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7. 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B 주식회사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8. 3. 26. 설립되어 상시 약 21명의 근로자를 사용해 공동주택, 빌딩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21. 2. 15. 참가인과 사이에 아래와 같이 근로계약기간을 2021. 2. 16.부터 2023. 12. 30.까지, 근무장소는 D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관리사무소로 각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3. 2. 3. ‘참가인 및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가 2023. 1. 20.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라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3.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는 당사자적격이 인정되지 않고, 참가인에게 당사자적격이 인정되며, 부당해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F).
참가인은 2023. 5. 10.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3. 5. 2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7. 21. ‘참가인의 당사자적격은 인정되나,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2023. 1. 12.자 위·수탁 계약 해지로 자동 종료되었으므로,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3. 8. 21.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가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근로계약기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당해 관리용역 계약현장을 종료하거나 또는 중도에 계약이 해지된 경우 본 계약은 자동으로 해지된다.’라는 조항을 두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계약의 자동소멸사유를 정한 것으로 볼 수 없는바, 참가인 대표이사가 2023. 1. 20. 원고에게 ‘더 이상 회사 망신시키지 말고 나가라.’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단순한 관념의 통지가 아니라 해고에 해당하는데, 참가인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하여 해고사유와 해고시기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무효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20. 11. 30.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와 이 사건 아파트의 ‘공동주택과 그 부대시설 및 복리시설 관리업무’에 관한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21. 2. 15.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관리소장으로 입사하면서, 각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행각서, 서약서, 사실확인각서 등에 서명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는 2022. 12. 15. 참가인에게 ‘원고가 2021. 12. 정기회의 회의록을 위조하여 관리실의 G 경리주임, H 시설주임에게 임금을 추가 지급해 공금을 횡령하였으니 2022. 12. 19. 15:00까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법적조치를 하겠다.’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2022. 12. 23. ‘원고의 공금횡령에 대한 정확한 근거나 증거가 없다.’라는 내용으로 회신하였으나,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는 참가인에게 ‘원고를 2023. 1. 12.까지 신임 관리소장으로 교체해 달라.’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는 2023. 1. 12.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위탁관리 업무 계약’ 해지 통보를 하였다.
원고는 2023. 1. 20. 참가인 대표이사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전화통화를 하였다.
한편, 이 사건 아파트 관리실의 2022년 7월 급여 지급대장에는 관리소장 원고, 전기주임 H, 경리 G에 대한 각 지급내역 및 공제내역 등이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아파트는 2023. 2. 15. 원고의 상실연월일을 2023. 1. 20.로, G의 상실연원일을 2023. 1. 25.로, J의 상실연월일을 2023. 1. 31.로 각 기재하여 4대 보험 자격상실(고용종료) 사항을 신고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호증, 을가 제3, 5 내지 13호증, 을나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들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해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아파트의 위탁관리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그 근로자와 사이에, 근로자가 근무하는 아파트의 관리주체 등과 사용자 사이의 위탁관리계약이 해지될 때에 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도 자동 종료되는 것으로 한다고 약정하였다고 하여 그와 같은 해지사유를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7다2231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에서는 근로계약기간 중이라도 참가인의 관리용역 계약이 중도에 해지된 경우 근로계약도 자동으로 해지되는 것으로 약정하고 있고,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기 시작할 무렵 작성한 이행각서, 서약서 등에도 ‘대표회의의 계약해지 통보 시 회사의 예고 없는 일방적인 어떠한 인사 조치에도 이의 없이 수용하겠다.’라거나 ‘위·수탁관리 계약기간 만료 및 중도해지 시에는 별도의 통지 없이 자동퇴직으로 처리한다.’라는 조항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설령 공동주택 관리업을 영위하는 참가인 업무의 특성상 공동주택 위탁관리계약의 해지나 종료를 소속 근로자의 근로계약기간에 반영하거나 이와 연동할 만한 유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을 들어 위 약정이나 조항이 근로계약의 자동소멸사유를 정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참가인의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위탁관리 업무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는바, 그럼에도 참가인 대표이사가 원고의 계속근로의사에 반하여 일방적 의사표시로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퇴거할 것을 지시함으로써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가 참가인에게 2023. 1. 12.자 ‘위탁관리 업무 계약’ 해지 통보 공문을 발송하였고, 위 공문은 ‘참가인과의 위탁관리 계약은 2023. 1. 12.까지만 유효하다’는 내용인데,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기간제 근로약정계약서’ 제8조에서는, 근로계약기간에도 불구하고 중도에 관리용역 계약이 해지된 경우 위 근로계약은 자동으로 해지된다고 정하였는바, 그에 따라 참가인 대표이사가 2023. 1. 20. 전화통화 과정에서 원고에게 구두로 이 사건 해고의 통지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인바(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참가인 대표이사가 원고에 대하여 어떠한 서면도 교부, 전달하지 아니한 채 단지 구두로만 해고 통지를 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통지임이 명백하므로, 거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등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 당시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5인 이상의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및 [별표 1]에 의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7조에 따른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한다. 살피건대, 하나의 관리업체인 참가인에게 소속된 각 관리사무소 등이 장소적으로 분산되어 있고, 특히 참가인과 위·수탁 계약을 체결한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근로조건을 결정하여 그 예산에서 인건비 등 비용을 집행하거나 4대 보험 등을 독자적으로 신고·납부하며, 관리사무소의 업무수행을 감독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에서 말하는 “사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1993. 2. 9. 선고 91다21381 판결, 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다1836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같이 장소적으로 분산되어 있더라도 그 규모가 현저하게 작고, 조직·지휘체계 등을 감안해 볼 때 하나의 사업으로서 독립성을 갖추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별개의 사업으로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동일한 대표자가 경영하는 하나의 법인이 관리하는 여러 개의 사업장들에 대해서는 그 전체를 하나의 사업으로 보아 상시근로자수를 산정해 근로기준법의 적용 여부를 판단함이 상당한바, 이 사건 해고에 대해서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아닌 참가인을 하나의 사업으로 보아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7조 등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의 위·수탁계약 해지로 자동 종료되었을 뿐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