업 등의 개산보험료, 확정보험료의 납부 · 정산 등과 관련하여, '보수총액의 추정액' 또는 '보수총액'을 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노무비율을 사용하여 이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제1호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일반 건설공사와 하도급공사로 구분하여 건설공사의 노무비율을 고시하도록 하고, 같은 조 제2항 제2호는 건설공사의 노무비율에 따른 보수총액은 '해당 건설공사에 직접 고용된 근로자에게 지급된 보수총액과 하도급공사금액의 합계액(법 제9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피고의 승인을 받은 하수급인의 하도급 공사금액 제외)에 하도급공사의 노무비율을 곱한 금액을 합한 금액'으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건설공사의 노무비율」 에 의하면 2018년, 2019년 하도급공사의 노무비율은 하도급공사금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 위와 같이 건설업에 대하여 고시된 노무비율로써 보수총액을 결정하도록 한 취지는 여러 건설공사 현장의 하도급 부분에 대한 임금총액을 파악하여 확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곤란한 점을 고려하여, 고시된 노무비율에 따라 실제 지급된 임금총액에 근접한 액수를 토대로 고용 · 산재보험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함에 있다. 이러한 보험료 산정방식은 사업주가 하도급한 건설업 사업장에 노무가 제공되었음에도 보수총액을 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각 자재에 대한 대금을 외주비로 보아 확정보험료를 산정한 것은 위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관계 규정의 내용 및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11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한 '하도급공사금액의 합계액'에는 원칙적으로 원수급인이 제공한 재료비 등 하도급공사금액 전부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나, 사업주 승인을 받은 하도급인이 하도급받은 공사 진행을 위해 노무제공이 수반되지 않는 단순자재를 조달한 관계임이 확인되는 사안에 대하여도, 근로자의 노무제공이 존재함을 전제로 위 규정에 따라 고용 · 산재보험료를 산정하는 것은 관계 규정이나 고용 · 산재보험료의 부과 목적 및 체계 등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그런데 ① 이 사건 각 거래처는 지붕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공급하는 도 · 소매업체들이고, 건설업을 영위하거나 자재 설치 자체에 필요한 노무를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아닌 점, ② 이 사건 각 거래처 소속 근로자들은 소속 사업장 내에서 자재 자체를 제작 · 판매하기 위해 필요한 노무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 원고의하도급 공사현장에서 필요한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③ 이 사건 각 거래처가 자재를 납품하는 과정에 발생한 인건비, 운반비 등은 순수 재료비와 비교할 때 매우 과소한 금액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거래처가 원고의 사업장에서 자재의 설치 · 시공 등을 위한 노무를 제공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자재 대금 전부를 순수 외주 용역비로 보아 보수총액을 산정하는 것은 부당하다.

다)

한편 대법원은 '제작물공급계약은 그 제작의 측면에서는 도급의 성질이 있고 공급의 측면에서는 매매의 성질이 있어 대체로 매매와 도급의 성질을 함께 가지고 있으므로, 그 적용 법률은 계약에 의하여 제작 공급하여야 할 물건이 대체물인 경우에는 매매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만, 물건이 특정의 주문자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부대체물인 경우에는 당해 물건의 공급과 함께 그 제작이 계약의 주목적이 되어 도급의 성질을 띠게 된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2186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사적자치 원칙이 적용되는 사법상 계약의 영역에서 권리의무 및 계약위반책임의 내용을 정하기 위해 제작물공급계약의 법적 성질을 가리는 데에 필요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므로, 근로자에 대한 실업급여 및 재해보상 등을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고용 · 산재보험료 부과에 관한 공법상 법률관계에 대해서까지 위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라)

게다가 이 사건 자재 중 성형강판, 인서트클립, 방수패드 등 절단, 타공 등의 가공이 필요한 자재의 경우 원고가 요구한 규격에 맞추어 가공되기는 하였으나, 원재료를 공사현장에 실제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단순 가공을 거친 것에 불과하고, 원고의 수요에 맞추어 거래처에서 특별히 제작한 자재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를 부대체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의 근거로 삼는 위 법리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자재에 대한 납품계약은 노무를 제공하는 도급계약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매매계약으로서의 성질을 더 강하게 갖는 계약으로 보아야 한다.

마)

원고가 하도급받은 지붕공사는 설계도에 따라 적절한 자재를 조달하여 종합적으로 이를 결합하는 작업을 거쳐 완성하는 공사이므로, 공사대금 중에는 노무비보다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단된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과 같이 공사대금 중 재료비 비중이 높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각 거래처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노무제공 관계의 성립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지 않은 채 원고가 이 사건 각 거래처에 대하여 원재료비 등 항목으로 지출한 금원 전부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외주비로 산정하였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동혁(재판장) 서동민 정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