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6. 11. 원고에게 한 평균임금 정정 불승인 및 보험급여 차액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78년부터 1985년까지 대한석탄공사 B광업소에서 광원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대한석탄공사 B광업소장이 발급한 경력증명원에 따르면 원고는 1978. 7. 11.부터 1985. 9. 5.까지 해당 광업소에 근무한 것으로 되어있다.
원고는 재직 중이던 1984. 12. 31.경 당한 요부 좌상, 제4-5 요추간 수핵탈출증 등을 업무상 재해로 승인받고 재해일부터 1985. 7. 22.까지 요양하였다. 원고는 약 7개월의 요양 기간 동안 휴업급여로 합계 2,427,260원을 지급받았는데, 해당 금액은 원고의 평균임금 19,830.78원을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었다.
원고는 퇴직 후인 2016. 1. 13.경 진폐증 진단을 받고 피고에게 요양 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16. 10. 5. 원고의 요양을 승인한 후 진폐보상연금 등을 지급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금액은 2016년도 진폐 고시임금에 따라 원고의 평균임금을 106,551.79원으로 산정하여 계산된 것이었다.
원고는 위 평균임금 산정에 불복하여 2016. 12. 22. 평균임금 정정 신청 및 보험급여 차액 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근로기준법 평균임금산정 특례고시 제5조에 따라 임금구조 기본통계조사보고서상 임금과 가장 유사한 동종근로자의 평균임금 12,106.61원을 진폐증 진단일까지 증감한 144,837.43원으로 원고의 평균임금을 정정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22. 8. 24. 경력증명원과 다르게 1984. 12. 31. 발생한 업무상 재해 후 사업장 복귀 없이 곧바로 퇴사하였다고 주장하며, 당시 평균임금 19,830.78원을 증감하여 진폐 평균임금을 정정해 줄 것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22. 9. 15. 원고가 1985. 9. 5.까지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요부 좌상 등으로 인한 요양종결일부터 퇴직일까지 기간이 연속되지 않아 평균임금 산정사유 제외기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업무상 재해시의 평균임금을 적용할 수 없다.'며 불승인 처분을 하였다.
그럼에도 원고는 2024. 2. 8. 재차 평균임금 정정 및 보험급여 차액 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2024. 6. 11. 위 2022. 9. 15.자 불승인 처분과 같은 이유로 다시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7호증, 을 제1 내지 6, 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6조 제6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5조 제2항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기 위한 특례를 두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위와 같은 평균임금 산정 특례를 둔 것은 진폐증 등 직업병의 경우 그 진단이 쉽지 않아 근로자가 직업병에 걸렸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한 채 업무를 계속 수행함으로써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음에도 그 임금액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그 평균임금 대신 통계조사보고서상의 임금액을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하여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각종 보험급여 산정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은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하는 것을 기본원리로 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업이 휴업 또는 폐업되거나 근로자가 퇴직한 이후 진폐증 진단이 확정된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2호에 따라 근로기준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정하는 원칙적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 곧바로 평균임금 산정 특례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5조를 적용할 것은 아니라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균임금 산정방법을 찾아야 하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이 근로자 보호에 부적당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두54640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4호는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하기 위하여 휴업한 기간 및 그 기간 중 지급된 임금은 평균임금 산정기준이 되는 기간과 임금의 총액에서 빼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또한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영향을 배제함으로써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통상 생활임금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을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대한석탄공사 B광업소에서 퇴직한 것은 1984. 9. 5.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퇴직 시기와 관계없이 원고의 평균임금은 1984. 12. 31.자 업무상 재해에 적용된 평균임금에 따라 산정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피고는 원고의 진폐 관련 평균임금 산정기간(의 임금총액이 전부 명확하지 않음을 이유로 평균임금산정 특례고시 제5조에 따라 동종근로자의 평균임금 12,106.61원을 원고의 평균임금으로 보았다. 그런데 처분의 경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1984. 12. 31.경 업무상 재해를 당하였고, 그로 인한 휴업급여 산정 시 19,830.78원의 평균임금이 적용되었다. 원고가 대한석탄공사 B광업소에서 퇴직한 것은 해당 업무상 재해일로부터 채 1년이 되지 않았으므로, 그와 관련하여 산정한 평균임금 19,830.78원이 퇴직할 무렵의 원고의 평균임금과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원고의 보험급여원부(갑 제7호증)에 따르면, 원고는 1984. 12. 31.경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7개월 가까이 요양하였음에도 장해가 남아 9급 14호(신경계통의 기능에 장해가 남아 종사할 수 있는 노무가 상당한 정도로 제한된 자)의 장해등급 결정을 받고, 1985. 8. 12.경 장해보상일시금으로 6,940,770원을 수령하였다. 요양 종결 후 원고의 신체 상태나 장해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요양 종결 후 사실상 광원으로서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던 상태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이유에서 원고가 퇴직한 것으로 보인다. 바꾸어 말하면 요양 종결 후 퇴직까지의 기간은 원고가 퇴직하는 과정에서 소요된 시간이라고 보더라도 무방하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평균임금 산정에 관한 특례를 별도로 규정하고, 근로기준법이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 업무상 질병으로 요양한 기간을 제외하고 있는 취지는 직업병의 영향을 배제하여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하기 위함에 있다. 이를 고려하면 광원으로서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던 건강상태의 원고가 단지 1985. 9. 5.까지 대한광업공사 근로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 퇴직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윤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