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보조참가인의 보조참가를 허가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C(D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11. 7. 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회사에 입사하여 네트워크 통신서비스 세트업 현장 책임 차장으로 근무하였다.
망인은 2019. 6. 6. 두통, 설사, 어지러움 등으로 E병원에 내원하였고, ‘대뇌동맥의 지주막하출혈 및 급성 A형 간염’ 진단을 받고 치료 중 극심한 두통 및 구토 증세가 발생하여 2019. 6. 15. 14:00경 F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CT 및 MRI 검사결과 ‘지주막하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로 확정 판정되어 뇌전문병원인 G병원으로 이송되어 1차 코일색전술 시술을 받았으며, 2019. 6. 17. 새벽 1시경 갑작스러운 뇌압상승으로 감압적 두개골 제거수술을 받았고,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2019. 7. 10. 사망하였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0. 4. 8.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0. 11. 12.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망인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망인의 사망은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20. 12. 15.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구술심리 기회를 제공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재차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서를 접수하였고, 피고는 2021. 1. 26.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참석 통보 문자를 정상적으로 발송하는 등 절차상 하자가 없고 위 2020. 4. 8. 신청시 제출한 서류 내용과 다른 주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는 이유 등으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1. 4. 28. 산업재해보상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21. 11. 10. 기각재결을 받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보조참가신청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의 보조참가신청에 대하여 원고는, 기존 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인정 여부에 관하여 산재보험료율 변동과 보험료 증액 등의 금전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재해자와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인정 여부에 관한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인정하였지만,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조 제3항 제3호가 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55호로 개정되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 질병에 대하여 지급이 결정된 보험급여액을 개별실적에 따른 요율산정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 이후에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인정 여부에 관한 사업주의 법률상 이익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에게 처분의 당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란 당해 처분의 근거법규와 관련법규에 의해 보호되는 개별적, 직접적, 구체적 이익을 말하고 공익보호의 결과로 인한 일반적, 간접적, 추상적 이익은 포함되지 않으므로, 참가인의 보조참가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
판단
행정소송 사건에서 참가인이 한 보조참가는 행정소송법 제16조가 규정한 제3자의 소송참가에 해당하지 아니하더라도, 민사소송법상 보조참가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1두13729 판결 등 참조). 한편 특정 소송사건에서 당사자 일방을 보조하기 위하여 보조참가를 하려면 해당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이해관계라 함은 사실적·경제적 또는 감정적인 이해관계가 아니라 법률적인 이해관계를 가리킨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18다289825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의 참가신청은 민사소송법 제71조에 의한 보조참가신청이라 할 것인데, 앞서 본 기초사실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소송의 결과에 대하여 이해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참가인의 보조참가신청을 허가함이 타당하다.
이해관계라 함은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당해 소송의 판결의 기판이나 집행력을 당연히 받는 경우 또는 적어도 그 판결을 전제로 하여 보조참가를 하려는 자의 법률상의 지위가 결정되는 관계에 있는 경우는 의미하는데(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다19156 판결), 법률상 지위가 결정되는 관계는 참가인의 법률상 지위가 본소에서 확정될 법률효과와 논리적으로 의존관계에 있는 경우로서 보조참가인의 법률상 지위가 피참가인이 패소판결을 받으면 법률상 불리해지고 승소판결을 받으면 법률상 유리해지는 경우를 말한다. 그리고 소송결과에 의하여 영향을 받을 제3자의 법률상 지위는 재산법상의 지위이든 신분법상의 지위이든 상관없으며 또 사법상의 지위뿐만 아니라 공법상의 지위라도 관계없다.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조 제3항 제3호가 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55호로 개정되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업무상 질병에 대하여 지급이 결정된 보험급여액을 개별실적에 따른 요율산정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였고, 그 부칙 제2조에서 ‘제17조 제3항 제3호의 개정규정은 이 영 시행 이후 각 사업에 적용되는 개별실적요율 및 산재예방요율을 결정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고 규정하여 업무상 질병으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를 개별요율실적 산정에서 제외하기는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업무상 사고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험급여액을 개별실적에 따른 요율산정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고,<각주2> 이 사건은 피고의 부지급처분을 다투는 것이어서 아직 업무상 재해의 내용이 확정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보험급여 지급처분을 다투는 소의 이익(원고적격)과는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 더욱이 유족급여의 지급이 이루어졌다는 사정은 참가인의 차년도 보험료 산정과 관련하여, ‘개별 요율실적’의 산정에는 반영이 되지 않더라도, 참가인이 속한 업종의 업종별요율에는 반영될 수 있어, 결국 개별 사업주인 참가인의 보험료 역시 상승할 여지가 있다.
