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6. 18. 선고 2024구합8971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 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3. 8. 25. 원고에 입사하여 전남 무안군 D 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 현장'이라 한다)에서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원고에게 2023. 12. 15. 체불임금의 지급을 요구하면서 "10월부터 급여계산 해 주세요. 그리고 사람 구인하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다.

원고는 2024. 3. 8. "2024. 3. 8.부로 사직 승인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라.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를 부당해고라 주장하며 구제신청하였고, 2024. 7. 8.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통보는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이를 인용하였다. 원고가 재심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0. 15.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6, 7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재심 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2023. 12. 15. 원고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원고는 당시 참가인이 현장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기에 사직 승인을 미루다가 참가인의 직무유기, 배임등으로 원고에 손해가 발생하자 이 사건 통보로써 참가인의 사직을 승인한 것일 뿐, 이를 해고 통지라 인정할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통보를 해고 통지라 보더라도,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 해고 당시 참가인에게 해고 예고의 예외 사유가 발생하여 원고가 언제든지 참가인을 예고 없이 해고할 수 있었던 점, 참가인으로 인해 원고에게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설령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해고가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부당해고를 이유로 참가인에게 금전보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나.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음을 전제로 그 해고의 부당함을 다투는 경우에는 해고 통보가 있었던 사실에 대해 근로자가 이를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사용자로부터의 명시적인 해고 통보가 없었더라도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해고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근로자 측이 묵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라거나 근로관계가 자동 소멸되었다는 등의 다른 근로관계 종료 사유를 주장하는 경우라면, 근로자와의 근로관계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닌 이와 같은 자발적인 의사결정으로서 사직 내지 자동 소멸된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사용자 측이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8. 8. 16. 자 2018두43941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18. 5. 4. 선고 2017누84329 판결 참조).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위 대법원 2022두57695 판결 취지 등 참조), 한편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는지 여부는 사용자에 의해 사직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주장되는 그 의사표시의 구체적인내용, 사직서 작성 여부, 해당 의사표시 이후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다11668 판결 등 참조).

다.

해고의 존재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 사건 통보로 인해 사실상 종료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통보가 참가인의 2023. 12. 15.자 사직의 의사표시를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1호증, 을나 제1 내지 5, 8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비추어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주장 및 제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표시로써 종료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통보에 따른 원고의 일방적인 해고의 의사표시로써 종료되었다.

1)

사직의 의사표시는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고지이거나 사용자에 대한 합의해지의 청약에 해당하므로, 그 의사표시의 존부는 엄격히 해석하여야 한다. 그런데 참가인은 2023. 12. 15.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해달라는 의사표시를 하면서'사람을 구인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을 뿐 '사직한다'거나, '더 이상 원고의 일을 하지 않겠다'는 등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사실이 없다[위 문자메시지의 기재는 '체불임금을 지급하라'는 것 외에는 전후 맥락이 생략되어 있어 이를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면서 '자신을 대체할 후임자를 구하라'는 것인지, 참가인이 현장소장으로서 '(제 때 임금을 지불하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필요한 사람을 구인하라'는 의미인지 불분명하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의 위 문자메시지에 '구인은 참가인이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고만 답장한 것으로 보아, 원고 역시 참가인의 위 문자메시지를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표시로 인식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원고가 이를 사직의 의사표시로 받아들였다면, 참가인에게 이에 대한 거절 또는 승인 여부를 밝히거나 '현장소장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사직하라'는 등의 반응을 함이 일반적이다), 참가인에게 위 문자메시지가 사직의 의사표시인지 확인하지도 않았다.

2)

참가인이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시기와 이 사건 통보 사이에는 약 3개월의 시간적 간격이 있는데, 그 사이에 원고가 참가인의 후임자를 구인하였다거나 인수인계등의 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후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배임행위 등을 하였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위와 같은 사정은 더욱 이례적이므로, 오히려 원고가 참가인의 2023. 12. 15. 자 문자메시지를 진정한 사직의 의사표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봄이 자연스럽다.

