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8. 13. 선고 2024구단5372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75. 4. 1.부터 B탄광 등에서 분진작업에 종사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6. 8. 29. 진폐증 4A형 및 심폐기능 경미한 장해(F1/2) 진단을 받고, 2016. 12. 13. 진폐장해등급 9급에 해당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장해보상연금(진폐보상연금) 및 진폐의예방과진폐근로자의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진폐예방법’이라 한다)에 따른 진폐재해위로금 41,235,540원(= 106,551.79원 × 387일)을 지급받았다.

나.

원고는 2018. 11. 12. 진폐정밀진단에서 진폐증 4B형에 심폐기능 경도장해(F1), 합병증(em, 폐기종) 진단을 받으면서 장해등급 제5급으로 상향 결정되었고, 그에 따라 2019. 1. 14. 진폐재해위로금 차액(진폐장해등급 제5급에 해당하는 재해위로금 – 이미 지급받은 진폐장해등급 제9급에 해당하는 장해위로금)에 해당하는 33,138,440원[= 114,270.5원 × (677일 –387일)]을, 2019. 4. 3. 역시 그 등급 차액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을 지급 받았다.

다.

관련 대법원 판결의 선고 및 피고의 지침 개정

1)

한편, 대법원은 2019. 11. 14. 진폐증 관련 보험급여 수급권자들 중 실질적인 소득 자료가 없는 사람에 관하여, ‘노동부장관이 제2004-22호로 고시한 구 평균임금 산정 특례 고시(노동부 고시 제2007-47호 부칙 제2항으로 폐지, 이하 ’특례 고시‘라 한다) 제5조<1> 제2호, 제4호의 자료가 없는 근로자에 대하여도 곧바로 산재보험법령의 평균임금 산정을 위한 특례규정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특례 고시 제5조 제3호와 제5호에 따른 금액을 반영하여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하고, 그 금액을 산재보험법상 특례임금과 비교하여 평균임금을 결정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두54640 판결, 이하 ‘관련 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2)

피고는 위와 같이 확정된 관련 판결을 반영하여 2021. 6. 21. 다음과 같은 내용의「직업병에 걸린 사람에 대한 평균임금 산정지침」(2021-23호, 이하 ‘현 지침’이라 한다)을 시행하였다.

<2>

라.

원고는 2020. 3. 3. 평균임금 정정신청 및 평균임금 정정에 따른 미지급된 진폐재해위로금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1. 7. 22. 평균임금을 정정하고 평균임금 정정에 따른 등급차액분(제5급-제9급)에 대한 진폐재해위로금 14,455,110원[164,115원 72전 × (677 – 387)일 - 기지급금 33,138,440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마.

1) 원고는 2021. 9. 28. 진폐장해등급 제9급에 대한 진폐재해위로금도 평균임금을 정정하여 추가로 지급해 줄 것을 신청(1차)하였으나, 피고는 장해등급 제9급에 대한 소멸시효가 도과되었다는 사유로 2021. 11. 5. 진폐재해위로금 부지급 결정을 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2. 2. 4.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으나 2022. 5. 31. 기각 결정을 받았다.

2)

원고는 2022. 8. 19. 동일한 사유로 진폐재해위로금 차액분 지급 신청(2차)을 하여 2022. 9. 1. 진폐재해위로금 부지급 결정을 받았으며, 이에 불복하여 2022. 12. 2. 행정심판을 제기하여 2023. 2. 14. 기각 결정을 받았다.

3)

원고는 다시 2023. 7. 20. 진폐재해위로금 차액분 지급 신청을 재차 청구(3차)하였다가 2023. 7. 28. 부지급 결정을 받았다. 원고는 2023. 11. 6. 다시 동일한 사유로 진폐재해위로금 차액분 지급 신청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2023. 11. 14. 진폐재해위로금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등급차액분(제5급 – 제9급) 외에 진폐장해등급 제9급에 대하여도 평균임금 정정에 따른 진폐재해위로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기존에 진폐증에 의해 보험급여를 지급받는 수급권자들에게 ‘진폐증 진단일 당시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거나, 휴·폐업일을 기준으로 최초 평균임금을 산정한 후 진단일까지 증감하는 방식’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왔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 선고 이후, 피고는 이를 반영하여 기존의 피고의 관련 지침을 개정하였는데, 위와 같은 관련 판결 선고 및 피고의 개정 지침 시행 이전에는 평균임금의 차액지급을 구할 원고의 권리 역시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소멸시효가 진행할 수 없고,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나.

판단

1)

평균임금 증감 제도의 의의 및 요건

산재보험법 제36조 제3항 본문은 보험급여를 산정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이 지난 이후에는 매년 전체 근로자의 임금 평균액의 증감률에 따라 평균임금을 증감하되, 그 근로자의 연령이 60세에 도달한 이후에는 소비자물가변동률에 따라 평균임금을 증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균임금의 증감 제도는 오랜 기간 보험급여를 받거나 오랜 기간이 지난 후 보험급여를 받을 때 평균임금을 산정할 사유가 생긴 날인 재해일 또는 진단 확정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보험급여액을 정할 경우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시정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2)

평균임금 증감에 따른 진폐재해위로금 차액 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 도과 여부

가)

위와 같은 평균임금 증감에 따른 보험급여 차액 청구는 진폐예방법 제25조 제2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산재보험법 제36조 제3항, 제4항에 따라 정정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해당 보험급여액을 재산정하여 종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된 보험급여액과의 차액을 구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차액 지급청구권은 진폐예방법 제28조, 제24조에서 정한 진폐위로금을 받을 권리에 포함된다(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8두37342 판결의 취지 참조)고 봄이 타당하다.