또한 원고는 2022. 6. 14.경 참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하였는바, 비록 원고가 이 사건에 이르러 참가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법률적으로 확정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참가인측이 패소할 경우 참가인이 손해배상을 청구 당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사건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나 판단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도 법률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어 이점에서도 이 사건 판결에 의하여 법률상 지위가 결정되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인용될 경우 망인의 사망이 업무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되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호, 제2호의 산업재해 및 중대재해에 해당하여 사업주인 참가인에게 고용노동부장관에 대한 보고의무(산업안전보건법 제54조 제2항, 제57조 제3항)를 부담하게 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처분의 대상이 되며(같은 법 제175조 제2항 제2호), 고용노동부장관은 사업주인 참가인에게 안전보건개선계획의 수립·시행 등을 명할 수 있다(같은 법 제56조 제2항). 비록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이나 정의, 적용 대상 등이 일치한다고 할 수 없으나 상당 부분 중복되는 부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고, 이 사건의 결론이 위와 같은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별도의 절차로 이를 다툴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법률상의 이해관계를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재해발생일이 이 사건 상병의 진단일인 2019. 6. 15.이 아니라 이 사건 상병의 전조증상이 있었다고 보이는 2019. 6. 6. 이전이고, 이에 따라 ① 2019. 6. 6. 이 사건 상병 발병일 이전 약 2주 동안의 업무기간 동안 평소 업무시간(재해발생 12주간 평균 업무시간)에 비하여 업무시간이 약 31%가량 늘어났던 점, ② 망인은 ‘출장이 잦고,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우며, 온도변화와 소음, 먼지 등의 유해한 작업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업무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던 점, ③ 망인의 H 현장 업무는 무리한 계약으로 인하여 업무 마감일정이 계속해서 미루어져 왔고 이에 따라 현장 세트업 책임자로서의 망인의 업무부담은 가중되었으므로, 망인의 업무는 망인에게 ‘과도한 달성목표와 업무량이 할당되어있는 업무, 정해진 시간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곤란한 업무’로 업무상 스트레스를 유발한 점, ④ 단기적, 만성적인 업무부담 요인이 있는 상태에서 망인은 상병 발생 후 입원기간에도 온라인 메시지를 통하여 업무를 수행한바, 사망 직전 극심한 스트레스 요인이 존재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만 40세의 건강체질인 망인의 경우, 재해사업장에서의 단기적, 만성적인 과로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부담이 누적된 상태에 안정이 필요한 치료시기에도 업무상 스트레스 요인이 혈압상승을 일으켜 뇌출혈이 발생하였다고 추정되며, 이러한 업무적인 요인 외에 사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타 요인이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망인의 담당업무 및 근무형태
○근무기간: 2011. 7. 1.부터 2019. 6. 15.까지 8년간
○담당업무: 네트워크 통신서비스 세트업
현장기술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2018년까지 온도감시 시스템 현장 세트업에 있어 선임 엔지니어로서 현장 출장업무가 잦았음
재해근로자의 요청으로 2019년부터 직접적인 현장 세트업 업무는 제외하고 기술지원 위주의 업무를 담당
○근무형태: 고정주간근무, 1주 평균 5일, 1주 평균 40시간 근무
○근무시간: 09:00부터 18:00까지 1일 평균 8시간(휴게시간: 점심시간 60분)
망인의 업무시간
○산정근거: 교통카드 이용내용, 하이패스 기록
○교통카드 이용내용이 있는 경우: 하차 또는 승차지점에서 이 사건 사업장, 자택까지 소요시간을 고려하여 출퇴근 시간 산정
교통카드 이용내용 등 출퇴근 관련 기록이 없는 경우에는 사업장 제출자료 인정
○하이패스 기록이 있는 출장의 경우: 요금소에서 자택까지, 요금소에서 목적지까지 소요시간을 고려하여 업무시간을 산정
○숙박이 필요한 출장 기간에 출퇴근 시간은 사업장 제출자료 인정
○발병 전 12주간 근무 일수는 53일, 휴일은 31일로 발병 전 4주 동안 13일의 휴일, 발병 전 12주 동안 월평균 10.33일의 휴일이 확인됨
○망인은 2019. 6. 6.부터 A형 간염으로 병원 입원 치료중이었므로, 발병일을 2019. 6. 15.로 보면 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은 0시간 0분임
○발병 전 4주간 및 12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은 각각 31시간 18분, 37시간 50분임
망인의 건강상태
망인의 건강보험 진료내역
○2012. 5. 16.~2012. 6. 13.(2회) 혼합성 고지질혈증
○2014. 2. 19.(1회) 상세 불명의 간 질환
○2014. 8. 28.~2015. 2. 24.(5회) 상세 불명의 간 질환
○2015. 7. 9.(1회) 상세 불명의 간 질환
○2015. 9. 5.~2017. 7. 26.(15회) 혼합성 고지질혈증
○2016. 11. 21.(1회) 기타 말초성 현기증
○2017. 8. 3.(1회) 기타 및 상세 불명의 원발성 고혈압
