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 25. 선고 2022구합7595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17. 7. 14.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와 운송계약(이하 ‘이 사건 운송계약’이라 한다),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와 지입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지입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고 (차량번호 1 생략) 봉고Ⅲ 플러스내장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를 운행하여 C과 이 사건 회사가 주식회사 E(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F, 이하 ‘F’이라 한다)로부터 도급받은 운송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이다.

나.

망인은 2021. 7. 10. 07:25경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여 서울 광진구 강변북로에서 청담대교 북단 방향으로 진행하던 중 1㎞ 지점에서 2차로를 주행하던 차량을 들이받은 후 그 충격으로 핸들이 조작되면서 뚝섬유원지구 교각을 차량 앞부분으로 충격하는 사고를 당하였고, 119구조대에 의하여 구조를 받았으나,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되어 같은 날 10:10경 사망하였다.

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1. 10. 8. ‘망인은 C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2. 5. 19. ‘이 사건 운송계약의 실질적인 당사자는 C이 아닌 이 사건 회사’라는 전제 하에,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고용·종속된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비록 망인이 운송업무 수행 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4조에서 정한 중·소기업사업주 산재보험에 임의가입하지도 않았으므로, 망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에서 정한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망인은 ① 이 사건 차량의 소유자가 아니었고 이 사건 회사에 이 사건 차량을 지입한 바도 없는 점, ②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가 지정되어 있었던 점, ③ 근무를 하고 매일 작업일지를 써서 보고한 점, ④ 고정된 기본급 및 통행료, 유류비를 지급받은 점, ⑤ 이 사건 회사에서 망인에게 사업자등록을 하게 하여 세무 관련 사항을 관리한 점, ⑥ 이 사건 회사에 계속적 및 전속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점, ⑦ 독립적인 지위에서 물품운송을 위탁받을 수 없었던 점, ⑧ 차량 소유자로서 사업자 등록을 하였다는 사정이 근로자성 인정을 방해할 수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보아야 한다.

2)

한편 망인은 이 사건 회사와 F에 근로를 제공하는 취지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회사와 F이 망인에 대한 공동 사업주로서 공동으로 망인의 운송 근로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고 공동으로 그 노무를 수령하였으며 망인은 위 운송 노무에 대한 대가로서 그 보수를 받았으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망인의 근로자성은 인정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보호대상으로 삼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다.

인정사실

1)

C은 화물운송업체로 ‘이천시 G’에 소재하고 있고, 이 사건 회사(D)는 화물운수업체(지입회사)로 ‘이천시 H’에 소재하고 있는데, 법인등록번호 및 사업자등록번호는 다르나 각 법인의 대표자는 I으로 동일하다.

2)

J은 2017. 1. 12. 이 사건 차량의 소유권을 취득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2017. 1. 17. J으로부터 위 차량의 소유권을 이전(지입) 받았는데, 자동차등록원부에는 ‘이 사건 차량은 이 사건 회사에 J이 현물출자한 위수탁차량임’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3)

망인은 2017. 7. 14. C과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지입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운송계약 및 이 사건 지입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4)

망인은 같은 날인 2017. 7. 14. ① 이 사건 운송계약 제3조의 내용과 동일하게 ‘C과 F이 체결한 선행 운송용역계약에 의거하여 차량 운송에 관한 배송 등의 모든 업무에 대하여 이 사건 운송계약 및 이 사건 지입계약 종결일까지 F의 업무방침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이며 할부금의 납부의무, 기사채용시 급여지급의 의무, 자동차계속검사의 의무, 제세공과금의 납부 의무 등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서약하며, 이에 불응할 시에는 회사 규정에 의한 처분을 감수할 것을 동의한다’는 취지의 합의동의서 및 ② ‘이 사건 회사에게 부가가치세 신고행위 및 세금계산서(매출) 발행 등 모든 절차를 위임한다’는 취지의 행위위임장을 작성하여 이 사건 회사에 제출하였다. 망인은 같은 날 ‘D’(이 사건 회사의 사명과 같다)라는 상호로 운수업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5)

이 사건 회사는 2017. 7. 17. J과의 위수탁관리계약(지입계약)을 해지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2017. 8. 1. 이천시청에 위수탁차주가 J에서 망인으로 변경되었음을 통보하였다.

