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9. 3. 1.부터 D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라는 상호로 차주로부터 차량을 위임받아 상시 약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다리차 운수업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8. 8. 26.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사다리차 운전기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참가인은 ‘2022. 5. 16. 원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며 2022. 7. 15.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E). 이에 대하여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9. 7. ‘원고와 참가인 간 근로관계의 종료는 원고의 일방적인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2. 10. 1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 10.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2022. 5. 16. 16:00경 스스로 사다리차 키와 업무용 휴대폰을 반납한 뒤 사무실 내 짐을 정리하여 퇴거하였고, 이어서 같은 날 22:36경 원고에게 ‘14년 간의 F협회 생활과 원고와의 인연은 오늘로서 끝내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분명하게 표명하였으므로,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한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계약은 이 사건 재심판정일 이전인 2022. 11. 30. 종료되어 원직복직이 불가능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이 사건 초심판정의 원직복직 명령을 유지한 부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원고는 ‘D회사’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이 사건 회사의 차량과 다른 5명의 개인차주 차량으로 참가인을 포함하여 사다리차 운전기사 약 10명을 고용하여 사다리 운수업을 영위하고 있고, 참가인은 2008. 8. 26.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원고가 위임받은 G 소유의 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으로 사다리차 운전기사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은 2022년에는 근로계약 기간을 2022. 1. 1부터 2022. 11. 30.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인은 2022. 5. 16. 13:00경 원고에게 ‘내일과 모레 (어머니)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말하였고, 이에 원고는 언성을 높이고 욕설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이어졌다(‘이 사건 근로자’는 참가인, ‘이 사건 사용자’는 원고를 말한다).
참가인은 같은 날 16:00경 원고에게 사다리차 키와 업무용 휴대폰을 반납한 뒤 사무실 내 짐을 정리하여 이 사건 회사를 떠났고, 원고는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써오라’고 말했다.
참가인은 같은 날 16:37경 G에게 전화를 하였는데, 그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참가인은 같은 날 22:36경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이하 ‘이 사건 문자메시지’라 한다)를 보냈다.
참가인은 2022. 5. 27. 18:32경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참가인은 2022. 6. 2. G에게 전화를 하여 ‘제가 퇴사한 지가 보름 가까이가 됐네요?’, ‘4대 보험 같은 경우에는 차주인 G씨한테 신청해야 된다고 하네요?’라고 말했다.
참가인은 2022. 6. 8. 원고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 부산북부지사에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서를 제출하였고, 2022. 7. 15.부터 실업급여를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8, 11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3, 16호증의 각 기재 및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해고가 존재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사용자인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참가인은 2022. 5. 16.(이하 ‘이 사건 당일’이라 한다) 13:00경 원고에게 어머니의 병원 진료로 연차휴가를 쓰겠다고 말하였고, 이에 원고는 언성을 높이고 욕설을 하며 ‘혼자 밖에 없나. 그런거 갖고 스트레스 받게 하지 마라’, ‘혼자만 씨X 부모 있나. 다른 사람들은 없나. 다른 사람들은 일 마치고 씨X 다 해도 충분한데’라고 말했고, 그 직후에는 ‘연차 있고 월차 있는 곳으로 언제든지 가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직을 종용하였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에게 연차 유급 휴가를 주어야 할 의무가 있고,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만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는데, 그러한 사정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그럼에도 원고는 휴가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면서 노무를 제공받는 것을 거부하는 취지로 말한바, 이는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자 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단순히 우발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참가인은 이 사건 당일 16:00경 원고에게 사다리차 키와 업무용 휴대폰을 반납한 뒤 사무실 내 짐을 정리하여 이 사건 회사를 떠났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그 반납을 거절하거나 참가인에게 경위를 묻지 않은 채 ‘사직서를 써오라’고 말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바, 그 자체로 참가인의 노무를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평가할 수 있다. 원고는 자신이 해고를 당한 것으로 생각하였기에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그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사직서를 써오라’는 표현이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 것에 불과할 뿐 해고의 의미가 아니라거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계약관계가 존속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참가인은 2022. 5. 27.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원고가 언성을 높이면서 “퇴사를 강요”하였으니 금전 미지급 부분은 정산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참가인에게 서면으로 해고사유 등을 통지한 적은 없으나, 서면 통지 여부는 해고의 효력 유무를 판단하는 요건일 뿐 해고 의사표시의 존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참가인이 이 사건 당일 22:36경 원고에게 보낸 이 사건 문자메시지에는 ‘14년간의 이 사건 회사 생활과 원고와의 인연은 오늘로 끝내겠다’, ‘그동안 임금과 퇴직금, 기타 수당 등은 관련 법령에 의해 정확히 계산하여 입금해주시기 바란다’는 표현이 있기는 하나, 위 문자메시지의 전반적인 내용은 주로 어머니의 병간호 등을 위해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점, 휴가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신청하게 된 경위, 이에 대응하는 원고 태도의 부당함 등에 대한 설명 등을 위한 것으로 보이므로, 앞서 본 단편적인 표현만으로는 자발적인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원고가 휴가 사용을 거절하면서 ‘연차가 있는 곳으로 가라’는 취지로 사실상 사직을 종용하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뿐이라는 참가인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참가인이 사용자인 원고가 아니라 이 사건 차량의 소유주에 불과한 G과 통화하면서 ‘회사를 그만 둔다’, ‘퇴사한 지 보름 가까이 됐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한 사실만으로 달리 보기 어렵고, 그 내용을 놓고 보더라도 참가인의 퇴사가 원고의 일방적인 근로관계 종료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석할 근거는 없어 보인다).