○2017. 9. 21.(1회) 상세 불명의 간 질환
망인의 일반 건강검진 결과
(단위: ㎝, ㎏, ㎏/㎡, ㎜Hg, IU/L)
검진일 신장 체중 체질량 고혈압 공복혈당 총콜레 HDL 트리글리
지수 스테롤 세라이드
2016. 11. 7. 177 95 30.3 130/72 93 195 57 139
2014. 7. 15. 178 94 29.7 136/85 91 241 57 249
2014. 7. 15. 간장질환 의심 상담 및 추적검사 요망, 이상지질혈증 의심 상담 및 추적검사 요망,
망인의 2019. 6. 5. 이후의 주요 진료기록 내용
의학적 소견
주치의 소견
이 법원의 J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요지(직업환경의학과)
이 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요지[신경과(뇌혈관)]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8, 9, 11호증, 을가1 내지 을가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J병원장, I병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 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ㆍ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4두254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위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0, 15 내지 27호증, 을가 제6, 7호증, 을나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망인은 간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등 뇌동맥류 파열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었고, 여기에 음주력과 흡연력이 있는 등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수 있는 다수의 위험인자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들의 소견을 참고하면, 업무상 요인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개인적인 위험인자들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할 소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상병 발병일(2019. 6. 15.)은 물론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상병 발병일(2019. 6. 6.)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기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발생하였다거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들의 소견에 따르면 이 사건 상병 발병일은 2019. 6. 15.로 봄이 타당하고, 위와 같이 볼 경우 망인의 사망 전 1주 동안의 업무시간(0시간 0분)은 사망 전 12주 동안(사망 전 1주 제외)의 1주당 평균 업무시간(37시간 50분)보다 30% 이상 증가하지 않았고, 그 밖에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단기간 망인의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 등까지 보태어 보면, 사망 전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여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ㆍ정신적인 과로를 유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망인의 4주간과 12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은 각각 31시간 18분과 37시간 50분으로 확인되고(원고가 망인의 통화시간과 내용 및 카카오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근거로 산정한 발병 전 4주간과 12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은 각각 39시간 19분과 44시간 11분이다), 망인의 사망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경우인 1주 평균 52시간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구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2017. 12. 29. 고용노동부고시 제2017-117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에서 제시하는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 등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 밖에 망인 심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망인이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일을 2019. 6. 6.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부족하고, 오히려 이 사건 상병의 특성이나 이 법원 감정의들의 일치된 소견 등에 의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상병 발병일을 2019. 6. 15. 