6)

한편 C은 2017. 4. 1. F과 선행 운송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망인을 포함한 지입차주들이 화물을 운송해왔는데, 위 계약이 2018. 3. 31.자로 종료되자 이 사건 회사가 2018. 4. 1. F과 운송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운송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으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선행 운송용역계약도 일방 당사자만 C으로 다를 뿐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일부 지입차주들은 이 사건 회사와 다시 운송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망인을 포함한 나머지 지입차주들은 이 사건 회사와는 개별적으로 운송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이전에 C을 통하여 해오던 것과 동일하게 화물 운송을 계속 해왔다.

<2>

7)

F이 망인이 수행한 운송용역에 대한 운송료를 정산하여 이 사건 회사에 지급하면, 이 사건 회사는 운송료, 유류비, 통행료, 기타 지급(근속수당, 상하차지원비, 증차교육비, 경조사비, 과태료)에서 관리비(부가세 포함), 화물협회비, 종합보험료, 예치금, 기타 공제(운송료 지급보류 등)를 공제한 금액을 망인에게 지급하였는데, 망인이 2020. 1.부터 2021. 5.까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수령한 운송료는 비교적 일정하였으나(2020년에는 298만 원, 2021. 1.부터 2021. 3.까지는 307만 원, 2021. 4.부터는 313만 원), 실제로 수령한 금액은 매월 330여만 원에서 570여만 원으로 변동이 있었다. 망인은 이 사건 회사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고, 정부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자에 대한 유가보조금은 직접 지급받았다.

8)

망인은 매일 운행일지를 작성하여 F에 제출하였고, 이 사건 차량에는 F의 로고가 도색되어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7 내지 17호증, 을 제5, 6, 10 내지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주식회사 E의 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은 일정한 자본을 투자하여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지입차주로서 운송용역을 제공하는 대가로 화주인 F을 통하여 지입회사인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이에 따른 용역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망인이 상당기간 F과 이 사건 회사가 지정한 운송일정과 운송경로에 따라 특정 운송 업무를 반복 수행하며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일정한 금원을 지급받은 것은 이 사건 운송계약과 이 사건 운송용역계약의 내용과 특성에 따른 것일 뿐,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는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할 당시 망인이 C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으나, ① C과 이 사건 회사는 주소지가 근접해 있고 대표자가 동일한 점, ② 망인은 2017. 7. 14. C과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지입계약을 체결한 점, ③ F은 2017. 4. 1.부터는 C과 체결한 선행 운송용역계약에 따라, 2018. 4. 1.부터는 이 사건 회사와 체결한 이 사건 운송용역계약에 따라 화물 운송용역을 도급하였고, 망인을 포함한 일부 지입차주들은 이 사건 회사와 별도로 운송계약을 체결하지 않고도 이전과 동일하게 화물 운송을 계속해 온 점, ④ F이 망인의 운송료를 정산하여 이 사건 회사에 지급하면 이 사건 회사는 망인에게 운송료를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가 C으로부터 망인과의 이 사건 운송계약을 승계하였고, 망인은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운송용역계약에 따라 F로부터 도급받은 화물 운송 업무를 이 사건 운송계약에 따라 계속해 왔다고 봄이 타당하므로(원고도 이 사건 처분 중 같은 취지의 부분은 특별히 다투지 않고 있다), 망인의 근로자성 역시 이 사건 운송계약, 이 사건 지입계약과 이 사건 운송용역계약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 차량이 자동차등록원부상 이 사건 회사의 소유로 등록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이는 종전에 J이 이 사건 회사에 지입했던 이 사건 차량의 소유권을 망인이 이전받아 이 사건 회사에 다시 지입하기로 하면서<3> 편의상 별도의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 사건 운송계약과 이 사건 지입계약은 모두 망인이 이 사건 차량이 망인의 소유임을 전제하고 있다. 망인은 운수회사인 이 사건 회사에 이 사건 차량을 지입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운송수익을 보장받는 대신에 이 사건 운송계약에 따른 독립적인 운송사업자로서의 권한 중 상당 부분을 포기하기로 한 것일 뿐이므로,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일방적으로 종속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운송계약과 이 사건 지입계약은 망인이 독자적인 운송사업을 영위하며, 망인에게 사업자등록증을 교부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이에 따라 망인은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으며, 자신의 비용으로 이 사건 차량을 유지·관리하였다(이 사건 운송용역계약 제5조 제2항 아.목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는 F과의 관계에서 차량관리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수행할 의무가 있으나, 위 조항만을 근거로 이 사건 회사와 망인간의 관계에서 차량관리 의무가 망인이 아니라 이 사건 회사에게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운송계약이나 이 사건 운송용역계약의 내용상 망인이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의 운송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데 특별한 장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이 경우 운전자, 조수고용 및 이에 대한 급여, 퇴직금, 후생복지금, 기타 일체의 비용을 망인이 부담하여야 했다).