원고는 참가인이 부당해고를 다투기 전에 근로복지공단 부산북부지사에 찾아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고용보험 상실신고 요청을 하였는데 이는 스스로 사직하였음을 전제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고용보험법상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는 사업주가 그 사업에 고용된 근로자의 피보험자격의 취득 및 상실 등에 관한 사항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는 것으로서 참가인이 근로복지공단에 고용보험 상실신고 요청을 한 것은 고용보험법상의 피보험자자격을 명확히 하기 위한 행위에 불과하고, 오히려 참가인은 근로복지공단에 자신이 원고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는바 자신이 자진 사직했다기보다는 원고로부터 해고당했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한편 고용보험법 제40조, 제58조,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2022. 6. 30. 고용노동부령 제3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1조 제2항 [별표 2] 등 관련 법령의 내용을 종합하면, 고용보험법 제5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실업급여(구직급여) 수급자격 제한사유’ 중 ‘자기 사정으로 이직한 피보험자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로 이직한 경우’라 함은 피보험자가 사업장의 사정(예컨대 근로조건의 하향, 임금 미지급, 사업장 내 불합리한 차별대우․괴롭힘, 사업장의 폐업․합병․경영 악화 등에 따른 퇴직권고 또는 인원 감축을 위한 희망퇴직 모집, 사업장의 이전, 사업장의 휴가나 휴직의 불허, 정년의 도래나 계약기간의 만료) 등으로 말미암아 진의와 달리 불가피하게 이직한 것이 아닌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근로복지공단 부산북부지사는 원고로부터 제출받은 소명자료를 검토하여 ‘자진퇴사’로 처리한 것으로 보임에도 2022. 7. 15.부터 참가인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한바, 그렇다면 위 공단 역시 참가인의 사직은 비자발적인 것이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참가인은 어머니의 병원 진료비 등으로 상당한 재정적인 부담이 있었고 위와 같이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지급 받는 등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연차휴가 사용을 하지 못하게 하는 원고의 대응에 다소 화가났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더 이상 급여를 받지 못하는 위험을 감수한 채 13년 이상 재직한 이 사건 회사에서 자발적으로 사직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이 사건 초심판정의 원직복직 명령을 유지한 부분의 정당성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만약에 이 사건 해고가 없었다면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계약관계가 근로계약서(갑 제8호증)에 기재된 종료일자인 2022. 11. 30. 종료되어 원직복직이 불가능하였다는 것을 전제한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체결되거나 갱신되어 일정한 공백기 없이 기간제근로자가 계속적으로 근로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 기간제 근로계약에서부터 최종 기간제 근로계약에 이르기까지 기간 전체가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으로서 ‘계속 근로한 총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8두51201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설령 근로계약의 형식상 참가인이 기간제근로자로 일응 보인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2008. 8. 26. 원고가 운영하는 D회사에 입사하여 이 사건 해고일까지 13년 이상 근무한 사실은 다툼이 없고, 이처럼 참가인은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반복ㆍ갱신함으로써 2년을 초과하여 계속 근로하였으며, 계속 근로한 총 기간 동안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됨으로써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으므로, 참가인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형식적으로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종료일자가 이 사건 재심판정 이전에 도래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어 원직복직이 불가능해진 경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원고는 이 사건 당일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함으로써 이 사건 해고를 하였는데, 위 해고에는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이 사건 초심판정의 원직복직 명령을 유지한 부분에도 아무런 위법이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