진폐재해위로금은 산재보험법 제91조의8의 진폐판정에 따른 진폐장해등급이 결정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바(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 근로자는 진폐장해등급을 결정·통지받은 때 진폐재해위로금을 받을 권리가 발생하고, 그때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진폐예방법 제28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평균임금 정정신청에 따른 진폐재해위로금 차액 지급청구권이 진폐재해위로금 청구권과 별개의 청구권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진폐재해위로금 차액 지급청구도 진폐장해등급 결정‧통지시로부터 3년 내 이를 행사하여야 한다. 진폐재해위로금은 일시에 지급받는 것으로서 오랜 기간 보험급여를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진폐장해등급 결정일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 피고로부터 보험급여를 받게 된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으며,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진혜재패위로금의 지급을 거부하거나 늦추었다고 볼 사정도 없는바, 이를 앞서 본 평균임금 증감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평균임금을 산정할 사유가 생긴 날인 진폐장해등급 결정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보험급여액을 정할 경우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생긴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진폐장해등급 5급과 9급의 지급일수 차이(677일 – 387일)에 대하여 정정된 평균임금을 적용하여 계산한 진폐재해위로금 차액분이 지급된 시점인 2021. 7. 22.을 기산점으로 하여 소멸시효가 기산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에서 원고는 2016. 12. 13. 피고로부터 진폐장해등급 9급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통지받고 해당 진폐재해위로금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원고가 그로부터 3년이 도과한 후인 2020. 3. 3. 피고에게 평균임금 정정에 따른 미지급 진폐재해위로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미 결정·지급되었던 진폐장해등급 9급에 해당하는 진폐재해위로금에 관한 차액 지급청구권은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고, 진폐장해등급 9급에 관한 평균임금 정정에 따른 차액 지급청구권도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원고 주장과 같이 산재보험법 제36조 제3항 본문이 평균임금 증감의 종기에 관해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3>, 그러한 이유로 평균임금 증감 신청에 대한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지침에서 ‘적용례’로 ‘평균임금 정정 신청을 하면 최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경우로 본다’고 정하고 있음을 이유로 2016. 12. 13. 자 장해급여 및 진폐재해위로금 지급일을 평균임금 정정신청 관련 권리 발생일로 볼 수는 없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 적용례는 피고가 내부적으로 정한 사무처리 준칙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이 사건 지침의 시적 적용대상을 정한 것에 불과하여, 그로 인하여 원고의 평균임금 정정 관련 권리가 그 이전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원고는, 관련 판결의 선고 및 피고의 개정 지침 시행 이전에는 평균임금 정정에 따른 차액 지급청구를 할 수 없는 법률상 장애가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진폐재해위로금 청구권은 그 지급사유인 ‘진폐장해등급이 결정된 시점’에 발생하여 행사할 수 있으므로 그 평균임금 증감에 따른 차액청구도 그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관련 판결의 선고 이전에는 객관적으로 이를 행사할 수 없었다거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함에 원고의 과실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는 사실상의 장애사유에 불과하므로, 위 차액지급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 진행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3)

소멸시효 완성 주장의 권리남용 여부

가)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 국가에게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국가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고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하려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또한 위와 같은 일반적 원칙을 적용하여 법이 두고 있는 구체적인 제도의 운용을 배제하는 것은 법 해석에 있어 또 하나의 대원칙인 법적 안정성을 해할 위험이 있으므로 그 적용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다71881 판결, 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두23805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진폐재해위로금 차액 지급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1)

진폐재해위로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 산정방법에 관하여, 피고가 관련 판결 선고 전까지 특례 고시 제5조 각호에서 정한 자료의 일부를 확인할 수 없는 근로자에 대하여 산재보험법상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2003. 7. 1. 노동부령 제1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2항 등]만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정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객관적으로 원고가 관련 판결 이전까지 피고에게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과 산재보험법상 특례임금을 비교하여 그중 더 높은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적용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가 권리행사를 기대할 수 없는 상당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2)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관련 판결에서 피고가 패소할 경우 원고에게 진폐장해등급 제9급 관련 평균임금 정정으로 인한 차액을 별도의 소송절차 없이 반환하겠다거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바도 없다. 나아가 다른 진폐증 진단 근로자와 달리 원고에게 특별한 보호의 필요성이 있다거나 같은 처지의 다른 근로자들이 진폐재해위로금 차액 지급을 받았다는 사정도 보이지 아니하여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진폐재해위로금의 차액 지급을 거절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3)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진폐장해등급 제5급에 해당하는 진폐재해위로금에서 기지급받은 진폐재해등급 제9급의 진폐재해위로금을 공제한 차액, 진폐장해등급 제5급 해당 진폐재해위로금에 관한 평균임금 정정에 따른 차액까지 모두 지급받았으므로, 관련 법령에 따른 위로금의 지급에 있어서 실질적인 공백이 크게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그와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보호필요성이 더 크다거나, 피고의 채무이행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다거나 불공평하다고 볼 만한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진폐장해등급 제9급에 해당하는 진폐재해위로금의 평균임금 정정에 따른 차액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웅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