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방글라데시국인으로 2015. 5. 4. 참가인에 입사하여 2020. 2. 27.까지 근무한 후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재입국한 이후인 2022. 1. 7. 참가인에 재입사하여 LPM(Low Pressure Melamine) 공정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4. 10. 1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으로부터 2024. 9. 6. 자로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2.16.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참가인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해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D).
원고는 2024. 12. 3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4. 11.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2024. 9. 6. 동료 근로자들과 함께 참가인에게 이의제기를 하자, 참가인은 원고에게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고 강요하면서 2024. 9. 10. 원고를 해고하였다. 원고는 해고 직후부터 참가인에게 계속 근무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참가인은 계속해서 원고에게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고 강요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4. 9. 26. 어쩔 수 없이 2024. 9. 6. 자로 일자를 소급하여 사직서를 작성·제출하면서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해 참가인에게 이적동의서 작성을 요청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에게 제출한 사직서는 진의로 작성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사직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원고는 2024. 9. 6. 자로 참가인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한 것이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법리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와 관계없이 근로자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종류의 근로계약관계 종료를 의미하는데, 근로계약관계가 이와 같은 해고 때문에 종료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4. 2. 28. 선고 2013두23904 판결의 취지 참조).2)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2006 판결 등 참조). 이때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원고가 근무하였던 참가인의 공장에는 원고를 포함하여 방글라데시국인 근로자 6명이 함께 근무하였는데, 2024. 9. 5.부터 네팔국인 E가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그러자 원고를 포함한 방글라데시국인 근로자 6명은 2024. 9. 6. 근무를 시작한지 약 1시간 이후 참가인에게 E의 퇴출을 요구하며 업무 수행을 거부하고 근무 장소를 이탈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24. 9. 10. 원고를 포함한 방글라데시국인 근로자 6명에게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7조, 제8조, 제9조, 제11조를 위반하였고, 정당한 업무 명령을 위반하여 근로기준법 제26조 제3항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 해지통보서를 교부하였다.
원고를 제외한 방글라데시국인 근로자 5명은 2024. 9. 11.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참가인의 F 이사는 같은 날 원고에게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고 하면서 만약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참가인이 2024. 9. 6. 원고를 이미 해고하여 더 이상 원고와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원고의 요청을 받은 행정사가 2024. 9. 12. F 이사에게 연락하여 아래와 같이 '원고가 해고 처리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원고에게 이적동의서를 작성하여 줄 것을 부탁하였다.
원고는 2024. 9. 25. 퇴직금 지급을 위해 방문하라는 F 이사의 연락을 받고 참가인의 사무실에 방문하였으나, 당시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지는 않았다.
원고는 2024. 9. 26. 08:41경 참가인의 G 차장에게 '순간적으로 감정 조절을 잘못해서 화를 참지 못하고 저지른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체류자격 변경(E-7에서 D-10으로 변경) 등 퇴직 절차를 도와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G 차장은 09:09경 원고에게 '사직서와 퇴직금 관련 문서(원고가 동료 근로자로부터 빌리고 갚지 않은 금액을 퇴직금에서 공제하는 것에 동의하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하여 주면 이적동의서를 작성해 주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원고는 2024. 9. 26. 15:00경 참가인의 사무실에 방문하여 '개인사정으로 사직하고, 원고가 H으로부터 빌린 120만 원을 퇴직금에서 지급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작성하였고, 사직서 작성 일자를 2024. 9. 6.로 소급하여 기재하였다.
참가인은 2024. 10. 2. 원고에게 '상호간의 합의 하에 별도 조건 없이 근무처를 이적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의 이적동의서를 교부하였다.
원고는 2024. 12. 16.경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에 '참가인이 원고를 부당해고하였을 뿐만 아니라 금품 청산의무 불이행, 임금명세서 미지급 등으로 인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은 2025. 1. 17. 원고의 진정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참가인의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판단하여 진정사건을 종결처리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6호증, 을나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내지 음성,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함으로써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24. 9. 10.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원고와 참가인의 의사 합치에 따라 철회되었고, 원고가 2024. 9. 26.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함으로써 자발적으로 사직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4. 9. 26.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것은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거나 참가인의 기망 내지 강요 등에 의한 것이므로 사직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24. 9. 6. 비위행위를 저질러2024. 9. 10. 참가인으로부터 이미 해고 통지를 받았고, 참가인의 F 이사와 원고가 2024. 9. 11. 대화한 내용의 전체적인 맥락에 비추어 볼 때 F 이사가 원고에게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고 요청한 것은 참가인이 위와 같은 해고에 따라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음을 확인하기 위한 후속 조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일 뿐, 참가인이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원고와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려는 외관을 작출하기 위하여 F 이사로 하여금 원고에게 사직서를 작성·제출하라고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그밖에 원고의 사직서가 참가인의 기망이나 강요 등에 의해 작성·제출되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② 원고는 2024. 9. 12. 행정사를 통해 참가인의 F 이사에게 이직을 위한 이적동의서 작성을 하여 달라고 하면서 선처를 부탁하였고, 2024. 9. 26. G 차장에게 국내에서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체류자격 변경 등의 퇴직 절차를 도와달라고 재차 요청하였는바, 행정사와 F 이사가 통화한 내용, 원고와 G 차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향후 국내에서 적법한 체류자격을 유지하면서 계속하여 근로하기 위해서 참가인으로부터 해고를 당하는 것보다 참가인의 협조를 받아 참가인에서 사직한 후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2024. 9. 26. 참가인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자필로 사직서를 작성한 후 서명·날인하였고, 위와 같이 원고가 사직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에다가 원고의 입국 시기 및 근무 경력 등을 아울러볼 때 원고는 자신이 작성한 사직서가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원고가 내심으로는 참가인에서 계속 근무하기를 원하였더라도, 비위행위를 저질러 문제가 된 상황에서 사직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사직서 제출을 통한 사직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거나 참가인의 강요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되,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보조참가로 인한 소송비용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103조, 제99조에 따라 참가인이 부담하게 하고, 나머지 소송비용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98조에 따라 원고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