3)

참가인은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후에도,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관한 메일과 공문 등을 수신 받고 작업일보를 작성하며 현장소장으로서의 업무를 계속하였고(을나 제1 내지 4호증), 원고는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후에도 2024. 3. 8.까지 참가인에게 급여를 지급하였다(갑 제11호증, 을나 제5호증). 설령 참가인의 위 문자메시지를 사직의 의사표시로 보더라도, 참가인이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후 계속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원고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은 점을 고려할 때, 참가인의 위 문자메시지를 통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민법 제107조의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 상대방인 원고가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므로 그 의사표시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서 효력이 없다.

원고는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에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원고의 주장은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후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닌데다(태만히 하였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그 주장에 따르더라도 참가인의 업무태만을 오로지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기 때문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원고는 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위 문자메시지 이후 참가인을 업무에서 배제하였다'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의 참가인의 주장은 거짓임이 드러났다고도 주장하나, 오히려 이러한 원고의 주장 및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부터 2024. 3. 8.까지 참가인에게 급여를 지급한 내역에 의하면 참가인은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후에도 원고의 업무를 수행(그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였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한다)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인정된다.

4)

원고는, 참가인이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2024. 1. 10.경 다른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직을 추진하였다고도 주장한다. 을나 제1호증의5의 기재에 의하면 2024. 1. 10. 참가인이 다른 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이 아닌 다른 현장의 '견적 비교 내역' 메일을 수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후에도 원고의 현장소장으로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관한 업무를 계속해 온 점, ② 참가인이 수신한 메일과 관련하여, E은 자신이 받아야 할 내용을 참가인의 이메일로 받은 것이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점(을나 제8호증), ③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 전까지 다른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았다거나, 이 사건 통보 이후 원고가 주장하는 회사나 공사현장에서 업무를 하였다고 인정할 객관적 증거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주장 및 제출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이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다른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거나,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추진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라.

해고의 절차적 하자

1)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 참조). 이와 같은 근로기준법 제27조의 규정 내용과 취지를 고려할 때, 설령 해고 대상자가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면서 해고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해고통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위 대법원 2017다226605 판결 등 참조).

2)

원고가 이 사건 통보를 하면서 '사직을 수리한다'는 내용 외에 구체적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에 따른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 절차를 위반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3)

원고는 전자문서 또는 문자메시지에 따른 해고라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수신하여 그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보는 '사직을 수리한다'는 내용 외에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가 종료된 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고,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를 받고 '노동부에 신고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낸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통보에 따라 참가인이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에게 직무유기, 배임, 폭행 등 근로기준법 제26조 제3호,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별표1]이 정한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사업의 기밀이나 그 밖의 정보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 등에게 제공하여 사업에 지장을 가져온 경우(제3호),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제9호)를 주장하고 있다]가 있었으므로, 참가인을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의 사업상 비밀을 다른 경쟁업체에게 제공하였다거나, 고의로 사업에 지장을 일으켜 원고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마.

금전보상의무

이 사건 통보에 따른 해고가 위법하고,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에 따라 원직복직이 아닌 해고기간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는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전 지급을 구한 이상, 이에 따라 원고가 참가인에게 14,999,980원(= 평균임금 산정기간인 2023. 12. 9.부터 2024. 3. 8.까지 참가인이 받은 임금 합계를 91일로 나눈 평균임금 164,825원 × 이 사건 통보 다음날인 2024. 3. 9.부터 원고의 구제신청에 대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일인 2024. 6. 7.까지 91일, 원 단위 절사)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원고는 참가인으로 인하여 막대한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 주장 및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의 손해는 그 발생 원인과 액수를 특정하여 참가인에게 별도로 청구할 성질의 것에 불과하고(근로기준법 제43조에 따라 임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를 이유로 원고의 금전보상의무를 부인할 수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박창현 이승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