라)

망인은 이 사건 회사에 고정적으로 출근하지 않았고, 운송 업무가 배정될 때에만 이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이 사건 운송계약의 당사자로서 정하여진 운송일정 및 운송경로에 따라 F의 제품 운송 업무 등을 수행할 의무가 있었으나, 그 업무수행 과정은 원칙적으로 망인에게 일임되어 있었다고 보이고, 운행 도중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이 사건 회사에게 통보하도록 한 것(이 사건 지입계약 제7조 제1항)은 그로 인하여 정하여진 운송일정 및 운송경로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므로, 이를 들어 망인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 사건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

마)

이 사건 운송용역계약에 의하면 운송물품, 운송경로 및 운송장소 등 망인의 업무 내용은 주로 위 계약에 따라 운송 용역을 제공받는 F의 배송오더에 의하여 정하여졌고, 이에 따라 망인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도 주로 F이 지정한대로 정하여졌다. 반면에 이 사건 회사는 망인의 위와 같은 업무 내용의 결정에 특별히 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바)

이 사건 회사는 F로부터 지급받은 운송료, 유류비, 통행료 등에서 관리비, 화물협회비, 종합보험료, 예치금 등을 공제한 금액을 망인에게 지급하였다[망인은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고, 망인이 지급받은 금액 중 운송료가 비교적 일정한 이유는 고정적인 화물운송 형태였고 이 사건 운송용역계약(제15조 및 [별첨3])상 F이 이 사건 회사에 지급할 기본 용역료가 어느 정도 정해져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망인은 이 사건 운송계약과 이 사건 지입계약상 화물 운송 도중 고의·과실로 분실, 오손, 파손 및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할 경우, 무단결근 및 배차거부로 이 사건 회사에 피해를 입혔을 경우,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등에는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어 있었다. 이 사건 회사가 대체차량을 투입하여 운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F이 차량을 용차하여 운송할 수 있었고, 그 비용은 이 사건 회사에 지급될 용역비에서 공제되었다(이 사건 운송용역계약 제12조 제2항). 이처럼 망인은 운송업무의 수행으로 인한 이윤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부담하였다.

사)

한편 이 사건 회사가 망인의 독자적인 무단결근 및 배차거부, 사망사고, 성희롱, 화물의 무단취득 등의 경우에 일정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사건 운송계약 제5조)은 성실하고 안전한 차량 운행을 유도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제품 운송이 정확하고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며, 이는 모두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하면서 서로 간에 양해된 사항이기도 하다.

아)

망인은 스스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운송료에 대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였으며(다만 그 절차만을 이 사건 회사에 위임하였을 뿐이다), 정부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자에 대한 유가보조금을 직접 지급받기도 하였다. 반면에 근로소득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아니하였고, 망인에 대하여는 산재보험,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의 적용이 없었다.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규율을 받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하여 망인에게는 통상의 근로계약에서 볼 수 있는 승진, 징계, 직급 등의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자)

원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에서 ‘차량들의 사고 또는 긴급상황 발생시 등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하여야 한다(제4조)’ 정하고 있는 점,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게 부가가치세 신고행위 및 세금계산서(매출) 발행 등 모든 절차를 위임한다’는 취지의 행위위임장(갑 제10호증)을 작성하여 이 사건 회사에 제출한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으나, 이는 공통된 사업목적 달성을 위한 협조 등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2)

망인이 이 사건 회사와 F의 공동 근로자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고는 변론종결 직전에 ‘이 사건 회사와 F이 망인에 대한 공동 사업주로서 공동으로 망인의 운송 근로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고 공동으로 그 노무를 수령하였으며 망인은 위 운송 노무에 대한 대가로서 그 보수를 받았다’는 이유로 망인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추가하였다(원고 2023. 10. 23.자 준비서면 참조).