또는 그와 근접한 때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위 주장이나 이를 근거로 한 업무시간 산정방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더구나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시간은 망인의 교통카드 이용내역이나 하이패스 기록 등과도 일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산업재해 관련 업무시간 산정방식과도 배치되어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는 망인이 출장이 잦고,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우며, 온도변화와 소음, 먼지 등의 유해한 작업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업무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망인이 현장에서 계약상 납품 기한이 임박했으나 지속적인 시스템 오류로 인해 담당자로서 정신적인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사건 상병 발병일 등에 비추어 그와 같은 부담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이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업무부담 가중요인인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운 업무, 유해한 작업환경에 노출되는 업무, 시차가 큰 출장이 잦은 업무 등에 종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 만한 업무부담 가중요인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망인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J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는 ’망인의 업무내용이나 업무환경 등이 이 사건 상병 발병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고, 망인의 가족력, 고혈압, 음주, 흡연 등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된 뇌동맥류의 파열을 일으킬만한 위험요인이며,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I병원 신경과(뇌혈관) 감정의는 ’이 사건 상병이 망인의 스트레스와 업무부담에 의해서 발생하였다고 직접적인 연관을 짓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고, 개인 질병에 의하여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밝혔다. 위 의견을 배척할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한편, 망인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I병원 신경과(뇌혈관) 감정의는 앞서 본 의견과 더불어 ’망인의 업무부담이 망인의 고혈압 발생이나 악화에 영향을 주고 업무적 요인으로 A형 간염이 발병한 것이라면, 업무가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의견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취지의 소견이라기보다는 가정적인 의견에 불과하고, 망인의 업무부담이 망인의 고혈압 발생이나 악화에 영향을 주었다고 인정할 근거도 부족하며, 망인의 A형 간염이 업무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자료 역시 부족하다.
이에 대하여 망인은 A형 간염이 발생하기 2개월 전인 2019. 4. 12.과 같은 달 18일 당시 A형 간염이 많이 발생한 충청권 해안지역(당진시)으로 출장을 가서 조개젓 등으로 식사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일시에 망인이 위 지역으로 출장을 간 사실 이외에 조개젓 등으로 식사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망인의 하이패스 영수증 내역을 보더라도 위 지역에 머문 시간은 몇 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며, 무엇보다도 동행한 동료들은 아무도 A형 간염에 걸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희(재판장) 성재준 김형준
각주1) 처분 경위에서 보듯이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피고의 2020. 11. 12.자 부지급처분은 제소기간이 도과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원고는 위 부지급처분 이후 절차 등의 위법을 주장하며 2020. 12. 15. 재차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고, 이에 대한 피고의 2021. 1. 26.자 부지급처분에 대하여 재심사 청구 절차를 거쳐 제소기간 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피고 측도 위 각 부지급처분을 구분하여 제소기간 도과 등의 항변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원고가 피고의 2021. 1. 26.자 부지급처분에 대하여 다투는 것으로 보아 판단하기로 한다.
각주2)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2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으로서 매년 6월 30일 현재 산재보험의 보험관계가 성립한 후 3년이 지난 사업의 경우에 그 해 6월 30일 이전 3년 동안의 산재보험료(제13조 제5항 제2호에 따른 산재보험료율을 곱한 금액은 제외한다)에 대한 산재보험급여 금액(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를 이유로 지급된 보험급여는 제외한다)의 비율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4조 제3항 및 제4항에도 불구하고 그 사업에 적용되는 제13조 제5항 제1호에 따른 산재보험료율의 100분의 50의 범위에서 사업 규모를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상하거나 인하한 비율을 제13조 제5항 제2호에 따른 산재보험료율과 합하여 그 사업에 대한 다음 보험연도의 제2호에 따른 산재보험료율과 합하여 그 사업에 대한 다음 보험연도의 산재보험료율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위 규정에 따르면, 특정한 업무상 재해와 관련하여 사업주로 지목된 자는 ‘그 해 6월 30일 이전 3년 동안의 산재보험료에 대한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고, 이에 따라 해당 재해에 따른 산재보험급여가 반영되는 보험연도의 산재보험료율이 인상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