살피건대, 갑 제1호증, 을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의 소송대리인이 2021. 10. 7. 작성하여 피고에 제출한 재해자의견서에는 ‘망인이 C에 종속되어 보수를 목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사실, ② 원고가 2021. 12. 13. 작성하여 피고에 제출한 신청인 의견서에도 ‘망인은 C의 지시 하에 일을 하였고 이 사건 회사의 복무규정을 따랐으며 근무시간 및 장소가 정해져 있고 작업일지를 매일 작성하였으며, 이 사건 회사의 지시대로만 업체의 일을 해왔다는 점에서 망인의 종속성 및 근로자성이 부인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사실, ③ 피고도 이와 같은 청구 내용에 따르되 다만 이 사건 운송계약의 실질적인 당사자는 C이 아닌 이 사건 회사라고 판단하여 망인이 이 사건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인지 여부를 조사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원고가 이 사건 처분 전에 피고에게 ‘이 사건 회사와 F이 망인에 대한 공동 사업주’라는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6조에 따른 유족급여 등을 신청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그 처분의 위법성인바, 그 처분의 위법성은 피고 행정청으로 하여금 그 처분을 발하게 한 원고의 신청과의 관계에서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어서 소송에서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던 중에 그 처분을 발하게 한 신청의 내용을 변경하여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두859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원고의 당초 신청 내용에 포함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처분 당시 검토 대상이 되지 아니한 사정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것이어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위 1)항에서 설시한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이 이 사건 회사와 F의 공동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1)

망인과 F 사이에는 아무런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았고, 망인은 F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도 아니하였다.

(2)

망인이 F로부터 배정받은 물량 이외에 다른 회사의 물류를 수송하는 것도 금지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3)

F이 지입차주들에게 배송시간, 배송물품, 배송물량 등에 관한 배송오더를 내리거나 배송완료 및 오류배송 보고를 받는 것은 물품의 품목, 수량, 배송시간 등을 확인하여 이 사건 운송용역계약에 따른 물품 운송이 정확하고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한편 물품에 발생하는 사항이나 배송지연 등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제4조 내지 제6조 참조), 이 사건 운송용역계약의 도급인과 수급인(내지 하수급인) 간의 대등한 계약관계에서 그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 교환으로 판단된다.

(4)

이 사건 회사가 F이 지정한 차량관제장비를 이 사건 차량에 설치한 것으로 보이고(이 사건 운송용역계약 [별첨12]) 망인이 운행일지를 작성하여 F에 제출(갑 제15호증)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운송 대상제품이 식품이어서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이거나 운행기록을 확인하여 운송료 등을 정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5)

이 사건 차량에는 F의 로고가 도색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운송용역계약 제13조 및 [별첨4]에 의하면 이는 화주인 F의 비용 부담 하에 대외적인 이미지 제고와 동일성 식별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6)

원고는 이 사건 운송계약에서 ‘망인은 F 및 이 사건 회사의 요청에 따른 업무규칙을 따르며 업무규칙 및 지시사항을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망인은 차량 운송에 관한 배송 등의 모든 업무에 대하여 이 사건 운송계약 및 이 사건 지입계약 종결일까지 F의 업무방침에 따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제3조, 합의동의서(갑 제7호증)의 내용도 이와 같다]’고 정하고 있는 점, F이 이 사건 회사의 관리자를 통해 배송매니저 등에 대한 집합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거나 배송매니저 등이 불성실, 태만, 능력부족 등의 사유로 업무수행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교체를 요청할 수 있게 한 것(이 사건 운송용역계약 제5조 제5, 6항) 등을 근거로 들고 있으나, 이는 마찬가지로 공통된 사업목적 달성을 위한 운송계약상의 협조 등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다.

(7)

원고는 망인이 운송 업무 외에도 F의 지시에 따라 상·하차 작업 등을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설령 망인이 해당 업무를 일부 수행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다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그 업무 부분에 관하여 F과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마.

소결론

그렇다면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처분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